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토론회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초청 관훈 토론회

초청자 :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개최일 :
2007-11-05
조회수 :
7,718
첨부파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초청 관훈 토론회

 

일시 : 2007년 11월 5일 오전 7시30분

장소 :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사회 : 이재호 관훈클럽 총무(동아일보 논설위원실장)

토론자 : 이종탁 경향신문 논설위원

            강인선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두우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종현 연합뉴스 경제부장

            김형민 SBS 보도제작1팀장

 

 

이재호(사회):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관훈클럽 총무를 맡고 있는 동아일보 이재호입니다. 앉아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모시고 관훈토론회를 하게 되어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초청에 응해주신 이명박 후보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울러 이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이른 아침 시간에도 이처럼 많이 오신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과 청중 여러분에게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선후보 초청 관훈토론회는 후보를 불러서 후보의 자질과 역량 그리고 정책과 공약, 미래 비전에 대해서 들음으로써 유권자인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돕기 위한 자리입니다. 저희 관훈클럽은 1987년 이후 대선 때마다 같은 토론회를 개최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이 나라의 정치발전과 토론문화가 성숙되는 데 기여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관훈토론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신 분은 역대 대선에서도 항상 승리했다는 것이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입니다. 오늘 이명박 후보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뜨거운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명박: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원로 언론인 여러분, 우리나라 언론계를 대표하는 모임에 초청받아 온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언론은 국민을 대신하여 알리고, 감시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언론을 대할 때는 국민을 대하듯 진실해야 한다고 저는 늘 생각해오고 있습니다.

토론에 앞서 저는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가?’ ‘어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할 것인가?’ 이 3가지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가?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훌륭한 비전과 열화 같은 국민의 노력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은 그 흐름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사회는 분열되었습니다. 안보는 불안해지고 국가위상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국민들은 자신감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세계의 주목을 받던 대한민국이 오늘 이 지경에 빠진 가장 큰 책임은 바로 잘못된 정치 리더십에 있습니다. 시대가 변했고, 세계가 변했고, 지금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한국 정치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허송할 시간이 없습니다. 향후 10년간 문명사적 전환기에 부응하지 못하면 우리는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경제를 살리고 사회통합을 이룸으로써 세계 속에 당당한 나라로 우뚝 서야 합니다. 정권교체는 역사의 순리입니다. 실패한 국정을 바로잡고 뒤늦게나마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고 앞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이번에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어야 합니다.

두 번째, 어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가?

저는 정치를 바꾸고자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새로운 정치는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닙니다. 나라 안팎의 복잡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나라가 나아갈 길을 여는 ‘국가경영’의 정치입니다. 정치 수요자인 국민이 살맛나게 하는 정치입니다. 모두가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가는 즐거움을 누리는 ‘생생지락(生生之樂)’의 편안한 세상, ‘다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창조적 실용의 정치’를 구현하는 대통령이 되고자 합니다.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우고, 삶의 현장을 중시하는 정치, 미래를 내다보고 실질을 추구하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저는 실천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말 잘하는 대통령’보다 ‘일 잘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실천하는 ‘CEO형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정부 시스템을 21세기에 맞게 정비하여 국가예산을 절약하면서도 꼭 해야 할 일은 잘하겠습니다. 전 국가적 차원의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여 국가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겠습니다.

세 번째,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는 한 세대 안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어냈습니다.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기적이었습니다. 저는 다시 한 번 국민의 마음에 불을 붙이고 국가발전의 엔진을 힘차게 가동하여 새로운 도약의 신화를 창조하고 싶습니다.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모두가 ‘잘 사는 국민’, 힘든 이웃을 끌어주는 ‘따뜻한 사회’, 세계가 존중하는 ‘강한 나라’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무엇보다 먼저 법과 기초질서를 바로 세우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안팎으로 문을 활짝 열어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이 일어나게 하겠습니다. 기회의 균등을 넘어 기회를 확대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성장과 분배, 복지가 선순환하는 ‘신발전체제’를 정착시키겠습니다.

잘하는 사람은 더 잘하도록 장려하고, 실패하고 뒤처진 사람은 다시 일어서도록 돕고, 경쟁할 수 없는 이들도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스스로 힘을 기르고 우방과 연대하고 협력해서 안과 밖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나라, 소통과 통합의 네트워크 위에 문화가치와 지식생산의 경쟁력을 갖춘 부드럽고 강한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북한주민도 같이 잘 살아야 합니다. 북한정권은 먼저 주민을 먹여살릴 생각부터 해야 합니다. 핵을 버리고 개혁․개방으로 나와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앞장서고 국제사회도 참여시켜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통일한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 성원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글로벌 스탠더드 토대 위에서 보편적 가치를 만들어내며 세계로부터 존중받는 나라를 꼭 만들고 싶습니다. 바로 ‘세계 일류국가’의 꿈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도전하고 성취할 때 반드시 ‘국민성공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국민성공시대가 성숙해지면서 우리는 세계 일류국가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여러분은 제가 서울시장 재직 시절 광복절을 맞아 시청사를 온통 태극기로 감쌌던 사실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최근에 여러분 마음이 편치 않을 줄 압니다. 정부가 기자실을 폐쇄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의 언론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에서도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살림살이를 따지고 감시해야 할 국정감사장이 온통 야당후보 흠집내기와 정쟁으로 뒤덮이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긴 흐름으로 보십시다. 민심이 어디 있는지 살펴봅시다. 권력이 아무리 대못을 박아도 언론의 문을 닫지는 못합니다. 권력이 아무리 책동을 부려도 정권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모쪼록 오늘 이 모임이 한국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전기가 되길 바랍니다. 저는 국민 앞에 섰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여러분의 질문을 국민의 질문으로 알고 성실하게 답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 회:이 후보님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이제부터 토론에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토론자들을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청중 여러분이 보시기에 맨 오른쪽부터 소개하겠습니다.

김종현 연합뉴스 경제부장입니다. 경제전문기자입니다. 그 옆이 조선일보 강인선 논설위원입니다. 워싱턴특파원을 지냈고 이라크전쟁 종군기자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맨 왼쪽이 SBS방송의 김형민 보도제작1팀장입니다. 8시뉴스 메인앵커와 정치부장을 지냈습니다. 그 옆이 중앙일보 김두우 논설위원입니다. 정치부장을 지냈고, 매주 월요일 한 주일의 정치 풍향계를 짚어볼 수 있는 정치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그 옆이 이종탁 경향신문 논설위원입니다. 전국부장과 사회부장을 지냈습니다.

토론방식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질문은 1분 이내로 짧게 해주시고 답변 역시 3분 이내로 간결하게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추가질문과 보충질문도 짧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토론자나 후보자는 시간을 엄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플로어에 계신 청중 여러분에게도 부탁말씀 올리겠습니다. 관훈토론회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관례상 박수를 치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쳤던 박수는 잊어버리시고 앞으로 박수는 삼가 주십시오. 박수 치시는 분은 퇴장당할 수도 있습니다. 플로어에 계신 분들이 하고 싶은 질문은 서면으로 제출해 주시면 토론 말미에 제가 대신 질문하겠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토론에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김두우 위원부터 포문을 열어주시죠.

 

김두우:아무래도 핫이슈부터 질문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대선이 이제 45일, 한달 반 정도 남았는데 아무래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께서 출마를 강행할 분위기입니다. 이 전 총재와 이 후보께서는 유별난 관계이신데 우선 이회창 전 총재는 신한국당을 한나라당으로 이름을 바꾸신 주인공이시고 한나라당 후보로 대선출마를 두 번 한 것도 있고, 이 전 총재 시절에 이 후보께서 서울시장에 공천받으신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별한 관계이신 두 분께서 서로 대결하는 상황이 오게 되었는데 여기에 대한 소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간단히 말씀해 주시고,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인데 이 후보께서는 설득 이야기를 계속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설득만 하고 계실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결국은 정면승부도 불가피해 보이는데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답변해 주시죠.

 

이명박: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질문을 받았습니다만 가장 당면한 과제이기 때문에 첫 질문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우리 한국 정치를 보면서 처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회창 전 총재께서는 아직도 한나라당원이시고 10년 전 조순 총재와 힘을 합쳐서 한나라당이라는 명칭하에 창당하였습니다. 또 한나라당원의 열렬한 지지와 사랑으로 대통령후보를 두 번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본인께서는 아직도 출마 여부를 확실히 말씀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위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기정사실화하지만, 강재섭 대표께서 앞에 계십니다만 11월 21일이 한나라당 창당 10주년 기념일입니다. 10주년 기념일에 창당의 주역이신 이회창 전 총재를 모시고 기념식을 하자고 이야기한 것이 불과 열흘 전후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아직까지도 본인께서 출마 여부를 말씀하지 않으셨으니까 그때까지는 이 전 총재께서는 사리가 분명하시고 원칙을 지키시고 명분에 많은 중심을 두시는 분이기 때문에 계속 설득하는 것이 저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는 그 결과가 나온 이후에 그때 가서 대응하더라도 현재로서는 본인께서 고심 중에 계신다니까 위로도 할 겸 설득도 하는 노력을 한나라당과 제가 하겠습니다.

 

김두우:그 말씀은 결국 현재로서는 설득하고 도리를 지키시지만 출마를 선언하시는 상황이 오면 거기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시겠다, 이런 뜻입니까?

 

이명박:그건 질문 안 하셔도 출마를 하시면… 저도 출마하고 또 출마하시게 되면 그때 한나라당이 당으로서의 대응이라고 굳이 말씀하지 않더라도 할 이야기가 있겠죠.

 

김두우:이와 관련해서 보충질문하겠습니다. 이 후보께서 기조연설에서 사회대통합을 강조하셨는데 경선 후 두 달이 훨씬 지났는데 과연 당내 통합조차 되어 있는가 이런 지적이 있습니다. 최근 이 후보의 측근 또는 가까운 당직자분들이 박근혜 전 대표나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해 섭섭하게 들릴 수 있는 발언도 하고 그러는데 이 후보께서는 ‘아, 그건 본의가 아니었다. 내 진의가 아니다. 내가 질책했다’는 말씀이 나오는데 과연 이것에 진정성이 있는가, 오히려 거기에 대해서 한쪽에서는 강공으로 나가고 다른 쪽에서는 달래고 이중전략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회창 전 총재나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끌어안는 노력이 좀 부족했다, 이런 생각은 하지 않습니까?

 

이명박:그렇게 보였다면 제 부족한 탓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 저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인정합니다. 저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제가 정치를 오래 안 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어느 날 경선이 끝나고 정치적으로 한 칼에 타협하기보다는 양 진영이 우리 정치사상 없었던 아주 격렬한 대결을 보였기 때문에 양 진영의 화합에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 박근혜 전 대표의 연설 한마디와 원칙을 지키는 모습이 한국 정치사의 새로운 지표를 만들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와 저와의 이해가 있더라도 양 진영에 있는 사람들은 조금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이해시키면서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좀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했고, 또 개별적인 노력도 당과 제가 열심히 했습니다. 이제 상당한 진전이 있어서 박근혜 전 대표와 제가 이제는 경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당한 부분까지 도달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회창 전 총재와 불과 보름 전에 만나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그때도 이 전 총재께서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자는 말씀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사실 그에 대해 대비를 전혀 못했습니다. 물론 오래전부터 그런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회창 전 총재님을 믿었기 때문에 한 점의 의심도 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이회창 전 총재께서 최종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희는 설득에 설득을 하도록 노력하고,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더없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캠프 쪽에서 일했다 하더라도 당의 화합을 깨는 어떠한 언행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은 이재오 최고위원도 지금은 깨달았을 것으로 압니다. 우리는 말 한마디에 오해를 살 수 있는 언행을 조심하고, 어디까지나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우리끼리가 아니고 상대가 있다는 점에서 적진 앞에서 우리가 단합하고 화합하는 일에 저도 최선을 다하고 합심하는 데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두우:정치분야 질문이 나왔으니까 한 가지 질문을 더 드리겠습니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요즘 정말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2002년 두 번째 대선에서 패배한 뒤에는 패배의식이 상당히 만연해 있었습니다. 또 대선자금 수사과정에서는 좀 듣기 싫은 이야기지만 ‘차떼기당’이라는 말도 나오고 탄핵역풍이 일었을 때는 존립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께서 아까 기조연설에서 구시대의 틀을 깨고 새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한국 정치는 변함이 없다는 데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과연 한나라당은 어떠냐. 여기에 대해서 아직 상당수 국민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선거 때마다 나오는 공천헌금 문제라든지 특히 지역주민의 비판을 받는 인사들이 공천되는 사례가 상당부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부정부패가 재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 있는데 이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물론 후보가 되었다고 당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후보의 견해를 밝히고 당에 주문할 수는 있는 거거든요.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이명박:한나라당에 대해 지금 지적하신 대로 ‘차떼기당’이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당에 직접 몸담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외곽에서 보았을 때와 실제 당에 들어와서 봤을 때 그동안 한나라당이 그 오명을 벗기 위한 변화의 노력을 꾸준히 해온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에 의해 상당한 자체 변화도 있었다고 봅니다만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세상이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웬만한 변화의 속도를 가지고는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한나라당이 오명을 벗지 못했지만 저는 이번 선거를 통해 과거 차떼기당이라는 이름을 떨쳐버릴 수 있는 가장 합법적이고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을 우리 당에 천명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 때 늘 정책대결을 해왔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다소 손해를 볼지언정 정책대결로 끌고 가는 노력을 꾸준히 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상대가 2002년도에 썼던 네거티브 전략을 2007년도에도 다시 쓰겠다는 흔적이 보입니다만 국민의 의식은 이미 지난 5년간 상당히 변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네거티브에 대응하지 않는 원칙, 정책 대결하겠다는 원칙, 정말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원칙 등 이 3가지 원칙을 통해서 이번 2007년 대선을 치르고 나면 국민들의 한나라당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변하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어요.

공천헌납 부분은 여기서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지만 그런 일이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공천제도에 관련된 문제도 있지만 지금 선거법상 국회의원 선거에서 돈을 그렇게 많이 써야 되는 풍토는 상당히 바뀌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번 선거를 위해 전국을 다니면서 보면 말단당원까지 점심을 먹으면 자기가 돈을 내야 한다는 인식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돈이 들지 않는 선거를 치르려면 그 지역주민이 원하는 후보를 공천하면 된다고 봅니다. 아무나 내보내면 당선된다고 해서 당의 의지로 공천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원하는 인물을 공천하면 돈 선거가 아닌 깨끗한 선거를 통해서 선거의 변화와 정치풍토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대통령이 되면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통령부터 그러한 모습을 점진적으로 보이면서 변화를 추구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변화가 아니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김형민:이어서 질문드리겠습니다. 일부 후보가 제기하고 있지만 대선 국면에서 아직 후보들간 커다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지 않은 개헌문제에 관한 질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른바 원포인트 개헌, 즉 4년 중임제로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를 일치시키는 개헌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4년 중임제 개헌을 비롯한 권력구조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필요하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이 옳다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명박:노무현 대통령께서 권력구조에 대해 4년 연임제를 제안하시고 때로는 열린 내각도 던지고 하는 것은 진정한 제안이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서 전략적 제안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헌법개정을 한다면 근본적으로는 매우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헌법개정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있는 헌법을 잘 준수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헌법개정은 매우 신중해야 하고 헌법은 존중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헌법을 지켜야 하는, 그런 지도자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권력구조에 대한 것만 가지고 헌법을 개정하는 것보다는 21세기의 시대변화에 맞는 남녀동등권이나 환경에 관련된 문제라든가 우리가 21세기에 추구하는 이런 조항도 함께 검토해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합니다. 가장 관심이 많은 권력구조는 내각책임제를 주장하는 정치인도 있고 4년제 연임, 5년제 단임을 주장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것은 좀더 시간을 두고 검토해야 하고, 사전에 국민의 의사를 들어서 국민의 의사에 따라 권력구조 개편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강인선:이 후보께서는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굉장히 냉정하게 해보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도 기조연설에서 말씀하신 것 중에 세계의 주목을 받던 대한민국이 오늘 이 지경에 빠진 가장 큰 책임은 바로 잘못된 정치 리더십에 있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께서 대통령이 되신다면 노무현 정부가 했던 일 중에서 계승하거나 확대할 만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계신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이명박:잘된 점도 다시 검토해야 되지 않겠나 싶은 생각도 들고, 잘못된 것은 바꿔야 될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과거의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그러한 입장에서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권위주의를 타파한다며 우리 사회에 있어야 할 권위마저 깨뜨렸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겼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요, 장점은 있겠지만 제가 굉장히 힘들게 찾아야 할 것 같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면, 이 말도 조심해야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에게 고발당해서 피의자가 되어 있지만 아무튼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큰 교훈을 줬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제가 당선된다면 정말 참고해서 국정을 잘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사 회:정치분야는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김두우 위원, 이회창 전 총재 부분에 대해 더 질문하실 것 있습니까? 됐습니까? 그러면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다음은 힘들지만 검증 부분이 되겠습니다. 김형민 팀장 질문해 주십시오.

 

김형민:껄끄러운 질문 몇 가지 하겠습니다. 지금 이른바 BBK 주가조작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가 미묘한 시기에 들어옵니다. 이달 중순에 들어오는데 들어오기까지 미 행정부의 결정이 있었고, 들어오면 사법처리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김경준씨가 버티다가 입장을 바꿔서 들어오는 길을 선택해서 이달 중순에 들어오게 됩니다. 미국 정부가 내린 결정에 대해 혹시 서운한 감정이 있으신지 어떤 느낌이신지 말씀해 주시고, 김경준씨가 이렇게 중요한 시점에 들어오기로 한 것에 대해 계산이나 속셈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명박:우선 이 일은 매우 간단한 범죄행위에 속하는데 정치적으로 굉장히 복잡하게 되어서 저도 복잡해졌습니다. 국민들께서도 굉장히 복잡하게 생각하실 것 같은데 저는 한국에서 저지른 죄는 한국에서 재판받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물론 미국에서 지은 죄도 많다고 합니다만. 그러나 한국에서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한국에서 재판받아야 된다고 2년 반 동안 여러 차례 독려했지만 여러 방법으로 항소하고 여러 방법으로 귀국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에서도 그동안 본인이 귀국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조치가 있었다, 그래서 늦어졌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선을 앞두고 본인이 어느 날 갑자기 들어오겠다는 것은 그들 원칙에 대해 동의하면서 의구심을 가집니다. 물론 증거가 확실히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증거가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갑자기 들어오게 된 본인의 심경변화가 무엇일까 하는 것에 대해 정치적 의심을 합니다. 그러나 들어오겠다는 것에 어떤 다른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아마 미국 정부도 한국 정치에 관련된, 대통령선거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정치적 판단보다 법적 판단을 신중하게 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범죄인 하나를 놓고 정치인들이 여기서 선거전략의 덕을 보겠다는 것은 한국 정치가 너무 낮은 수준이며, 또 2002년도의 정치 수준에 머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법을 집행하는 검찰이 매우 공정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들어오는 대로 검찰이 공정한 법칙대로 해달라는 부탁을 이 자리에서 드리고 싶습니다.

 

김형민: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이 지금까지 집중적으로 공세를 퍼붓고 있는 대목이 BBK의 실질적인 대주주가 이명박 후보 아니냐, BBK가 저지른 주가조작으로 인해 5천명이 피해를 보고 400억 가까운 돈이 결과적으로 횡령된 사건과 무관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주장인데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당측의 해명이 있었지만 이 후보 본인의 말씀으로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여쭤 보겠습니다.

BBK가 나중에 옵셔널벤처스코리아가 됐습니다만 횡령자금 384억 가운데 54억원이 이명박 후보가 실질적으로 대주주였던 LKe뱅크 계좌로 흘러들어갔다는 것이 최근 제기된 의혹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이 후보가 BBK와 무관하지 않고 주가조작사건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인데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이명박:제가 말씀드린 대로 아주 심플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거기 관련되어서 주가조작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가조작의 피해자가 5천명이나 된다면 5년 전에 일어났는데 왜 이제까지 주주들이 한 번도 이의 거는 사람도 없고 고발한 사람도 없고 오로지 미국에 구속된 그 사람에게만 변호사를 대서 계속하고 있느냐 생각하면 될 겁니다. 주주가 5천명이나 되는데 나에게는 한 사람도 이의를 거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은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거지요. 관계가 없다는 것을.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돌아가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오늘 이야기해서 안 되면 내일 또 다른 것을 만들어내고 또 다른 것을 만들어내는데, 결과적으로 저는 BBK와는 관계없다는 것이 이미 은행감독원이나 검찰조사에서 나왔고, 그것을 6월 국회에서 법무부 장관과 금융감독원장이 나와서 발언했고 속기록에 기록돼 있습니다.

법적인 문제는 법으로 따져서 결과가 나오면 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정치인들이 그 문제를 가지고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서 하는 것은 참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더라도 BBK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저는 직을 걸고 책임지겠습니다. 그 대신 없는 이야기를 자꾸 만들면 법적으로 대응해야 되지 않나 싶은데 저는 정말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간단한 문제이고 관련이 없습니다.

왜 주주들이 이제까지 가만히 있느냐, 왜 그 사람만 가지고 계속 소송하고 그 변호사들이 저희 변호사와 힘을 합쳐서 그 사람들과 대응하고 있느냐 하는 기본적인 상식을 보면 알 텐데, 거기 정치인들이 자꾸 끼어들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앞으로 밝혀질 문제가 있겠지만 저는 이 문제가 법으로 해결되기를 기다리고 있고, 이 문제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김형민:마지막으로 BBK와 관련해서 질문드리겠습니다. 이 후보가 내가 무관한 것은 금융감독원 수사기록을 비롯해서 모든 기록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고 말씀하신 반면 그간 언론을 통해 수없이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었습니다. 이 후보의 언론 인터뷰 가운데 이런 얘기도 있었습니다. 2000년 10월 16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는 새로운 금융상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LKe뱅크와 자산관리회사 BBK를 창업한 바 있다는 말씀을 하셨고, 또 하나는 이 후보가 BBK 법인카드를 사용한 적이 있다는 자세한 내용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후보가 형님과 처남이 소유주로 되어 있는 (주)다스의 실질 소유주가 아닌가라며 차명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 후보가 다스의 실소유주로 드러날 경우는 대통령에 당선되어도 무효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이 후보께서 대통령직을 걸고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하셨는데 대선이 한 달 반 남아 있습니다만 그간이라도 검찰수사를 통해서 의혹이 드러날 경우 후보사퇴까지 거취를 분명히 하실 용의가 있으신지 거칠게 여쭤 보겠습니다.

 

이명박:거친 것도 아닙니다. 그 정도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왜 청와대가 끼어들고 국정원이 끼어들고 국세청이 끼어들었겠습니까. 국세청이 제 주위의 사람 97명을 한 차례, 두 차례도 아니고 수백 번 샅샅이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국세청장이 ‘통상적 조사다’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그 정도로 조사했는데 이만큼 안 나오면 제가 삶을 제대로 살았다는 뜻이 됩니다. 저는 30여년을 민간기업에서 일했습니다. 정치인이 되겠다는 야욕도 없었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살았습니다. 정말 잠자지 않고 온 세계를 다니면서 일하고 살았습니다.

심지어 제가 일본 여자에게서 태어났다는 이야기까지 내놓았습니다. 일본 여자에게서 태어난 배다른 형제가 어떻게 한국 대통령이 되느냐. 검찰이 저에게 DNA 검사를 요구했습니다. 저는 대통령이 되고자 DNA 검사까지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정말 고심했습니다. 두 달 반을 끌다가 자칫 잘못하면 대선에 가서 완전히 뒤집어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눈물을 머금고 DNA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감옥에 가게 되었습니다.

어째서 누구든지 음해하면 음해당한 사람이 다 해명해야 됩니까? 지나가던 사람이 ‘너 미쳤다, 너 도둑놈’ 하면 ‘난 도둑이 아니다,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받은 사람이 해명해야 됩니까? 청와대에 있는 사람이 ‘너 책임져라, 네 것이다’ 하면 내가 ‘아니다’라고 해명해야 됩니다. 그 사람이 증거를 내밀면서 이런데 어떻게 하겠느냐 이래야 문제가 되는 것이지, 내가 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는 말 없는 말 가지고 ‘지금 김해집 짓는 것 누가 짓느냐? 누가 지어줬다고 하더라’ 이렇게 말하면 되겠습니까?

정치권이 지적하는 문제를 일일이 다 책임지고 해명하겠다고 하면 정치할 수 없다고 봅니다. 저는 국가를 위해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소위 음해성 지적에 대해서는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왜 청와대가 끼어들고 국세청이 끼어듭니까? 국정원이 왜 끼어듭니까? 제가 서울시장에 있을 때부터 끼어들었습니다. 청계천 준공식 10월에 하기로 했는데 5개월 전인 2005년 5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정도로 많은 것을 지적받고도 제가 건재한 것을 보면 제가 삶을 제대로 살았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는 사람마다 다 대답하고 책임져라, 책임져라 하면 다 책임지겠다는 그런 경솔한 답변은 하지 않겠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책임지는 겁니다. 저는 대통령도 법적인 문제가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통령이 불법으로 당선되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법을 개정해서라도 대통령도 문제가 있으면 사직해야 되는 법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당선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는 수법은 2002년도의 수법과 똑같습니다. 여기 계신 언론인들께서도 봐서 알겠지만 기양건설이 이회창 총재 부인에게 16억 주었다고 할 때 저도 ‘야, 16억은 안 받아도 반 정도는 받았겠지’ 생각했습니다. 하도 16억을 줬다는 어음을 들고 TV에 나와서 방송하고, 방송국에서는 그 장부를 벽에 붙여 가지고… 그걸 한 달 내내 하니까 당원으로서 절대적 신뢰를 하는 저도 ‘야, 문제가 있긴 있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재미를 본 수법을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정치는 2002년에 머물러 있지만 국민의식은 2007년을 뛰어넘는 미래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믿고 국민을 향해서 가는 것이지 정치권에 일일이 답변하고 대응하면서 갈 생각은 없습니다.

국민 중에 제가 주가조작했다는 것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은 없는 것도 만들어내지만 국민은 믿지 않는다고 봅니다. 제가 무엇이 답답해서 주가조작하는 데 끼어들겠습니까? 저는 주가조작 전문가가 아닙니다. 실제 주가조작됐는지, 안됐는지 아직 법적으로 안 나와서 모르겠습니다만 그 점은 확실하고, 그 점에 문제가 있다면 저는 책임지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지 누구나 말하는 것마다 책임지겠냐고 자꾸 물으면 조금 지나치죠.

 

김형민:말씀 잘 들었습니다. 관련해서 질문 하나 더 드리면 이명박 후보, 문국현 후보 두 후보의 공통점이 CEO라는 것 때문에 비교를 많이 합니다. 재산문제와 관련해서 문 후보는 스스로 재산검증 청문회도 가졌습니다. 그래서 발표한 재산이 137억 정도 있다죠. 5년 동안 소득액을 기준으로 했는데 3분의 1 정도를 세금으로 냈고, 나머지 3분의 1일을 사회단체나 활동을 위해서 기부했다고 했습니다.

이 후보의 평소 지론은 청부론, ‘정승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산내역, 재산가치만 따지면 문 후보보다 훨씬 많은 재산이 있으신데 재산과 관련해서 문 후보와 비슷한 방식의 검증을 받으실 용의가 있으신지, 또 문 후보가 그렇게 사회기여를 했다는데 그간 이명박 후보께서 말씀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부내역이 있으면 내용을 밝혀주실 수 있는지요?

 

이명박:사회에 기부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내가 이런 것 했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수준이 낮지는 않습니다. 모 후보의 경력을 보니까 장관 해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것도 경력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렇게 하면 아마 여기 계신 분들 대부분 몇 차례 들어갔을 겁니다.

세상을 살면서 저 나름대로 역할을 하며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기부행위라는 것을 재산이 대단히 많아서 세상에 할 만한 그러한 방식은 취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가능하면 가까운 사람도 모르게 하는 것이… 제가 그랬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여기 계시는 분들도 살면서 나름대로 그런 역할을 하고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35세에 CEO가 되어서 사실 긴 세월 동안 CEO를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기업에서. 그러니까 저 나름대로 모 후보의 두 배 정도 되면 저는 좀 억울합니다. 그 작은 회사의 CEO를 해서 137억 만들었다는데 저는 그때 스톡옵션이 없어서 참 억울합니다만 저 나름대로는 그런 삶을 살아왔고, 제가 서울시장 할 때는 기부한 것이 어쩔 수 없이 알려졌습니다. 다른 것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울시장 할 때 환경미화원 중에 다쳐서 일할 수 없고 노동력이 없어진 사람의 자제들을 위해 4년간 봉급 전액을 비밀로 모 기관에 보냈습니다. 그것은 1년쯤 비밀이 유지되었습니다만 기자들에게 발각되어 신문에 났기 때문에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왜 다친 환경미화원 자제에게 줬느냐 하면, 저의 환경미화원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대학 4년을 이태원 재래시장에서 환경미화원 하며 다녔는데 그때는 반사되는 옷이 없었습니다. 새벽에 청소하고 리어카로 한강변에 갖다버리는 일을 했는데 자동차가 그냥 달리다가 새벽 4~5시에 환경미화원 옷이 반사가 안 되니까 많이 다쳤습니다.

요즘 세상 같으면 그렇게 많이 다치고 죽고 했으면 굉장한 문제가 됐을 텐데 그 당시는 환경미화원이 다치고 죽는 것에 대해 그렇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죽고 다치고 나면 노동력이 없어지고 아이들이 전부 거지가 됩니다. 그것을 4년간 보고 살았기 때문에… 지금은 환경미화원의 부상이 굉장히 적습니다. 복장이 멀리서도 반사가 되기 때문에.

제가 봉급을 기부한 기관은 박원순씨가 하는 곳입니다. 이것도 이미 알려졌기 때문에 말씀드립니다. 부족하지만 사회적 도리를 남모르게 하고 살았다고 할 수 있고, 앞으로 제대로 된 그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김두우:기왕에 재산 문제가 나왔으니까 재산관련 질문을 하겠습니다. 경선 때 검증청문회하는 과정에서도 나온 재산헌납설 관련인데요, 후보께서 “아이들에게만 재산을 물려주지는 않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리고 1995년 직접 펴낸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도 “아내와 나는 재산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이런 언급을 하셨습니다.

물론 대선에 나오는 후보들이 재산을 몽땅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도 우스운 이야기입니다만 그래도 이런 말씀까지 했으니까 여쭤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재산을 어떻게 처리하겠다 이런 복안이 있으면 밝혀 주시지요. 

 

이명박:제가 대선을 앞두고 재산에 대해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국민들께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알고, 저도 그렇게 보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김두우 위원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때는 정치적 생각이 전혀 없을 때, 대통령 되겠다는 생각이 없을 때였습니다.

1995년도에 제 책에 말씀드린 대로 아내와 합의했습니다. 자식들에게 주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 자식들은 공부시킬 만큼 시켰기 때문에. 우리 선대에는 정신적 유산을 물려받았는데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유산은 전해줄 수 있지만 재산은 물려주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 아이들도 95년도에는 다소 섭섭했을 수 있지만 어른이 되어서 아이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가 되면 내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깨끗한, 순수한 마음이었죠.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아버지, 어머니의 뜻을 이해하기 때문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이 문제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검증할 때 좋은 뜻에 쓰기로 했다며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살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일에 조그마한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오래전에 한 그 약속을 변함없이 지키겠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사 회:시간이 많이 초과되었습니다. 속도를 조금 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이종탁 위원 질문해 주시죠.

 

이종탁:이의제기 하나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아까 BBK 의혹과 관련해서 말씀하시는 도중에 왜 근거 없는 의혹제기에 일일이 답변해야 하느냐, 답할 필요가 없다, 지나가는 사람이 네가 도둑놈이라고 하면 내가 답변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BBK와 관련된 많은 의혹들이 답할 가치가 없는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하는 셈인데요, 언론에서 보도할 때 근거 없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을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면 보도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국회의원도 상당히 의혹이 있다,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할 때 제기하는 것일 겁니다.

그러니까 중앙일보 2000년도 인터뷰에서 ‘BBK를 설립했다’고 말씀하신 대목, 월간중앙에도 나온  ‘BBK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대목도 분명히 이것은 뭔가 이상하다, 의심할 만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제기한 것이고 공론화됐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후보가 되시면 그런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국민의 의혹제기에 대해 성실하게 답하고 해명해야 될 의무와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이명박:금감원이 지적하는 것을 일일이 답변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린 것이 아니고 정치권에서 음해성,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일일이 답변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고, 언론이 제기하면 성실하게 답변해야겠죠. 언론도 경선하는 과정에 보면 1면 전체를 할애해서 나온 것이 검찰에서 근거 없다고 밝혀진 예도 있습니다.

BBK를 창립했다는 것은 제가 1999년 12월말 귀국했기 때문에 그 회사는 이미 그 이전에 창립해 영업하고 있던 회사입니다. 영업하고 있던 사람이 저와 같이 회사를 만들다 보니까 그 회사가 그 회사로 혼선이 올 만한 이유가 있다는 데 대해서는 저도 인정하고요, 인터뷰할 때 그렇게 됐다면 거기에 조금 혼선이 난 것 같은데 벌써 훨씬 이전에 제가 외국에 있을 때 창업되어서 영업하고 있던 회사라는 해명을 수차례 성실하게 답변했습니다. 대변인을 통해서도 했고 여러 차례 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지, 언론 이야기에 답변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종탁:알겠습니다. 토론회를 앞두고 이 후보께서 쓰신 책 몇 권을 읽어보았습니다. 《온몸으로 부딪쳐라》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 《신화는 없다》 《절망이라지만 나는 희망이 보인다》, 죽 읽어보면서 느낀 것은 여기에 등장하는 이 후보 주변에 있는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모자라거나 약간 생각이 바보 같은 사람들이고 이 후보는 도전정신과 자신감에 굉장히 넘쳐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청계천 모두 반대했는데 이것은 꼭 필요하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성공했다.” 결국 성공스토리로 흘러갑니다.

젊은이들에게 꿈과 자신감, 도전정신을 상당히 심어줄 수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자신감이 너무 넘쳐흘러서 종종 이 후보의 언행이 문제되어서 물의를 빚는 결과를 낳지 않느냐는 생각도 듭니다. 가령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해서 물의를 빚은 봉헌 발언, “70~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받은 사람은 나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한 민주화 인사 비하 발언, “대학교수는 방학이 있고 일을 안 해도 봉급이 나오고 출퇴근 시간도 없잖아요” 해서 교수들 마음에 상처를 준 교수비하 발언 등 입방아에 오른 언행만 해도 여러 번입니다.

이런 것들이 대통령의 언행으로서 부적절하고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좀 말씀해 주십시오.

 

이명박:그렇게 보였다는 점에서 저 스스로 많은 것을 주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이렇게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단지 말씀하신 대로 “대학교수들은 방학이 있지 않느냐, 출퇴근이 고정돼 있지 않다”는 말은 교수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고 교수노조를 만든다는 문제에 있어 노조라는 것은 출퇴근이 있고 근무시간 베이스로 한다든가 하는 여러 가지 기존 조건이 있는데 대학교수가 과연 노조를 만든다는 것이 온당할까 하는 생각에서 한 말입니다.

물론 시간제 강사라면 모르지만 정규교수가 노조를 만드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하는 저의 견해를 말씀드린 것이지, 제가 교수를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 주변에도 교수들이 많이 자문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고요, 또 책에서 그렇게 비쳤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많은 실패를 딛고 일어났으며 남들보다 나쁜 환경에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다는 것을 젊은이에게 알려주려고 책을 썼습니다만 그렇게 비쳤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지적하신 대로 대통령의 품격에 맞는 언행으로 앞으로 다듬어 나가겠습니다.

 

사 회:시간을 더 절약해야 될 것 같습니다. 다음에 강인선 위원 간단하게 질문해주시고 후보께서도 가능하면 답변시간을 조금 줄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강인선:최근에 김윤옥 여사께서 들고 다니시던 명품 핸드백이 잠깐 화제가 되었고, 예전에는 아드님이 신고 다니던 샌들이 얘깃거리가 된 적이 있는데 그런 것은 후보 가족은 서민의 눈으로 굉장히 엄격하게 주목받는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선후보나 대통령은 자기 자신의 처신이나 행동에 의해 평가받기도 하지만 가족 또는 친인척이 어떻게 행동하고 처신하느냐에 따라 능력과 도덕성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가족이나 친인척 관리를 어떤 기준으로 하고 계신지, 그리고 대통령이 되면 그것을 어떠한 방법으로 더 강화할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명박:아주 좋은 질문 해주셨는데 집사람이 비싼 핸드백을 들고 나온 게 잘못됐다고 보는데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사실 서울시장 때 제가 회갑을 맞아서 휴가를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서울시장 할 때 하루도 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집사람에게 서울시장 끝나는 날 가자, 이렇게 약속했는데 서울시장 끝나니까 또 못 가겠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사위 셋이 힘을 합쳐서 기왕에 여행 가려면 차비도 들고 할 테니까 우리가 선물 하나 하자 해서 했는데 선물을 잘못 한 것 같아요. 다른 것으로 해주든지 현금을 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해서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인터넷에 띄웠습니다. 셋째 사위가 주도가 되어서 세 사위가 했는데 셋째 사위가 울고불고 나에게 와서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참 측은하더라고요.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 사위들이 인터넷에 자기들 소회를 띄운 것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샌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태원에서 산 3만원짜리입니다. 나중에 판명되었는데 판명된 건 언론에 잘 안 나오더라고요. 굳이 변명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 회:알겠습니다. 답변을 너무 잘하십니다. 다음은 외교안보로 넘어가겠습니다. 강인선 위원 계속 질문해주시죠.

 

강인선:자서전 《절망이라지만 나는 희망이 보인다》의 한 부분을 제가 읽어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 속 강국이라는 싱가포르, 핀란드, 네덜란드, 스웨덴을 보라. 그들은 정치는 작고 경제는 크다. 아니, 정치는 없고 오직 경제만 있다. 바로 이것이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나라들이 살아가는 길이다. 우리가 나아갈 길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경제대통령이라는 점을 항상 강조하셨는데 그러다 보니까 외교안보 문제까지도 경제로 풀어가겠다는 설명을 많이 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통일 이야기도 할 때도 “경제통일이 우선이다”, 이라크에 파병한 자이툰부대의 파병기간 연장 문제도 “자원외교 측면에서 필요성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외교관련 발언을 죽 보면 경제외교, 실리외교, 자원외교를 하겠다고 하셨는데 외교라는 것은 한 면만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저는 그게 국내정치용 외교정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한테 도움되는 일만 해서 우리 국민들 잘 먹고 잘살게 하겠다는 것은 국내정치적으로 이야기가 되지만 그 외교정책을 듣는 외국의 시각에서 볼 때는 한국은 이제 자기한테 손해나는 일은 하나도 안 하고 국익만 찾아서 움직이겠다는 생각인가 보다, 그런 인상을 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특히 요즘처럼 ‘매력국가’라는 말이 굉장히 중요하고 국가가 호감을 가질 때 국제사회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위상이 높아지는 국제정치현실에서, 또 앞으로 북핵이나 미․중관계 변화로 인해 굉장히 큰 변화가 예상되는 동북아 정세를 볼 때 경제우선, 경제만능의 외교정책으로 과연 이 풍랑을 뚫고 갈 수 있을까 의심이 듭니다.

 

이명박:좋은 지적 해주셨습니다. 제가 경제외교, 경제를 강조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이제까지 정치밖에 없었기 때문에 정치를 조금 줄이려면 경제 이야기를 강조해야 조금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1세기 모든 나라들은 실질적으로 경제외교를 하고 있습니다. G7이 만나고, APEC에서 만나면 첫 주제는 지구온난화 문제입니다. 이번 유엔의 첫 과제도 기상변화입니다.

외교가 다 실질적인 문제로 가고 있고, 중국의 후진타오와 원자바오 두 사람이 교대로 아프리카 국가를 다 돌았습니다. 20년 후에 필요한 자원도 계약을 맺고 아프리카 오지 가운데 있는 아무도 가본 일이 없는, 우리 대한민국도 근처에 가본 적이 없는 나라도 장관이 찾아와서 감동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그 오지에 구리 매장량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후진타오가 다녀오고 두 달 후 원자바오가 다녀왔다는 장관의 말을 들었습니다. 세계는 지금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우리끼리 머리를 맞대고 그냥 우리끼리 싸우는 겁니다. 여가 어떻고 야가 어떻고, 대통령후보 공격하고… 이런 일로 세월 다 보내고 있으면 이 나라가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고요, 남북통일문제, 외교문제에 있어서도 제가 외교의 5대 원칙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거기에는 우리처럼 2만 달러 소득이 되면 세계 회원국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을 올려야 한다, 외교적․문화적 이미지를 올려야 한다는 것도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자원경제외교를 주장했습니다.

저는 현 정부도 그렇고 여야도 그렇고 모든 사람이 경제통합을 먼저 이루고 통일한다는 데는 의견이 통일되어 있다고 봅니다. 북한의 경제문제를 해결해야만 통일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저는 북한문제에 있어서도 인도적으로 배고픈 사람에게 쌀을 보내주고 의료품을 보내주는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만으로 끝난다면 남에게 얻어야만 먹고사는 것이 되니까 진정으로 북한을 사랑하고 주민을 사랑한다면 자립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뜻에서 저는 핵을 포기하라, 개방하라, 개혁하면 핵을 가진 것보다 훨씬 더 북한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설득시키기 위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고 개혁하면 10년 안에 이 정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경제적 제안을 한 것이죠.

그래서 너무 경제문제를 중시하고 외교는 그렇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만 세계적으로 21세기에는 경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외교가 경제외교, 자원외교에 상당한 비중이 있다는 것이지, 전적으로 그것만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강인선:알겠습니다. 좀 더 반박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시간이 없다고 하셔서 다음 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북한인권 문제는 이 정부에서는 거의 손을 대지 않은 분야에 속합니다. 유엔이 북한인권결의안을 낼 때 우리는 북한 눈치 보느라 기권하고 불참하는 방식을 택한 적도 있고, 미 의회가 중국에서 탈북자 북송 중단 결의안을 낼 때도 우리는 손놓고 보고만 있었는데 결국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인권 문제는 한국보다는 국제사회가 더 열심히 일하는 그런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대통령이 되시면 북한인권 문제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생각입니까?

 

이명박:그 문제에 있어서는 북한에 대한 세계인권대회를 신라호텔에서 할 때도 가서 이야기한 것이 있고 많은 강연이나 인터넷에서 제 의사를 밝힌 바가 있습니다. 현 정부는 북한인권 문제를 공식화하는 것은 남북관계 화해에 지장이 있어서 지금은 인권문제를 다룰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이 100달러 소득이 되지 않았을 때, 세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갈 때도 선진국들이 대한민국의 인권문제를 많이 지적했습니다. 군사정권 때.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의 인권이 그나마 최소한으로 보장받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에 인도적 지원도 하고 앞으로 남북간에 여러 가지 협력할 과제가 있지만 북한인권을 다루는 것은 지금도 빠르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 정책이 북한정권이 아니고 북한주민을 생각한다면 북한주민에게는 빵도 필요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한 자유, 인권, 이런 것들이 더 급박할지도 모른다는 관점에서 북한주민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인간의 기본권, 행복권 정도의 문제를 지금 다루는 것은 빠르지 않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사 회:다음 김두우 위원.

 

김두우:한미관계에 대해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 후보께서는 그동안 워딩을 보면 당선되면 대미관계를 매우 중요시할 것이다, 또 노무현 정부하에서 약화된 한미동맹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말씀을 해오셨습니다. 그러니까 당선되면 한국 외교의 중심축이 미국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데 그러다 보니까 한편으로는 너무 친미로 기울어지는 게 아니냐고 반대편에서 공격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전시작전권에 대해 여쭤 보겠습니다. 한국이 2012년부터 전시작전권을 단독행사하게 되어 있습니다. 전시작전권에 대해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안보문제가 미국의 협조 없이도 우리 스스로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시작전권 문제에 대해 미국은 추가협상이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후보께서는 필요하다면 전시작전권 단독행사를 재조정하기 위해 추가협상을 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협상이 어떻게 가능한지, 또 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명박:한미관계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너무 이분법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친미냐, 반미냐 이런 것들은 운동권적 발상입니다. 우리는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물론 6․25전쟁 이후 경제적 지원, 안보를 전적으로 의존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경제적으로 상호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우리도 미국의 네 번째 교역국이고, 미국도 한국이 여섯 번째, 일곱 번째 교류국가이기 때문에 저는 경제적으로 대등하지는 않지만 기술적으로 상당수준 가까이 있다고 봅니다.

안보적 측면,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는 문제,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상처받은 한미관계 복원을 친미라는 관점에서 해석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익에 굉장히 도움이 되고 미국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아직도 우리한테 유리하다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미국이라는 나라도 미국의 국익에 위배되면 어제의 동맹이 오늘의 동맹이 될 수 없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 대한민국도 이제는 철저하게 국익적 측면에서 이해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미국이 필요할 때 미국의 국익과 한국의 국익을 잘 조화시키는 외교가 제대로 된 진정한 외교라는 생각을 갖고 있거든요.

전시작전권 문제는 양국이 이미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재협상하자 그러면 재협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시작전권 문제가 대두된 것이 하필 남북의 핵문제가 있어서 안보적으로 굉장히 위협받는 시점에서 논의하게 되었느냐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또 우리가 과연 독자적인 방위가 가능한가 하는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미간 작전권 문제라는 것은 미국이 주도한다손 치더라도 전쟁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고, 또 전쟁을 하면 한미가 공조해서 전쟁을 이기겠다는 목적보다는 전쟁을 억지하는 데 뜻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작전권은 2012년으로 되어 있으니까 협상을 다시 해서 원점으로 돌린다기보다는 현재는 그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니까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를 봐서 그것을 2012년이 아니라 2015, 2020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으면 연장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협상안을 원천적으로 재수정하자는 것은 외교상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보는 학자들이나 지도자들에게 다 이야기합니다. 그분들도 남북관계가 긴장이 계속되면 그대로 연장해야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6자회담의 성공으로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한 다음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는 과정이 된다면 우리가 굳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지 않겠느냐 하기 때문에 우리 정세에 따라서 그 기간을 연장하느냐 안 하느냐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사 회:다음은 경제분야로 넘어가겠습니다. 김종현 부장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질문해주시죠.

 

김종현:이 후보께서 지금까지는 정치, 검증, 외교 등 굉장히 어려운 부분에 대해 문초에 가까운 질문에 답하시느라 굉장히 고생하셨는데 이 후보님께서 가장 자신 있어 할 ‘경제’입니다. 쉽고 편안하게 대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후보께서는 ‘대한민국 747’ 또 법인세 감세, 대운하, 혁신형 중소기업 등 다방면에 걸쳐서 큰 경제공약을 많이 내놓으셨습니다. 결국 이것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자는 목적으로 귀결될 것 같은데요, 후보께서는 만약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임기간 중 연평균 7% 성장을 이루어서 300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300만개라면 연간 60만개 정도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되는데요, 참여정부도 사실은 일자리에 대해 굉장히 신경을 썼고 많은 정책을 내놓고 무진 애를 썼지만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데요, 올해를 놓고 보면 지금 5% 정도의 성장이 예상되는데 새로운 일자리는 30만개 정도밖에 창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나 내후년이 된다고 해서 당장 상황이 바뀔 것 같지는 않은데요, 예컨대 후보께서 내놓은 연간 6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간단한 셈법으로도 5%에서 30만개밖에 못 만들었다면 60만개를 만들려면 10% 성장을 해야 되는데 어떻습니까, 후보께서는 60만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할 수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6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실 것인지, 특히 청소년들이 굉장히 관심이 많을 겁니다.

 

이명박:기본적으로 일자리 창출은 기업으로부터 나온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금 참여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공무원 숫자를 늘린다거나 공익사업을 하는데 그것은 사실상 좋은 일자리가 아닙니다. 그냥 하루 나와서 공익사업 같은 것을 해서 일당 2만~3만원 주면서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일자리를 통해서 만든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은 기업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지 공무원 수를 늘려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허드렛일로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통계에 넣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바라는 것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자는 것이고 그것이 결국은 기업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에서 기업이 투자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투자의 성장률이 매년 1%밖에 늘지 않았습니다. 1%밖에 성장하지 않은 투자를 가지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7% 성장이 제대로만 된다면 사실 일자리는 그렇게 나옵니다. 그래서 60만개 일자리가 나와서 5년간 300만개 한다는 것은 예상통계이기 때문에 딱 300만개가 아니라 플러스, 마이너스가 되겠지요.

그러면 기업투자는 어떻게 할 거냐. 물론 통속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인들이 투자할 환경이 되느냐, 투자할 기분이 나느냐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도 기업에 있어봤기 때문에 아는데, 투자할 때 여기 대한민국 골치 아픈 곳에 할 필요 없다, 다른 곳에 투자하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외국 가서 투자하면 땅도 싼 값에 줄 뿐만 아니라 전기나 도로 다 만들어주고 대우해 주고 1천명만 고용하면 그 나라에서 혜택이 굉장히 많지요. 노무현 대통령이 규제를 더 완화하고 말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든다고 했지만 기업인이 느낄 때는 노무현 정권에서는 기업할 분위기가 아니다 이런 마인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명박이 대통령 되면 기업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점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명박이 대통령 되었으니까 우리 한번 해보자, 이런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규제 하나 없애거나 똑같은 규제를 가지고도 누가 리더가 되느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경제가 달라집니다. 인도가 5년째 9% 성장을 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죠. 그러면 인도가 규정을 많이 바꾸었느냐. 결국은 정치지도자의 정치안정, 경제중심의 정책, 과학기술정책이 중심이 되니까 외국기업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도 삼성, LG 대기업이 들어갔습니다. 인도 신혼부부의 가장 큰 꿈은 결혼할 때 삼성이나 LG 제품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이렇게 할 수 없느냐. 지금 여건 같으면 대한민국 기업이 투자를 안 하는데 외국기업의 투자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외국기업이 들어오면 부동산투기나 하고 론스타처럼 은행주식 샀다가 올려서 팔고 합니다. 굳이 통계숫자를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빌딩 샀다가 팔고, 주식에 들어와서 주가를 올려 팔고 하며 나가는 국부가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와서 투자하고 기술이양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투자는 없습니다. 이걸 바꾸어 놓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기업들이 지금쯤 누가 당선되는가에 따라 투자계획도 이원적으로 세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누가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 환경이 바뀌고 투자도 바뀔 것입니다. 특히 중소기업도 생계형으로는 좋은 일자리가 나오지 못하니까 이제는 혁신적 기업으로 바뀌어 나가서 국제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나와야 그것이 좋은 일자리가 되고 고임금을 줘서 좋은 대학 출신들이 일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것만 짧은 시간이니까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종현:만약 대통령이 되시면 연간 60만개 일자리는 자신 있으신 건가요?  

 

이명박:우선 그 이전에 7% 성장이 자신 있느냐고 물으시면 순서가 되는데, 저는 7%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지금 평균 3.8~4.2% 되는데요, 안된 이야기지만 경제적 직접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의 기초질서와 법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1~1.5% 성장이 올라갑니다. 그건 확실합니다. 그래서 저는 7% 성장은 내년 첫해는 정부가 아마 5% 한다면 1% 정도 더 될 것이고, 그 다음부터는 7% 이상의 성장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김종현:다음은 부동산에 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부동산은 참여정부에서 신경을 많이 썼는데 별 효과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부동산을 뜨거운 감자, 판도라의 상자라고 말합니다.

사실 여기에 대해 오늘 이 자리에 나오신 분들도 굉장히 관심이 많을 텐데요, 참여정부는 도심에 재건축․재개발을 규제한 반면 수도권에 대규모 신도시를 여러 개 만들어서 주택공급을 늘리는 부동산정책을 써왔습니다. 이 때문에 도심, 특히 서울시내 재건축이 사실상 어려워졌는데요, 재건축을 건드리면 투기광풍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엄격한 정책을 써왔는데, 예컨대 용적률 규제나 안전진단 강화, 소형평형 의무화, 임대주택 의무화 등 여러 가지 고리를 걸어서 재건축․재개발이 아주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후보께서는 평소 신도시 개발보다는 수요가 많은 도심의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함으로써 공급문제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피력해 오셨는데 재건축 규제완화를 위해 용적률이라든가 소형평형 임대주택 의무화, 안전진단 이런 것들을 어떻게 완화하겠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명박:구체적으로 말씀드리려면 3분 이상 시간을 주십시오. 국민들께서 경제 살리는 것, 교육 문제, 부동산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부동산이라면 결국 주택가격이 문제인데 사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대도시 주택 가격은 세계적으로 다 오르고 있습니다. 상해에 가도 우리 아파트 가격처럼 올라가고, 세계적인 현상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주택정책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정책은 종합대책이 필요한데 조세정책 하나만 가지고 해서 부작용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 조세정책 때문에 지방에 가면 주택경기도 다 죽었습니다. 분양도 안될 뿐만 아니라 주택 지을 생각도 안합니다. 주택경기가 활성화되어야 서민경제가 돌아가는데 서민경제가 어려워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택공급이 줄어들었으니까 몇 년 지나면 그때 또 문제가 되지요. 지난 10년간 과거의 주택공급물량보다 대폭 줄었습니다. 연평균 50만~60만 세대 공급되던 것이 노무현 정권 들어 40만 세대도 안되었습니다. 그것은 40~50% 줄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앞으로는 우리 국민이 어떤 주택을 원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못살 때는 집만 있으면 됐기 때문에 성냥갑같이 어떻게든 많이 지어서 주택공급만 하면 됐습니다. 그러나 2만 달러 소득이고 앞으로 3만 달러, 4만 달러 소득이 된다면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적 환경이 좋고 편리한 지역의 좋은 주택으로 가겠다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에 정부의 주택정책도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임대아파트도 개인회사가 분양하는 수준과 똑같이 만들었습니다.

주택은 주거목적이지 투기목적이 아니라는 쪽으로 바꾸어 나가려면 임대아파트나 소형아파트를 고급화해야 합니다. 과거와 같은 발상으로 주택정책을 쓰면 안 되고요. 그래서 저는 도심에 주택을 개발하려면 과거에 낮은 층을 지어 주거환경이 나빴기 때문에 같은 용적률을 가지고도 높게 지어 주거공간을 많이 만듦으로써 주거환경이 좋아지게 하고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주거환경을 바꾸어 놓자는 겁니다.

그리고 이 정부가 부동산가격 올리는 정책을 너무 심하게 썼지요. 예를 들면 혁신도시, 기업도시 해서 대한민국에서 1억 5천만 평의 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환경도 파괴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에도 아주 역행한다고 봅니다. 거기에 이 정권 들어 보상비가 얼마 나가느냐 하면 금년도 1/4분기 보상비가 72조 정도 될 겁니다. 지금 확정되어 나가기로 되어 있는 것까지 하면 100조가 넘습니다. 현금 100조가 풀려나갔으니 그 100조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부동산에서 보상받은 사람은 또 부동산으로 갑니다. 그래서 전국의 부동산값을 올린 격이 되었습니다.

정책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요, 이것들이 재검토되지 않으면 정부예산은 예산대로 들어가고 부작용이 굉장히 많을 겁니다. 종합적인 경제정책을 생각하지 않고 혁신도시, 기업도시 만든다는 원칙만 가지고 그 부작용은 생각하지 않았죠.

전국에 다녀보면 기업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토지가 비좁거나 이런 제재, 저런 제재 때문에 안되고 기업이 들어갈 수 없는 곳에 넓은 기업도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거기에 언제 기업이 차겠습니까? 그만큼 정부가 선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재정이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빚은 늘어나고 세금은 올려야 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종합대책이 필요합니다.

주택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안정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제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주택가격을 30% 낮출 수 있겠습니까? 빠른 공급을 하려면 도심에 있는 것을 재개발해야 합니다. 서울 재개발을 제대로 하고 용적률을 높이지 않더라도 높이를 높이면 신도시 몇 개 만드는 것보다 더 큰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면 지하철 놓고, 도로 만드는 인프라에 돈이 안 들어가고 이미 갖추어진 좋은 환경에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속도가 빠르니까 빨리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신도시 만들려면 토지보상을 해서 계획을 세우고 그 보상을 통한 부작용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먼저 기존도시를 개발하는 쪽으로 하고, 그 다음 신도시를 만드는 전략이 국가전략으로 맞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주택가격에 대해서는 부자가 50평 살다가 더 좋은 고급아파트에 가겠다는 것은 시장경제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내가 열심히 살았는데도 집 한 채 갖지 못했다, 또 새로 출발하는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고 살아야 하는데 집이 없다는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국가의 주택정책에는 복지적 측면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소 시가보다 싼 가격으로, 그렇다고 원가 이하로 줄 수는 없지만 그런 가격으로 우선 공급해야만 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복지정책도 되고 젊은 부부에게 주거안정을 시켜서 아이를 낳게 만들고 여러 가지 사회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주택이 없는 사람,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사람, 또는 새롭게 출발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복지적 측면의 주택정책을 써야 하고, 부자들이 집을 옮겨 다니는 것은 시장경제에 맡겨도 된다는 관점입니다.

그리고 장기임대아파트 정책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지금 임대아파트는 형편없는 수준인데, 부자가 자기 집 팔고 임대아파트에 들어가더라도 살 만할 정도의 좋은 위치에 고급임대아파트를 지어서 20, 30년 장기임대를 하고, 거기에는 국가가 이익을 볼 것이 아니라 아주 실비 임대료를 받으면 점점 주거목적으로 옮겨가지 않겠느냐는 장단기 주택정책이 필요한 겁니다. 어느 날 세금을 때려서 일시에 부동산을 잡겠다고 하면 며칠은 방긋하지만 그 부작용은 1년, 2년 뒤에 나옵니다. 이 문제는 총괄적 개념만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사 회:주어진 시간이 9시 30분이기 때문에 대운하 문제 질문을 끝으로 사회․교육․복지 쪽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김종현:이 후보께서 내놓은 공약 중에서는 아무래도 한반도대운하가 논란이 가장 많은데요, 이제 와서 대운하를 하느냐 안 하느냐 이런 질문은 무의미할 것 같습니다. 저는 고향이 시골이어서 주말에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다 보면 이건 고속도로가 아니라 저속도로거든요. 경부고속도로는 대한민국 도로 중의 도로, 기간도로 중의 도로인데 경부고속도로가 사실상 기능이 마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경부고속도로 같은 국가 기간도로, 대한민국 물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경부고속도로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이 더 급한지, 한반도대운하를 하는 것이 국리민복을 위해 더 도움이 되는지 이 부분에 대해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명박:새로운 전략, 새로운 창조적 아이디어를 내면 일반적으로 거부반응이 있습니다. 제가 청계천을 할 때도 초기에 80%가 반대했습니다. 그중에는 정치적인 반대를 하시는 분도 계셨고, 어떤 분은 하면 좋겠지만 그게 가능하겠냐는 점에서 걱정과 반대를 하신 분도 계셨지만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분은 극히 적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부고속도로를 만들 때도 그분이 대통령이 되셨습니다만 “자동차 한 대 없는 나라에 부자들이 놀러다니기 좋으라고 만드냐”고 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10년 안에 산업발전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청계천 복원도 국내보다는 세계에서 더 잘 압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10월 25일 타임지에서 ‘2007년도 환경 히어로’라고 해서 고어 전 부통령, 메르켈 총리,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이런 분들이 받는데 저도 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랑이지만 국가적으로도, 그것도 아시아에서 한 사람이 끼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운하는 이걸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대운하는 유럽에서 200년이 넘고, 독일은 운하 길이가 7,500㎞나 되고, 네덜란드 같은 나라는 우리 국토의 4분의 3밖에 안되지만 6,800㎞의 운하가 있습니다. 바둑판입니다. 이웃 모든 나라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것이 운하라는 것을 모르고 다니지만 샹송을 연상하고 아름다운 다리를 생각하게 하는 센강은 운하입니다. 바다에서 배가 들어오는 운하입니다. 그것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제 눈으로 그것을 봤죠.

EU가 2003년도에 EU2010 백서를 발표했습니다. 그 백서에는 첫째 대형트럭이 고속도로로 다니는 것을 운하나 철도로 옮겨라, 그러면 보상비를 준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EU2010 백서의 주내용입니다.

그 다음에 마르코 폴로라는 항목이 있는데 유럽이 앞으로 지구온난화와 기상변화를 막기 위해 운하건설을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자동차나 대형트럭이 다니면서 뿜는 이산화탄소, 타이어에서 나오는 분진 등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구대기를 오염시키기 때문에 이것을 전부 운하로 옮기기 위해  EU에 가입한 나라 중 운하가 적은 루마니아, 헝가리 등의 운하건설을 위해 EU가 돈도 대고 기술도 지원하는 계획을 열심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100년, 200년 전에는 물류만 생각하고 운하를 건설했지만 21세기에는 지구의 과제인 온난화 문제 때문에 하는 겁니다.

국민이나 정부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2013년이 되면 발효되는 교토의정서입니다. 그때는 화석에너지를 쓰는 산업의 공장을 하나 더 지을 수 없습니다. 이미 기준에 딱 정해진 분량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외국에서 공장 하나를 폐쇄하고 이산화탄소 분량을 사와서 그 이산화탄소 분량만큼 공장을 지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2013년부터 시행됩니다. 가장 큰 과제는 이산화탄소 줄이는 건데, 대형트럭이 다니며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운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21세기에는 운하가 지구온난화와 기상변화에 대비한 필수적인 일이다 해서 유럽이 다시 시작하고 세계가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는 붐빌 수밖에 없습니다. 고속도로에는 대형트럭도 다니고, 버스도 다니고, 승용차도 다닙니다. 그래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유럽이 대형트럭을 줄이자는 겁니다. 만일 운하가 되면 물류만 가지고 따지더라도 대형트럭이 컨테이너 1개를 싣고 다니던 것을 250개를 싣고 한꺼번에 갑니다. 하나가 10시간 걸려서 부산에 가는 것보다 20시간 걸려서 250개를 싣고 간다면 도로는 경제적으로 250대가 다니지 않으니까 도로소통이 빨라지고, 대형트럭이 다니면서 나오는 여러 가지 이산화탄소 비중을 줄이면 앞으로 2013년 교토의정서에 합의하는 정신에도 맞고, 이런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또 내륙도시를 발전시키는 경제적인 효과를 떠나서 환경적인 측면에서 좋습니다.

제가 돈을 들여서라도 북한에 나무를 심어주자는 것은 단순히 북한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북한에 나무를 심어서 북한의 이산화탄소 배정량을 줄여주면 그만큼 우리가 배당을 받아서 공장을 더 지을 수 있습니다. 북한에 나무를 심어주는 것은 북한을 위해서 도움이 되고 우리나라가 2013년부터 교토의정서에 가입하는 것에도 도움을 받기 때문에 이런 것은 정부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냥 이명박이 한다니까 반대해서는 안됩니다. 제가 정치 하려고, 대통령 하려고 내놓은 것이 아닙니다. 1996년 제가 국회의원 처음 되어서 본회의 때 발언했고 속기록에 있습니다. 이것은 21세기에 누군가가 해야 하는 겁니다. 제가 기업하면서 세계를 다 다녀봤기 때문에 그런 것을 압니다.

제가 말씀드린 EU2010 백서 끝에 “운하야말로 가장 친환경적 물류수단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은 환경을 파괴한다고 합니다. 그 점에 대해 국민 설득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제가 대통령이 되면 이 사업은 대한민국 예산을 쓰지 않고 하겠습니다. 모래, 자갈이 나오는 것으로 60~70% 공사비를 하고, 나머지는 민자입니다. 대한민국 예산을 쓰지 않고 하려고 합니다. 또 외국에서도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환경관련하여 걱정하시니까 제가 대통령이 되어 이 사업을 민자로 하겠다는 외국기업이나 국내기업이 있으면 저는 사업타당성과 환경영향평가 등을 국내외 최고 권위자를 모아서 공식적으로 한번 더 검토시켜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사업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 회:알겠습니다. 대운하만 가지고 하루 종일 토론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은 국민의 판단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사회문제, 교육과 복지에 대해 이종탁 위원께서 간단하게 질문해 주시죠.

 

이종탁:운하문제에 대해 묻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지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대선공약 중에 일반국민들은 부동산, 교육, 이런 정책에 가장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여야 후보 공히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고요, 이명박 후보께서도 역시 교육문제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관점을 갖고 계십니다. 그런데 지난번 교육공약을 발표한 내용을 보면 개념이 모호하거나 논리적으로 모순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대입제도를 3단계를 거쳐서 완전자율화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3불 중에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2불은 자연히 폐지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율화한다고 하는데 또 한편으로는 자율화한다고 하더라도 본고사가 부활하는 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본고사가 부활되지 않는 근거는 무엇이냐 하니까 후보께서 총장들에게 물어보니까 안 본다고 하더라, 그래서 본고사로 돌아갈 대학이 있으면 그 대학은 존재가치도 없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대학자율화, 대학에서 원하는 자율화의 핵심이 선발의 자유, 간섭받지 않고 시험을 치르는 것, 다시 말하면 본고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율화가 중요하다 그래서 자율화를 하겠다면서 또 본고사는 봐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말씀하시니까 자율화의 진의와 목표가 무엇인지 의문이 듭니다.

 

이명박:대학의 입시자율화가 본고사 복원이라는 방식은 성립될 수 없습니다. 21세기에 대학에 입시자율화를 주었다고 해서 30년 전 본고사로 돌아갈 대학은 없습니다. 강제로 하라고 해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계 일류국가 일류대학들이 본고사 시험을 치는 곳이 없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사정을 공정하게 봐서 하는 제도도 있지만 지금 교육부가 한두 개 대학을 시범으로 시작하려고 하는데 저는 그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고 보고요, 앞으로 세계와 경쟁하면서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대학들이 자율화되어야 합니다.

대학이 꼭 서울대학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지방에 있는 대학들도 대학이기 때문에 대학은 자율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특화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습니다. 내가 영상에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으면 서울에 있는 일류대학이 아니고 지방에 있는 대학이라도 영상에 관한 최고라면 그 대학에 가도록 특화하는 방향으로 대학들이 많이 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의 기본원칙은 현재 수능시험을 없애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평준화의 기반 위에 수월성이나 다양성을 보태자는 것입니다. 지금 보면 고등학교 교육이 수월성을 따지기 위해 자립형사립고와 특목고를 만들었습니다만 도대체 전국에 자립형사립고를 6개 만들어놓고 서울에는 한 군데도 없습니다. 1천만 시민이 사는 데는 자립형사립고가 없으니까 가려면 아이들이 지방으로 가야 됩니다. 그렇게 문호를 좁게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정부는 자립형사립고는 등록금이 비싸니까 부자만 들어가는 곳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왜 부자만 들어가도록 제도를 만듭니까? 자립형사립고도 제가 교육부와 주먹질만 하지 않았지, 대단한 논쟁 끝에 겨우 서울에 세 군데를 얻어서 시작합니다.

은평구가 가장 먼저 뉴타운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 조건을 이렇게 했습니다. ‘50% 이상을 강북 학생을 뽑아라. 나머지 50%는 개방하더라도.’ 최소한도 50%로 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70%로 올릴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의무적으로 법적으로 15%는 장학금을 주게 되어 있습니다만, 그것으로 안된다. 15%는 서울시가 더 주기로 해서 30% 장학금을 주자. 그러면 강북에서 50%를 뽑아 30% 장학금을 주게 되면 강북에서 들어가는 반은 장학금을 받고 들어갑니다. 없는 집 아이들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주자는 겁니다. 그것은 뭐냐? 자율화와 교육에도 복지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난한 사람이 현재의 사교육비 제도하에서 아이를 공부시킬 수 없으면 가난의 대물림이 된다는 겁니다. 가난의 대를 끊는 것은 가난한 집 아이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겁니다. 불과 7천억 정도면 장학금을 다 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4년 유학 가는 것도 저이자로 대여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다 주자는 겁니다. 공부하고 난 다음의 문제는 각자 책임이지만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교육의 복지적 측면에서 없는 집 아이에게는 교육비를 대주자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장학금 제도, 대학 장학금 제도는 큰 예산 들이지 않고 조금만 절약하면 됩니다.

대학 자율권이라는 것은 사교육비도 없애는 한 방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능시험을 보면 과목이 너무 많습니다. 음악 하는 학생이 산수도 배우고 다 배우지만 대학 가기 위해서 시험 치는 수능시험은 음악 한 과목으로 줄여주자는 것입니다. 음악 하는 아이들에게 수능시험 과목을 그렇게 많이 하니까 진정 음악 잘하는 사람은 할 수 없습니다. 공 잘 차는 사람은 공만 잘 차면 대학 갈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지… 물론 거기에 수학이 필요할 겁니다. 몇 골을 넣어야 되는지 계산해야 되고, 어느 방향으로 차야 어떻게 되고 하는 것도 두뇌가 필요하겠죠.

그러나 저는 수능과목을 반으로 줄이자는 겁니다. 그렇지만 공부는 다 시키자는 겁니다. 국사도, 산수도 배워야 하지만 대학 가기 위해서는 자기 전공분야에 관련된 공부를 더 하자는 것이죠. 물리학을 전공하겠다면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더 가르치라는 겁니다. 수학시험을 어렵게 하라는 겁니다. 물리학 전공하겠다는 학생은 음악을 더 할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수능과목도 자기가 전공하고 싶은 분야에 맞는 과목으로 줄여주면 사교육비가 줄어듭니다. 그 다음에 1년에 32조의 교육비가 들었는데 사교육비가 30조입니다. 공교육비와 사교육비가 똑같은 나라가 세계 어디에 있습니까?

경제를 살리려면 인재를 살려야 하고, 인재를 살리려면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재가 양성되지 않으면 7% 성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을 바꾸어야 합니다. 자율권을 주면 본고사 보겠다는 대학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자율권을 주면 자기가 음악 잘하는 사람 찾아다니면서 뽑고, 공 잘 차는 사람 뽑고, 물리학, 수학 잘하는 사람 뽑고… 이렇게 특화해서 뽑는 것이지, 음악을 하든 물리학을 하든 모두가 본고사 제도로 들어오라, 이렇게 하면 20년 전, 30년 전으로 돌아가는 교육이 될 겁니다. 이거 연구 많이 했습니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교육이 바뀌어야 하거든요.

 

이종탁:지금 말씀은 본고사를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정 한다면 말리지 않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이명박:굳이 그렇게 질문하시면 참 답변하기가… 그 질문에 답변하려면….

 

이종탁: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대로 공 잘 차는 사람, 노래 잘하는 사람, 특화된 사람을 뽑기 위한 전형이 무엇이냐, 결국은 그것이 본고사다, 지금 대학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이거든요.

 

이명박:대학에서 학교 내신이라든가 학교평가도 정부가 강제로 몇% 하라 마라 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그것은 그대로 살리더라도 대학이 ‘나는 어느어느 학교에서 이렇게 하겠다’ 이렇게 해서 뽑는 것이지, 수능성적은 몇% 봐라, 내신성적은 몇% 봐라, 그것 안되면 지원금 끊겠다, 이런 관치교육은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저는 자율을 주고, 교육부는 기초학문하는 초․중․고 그리고 어린이교육, 보육, 유아교육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스스로 경쟁하면서 특화될 것입니다.

본고사, 저는 복원 안될 거라고 봅니다. 본고사 보라, 마라 이렇게 강압적으로 하는 것도 사실은 자율권이 아니에요.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본고사 볼 거 아니냐, 이렇게 말한다면 제가 대답할 길은 없지만 30년 전 본고사 시대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종탁:대학입시가 고교입시와 연결됩니다. 고교입시와 관련해서도 저는 공약의 기본개념을 의문스럽게 생각하는데요, 이 후보께서 교육현장에 자유를 주자, 학교는 원하는 학생을 뽑고 학생은 특성에 맞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 이렇게 하기 위해 자율형사립고를 100개 만들자고 하셨습니다.

 

이명박:자율학교는 자립형사립고와는 조금 다르고, 자립형사립고는 까다롭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학교를 못 만들고, 그래서 조금 변형시켜서 자율학교라는 명목으로 100개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종탁:지난번 발표 때 그렇게….

 

이명박:자율학교입니다.

 

이종탁:하여간 명칭은 좋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학생을 선발할 때 필답고사는 못 보게 하겠다, 정원의 30%는 소외계층에 의무적으로 할당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필답고사 금지, 그러니까 고입 본고사 금지라는 또 하나의 1불(不)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앞에 말씀하신 원하는 학생을 마음대로 뽑을 수 있도록 하자, 자율선발을 보장한다는 말과 본고사 1불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말씀해 주십시오.

 

이명박:6개만 있으니까 온 국민이 거기에 가려면 시험을 칠 수밖에 없어서 시험을 치거든요. 전 지역에 100개를 만들고 기숙사형 공립학교를 만들기 시작하면 그 6개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경쟁하는 제도는 없어질 것이고, 뽑는 것을 그 지역에서 다수를 뽑게 하고 정원이 안될 때만 바깥에서 뽑으라는 거죠. 자연히 그렇게 되죠.

그 다음에 장학금을 30% 준다는 것은 장학금을 주면 해당되는 사람을 뽑습니다. 강제로 하라는 것이 아니고 30% 장학금을 주니까 거기에 해당하는 사람을 자연적으로 뽑게 되는 것이죠. 또 본고사를 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이 고사를 지역에서 보게 되면 시험을 칠 필요가 없죠. 학교가 많으니까. 시험을 치면 오히려 그 학교에 안 가게 되죠. 여기 안 가면 저기 가 버리니까. 그래서 이것을 시스템적으로 만들어야지, 정부가 못 간다, 간다 이렇게는 안 하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사 회:잘 알겠습니다. 김형민 팀장 질문하시죠.

 

김형민: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제시하는 경제정책방향 가운데 금산분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있습니다. 사실 이 대목은 기업이 외국기업의 공세적인 M&A에 대비하기 위해서 완화되어야 한다고 끈질기게 요구해온 측면이 있는데 이것이 재벌의 사금고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하는 입장도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명박 후보의 명확한 입장은 어떤 건지 듣고 싶습니다.

 

이명박:세계적으로 보면 원칙적으로 금산분리가 되어옵니다. 그것은 법으로 그렇게 되어 있다기보다는 자연발생적입니다. 보통 기금을 가진 쪽이 투자해서 은행을 관리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전문회사들이 갖고 있게 되어 있는데. 대한민국의 오늘의 현실이 어떻게 되었느냐 하면 금융자본만 가지고 은행을 인수하라고 하면 외환은행같이 됩니다. 론스타 자금이 금융자금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만. 펀드 만들어서 사서 주가 올려서 팔고 나가버리고… 이렇게 되면 우리가 원하는 선진 금융기법을 배우지 못합니다. 그들이 선진 금융기법을 가져와서 은행을 경영해주고 다른 은행과 서로 경쟁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취약한 점이 금융 후진입니다. 아직도 금융 규모가 작고 금융이 선진화되지 않았습니다. 금융이 선진화되지 않으면 되는 것이 없습니다. 금융만 선진화되면 주택․토지 개발하는 것도 정부예산 쓸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 가지 기법을 써서 세계가 하고 있는 최신 금융기법으로 하면 됩니다. 일일이 정부예산 가지고 하려니까 부채가 생기거든요. 금융이 발전해야 국가가, 또 기업도 발전한다고 보는데 지금 우리 상태에서 금산분리를 막아놓으면 그냥 정부가 갖고 있든지 외국에 주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가장 걱정스러워하시는 것이 이걸 해주면 재벌회사로 갈 것 아니냐, 또 재벌이 갖고 있으면 마음대로 하지 않느냐고 우려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은행법에 의해서 은행을 갖고 있어도 마음대로 못합니다. 그렇다고 재벌회사가 갖는 것을 제가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우리나라 국책연금기금이 수백억조가 되는데 앞으로 이런 것들이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게 하면 우리가 국내 은행도 유지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소기업이나 중소기업협회가 돈을 모아서 수백 개의 회사들이 모여서 하면 됩니다. 재벌회사가 들어온다고 하면 4대 재벌에 불이익을 받게 한다든가 하면 되고, 반드시 재벌회사가 들어온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산업은행, 우리은행 민영화해야 하는데 대한민국 산업자금이 안되고 금융자금만 들어간다면 불 보듯 외국에 다 넘어갈 겁니다. 그러면 외국자본은 순수한 금융자금이냐? 전부 펀드로 돈을 모아서 들어옵니다. 그러면 영구경영이 아닙니다. 외국은행들이 들어왔지만 주가 올릴 생각만 하지, 새로운 기법은 도입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금융인들, 특히 은행원들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재벌에게 반드시 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수많은 중소기업이나 국민들이 참여하는 국민의 은행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포항종합제철은 재벌이 갖고 있는 게 아닙니다. 전부 다 외부에서 가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가지고 있지요. 그런데 포항종합제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외국에 넘어가는 거거든요. 지금 아시다시피 세계최고의 철강회사가 어디입니까? 인도 회사인데 철강회사는 하나도 없습니다. M&A해서 세계에서 제일 큰 철강회사를 가졌습니다. 우리 것도 한번 들어오려다 저항받아서 나갔습니다만 이런 점에 있어서도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보호가 필요합니다. 미국 등 선진국도 기간산업은 나름대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보호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냥 개방한다니까 어설프게 다 내놓고 다 넘겨준다는 것은 전략적으로 생각할 문제가 아닌가 하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사 회:아직도 많은 질문이 남아 있고 플로어에서도 많은 질문이 올라와 있습니다만 아쉽게도 이미 시간을 초과했습니다. 사실 사회자도 질문할 수 있는데 저도 꼭 하나만 하겠습니다.

이 후보님의 책을 보면 김윤옥 여사와의 맞선자리에도 늦었고 데이트 약속도 매일 늦었다고 합니다. 신혼 첫날밤에는 일도 제대로 못 치르고 주무셨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일 중독자인데, 국민은 지쳐 있습니다. 개혁에 지쳐 있고 너무 시달리고 있습니다. 일 중독자를 대통령으로 가진 국민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국민이 편안하겠습니까? 그 부분을 간단하게 대답해주시죠.

 

이명박:저는 일을 효과적으로 하자는 겁니다. 일은 오래 앉아 있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옛날에 기업할 때 집에 일보따리 들고 가는 사람 승진시키지 않았습니다. 가정에 충실해야죠. 우리가 일을 왜 합니까?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일 자체가 목적이 아니거든요.

저는 일만 한 사람도 아닙니다. 저는 운동도 잘하고, 클래식 음악 전문가입니다. 저는 여러 분야의 것을 하며 살았습니다. 서울시장 할 때도 공직자들이 문화생활을 안 하기에 싫어하는데도 불구하고 문화정책 차원에서 한 달에 두 번씩 뮤지컬도 가고 음악회도 갔는데 안 되겠기에 부부동반으로 불렀더니 부인들이 그렇게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자동적으로 한 달에 한두 번씩 음악회에 다닙니다. 행복하게 살자는 겁니다. 저는 효과적으로 일하고 여가를 잘 즐기는 나라, 또 그러한 사람을 만들자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 보십시오.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해 보입니까? 

 

사 회:아쉽지만 시간이 다 된 것 같습니다. 플로어 질문은 생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초청에 응해주신 이 후보와 끝까지 경청해 주신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무쪼록 오늘 토론회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판단을 도와서 한국의 미래를, 21세기 한국을 제대로 끌고 갈 지도자를 뽑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관례에 따라 이명박 후보께 기념패를 드리겠습니다.

 

                                                           기념패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관훈클럽은 귀하를 초청연사로 모신 가운데 유익한 대화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귀하와 함께한 소중한 이 자리는 50년을 이어온 관훈클럽의 전통과 더불어 길이 기억될 것입니다.

 

                                                    2007년 11월 5일

                                                  관훈클럽 총무 이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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