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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사업

80회 모임 김인모 회원 개리 스나이더 시 3편 발표

주최자 : 김학순 장소 : 정신영기금회관 행사일 : 2021-06-08 조회수 : 1,164




 


80회 영시공부 모임이 6월8일(화) 정신영기금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모임에서 김인모 회원이 미국 생태주의 시인 개리 스나이더의 시 ‘Riprap’ ‘Each Dawn Is Clear’ ‘Axe Handles’ 3편을 발표했다. 다음은 김 회원의 발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 자연과 선(禪)의 시인: Gary Snyder 

생태주의 시인으로 알려진 개리 스나이더는 그의 인생행로와 시 세계가 서로 부합하는 실천적 사례를 여실히 보여준다. 1930년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그는 가족이 오리건 주 포틀랜드 시로 이사한 고교 시절 등산클럽에 가입해 평생을 산과 강 등 자연과 직접 대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시작의 소재도 대부분 자연에서 취했다. 그는 문학과 인류학을 공부하던 Reed College 시절 이미 벌목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삼림 속에서 생활했고 졸업 후 첫 직장도 베이커 국립공원의 전망대 안내원이었다. 또한 그는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 연구를 하면서 동양의 세계관, 특히 불교철학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학부 졸업논문도 헤이다 신화(Haida Myth: 헤이다는 북미 태평양 북서부 해안의 원주민 중 하나로 영토는 알래스카 남동부를 포함해 캐나다 서부해안에 위치했음)의 특성에 대해 썼을 정도로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생활에 매료되었다. 
  이 시절 그는 1950년대 비트 세대의 대표자 격인 Allen Ginsberg(1926~1997; 대표작 Howl 울부짖음), Jack Kerouac(1922~1969; 대표작 On the Road 길 위에서), Lew Welch(1926~1971) 등과 교류했고 그는 케루악의 소설 The Dharma Bums(달마 범즈)에 주인공 Japhy Ryder로 등장한다. 이때 그는 초당(初唐) 시인 한산(寒山)의 시를 번역했으며 그의 첫 시집 제목도 ‘사석(捨石)과 한산시’(Riprap and Cold Mountain Poems)이었다. 한산은 8, 9세기 당나라 초기 인물로 여구 윤(閭丘 胤)이 편찬한 한산시집 서문에 언급되었을 뿐 실존인물인지조차 불투명할 정도이다. 영국의 동양학자 A. Waley에 따르면 “그는 형제는 물론 아내와도 헤어져 한산에 은거해 이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한산은 천태산(天台山: 저장성 소재 주봉 화정산 1098m)으로부터 25마일 떨어진 곳으로 한산도 가끔 천태산에 간 적이 있다“고 전해진다. 한산의 시에는 제목 있는 것이 없으며 즉심즉불(卽心卽佛), 즉 마음이 곧 부처이니 진리를 밖에서 구할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속에서 구한다는 자세로 남종선(南宗禪)의 태도가 엿보이는 시가 많다.                       cf. 南頓北漸; 見性成佛
  따라서 스나이더가 요세미티 등에서 막노동을 거친 뒤 1956년부터 12년 동안 일본 교토의 임제종(臨濟宗) 선원에서 선불교에 몰입한 것은 자연스럽다. 그는 학창시절 현대 예술사 담당의 로이드 레이놀드 교수로부터 붓 잡는 법을 배웠고 우연히 읽은 Earnest Francisco Fenollosa(1853~1908)의 ‘Epochs of Chinese and Japanese Art(동양미술사의 신기원, 1921)’라는 책에서 아시아 예술에 대한 안목을 키웠으며 ‘끝이 없는 산과 강’(Mountains and Rivers Without End)이라는 제목의 족자에 대한 설명문이 마음에 와닿아 같은 제목의 시집을 내기도 했다. 그는 1961년과 1962년 사이 스리랑카와 인도, 네팔, 티베트 등을 여행하고 달라이 라마도 방문한다. 1967년에는 다시 교토의 다이토쿠사(大德寺)에서 참선에 몰두했으며 1969년에 귀국해 일본 시인 나나오 사카키와 시에라산맥을 등반하고, 샌프란시스코의 야생생태학회에서 ‘곰 스모키 경전’(Smokey the Bear Sutra)를 배포해 현대문명의 반자연적, 반생태적 양상에 대한 커다란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경전은 오래전부터 곰의 모습으로 현현해오던 부처의 말씀을 통해 생태계를 보존하고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상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스나이더가 몬트리올의 한 대학에서 어느 여학생의 ‘무엇이 가장 두려운가’ 라는 질문에 ‘the diversity and richness of the gene pool will be destroyed~’(종의 다양성과 풍부함이 파괴되는 것~)이라고 답변한 것은 그의 인생관과 시 세계를 잘 보여준다. 그는 1992년 ‘No Nature’(無性 or 자연은 사라지고)이라는 시선집을 냈는데 이는 ‘사석과 한산시’(1959년), ‘신화와 텍스트’(Myth and Texts), ‘끝이 없는 산과 강’, ‘벽지’(僻地, Back Country), ‘파도를 바라보며’(Regarding Wave), ‘거북섬’(Turtle Island, 1975년 퓰리처상 수상시집), ‘도끼 자루’(Axe Handles)와 ‘비 속에 남겨져’(Left Out in the Rain) 등 여덟 권의 시집을 요약한 것이다. ‘거북섬’이란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미국 대륙을 부르던 별칭이다. 그는 1970년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발치에 있는 San Juan Ridge에 직접 집을 지어 정착했고 1972년 일본 홋카이도 야생생태 탐사, 1984년 토니 모리슨, 앨런 긴즈버그 등과 중국 작가연맹의 초청을 받아 베이징을 방문하고 1997년에는 우리나라에도 들렸다. 그는 평생 세 차례 결혼했는데 1960년 교토에서 Joanne Keyger와 결혼해 1965년 이혼했고, 1967년 일본 수와노세 섬에 있는 바뇬 암자에 기거, 그곳에서 마사 우에하라와 결혼했다가 1989년 이혼했으며, 1991년 현재 부인 Carole Koda와 결혼했다.  
             https://youtu.be/Oc1Zf8ReE2o?t=3
  이밖에 스나이더는 ‘Earth House Hold‘ (흙으로 지은 집이면 족하다, 1969), ’The Real Work: Interviews and Talks 1964~79‘(참된 일: 인터뷰와 대담 1964~79, 1980)에서 틀에 박힌 도시생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수필선집 ’The Old Ways’(옛날 방식, 1977), 헤이다 인디언 신화연구서 ‘He Who Hunted Birds in His Father‘s Village‘(자기 아버지의 마을에서 새를 사냥한 사람, 1979), 아시아의 성지순례를 설명한 ’Passage through India‘(인도로 지나가는 길, 1984) 등도 썼다. 그는 1966년 미국 문학예술원이 주는 시부문 상과 1975년 퓰리처상 등을 수상했다.

▣ Riprap

Lay down these words
Before your mind like rocks.
         placed solid, by hands
In choice of place, set
Before the body of the mind
        in space and time:
Solidity of bark, leaf, or wall
         riprap of things:
Cobble of milky way,
         straying planets,
These poems, people,
        lost ponies with
Dragging saddles
         and rocky sure-foot trails.
The worlds like an endless
        four-dimensional
Game of Go.
        ants and pebbles
In the thin loam, each rock a word
        a creek-washed stone
Granite: ingrained
        with torment of fire and weight
Crystal and sediment linked hot
        all change, in thoughts,
As well as things.

https://youtu.be/IdOE_9rkJKc

▣ 사석(捨石)

이 말들을 네 마음 앞에 
바위처럼 놓아라.
적재적소에
손으로 단단히
시간과 공간 속
마음 기둥 앞에 높아라.
나무껍질, 나뭇잎, 담벽의 견실함
사물의 사석 되리니.
은하수 자갈,
길 잃은 행성들,
이 시들, 사람들, 
안장 끌며 헤매는
조랑말들,
바위 덮인 든든한 길 모두가.
세상은 끝없이 펼쳐진
4차원의
바둑 대국,
얕은 진흙 속 개미와 조약돌
바위 각각은 한마디의 말
냇물에 씻긴 돌은
열과 압력의 고통 배어든 
화강암이려니
결정과 퇴적물 뜨겁게 엉켜
모두 변해간다, 사물에서도 
또 생각에서도. 
         (손혜숙 옮김)

▣ Each Dawn Is Clear

Each dawn is clear
Cold air bites the throat. 
Thick frost on the pine bough
Leaps from the tree
snapped by the diesel

Drifts and glitters in the
horizontal sun.
In the frozen grass
smoking boulders
ground by steel tracks.
In the frozen grass
wild horses stand
beyond a row of pines.
The D8 tears through piss-fir,
Scrapes the seed-pine
chipmunks flee,
A black ant carries an egg
Aimlessly from the battered ground.
Yellowjackets swarm and circle
Above the crushed dead log, their home.
Pitch oozes from barked
trees still standing,
Mashed bushes make strange smells.
Lodgepole pines are brittle.
Camprobbers flutter to watch.

A few stumps, drying piles of brush;
Under the thin duff, a toe-scrape down
Black lava of a late flow.
Leaves stripped from thornapple
Taurus by nightfall. 

▣ 모든 새벽은 청명하다

모든 새벽은 청명하다
찬 기운에 목이 아린다.
소나무 가지 위의 두꺼운 서리
디젤 엔진에 흔들려
나무로부터 뛰어내린다.

횡으로 비치는 태양 속에
표류하며 반짝인다.
얼어붙은 풀밭
궤도바퀴에 깔려
연기 나는 둥근 돌들.
얼어붙은 풀밭
한 줄의 소나무들 너머 
야생마들이 서 있다.
D8불도저 피스 전나무 먹어들고,
어린 소나무 생채기 낸다
얼룩다람쥐 달아나고,
흑개미 한 마리 망가진 땅으로부터
갈팡질팡 알 옮긴다.
말벌들은 무너진 죽은 나무
자신들의 집 위로, 무리 지어 선회한다.
아직 서 있는 껍질 벗겨진 나무로부터
방울방울 송진 스며 나오고,
으깨어진 덤불 야릇한 냄새 풍긴다,
로지포올 소나무는 연약하다.
어치새들 안절부절 못하며 바라본다.

그루터기 몇 개, 말라가는 수풀 더미,
썩은 낙엽 아래, 깊숙한 발굽자국
늦게 형성된 검은 현무암 드러낸다. 
산사나무의 떨어진 낙엽들
밤이 들자 황소좌 밝다.
               (서강목 옮김)

 ▣ Axe Handles

One afternoon the last week in April
Showing Kai how to throw a hatchet
One-half turn and it sticks in a stump.
He recalls the hatchet-head
Without a handle, in the shop
And go gets it, and wants it for his own.
A broken-off axe handle behind the door
Is long enough for a hatchet,
We cut it to length and take it
With the hatchet head
And working hatchet, to the wood block.
There I begin to shape the old handle
With the hatchet, and the phrase
First learned from Ezra Pound
Rings in my ears!
"When making an axe handle
        the pattern is not far off."
And I say this to Kai
"Look: We’ll shape the handle
By checking the handle
Of the axe we cut with?"
And he sees. And I hear it again:
It‘s in Lu Ji’s Wen Fu, fourth century
A.D. "Essay on Literature"?in the
Preface: "In making the handle
Of an axe
By cutting wood with an axe
The model is indeed near at hand."
My teacher Shih-hsiang Chen
Translated that and taught it years ago
And I see: Pound was an axe,
Chen was an axe, I am an axe
And my son a handle, soon
To be shaping again, model
And tool, craft of culture,
How we go on.

▣ 도끼자루

어느 사월의 마지막 주 오후
카이에게 손도끼 던지는 시범을 보였다
반 바퀴 돌아 그루터기에 꽂힌다.
그는 가게에 있는, 자루 없는
손도끼 머리 떠올리고
찾아와서, 자기 도끼 만들길 원한다.
문 뒤에 새워 둔 부러진 도끼자루
손도끼에는 너끈히 길어,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는
손도끼 머리와 사용하는 손도끼와 함께
나무도마로 들고 갔다.
거기서 낡은 자루 손도끼로
다듬는데, 에즈라 파운드로부터
맨 처음 배운 구절
귀에 쟁쟁거리네!
“도끼자루 만들 때
그 모형 멀지 않은 법.“
나는 카이에게 다음처럼 말한다
“보아라, 우리는 쓰고 있는 
도끼자루 살펴보며
이 자루 모양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는 본다. 나는 또 듣는다. 
그 말 4세기 사람 루지 陸機의 ‘문부’ 文賦, “문학론” 속에 있다
- 서문에 
이르기를 “도끼로
나무를 깎아
도끼자루를 만들 때
그 모형은 진실로 가까이 있다.“
나의 스승 췐 쉬흐샹이 
그것을 번역했고 수년 전 가르쳐 주었다. 
이제 알겠다. 파운드가 도끼였고, 첸이 도끼였고, 나도 도끼이고
내 아들은 도끼자루, 곧
다듬어질 것이니, 모형이자
연장, 문화의 기술, 우리가 살아가는 법. 
                       (서강목 옮김)

 * 참고: ‘이 현재의 순간’ 게리 스나이더 시선집, 서강목 옮김
       ‘가지 않는 길’ 미국대표시선, 손혜숙 엮고 옮김 
       ‘세계 30대 시인선’, 김병욱 민경대 외 (시와 반시) 
       ‘길 위에서’, 잭 케루악, 이만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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