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토론회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초청 관훈토론회

초청자 :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개최일 :
2009-10-06
조회수 :
6,030
첨부파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초청 관훈토론회

 

 

일시:2009년 10월 6일 오전 7시 30분

장소: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

 

사회:이목희 관훈클럽 총무(서울신문 수석논설위원)

토론:김진국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

         최영범 SBS 정치부장

         김봉선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목희(관훈클럽 총무, 서울신문 수석논설위원, 사회):오늘 아침 일찍 열리는 관훈토론회에 이렇게 많이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먼저 식사를 간단히 하시고 토론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식사)

식사를 대부분 마치셨기 때문에 토론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저희가 오늘 모신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소개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만 간단히 약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올해 58세의 6선 의원으로 국제축구연맹 부회장도 맡고 계십니다. 또 현대중공업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기업인이기도 하십니다. 이렇게 기업인 출신이자 국제스포츠계에서도 명망이 높으신 분이 집권여당 대표를 맡았기 때문에 저희가 한번 모시고 어떤 정치개혁 구상을 갖고 앞으로 집권여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먼저 정 대표님의 기조연설을 듣겠습니다.

 

정몽준(한나라당 대표):반갑습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이목희 총무님, 임원님들, 관훈클럽 회원과 원로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동료 의원님들 안녕하십니까?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입니다. 오늘 아침 시간에 건강하신 모습 뵙게 되어 정말로 기쁘고 반갑습니다.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이 자리에 선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이란 ‘매일매일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라고 배웠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또 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정치란 무엇인가? 왜 사람들은 정치를 하는가? 정치는 왜 냉소와 경멸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현실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정치만큼 한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없습니다. 이 모순을 우리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오늘 이 자리가 그 답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종필 전 총리께서는 정치를 일컬어 ‘허업-헛수고’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정치가 ‘실업-꽃을 피우고 과실을 따는, 즉 열매를 맺는 생산’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구호와 이벤트를 넘어서는 정치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시대의 바람직한 정치인은 화려한 치장을 한 응접실의 논객이 아니라 하루하루 먹을 음식을 만드는 숨 가쁜 부엌의 주방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저는 6선 의원입니다. 여의도에서 21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늘 직업란에 ‘국회의원’이라고 자랑스럽게 적었습니다. 제게 정치는 ‘최우선 순위’였습니다. 기업도, 스포츠도 제게는 정치 다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정치를 바꾸고 싶어서 88년 민주화 열기 속에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이 세상에 많은 직업이 있지만 세상을 기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직업은 정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에게 정치란, 세상을 바꾸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며 도구였습니다.

저는 가능한 한 많은 분을 뵈었습니다. 특히 저와 다른 분을 더 많이 만났고, 제 생각과 다른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왔습니다. 저는 강한 자와 약한 자, 그리고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를 줄이고 싶었습니다. 저의 선친께서 ‘민부의 나라’, 즉 국민이 부자인 나라를 만들고 싶어 하셨듯이 저는 ‘모든 사람이 고른 권리를, 모든 분이 고른 부를 갖는 나라’를 꿈꿨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생각해 봤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제 출신계층을 배반하는 정치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역사를 살펴보면 많은 정치인이 자신의 출신계층을 배반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혁명가 자오쯔양과 장쩌민은 부유한 중농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트로츠키와 레닌도 그러하다고 합니다. 얼마 전 타계한 미국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역시 대단한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그가 평생 심혈을 기울인 입법활동의 100%는 없는 자와 약자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저의 정치 20년 동안 나름대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기존 정당정치라는 블랙홀에 제 순수한 정치의지를 빠뜨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기존 정당에 몸담을 수 없는 사정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 홀로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외로운 정치’를 선택했습니다. 제 지역구였던 울산에서 서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고, 그 땀의 결실도 맛보았습니다. 월드컵 유치의 감격에 이어 월드컵 4강의 영광도 국민과 함께 안았습니다. 무소속 정몽준의 화려한 개인기의 나날이었다고 보입니다. 월드컵의 꿈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제 본업인 ‘정치의 꿈’은 이루어졌는가? 저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지난 2002년 대선에 출마했었습니다. 후보단일화와 단일화 파기에 이르기까지 저는 간단치 않은 정치역정을 걸었습니다. 왜 그랬냐고, 아직도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제 답은 간단합니다. 저는 노무현 후보의 ‘서민을 위한 정치’가 제가 생각해보는 ‘모든 사람이 고른 부와 권리를 갖는 나라’와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정치의 변화를 갈망했기에 저는 그와 손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정치는 대한민국에 있습니다. 저는 밝고 어두운 모든 현대사를 대한민국의 이름 아래 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는 저와 다른 ‘정치적 토양’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후 5년 동안 저는 정치적 쓰나미를 겪었습니다.

저는 제가 과연 프로 정치인인가 저 자신에게 묻고 또 물어보았습니다. 정치적 이상주의와 순진한 낭만주의에 빠져 있었던 아마추어 국회의원이었다는 깊은 반성을 했습니다.

정치의 현실을 직시하며 저는 한나라당에 입당했습니다. 정치적 이상주의자로서 ‘허업-헛수고’는 그만 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한국정치 변화를 위해 정당이라는 현실에 몸담기로 했습니다. 저 자신이 먼저 달라져야 한국정치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결정했습니다. 호랑이굴인 정당에 들어가야 정치개혁이란 호랑이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나라당에서 1년 반 동안 ‘정치는 가장 크고 가장 명예로운 모험’이란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울산에서 동작으로 선거구를 옮기고, 전당대회에 출마하고, 그리고 한 달 전 당대표직을 받기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칠은 말했습니다. ‘정치는 전쟁만큼 흥미진진하고 위험하다’고. 그런데 전쟁에서는 한 번 죽지만 정치에서는 여러 번 죽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여러 번 죽을 각오로 대표직을 받았습니다. 제가 정치를 한 이유는 가장 중요한 ‘공공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 대표 자리는 바로 그 가능성을 내포한 ‘정치개혁의 자리’입니다. 그래서 여러 번 죽어도 좋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았습니다.

개혁은 새로운 미래를 위한 작업입니다. 한국정치는 새로운 미래가 절실합니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매번 총선마다 변화에 목마른 유권자들께서는 새 인물을 뽑습니다. 사람을 바꿨지만 대한민국 국회는 ‘개선’은커녕 ‘개악’의 길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국회는 폭력사태로 인해 세계 최악의 국회, 국가의 품격에 맞지 않는 국회, 나라 망신시키는 국회, 코리아 브랜드 훼손 국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이상 더 추락할 수도 없고, 더 나빠질 수도 없는 국회가 됐습니다. 국민의 대표가 모인 국회가 국민이 가장 경멸하는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입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저는 집권여당 한나라당, 국회의 다수당인 한나라당에 엄중한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일차적 책임은 다수당에 있습니다. 당연히 한나라당부터 먼저 변화하고 개혁되어야 합니다. 저는 한나라당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당ㆍ정ㆍ청의 활발한 소통에 힘쓰겠습니다. 협조할 것은 확실히 하되, 국민을 대신한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감시와 견제 역할도 확실히 하겠습니다.

저부터, 한나라당부터 변화하겠습니다. 문턱을 없애겠습니다. 문을 활짝 열어놓겠습니다. ‘개방’이란 큰 원칙 아래 한나라당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당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융합의 정치를 결과물로 내놓겠습니다.

대한민국 국회가 폭력국회까지 치달은 원인은 극단적인 여야의 대결구도 때문입니다. 어느 당 할 것 없이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정당의 포로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해머를 들고 소화기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저희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 자유와 선택과 긍지를 주고 싶습니다. 몸싸움과 폭력은 사절하겠습니다. 저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하겠습니다. 여당은 행정부의 대리인이 아니고 국회의원은 당당한 입법기관인 것입니다.

둘째로 여야관계를 복원하겠습니다. 다수당의 숫자로 밀어붙이는 것은 현명한 의회주의자의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민주주의는 완전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사람들이 모여 보다 완벽한 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전세계 정치인들이 지켜야 될 단 한 가지 규칙, 야당 때 한 말을 여당 때는 절대로 하지 말라는 농담을 이제는 그만 했으면 합니다. 21세기를 살아가기에 합당한 여당의 모습으로 야당 대표들과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특히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 번째로 우리 한나라당을 여성적인 ‘어머니정당’으로 변화시켰으면 합니다. 한나라당이 서민정당, 민생정당, 생활정치정당으로 가려면 ‘모성적 정당’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우리 한나라당은 매우 남성적인 정당으로 비치고 있습니다. 여성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21세기 정당이 될 수 없습니다. 저는 여성의 장점을 한나라당에 더 많이 이식하고자 합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여성 30% 공천’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당의 최전선에 젊고 능력 있고 도전적인 여성들에게 우리 정당의 문을 활짝 열어놓겠습니다.

저희 한나라당의 4대 역점정책은 육아, 교육, 주택 그리고 일자리 창출입니다. 지금도 서민정책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지만 앞으로도 한결같을 것입니다. 한 치의 빈틈없는 뒷받침으로 경제회복의 온기가 우리 서민들의 손끝, 발끝까지 전해지도록 할 것입니다.

글로벌 스탠더드 대한민국 국회, 국제규격에 맞는 한나라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히딩크 감독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그의 글로벌 스탠더드 정신입니다. 그들은 선수를 뽑을 때 지연, 학연, 혈연의 고리를 과감히 끊고 국제무대에서 잘 뛸 수 있는 박지성과 이영표 같은 선수를 뽑았습니다. 한국정치 역시 지연, 학연, 혈연의 고리를 끊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행정구역 개편, 선거제도 개선, 그리고 개헌… 한국정치 개혁을 위한 세 마리 토끼를 우리가 잡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이번 회기 안에 헌법개정 논의를 위한 특위를 출범시키겠습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저는 정치는 공적 봉사이며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되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정치는 나라의 운명과 미래를 기획합니다. 국민의 뜻과 지혜를 모으는 공론의 장이어야 합니다. 국민의 생활과 매일매일 직결되는, 도매업이 아닌 소매업이어야 합니다.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이 되어야 합니다. 책임과 개방, 그리고 땀 흘리는 노동의 현장이 여의도가 되어야 합니다. 국민의 변화를 등진, 외딴섬 여의도로는 정치의 미래는 없습니다. 여의도가 더 이상 민심의 유배지가 되어선 곤란합니다.

우리 정치는 변화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가죽을 벗겨내는 혁신이, 여의도에 필요합니다. 저는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 같은, 낮고 가깝고 소박한 정당인 한나라당 대표로서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가르침, 그리고 애정어린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 회:정 대표님 감사합니다. 모성적 정당을 말씀하셨는데 정 대표님 사모님이 오셨다고 하네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오늘 형님이신 정몽구 회장님의 사모님이 별세하셨다고 합니다. 가정에 이런 어려운 일이 있는데도 토론회에 나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러면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시간관계상 질문은 1분 정도 하고 답변은 2~3분으로 짧게 해서 많은 질문을 할 수 있게 해주시면 감사하겠고요, 플로어에 계신 분들은 질문을 적어 사무국 직원에게 주시면 제가 종합해서 적절한 때 질문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저희 패널리스트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김진국 중앙일보 논설위원이십니다. 요즘 날카로운 칼럼으로 필명을 날리시는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이십니다. 최영범 SBS 정치부장이십니다. 김봉선 경향신문 논설위원이십니다. 그럼 바로 질문에 들어가겠습니다. 김진국 논설위원 해주시죠.

 

김진국(중앙일보 논설위원):정 대표님의 행동이 요즘 옛날과 비교해 굉장히 변했다는 평가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아직도 비주류 체질이 남아 있다는 지적들도 있고요. 어쨌든 정 대표님께서 기조연설에서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로 들어왔다고 말씀하시면서 개혁의지를 상당히 강조하셨습니다. 그런데 당내 세력분포를 보면 아직도 정 대표님 세력이라는 게 아주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표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개혁들을 얼마나 추진력을 갖고 밀어붙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 벽을 어떻게 뛰어넘을 생각이십니까?

 

정몽준(한나라당 대표):첫 번째 질문으로 제일 중요한 질문을 해주신 것 같습니다. 현실에 대한 분석은 맞는 것 같습니다. 정치는 세력인데 세력 없이 어떻게 당에서 개혁을 하려 하느냐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한나라당에 많은 현역의원들이 계시고 또 위원장들이 계시는데 그분들이 다 나라를 위해서 정치하는 분이지, 본인을 위해서 한다든지 특정계파를 위해서 정치하는 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국민들께서 우리나라 정치가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판단해 주시면 그분들이 다 거기에 협조해주실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한나라당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김진국:대표님께서 당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누구에게 열겠다, 어떻게 열겠다는 것인지 좀 말씀해 주시고요, 과거 3김 정치시대를 보면 3김같이 당내에서 상당히 힘을 가진 사람이 그런 영입을 활발히 했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표께서 기업을 운영해 보셨지만 오너가 할 수 있는 것과 고용사장이 할 수 있는 게 다른데, 조금 전 질문드렸던 바와 같이 정 대표님 입장에서 그 영입의 폭을 어떻게 확대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정몽준:누구에게 문을 열겠다는 뜻이냐 이렇게 질문해 주셨는데요, 유명하신 스타플레이어도 물론 영입해야 하지만 저는 팀워크를 위한 일반국민 영입과 우리의 많은 당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나라당 당원이 여기 총장님 와 계시는데 170만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지금 우리나라 정당의 문제는 당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당원에게 아무런 역할과 책임이 주어지지 않는 게 문제이기 때문에 당원들이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문을 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오너와 고용사장의 차이가 있는데, 오너는 오너의 장점이 있고 고용사장은 고용사장으로서의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오너니까 꼭 잘하는 건 아니고요, 고용사장이 오히려 오너가 아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 회:다음은 김순덕 논설위원 질문해 주시죠.

 

김순덕(동아일보 논설위원):아까 국민이 가장 경멸하는 대상이 국회라고 정확히 말씀하시면서 그 원인을 여야 의원이 정당의 포로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하겠다고 하셨는데 당론으로 일사불란하게 행정부에 협조하는 게 아니라 이번 국회부터 크로스보팅을 기대해도 되겠습니까?

 

정몽준:지금 국회법에도 ‘양심과 소신에 따라서 표결해야 한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김순덕:실제로 안 되니까 그러는 거죠.

 

정몽준: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보고요, 저는 우리 한나라당 현역의원들은 20만 주민이 뽑아주신 분들이고 주민들께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온 분을 현역의원으로 당선시켜줄 때는 우리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충분히 이해하시고 뽑아주셨기 때문에 우리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원칙에 맞춰서 하면 그분들이 자유롭게 표결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저희들이 다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순덕:뽑기는 주민들이 뽑았지만, 뽑히기 위해서는 계파에 묶인 공천제도라는 벽을 뚫어야만 합니다. 저는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회의 포로라기보다 계파의 포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바로 다음 총선부터 그 한계를 깨기 위해서 계파중심 공천제도를 바꾸는 당헌ㆍ당규 개정을 주도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정몽준:저는 이것이 우리나라 정치의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오기 전에 저를 도와주신 몇 분하고 차 한잔하면서 잠시 이야기했는데 그중 한 분이 저한테 ‘공천제도 고친다고 해도 당장 한다고 하지 말고 앞으로 천천히 하겠다, 이렇게 해야지 잘못하면 돌아가서 혼나지 않겠냐’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우리나라 정당정치는 일본과 비슷한 점이 많이 있고요, 일본 정치의 핵심이 공천제도인데 그런 면에서는 일본과 비슷하고, 미국의 경우는 1903년도부터 각 주에서 법을 통해 주지사, 상원의원, 하원의원을 전부 주민들이 직접 투표해서 뽑도록 해놨습니다. 우리가 일본식 정치, 공천, 계파, 이것이 좋다면 계속 이대로 하는 것이고요, 현행 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순덕:죄송하지만 생각만 하실 게 아니라 다음 국회를 위해서….

 

정몽준:의원님들께서 모이시면 제일 많이 하는 얘기가 지난번 선거와 앞으로 공천을 어떻게 받을 거냐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우리가 지난 4월달 재보선에서 소위 말하는 5대0으로 참패하고서 혁신위원회가 있었지요. 혁신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좋은 의견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중 하나가 공천배심원 제도였어요. 공천배심원 제도는 저희들이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고 또 궁극적으로는 주민들이 직접 뽑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정당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몸싸움하는 것은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고 국회는 대통령선거를 위한 선거운동 도구로 전락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들을 하거든요. 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선거철이 되면 여당, 야당 안에서 당내 후보경선을 하고 또 후보가 정해지면 현역의원 수십 명이 대통령후보 캠프에 가서 본부장, 위원장, 비서실장 쭉 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미국에서는 없는 현상이지요. 미국은 주지사, 상원의원, 하원의원이 전부 자기 예비선거인 프라이머리를 해야 되기 때문에 대통령후보가 정해졌다고 해서 우리나라와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대통령선거를 계속하면 이런 폐단은 계속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 공천을 어떻게 바꿀 거냐가 질문이시죠?

 

김순덕:당헌ㆍ당규를 개정하시겠습니까?

 

정몽준:일차적으로 공천배심원 제도를 추진해 보겠습니다. 당헌ㆍ당규를 개정해야겠지요.

 

사 회:다음 질문은 최영범 SBS 정치부장이 해주실까요?

 

최영범(SBS 정치부장):모두 기조연설에서 당ㆍ정ㆍ청의 원활한 소통을 강조하셨습니다. 또 입법부로서 행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 기억에 대표 취임 직후 청와대 회동을 가지셨을 때 그 자리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우선 당과 청와대 간의 소통 강화를 요구하신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과거 당청관계에 있어 가장 큰 문제가 과연 소통부재 때문이었다고 생각하시는지가 궁금하고요, 그 밖에 다른 당청관계에 있어 시급히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소통 말고 어떤 문제가 있었다고 보시는지 같이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정몽준:소통부재가 당ㆍ정ㆍ청 문제의 원인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을 하셨는데 저도 그렇게 봅니다. 소통부재의 원인이 여러 가지 있을 텐데요, 뭐 얘기하자면 조금 전 김순덕 위원님이 물어본 것과 같이 계파문제 이런 것이 큰 원인이고 신뢰관계가 좀 약하지요. 당 안에 칸막이가 많이 있으니까 의사소통이 잘 안되는 것이죠. 우리 당 안에는 계파도 있고 연구모임도 많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폐쇄적으로 운영되면 문제가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렇다고 이런 것들을 지금 당장 없애라고 해도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최소한 개방적으로 운영되도록 그 계파나 연구모임 책임자들께서 고민 좀 해주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영범:취임하신 지 세월이 조금 흐르면서 여러 가지 당청관계에도 변화가 있었고, 환경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청와대 회동 이후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셨던 방향대로 당청관계가 달라지고 있다고 보시는지 평가해주시면 좋겠고요, 달라진 게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다, 이렇게 예를 들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정몽준:제가 보면 우리 당에서 행정부 또는 청와대에 부탁하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당과 행정부 전체를 비교해보면 전문인력이라든지 여러 분야에서 행정부와 비교가 안 되겠지요. 대통령께서는 정당이 행정부를 계속적으로 잘 지원해주고 당이 안정적으로 운영됐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데, 아시는 것처럼 지금 대통령이 당에 공식 직함이 없지 않습니까? 청와대 쪽에서도 어떻게 하는 것이 당의 독립성을 배려하면서 청와대와 적절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 상당히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 장광근 사무총장이 오셨다 가셨는데 사무총장이 청와대를 하루에 3회 갔다 왔다 하는 식의 의사소통은 바람직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청와대에는 대통령 한 분이 혼자 일하는 데가 아니고 많은 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 여당의 많은 분들이 청와대에 가서 다른 참모들을 만나고 또 청와대의 여러 참모들도 여의도에 와서 만나고… 이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많은 분이 수시로 편안하게 만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데 제가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최영범:소통문제는 이제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보시는 건가요?

 

정몽준: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쪽에서 볼 때는 ‘저쪽에서 정보를 좀 더 빨리빨리 공유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이 있고 또 청와대에서 당을 볼 때는 ‘이 사람들이 도대체 일을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또 이렇게 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다르게 해놓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는데요, 그것은 기본적으로 행정부와 정당의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고, 하여튼 이런 것도 자주 만나 이야기해서 해결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 회:다음은 김봉선 경향신문 논설위원 질문해 주시지요.

 

김봉선(경향신문 논설위원):여야관계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대표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불행하게도 지금 여야관계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정 대표께서는 대표 취임 전부터 어떤 민주적 절차에 의한 정치, 그리고 힘에 의한 정치 배제를 역설해 오셨습니다. 오늘도 여야관계 회복을 두 번째 과제로 제시하셨고요. 그런데 과거를 보면 특히 지난해 해머국회로 유명한 한미FTA 비준 상정 때 말입니다, 힘에 의한 정치를 배제하신다면서 실제로 외통위 점거에 가담하셨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지금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그야말로 싸움을 위한 싸움으로 기록되고 말았습니다. 평소 강조해오신 소수배려 정치와 그 행동은 모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정몽준:김봉선 위원님처럼 그렇게 보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작년 11월이었지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제가 점거에 가담했다기보다는 아침에 일찍 와달라고 해서 갔다가 그냥 갇혔습니다. 그 안에 한 7시간 갇혔는데요, 우리 위원장이 박진 의원이신데 박진 의원도 아침 8시부터 문을 닫을 생각은 없었지요. 왜냐하면 ‘오후 2시에 의결한다’ 이렇게 되어 있어서 2시 가까이 되면 혹시 또 물리적 폭력행사가 있으면 그것 때문에 박진 의원이 키 크고 잘생겼는데 혹시 다치면 큰일 아니겠습니까? 그런 것을 예방하기 위해 경위들한테 부탁은 해놓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그런 사태가 좀 일찍 일어날 것으로 생각해서 ‘야, 문 빨리 닫아라’ 그러니까 문이 닫혔고, 닫으니까 그분들이 와서 문 열라고 하니까 지금 닫았는데 또 어떻게 여느냐, 그래서 그런 상태가 되었어요. 계획적으로 점거하려던 것은 아니었던 걸로 보고요, 민주당 최규식 의원님인가, 한국일보 편집국장 하셨던 그 민주당 의원께서도 저희와 같이 쭉 계셨는데요, 저희가 같이 있었는데 점거에 가담은 아니고 함께 갇힌 신세가 되었습니다.

 

김봉선:그러면 그 순간에 가급적 힘에 의한 정치를 하지 말자고 현장에서 박진 위원장이나 기타 여당의원들에게 말씀해 보셨습니까? ‘이래서는 안 된다’든지….

 

정몽준:네.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일어났는데 참 답답했습니다. 상정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겠다고 말씀하시고, 이쪽은 상정은 해야겠다고 하는데, 글쎄요… 민주주의가 말로 하는 것이고 국회가 말을 하는 곳인데 상정 자체를 막는 것에 대해서 저도 참담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김봉선:그것은 어느 쪽을 보느냐의 문제고요, 하나만 곁들여서 여쭈면 한나라당이 얼마 전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안인가요? 국회의 심의의결을 방해하는 행위를 죄로 다스리고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을 강하게 해서 경찰을 의사당 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그랬고, 안상수 대표는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거기서 받은 인상은 국회의 질서유지마저도 공권력에 기대려는가 하는 어떤 우려였습니다. 그 법안에 대해 대표께서는 찬성하시는지, 반대하시는지 말씀해주시죠.

 

정몽준:지금 질문은 국회유지를 위해서 공권력에 의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질문인데요….

 

김봉선:그렇습니다.

 

정몽준:아시는 것처럼 국회라는 데는 외부의 이런 영향에 대해 굉장히 취약하다고 생각하는데 국회의 질서유지를 위해서는 국회가 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이 도와주셔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국회출입이 허락되지 않으신 분들이 가령 유리창을 깨고 들어온다든지 하는 것은 정말 없었으면 합니다. 물론 여야관계가 좋아서 그런 것을 할 필요가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 제 목표이긴 한데 만약 어떤 물리적 충돌사태가 나서 어느 의원이 크게 다쳤다든지 하면 최소한의 예방조치는 해야 되지 않느냐 하는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김봉선:시간이 제한돼 있어 하나만 더 질문하겠습니다. 정권교체 뒤 새 정권이 전 정권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여야관계 회복이라든지 정상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데요, 요즘은 뜸해졌습니다만 한나라당이 줄곧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해 왔습니다. 거기에 대해 동의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정몽준: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가 저희 한나라당 의원모임에 와서 그 말씀을 하셨어요.

 

김봉선:예, 들었습니다.

 

정몽준:의원들께서 앞으로 그 표현을 자제하겠다고 그랬는데,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희가 야당을 폄하하거나 야당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지난 10년 동안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힘든 일도 다소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소위 말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많이 변질되는 느낌을 개인적으로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도 가끔 뵙고 그랬었는데, 김 대통령께서 취임 2년차인가 국군의날에 ‘6ㆍ25전쟁은 제2의 통일 시도였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장군들이 ‘이게 무슨 말씀입니까?’ 여쭤봤더니 청와대의 설명이 ‘원고에 없었다. 그렇지만 대통령께서 하셨다’ 그런 설명이 있었고요, 노무현 대통령은 돌아가셔서 말씀드리기 송구스럽긴 한데 여러 가지 말씀 중에 제 기억에 남는 것은 ‘대한민국의 역사는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했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물론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사에 어두운 면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데 저는 이것은 소위 말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남쪽보다는 북쪽에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의 의견에 동의하신 게 아닌가 이런 걱정을 그 당시에 했었는데요, 그렇지만 야당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표현이 부담이 되고 적절치 않다고 그러면 그분들의 의견을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 회:이제 김순덕 논설위원 해주실까요?

 

김순덕:아까 공천을 위해서 당헌ㆍ당규 개정을 하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거기에 여성적인 어머니정당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말씀과 함께 지방선거에서 여성을 30% 공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셨는데 그 부분도 당헌ㆍ당규에 넣으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또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지역구나 이런 데서도 여성 30% 공천을 명문화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정몽준:30% 공천은 지금 한나라당 여성위원장을 맡고 계시는 이은재 의원님이 법안으로 냈고,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 중에 있습니다. 현재 여성인재가 30% 공천을 받을 만큼 많지 않다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데요, 그 말씀도 일리는 있지만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하는 이야기라는 말씀도 하시기 때문에 저희는 최대한 노력할 생각이고요, ‘여성 30% 공천’이라는 것은 ‘그렇게 많이 하느냐’ 이런 느낌을 갖는데 그렇게 표현하지 마시고 ‘남성을 70% 공천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 회:이것과 관련된 질문 더 있습니까?

 

김순덕:된 것 같아요.

 

사 회:그러면 다시 김봉선 논설위원 하실까요?

 

김봉선:제가 정 대표님을 떠올릴 때마다 박근혜 전 대표님을 같이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게 두 분이 워낙 각별하고 또 어떤 치열한 경쟁자라 할까요? 그래서 두 분의 만남 자체가 뉴스가 되곤 합니다. 그게 우리 현실이고요. 여기서 드리고 싶은 얘기는 2002년 대선 때 얘기입니다. 당시 한일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정말 정 대표님의 지지율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습니다. 그때 박 전 대표를 만나서 지지 요청이랄까요, 그런 것을 했는데 거절당하셨잖아요. 표현 자체가 적절치 않습니다만, 결과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때 내세운 게 지지율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박 전 대표가 정 대표의 지지를 훨씬 상회하는 게 사실인데, 앞으로 많은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만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경선 전이라도 먼저 나서서 박 전 대표를 돕겠다고 하실 의향이 없으십니까?

 

정몽준:그러니까 ‘피곤하게 하지 말고 쉽게 하자’ 이런 뜻인 거죠?

 

김봉선:그렇지요. 그렇습니다.

 

정몽준:오늘 제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관훈클럽에서 초청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달려왔는데 오늘 여기서 열심히 하면 인기가 좀 올라간다고 해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시장경제에서도 플레이어가 많이 있어야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리 한나라당이 여당 다수당인데 박근혜 전 대표가 국민의 가장 많은 사랑과 지지를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국민들께서 보실 때 ‘한나라당에는 대통령감이 되는 의원이 그래도 서너 명 있다’ 이래야 한나라당이 여당으로서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제가 아니더라도 우리 한나라당에는 국민이 보실 때 좋은 후봇감이 여럿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봉선:하나만 덧붙이면 약간 언짢은 질문인데요, 당시 박 대표, 편의상 박 대표로 하겠습니다. 박 대표가 지지 요청을 물리친 이유 중에는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의 변호사가 강신옥 변호사였고, 그 강 변호사께서 정 대표의 상당한 측근으로 있어서 그것도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건데,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게 아니고 정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를 너무 피상적으로 알고 계신 것은 아닌지 하는 겁니다. 초등학교 동창생이고, 많은 만남을 갖고 계신다고는 하지만 너무 피상적으로 아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입니다.

 

정몽준:강신옥 전 의원님이 제 측근이라기보다는 제 선배님이죠. 테니스도 저보다 훨씬 잘 치시고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너무 피상적인 생각을 한 거 아니냐 그 말씀은 맞는데요, 그런데 강신옥 의원께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변론한 건 다 알기 때문에 제가 그런 것을 모르고서 한 것은 아니고, 저는 2002년에 대통령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당시 어느 여당의원께서 출마해야 될 테니까 본인이 탈당하고 무소속인 저를 도와주시겠다고 하셔서 제가 오히려 만류할 정도였는데요, 그런데 2002년 추석 때쯤 해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제가 그때 현역 중진의원으로서 여론조사에서 1등을 했다고 그러는데 내가 준비를 안 했기 때문에 출마를 안 하겠다고 하는 것도 무책임했기 때문에 그 당시에 출마를 했었고, 준비를 안 한 상태에서 출마하다 보니까 그렇게 여러 분에게 심려를 끼쳤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 회:예, 김진국 논설위원 질문해 주시겠습니까?

 

김진국:오늘 기조연설에서 ‘이번 회기 중에 개헌특위를 구성하겠다’면서 개헌에 대한 의지를 밝히셨는데요, 그런데 정작 개헌의 핵심인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안 밝히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어떤 권력구조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하실 수 있는지요?

 

정몽준:저는 개헌논의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헌논의 자체가 정말 자유롭게, 풍성하게 되려면 작년에 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운 감이 있고요. 어느 권력구조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이신데 4년 중임제를 좋아하시는 분, 분권형 대통령제를 좋아하시는 분 이렇게 나오는데요, 저는 어느 제도건 과도한 권력의 집중을 막는 장치는 꼭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진국:과거에 말씀하신 것을 보니까 2000년의 경우 ‘4년 중임제를 하면 전반기 4년이 다음 임기 재선을 위한 기간이 될 수 있으니까 오히려 안 좋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고, 2년 뒤에는 ‘4년 중임제가 좋다’는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혹시 제가 오해했을 수도 있는데….

 

정몽준:제가 설명드려도 될까요?

 

김진국:그래서 입장이 좀 불명확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어 여쭤봅니다.

 

정몽준:어느 제도도 완벽한 제도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4년 중임제를 제가 나쁘다고 했다가 좋다고 한 그런 기억은 잘 안 나는데요, 제가 4년 중임제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이렇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부시의 경우 그분이 재선에 실패하셨지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재선에 실패하면 실패한 대통령으로 낙인찍히기 때문에 어느 대통령이든 당선되면 처음 4년은 재선을 의식한 선거운동을 계속합니다. 행정을 하는 것이 아니고 선거운동의 연장이 되는데, 그래서 아버지 부시의 경우 재선에 실패했지만 처음 4년 동안 아침 2시간은 지지자들에게 전화하고 편지 쓰는 데 꼭 할애했다는 것이 본인의 자서전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 오전 2시간 동안 전화하고 편지 쓰면 거기에 힘이 다 빠져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고요, 가령 어느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재선에 성공하자마자 바로 레임덕에 빠지는 것이 미국 대통령제의 특징이다, 이렇게 알고 있지만 제가 말씀드린 것은 4년 중임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제도는 다 장단점이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진국:방금 대표님은 ‘개헌논의가 너무 늦었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사실 어떻게 보면 노무현 대통령 때도 논의가 상당히 있어 각 사회단체나 학회마다 토론회를 열고 그랬기 때문에 논의가 부족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왜 늦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일부에서는 이미 개헌은 물 건너갔다,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 개헌특위를 구성하시겠다는 것과는 어떻게 연결해서 이해해야 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정몽준:작년 18대 국회가 시작하면서 개헌논의를 하자는 연구모임이 출범해서 여야 의원 186명이 서명했습니다. 저를 도와주는 어느 의원님이 저보고 이런 얘기 하지 말라고 했는데 말씀을 드리면, 작년에 야당은 촛불데모에 나가야 했었고 또 우리가 개헌논의하자고 그러면 여당의 무슨 정치적 음모가 아닌가 하며 야당에서 응하지 않았어요. 저희 여당도 잘 아시는 것처럼 임기 초에 개헌논의하는 것이 권력누수 현상으로 이어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염려하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안 했거든요.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 의원 186명이 서명하고도 그것에 대해서 논의를 못한 것은 참 안타까운 현상이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여야 간에 논의를 해야 되고, 논의해서 무슨 합의에 이르면 궁극적으로 국민들께서 결정하시게 되는데 이렇게 되는 게 금상첨화라고 생각합니다. 여야 간에 논의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전 여야관계를 어떻게 복원할 것이냐 했는데 복원하는 제일 기본적인 방법은 대화를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여야간 대화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봅니다. 비유하자면 강이 말라버렸는데 그 강물이 깨끗하냐, 더러우냐를 논의하는 게 얼마나 무의미한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김진국: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제한적 개헌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일부에서는 개헌은 한번 하기가 굉장히 어려우니까 그동안 해야 한다고 지적되었던 부분들까지 같이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 대표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몽준:대통령께서 말씀하시면서 ‘제한적’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저는 ‘제한적’이라는 뜻의 의미를 ‘실현 가능한’이라는 뜻으로 이야기하고 싶어요. 헌법학자이신 김철수 교수께서도 ‘우리가 정말 개헌을 추진하려면 헌법 전문은 손대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같은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사 회:예, 최영범 부장 질문하시지요.

 

최영범:지금 시간이 제법 흘렀습니다만 공천, 개혁, 크로스보팅, 그 다음에 개헌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이제는 뭔가 총론이 아닌 각론을 제시하실 때가 된 것 같은데 대표님 하시는 말씀을 쭉 들어보면 항상 교과서적인 답변, 원론적인 답변만 하시는 경향이 있어서 제 질문에는 가급적 각론을 말씀해주십사 미리 말씀드립니다. 지금 선거제도 개편,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국회에서 한창 벌어지고 있습니다. 역시 이 문제에 대해서도 대표께서 내놓으신 반응은 ‘정치적 유ㆍ불리를 떠나서 나라의 백년대계 차원에서 접근해야 된다’ 이렇게 말씀하신 바 있고요, 이 또한 이를테면 ‘총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지금쯤 되었으면 집권당 대표로서 ‘자,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어떤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 내 생각이다’라는 걸 내놓으실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서 이른바 중대선거구제를 받아들이실 의향이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고요, 또 한 가지는 역시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해 여야 간에 당연히 입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수용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입장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정몽준:중대선거구제와 지역별 권역제에 대한 저의 의견을 여쭤보셨는데, 제가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한 것이 ‘일본의 정치경제’였는데 일본이 파벌정치를 공개적으로 한 것은 2가지 제도 때문입니다. 하나는 공천제도이고 또 하나는 중대선거구제죠. 그런데 일본도 지금 소선거구제를 하기 때문에 중대선거구제가 우리 현실에 맞는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야 된다고 보고, 지역별 권역제는 저희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럴 경우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역을 좀 넓게 잡아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영범:그러면 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계시군요?

 

정몽준:중대선거구제는 일본의 경우 자민당의 파벌을 제도화한 제도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영범:우리 현실에 바로 도입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정몽준:네,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최영범:다만 권역별 비례대표제 정도는 생각해보실 용의가 있다는 거군요? 한 가지 더 여쭤보겠습니다.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해서 지금 아시다시피 수도권 일부 지자체들끼리 단체장들의 합의에 의해서 상당히 활발하게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좋은 표현으로 하면 자율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그것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를테면 정치적 편의에 따라서 행정구역 개편이 너무 중구난방으로 추진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도 있을 수 있거든요.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 이것을 자율에 맡길 것인가, 아니면 중앙정부나 국회 차원에서 효율성을 감안해서 일정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그런 유도를 해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의견들이 있습니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율적으로 맡겨야 한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국회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정몽준:지금 이 자리에 우리 허태열 최고위원님이 우리 당에서 선진화특위도 하고 계시고 전문가이신데 아마 직접 답변하시면 더 좋은 답변을 들으실 텐데요, 이다음에 혹시 초청해주시면 들으시도록 하고 오늘은 제가 하겠습니다.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중구난방으로 될 우려가 있다’ 저도 그렇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수백 년 내려온 제도를 고친다는 게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요, 이 행정구역 개편의 취지는 2가지입니다. 다 계단으로 되어 있는 거, 중앙정부, 도, 군, 읍, 면,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을 현대사에 맞게 고쳐보자, 그리고 자치단체가 자치권을 갖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단위가 필요하기 때문에 좀 커져야 되겠다. 그래야 경찰권도 주지 않겠습니까? 그런 2가지 취지인데 자발적으로 하는 것과 일정수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을 하겠냐인데 2가지를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일본의 경우는 이것을 입법해서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우리의 경우는 지금 허태열 최고위원님이 역량을 십분 발휘하시면 입법도 가능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반드시 쉽지는 않은 게 아닌가 걱정도 합니다만 2가지를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진국:세종시 문제가 지금 굉장히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정운찬 총리는 원안을 수정해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원내대표는 원안대로 가는 게 당론이라고 하고, 대표님도 일단 원안처리 당론이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좋은 도시를 만드는 취지도 중요하다고 약간 애매한 말씀을 하셨는데 세종시에 대한 정 대표님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정몽준:우선 정 총리께서 ‘세종시의 원안을 수정해야 된다’고 하셨다는데 ‘수정’이라고 해석도 되는데요, 수정 보완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세종시에 관한 것은 입법으로 추진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이번에 국회에서 법을 만들면 세종시의 법적 지위 등에 관해서 다 아실 텐데요, 법적 지위를 특별자치시로 해서 세종시 원안대로 하는 것이 저희 생각입니다.

 

최영범:원안이라는 것은 특별자치시로 하되 그것을 보완한다, 이런 말씀이시죠?

 

정몽준:문자 그대로 원안대로 하는 것이 저희 당론입니다.

 

최영범:9부2처인가요? 지금 이전 예정돼 있는 행정기관들 다 내려보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이면 되겠습니까?

 

정몽준:그것은 저희 국회가 할 일은 아니고요, 국회는 법을 만드는 것이고 그것은 행정부에서 할 일로 알고 있습니다.

 

김진국:행정부처 이전하는 것은 법안 사항이 아닌가요?

 

정몽준:행정부에서도 그 원안을 많이 반영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봉선:그런데 얼마 전에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 있잖아요….

 

정몽준:진수희 소장 여기 와 계시는데요.

 

김봉선:아, 와 계십니까? 어떤 미묘한 발언을 하셨습니다. 세종시에 대한 당론은 그렇지만 세종시에 대한 민심이 변화하는 흐름이 있다고 해서 추정해보자면 정운찬 총리나 청와대 뜻과 맞춰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정몽준:우리 진 소장님은 당내 주류의 핵심이시니까 청와대의 흐름을 빨리빨리 캐치하시는 걸로 저는 보고요, 하여간 원안대로 하는 것이 지금 우리 당내의 전반적인 분위기입니다.

 

김봉선:지금 그렇다는 얘기지요?

 

정몽준:네, 그렇게 하는 것이지요, 현재로서는.

 

김진국:그런데 지금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원안대로 가자는 것은 22.7%밖에 안 됩니다. 대표님이 원안대로 가자는 게 도대체 뭘 말씀하시는 건지 애매한데요,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손해는 안 보면서 적당히 바꿔보자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정몽준:우리 당은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있지만 역시 정보가 부족하고요, 그래서 행정부와 저희가 협의하고 야당과도 협의하겠습니다.

 

김진국:일부에서는 정 총리가 취임하기 전부터 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대표님 오늘 연설문에도 그런 지적들이 있었지만 굉장히 화려하게 수사들이 나열되지만 정작 뭐를 말씀하시는지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다, 그런 지적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지도자로서 중심에 서서 뭔가 구심점 역할을 하려면 그런 승부사 기질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정몽준:사람은 2가지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계속해서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고, 저지르는 일을 계속 뒤따라가면서 수습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러는데 하여간 저희들은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 회:세종시에 대해서는 굉장히 곤란하신 것 같아요. 김봉선 논설위원, 질문하실 게 있으면 질문하세요.

 

김봉선:이것은 제 개인적 관심사라기보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서 여쭙겠습니다. 재산문제인데요, 1조 5천억에서 3조원… 물론 재산 많은 게 죄일 수도 없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찌됐든 이명박 대통령이 경선과정에서 재산의 사회환원을 선언했고 또 실천도 해서 그게 또 부담이 되는 측면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걸 염두에 둔 듯이 대표님께서도 오늘 장쩌민, 자오쯔양, 에드워드 케네디까지 거론하셨습니다. 얼마 전 동아일보 인터뷰에선가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 생각해보겠다’고 원론적 말씀을 하셨는데, 며칠 지났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진전시킨 내용이 있으십니까?

 

정몽준:저희 선친께서 그 회사를 설립하셨고요, 제가 그 회사에서 일했었고 그래서 그 회사의 주주이기 때문에 평가된 금액이 저의 재산입니다. 그 재산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도 받지만 저도 사실 생각 안 할 수가 없죠. 그 회사가 지난 10년간 잘됐다고 한다면 저도 그 회사가 잘되는 데 조금은 기여했다고 생각하고, 어느 회사든지 잘되려면 경영환경이 안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영환경이 안정되는 데 제가 도움이 됐다고 저 스스로 위로하는데 그 회사가 있음으로써 수십만 명한테 지금 좋은 일자리를 주고 있는데 그렇다면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물론 현재 그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도 검토는 해보겠습니다.

 

사 회:김순덕 논설위원 질문해 주실까요?

 

김순덕:오늘 이 자리에서 역사가 새로 나오기를 바란다는 말씀 하셨는데 죄송하지만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을 들어보면 글쎄요… 역사라기보다 모든 부분에서 대부분 ‘생각해보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논의해보겠다’고 말씀하셔서 ‘저분이 대통령선거에 나온다면 뭘 보고 뽑아야 되나’라는 생각이 얼핏 듭니다.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은 청계천이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도 나름대로 있었고 그런데, 월드컵 유치 말고는 딱히 업적이 안 보이는데 뭘 보고 뽑았으면 좋겠습니까?

 

정몽준:우리 김 위원님께서 저를 이렇게 평가해주셔서 아주 고맙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중요한 문제들, 작년에는 소고기 문제가 중요한 문제였고 현재는 남북관계 또 경제회복이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전부 국내문제지만 전부 국제문제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국내문제와 국제문제를 구별하는 것이 힘든 세상에 살고 있는데 제가 그래도 비행기 많이 타고 다닌 덕분에 바깥세상을 조금 이해하고 있다면 뭐 그런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순덕:외교가 경쟁력이라는 말씀은 저도 다른 기사에서 본 것 같은데요, 그렇게 외교뿐만 아니라 경제도 그렇고 그쪽에 경쟁력이 있으시다면 한미FTA의 한미 양국이 인준하는 거라든가 아니면 전작권 환수 재협상이라든가 이런 구체적인 문제를 붙잡고 해결해내실 의향과 능력이 있으실까요?

 

정몽준:제가 지금 우리 국회 내에서 여야를 포함해서 한미의원외교협회 회장을 하고 있는데요, 저는 한미FTA에 대해서는 현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오바마 대통령께서 초기에는 미국 자동차노조 등 때문에 부정적인 말씀을 공개적으로 많이 하셨는데 이제는 완전히 달라져서 관심을 갖고 있으시고, 전작권에 관해서는 제가 무소속 의원 할 때도 열심히 했고 작년 1월에 대통령당선인 특사로 갈 때도 많이 했는데, 이 전작권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무소속일 때 우리나라가 OECD 가입하면 외환위기가 온다고 글을 여러 번 썼습니다. OECD 가입이라는 게 단기자본 자유화에 큰 역할을 했고 그것이 결정적으로 우리나라에 외환위기를 몰고 왔는데, 저는 그 문제를 지적만 했지 정말 김영삼정부 시절에 책임자들과 좀 더 진지하게 노력하고 그분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좀 못했다는 것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김순덕:죄송하지만 조금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다시 한 번 여쭤보면 한미FTA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완전히 비준 통과가 되는 것까지 기대해도 되겠습니까, 정 대표님한테?

 

정몽준:네, 저는 그렇게 전망하고 있고요, 미 행정부가 한미FTA가 미국 경제회복 프로그램에 도움이 된다고 미국 의회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김순덕:대표님은 어쩌면 이명박정부보다는 조금 오른쪽에 계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까 대한민국의 정통성 이야기도 하셨지만, 과거에 나온 기사를 보면 시장경제에서 정부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는데 오늘 기조연설문을 보면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를 줄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면 ‘정부가 조금 더 분배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된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러면 정 대표님의 확실한 이념은 뭔가 궁금해집니다.

 

정몽준:우리가 지난 정부를 표현하거나 비판할 때 ‘포퓰리스트’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저는 정치인은 우파든 좌파든 다 포퓰리스트 소질이 있고 다 그렇게 하는데 그래도 좋은 포퓰리스트와 나쁜 포퓰리스트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좀 해봅니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고 어떤 규범의 차이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는데요, 시장에 대한 정부개입 얘기를 잠깐 하셨는데 저는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정치학자 찰머스 존슨이라는 사람도 자신의 책에서 ‘정부가 개입하되, 시장경제원리에 맞는 개입을 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시장경제원칙을 말살하는 개입을 하면 효과도 없고 안 되는 것이죠. 그러나 시장경제를 이해하면서 시장경제를 강화시키는 개입은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 회:최영범 부장 질문해 주시지요.

 

최영범:아까도 말씀이 있었습니다만 당 안팎에 우리 정 대표를 포함해서 여러 명의 대권주자들이 이른바 차기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남을 평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줄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보시기에 대권주자 가운데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시는지, 가장 신경이 쓰이는 상대인지 꼽아주실 수 있으면 꼽아주시고요, 왜 그 사람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시는지 같이 좀 언급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정몽준:사실 방송국에 저희 당보다 더 많은 정보가 있으실지도 모르는데요, 질문을 해주셨으니까 제가 답변드리겠습니다. 아시겠지만 박근혜 전 대표가 국민의 많은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분이 가장 유망한 후보가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 다음에 여론조사 쭉 나오는 것 보면 현재는 어떻게 되나요?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시장, 우리 당에서는 그런 것 같습니다.

 

최영범:야권 쪽에서는 누가 잠재적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십니까?

 

정몽준:야당은 지금 일종의 격동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에는 여러 분이 나오는데 그것을 제가 언급하는 것은 혹시 결례가 아닌가 싶어서 좀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최영범: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사 회:정운찬 총리와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두 분이 좀 섭섭하시겠네요. 거론도 안 해주셔서.

 

정몽준:신문 등의 여론조사에서 앞으로 나오시겠지요. 아직은 안 나오시지만.

 

사 회:객관적으로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정몽준:근거 없이 얘기했다가 혼나면 안 되니까요.

 

사 회:그러면 잠시 플로어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아까 공천배심원 제도 말씀하셨는데 과거 공천심사위와 차이점이 뭔지 간단히 말씀해달라고 하시네요.

 

정몽준:공천배심원 제도는 즉흥적으로 나온 단어는 아니고요, 미국에서도 그런 것을 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200명~300명 문자 그대로 배심원처럼 모여서 그분들이 결정하는 제도입니다.

 

사 회:예. 그러면 정책적인 것 좀 여쭤볼까요? 김봉선 논설위원 해주실까요?

 

김봉선:본질문에 앞서서 간단히 하나 여쭙겠습니다. 대표님을 골탕 먹이려는 것은 아니고요, 위장전입하신 경험이 있으십니까?

 

정몽준:우리나라에 위장전입이 대강 2가지 이유인 것 같은데요, 하나는 자녀교육, 두 번째는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 하는데, 저는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6학년, 5학년 다닐 때 강남 살다가 용감하게 강북으로 이사 왔어요. 위장전입한 적은 없습니다.

 

김봉선:알겠습니다. 다른 질문 하겠습니다. 기조연설문에서 서민정책 부분을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그중에서 인상적인 게 얼마 전 타계한 에드워드 케네디가 부잣집 출신임에도 거의 대부분 소수를 위한 입법활동을 했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분의 정치생활은 어림잡아 40년인데 40년을 그야말로 서민을 위해서 실천한 사람인데요, 대표님께서도 6선이시고 21년째 의원을 지내고 계십니다. 대표님이 케네디 의원을 거론하신 것은 아마 롤 모델이랄까 그런 것을 염두에 두신 것으로 보이는데, 대표님께서 여성이나 장애인 또는 서민 등 이른바 소외계층을 위한 입법활동을 한 게 있으면 예를 들어주십시오.

 

정몽준:제가 국회와 관련해서 많이 주목되는 이유는 ‘국회 출석률이 낮다, 입법을 많이 못했다’ 이런 것이었는데요, 제가 그동안 입법활동을 많이 못했습니다. 앞으로 벌충하기 위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봉선:아, 앞으로의 얘기인가요?

 

정몽준:제가 보기에 중요한 법안을 제출한 적도 있었는데 무소속이라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정당의 뒷받침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통과가 잘 안되더군요. 제가 왼손잡이를 위한 법안을 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법안을 냈냐고 저를 야단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만 우리나라도 그렇고 전세계적으로 봐도 선천적인 왼손잡이가 많고 왼손잡이들이 머리도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령 대학입학 수능시험을 볼 때 팔걸이 책상의 경우는 왼손잡이가 엄청난 핸디캡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팔걸이가 왼쪽에 있는 책상도 최소한 몇%를 하자, 이런 얘기도 해봤는데 무소속 국회의원이 하니까 잘 안되더군요.

 

김봉선:지금은 대표님이시잖아요.

 

정몽준: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것 말고도 제가 보기에는 중요한 게 많이 있는데 잘 안되는데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봉선:알았습니다. 그리고 용산참사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운찬 총리가 추석날 용산을 방문했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어찌됐든 취임 전에 천명하신 바 있고, 실천했습니다. 정부가 직접 나서지는 못하더라도 용산참사를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들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동안 이 문제를 서울시와 철거민 사이의 문제로 돌리면서 정부가 진짜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 하는 의심을 받아왔습니다. 어쨌든 총리가 그렇게 나섰고, 저희들이 관측해볼 때도 용산참사를 풀지 않고 친서민정책을 얘기한다는 것은 참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정부가 직접 나서야 풀릴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정 대표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정몽준:용산참사 현장에 우리 정운찬 총리께서 가신 것은 잘하신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정부는 당사자가 아니니까 당사자끼리 잘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글쎄요… ‘정부가 당사자가 아니다’ 이렇게 법률적으로는 말씀하실 수가 있는데 요즘 같은 현대사회에서는 정부가 당사자가 아닌 일이 별로 없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법적으로 얘기하면 그렇지만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해야 되는 건 당연하고 정부가 그동안 관심을 안 가졌다는 얘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알기로 인명진 목사님이 애를 많이 써서 거의 합의까지 갔다가 또 안 됐는데 정부에서는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관심을 갖도록 촉구해야 되겠습니다.

 

김봉선:인명진 목사 말씀하셨는데 그분은 물론 당원이기도 합니다만 종교단체 차원의 접근이었다고 생각되고요, 그리고 제가 듣기에도 합의 직전까지 갔다가 어떤 진상규명 부분에서 걸림돌이 되어서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표님께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정부가 어떻게 당사자가 아닐 수 있느냐’는 말씀이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는데요, 이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또 강력하게 이 대통령한테 촉구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정몽준:하여튼 적극적으로 관심은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개적으로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하는 것이 좋으냐 하는 것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부가 지금 애를 쓰고 있고, 저희들보고 좀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 하니까 저희가 관심을 갖고 보겠습니다.

 

사 회:플로어 질문이 많아서 패널도 질문을 짧게 짧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요새 한반도 정세가 여러 가지로 요동치는데 김진국 논설위원 질문 하나 해주시겠습니까?

 

김진국:선친께서 소떼를 몰고 북한으로 가실 때 정 대표께서 혹시 조언을 많이 하시고 옆에서 도와주셨는지요?

 

정몽준:조언은 못했고요, 그때가 98년도인데 저는 프랑스월드컵 때문에 프랑스에 있었는데 소떼가 트럭에 실려서 판문점을 넘어가는 것이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신문 1면에 크게 났습니다. 그런데 그때가 우리나라의 IMF 외환위기 직후이기 때문에 제가 그 사진을 들고 다니면서 ‘야, 우리가 북한에 이렇게 소도 주고, 우리나라 경제위기 다 회복됐으니까 그렇게들 이해하라’는 얘기를 한 기억이 나네요.

 

김진국:대표님이 초선의원이셨을 때, 90년쯤인가요, 그때 노태우정부에서 남북 군축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그때 외교통일위에서 대표님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상당히 진전돼 있는데 재래식무기 군축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상당히 진전되었다는 지적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우파진영에서는 지난 정부에서의 대북지원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도운 거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 양자를 어떻게 조화했어야 됐고, 뭐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정몽준: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김일성ㆍ김정일 정권의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래식무기로는 더 이상 남북간에 군사경쟁이 안 되기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북한의 핵문제를 우리가 진보정권의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짧게 봐도 20년 동안 추진한 사업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2000년에 남북정상회담을 하셨는데 정상회담 직후 북한이 제2의 장거리로켓 발사대를 첫 번째 것보다 더 크게 만들었다는 보도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에서는 국민들에게 거기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재래식무기 감축은 하면 좋지만 참 어려운 것이, 재래식무기를 감축하려면 소위 말해서 신뢰구축을 제도화해야 하는데 신뢰구축을 하려면 남북간에 군사훈련할 때 서로 참관단이 가야 된다고 그러는데 북한에서 군사훈련할 때 우리 쪽 참관단을 허용할지 이런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북한 핵문제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이고, 우리가 이것 때문에 진보다 보수다 싸우는 것은 더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진국:오늘 새벽에 나온 소식을 보면 김정일 위원장이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만나서 미국과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전되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북관계에서 어떤 대북압박정책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원자바오 총리처럼 북한이 대화로 나오도록 유화책을 좀 더 가미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시죠. 그리고 지금 남쪽에 쌀이 남아서 문제되고 있는데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지원하는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정몽준:압박을 계속해야 되느냐 이러는데 ‘압박’이라는 단어는 조금 부정적인데요, 지금 유엔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을 제재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도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동참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는 특수한 이중적 관계라고 하지 않습니까? 현재로서는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통일을 해야 하는 특수한 이중적 관계인데 이런 이중적 관계일 때 가장 기본은 대화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햇볕정책’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아도 대화와 교류를 유지하는 것은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인데, 영어로는 흔히 ‘engagement’라고 그러는데 우리는 이것을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시작해서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까지 계속해 왔습니다. 우리가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데 군 최고책임자로서 당연히 북한과 대화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지요. 그리고 북한에 쌀을 주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을 하셨는데 저도 주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쌀을 줘서 그 쌀을 민간인이 먹도록 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통제사회이기 때문에 민간인 쌀, 군인 쌀이 따로 없지 않습니까? 외부에서 쌀이 온다는 것을 북한 정부가 알면 쌀을 전부 군인에게 미리 줘버리고 민간인은 텅텅 비워놓으면 그것은 또 의미가 없다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요, 현재 우리가 풍년이 들었기 때문에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합니다.

 

김진국:쌀의 인도적 지원과 쌀을 줄 때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를 어떻게 연계시켜야 한다고 보는지요?

 

정몽준:북한은 통제사회이기 때문에 쌀뿐만 아니라 뭐든지 다 정부가 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그것을 감수하고도 어느 정도 인도적 지원은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 회:안보분야에서 플로어 질문이 있어서 간단하게 질문할 테니까 간단하게 답변해주세요. 질문 중에 전시작전권은 아까 답변하신 것으로 갈음하고요, 또 한 분이 ‘6자회담에 그렇게 매달려야 하느냐? 한반도비핵화를 위한 다른 대안은 없는가?’ 이것에 대한 질문이 있으셨네요.

 

정몽준:최근에 이명박 대통령께서 미국에 계시는 동안 또 돌아오면서 ‘북한에 대한 정책은 우리의 독자적인 정책이 있어야겠다. 미국은 북한정책에 관심은 있지만 아프가니스탄이라든지 이런 데가 있어서 우선순위에서 북한문제가 좀 떨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중국의 경우는 현상유지 정책을 하는 것 아니냐. 그렇다면 북한 핵문제 해결은 우리가 좀 더 주도적으로 해야 되겠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당연한 말씀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또 국제사회 공조는 필요하기 때문에 6자회담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 회:또 한 질문이 있는데 ‘한반도 유사시에 태평양 연안의 우방지원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는지, 충분하다고 보시는지 답변해달라’고 합니다.

 

정몽준:제가 주한미군 전임사령관을 뵈었을 때 ‘한반도 유사시 작전계획에 따르면 지상군이 60여만 명, 비행기가 수백 대, 함정이 수십 척, 이렇게 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는 얘기를 했더니 그분이 그거 비밀인데 어떻게 아느냐고 물으셨어요. 우리나라 신문에 그림 포함해서 자주 나기 때문에 신문 보고 알았다니까 이분이 하여간 작전계획이고 그건 비밀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전시작전권 전환이 더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아시는 것처럼 전세계에서 국방비 지출을 제일 많이 하고 군사기술이 제일 앞섰기 때문에 제가 들은 이야기로는 심지어 유럽의 나토군도 유럽 군대와 미국군이 합동훈련할 때 미국의 군사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미국분들이 굉장히 신경 쓴다고 합니다. 물론 현재의 전시작전권 전환계획이 한미관계가 그동안 많이 훼손됐기 때문에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고 보지만 그 계획이 실현된다면 새로운 장비, 새로운 기술을 모두 한국군 지휘하에 넘겨줄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 밖의 여러 가지 이유로 하여간 전시작전권 전환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들은 얘기 하나 더 말씀드리면 전시작전권이 전환되면 한미연합사만 해체되는 것이 아니고 유엔사령부가 해체되는데 그래서 더 문제라는 것이 실무자의 이야기였습니다. 유엔사는 지금도 형식적인 조직이지만 미일 합동훈련의 근거가 되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만약 유엔사가 해체되면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미일 합동훈련의 근거가 없기 때문에 염려된다는 것을 저한테 얘기했는데 그래서 여러 가지로 걱정됩니다.

 

사 회:김순덕 논설위원, 경제 질문하시죠.

 

김순덕:사모님도 오셨지만 사실 정 대표보다는 정 대표 부인을 더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키도 크시고. 보통 남편들은 아내한테 아예 월급통장을 주거나 생활비를 주거나 그러거든요. 대표님께서는 사모님께 생활비를 얼마나 주십니까?

 

정몽준:제 생각에는 많이 주는데요, 우리 집사람은 저한테 수당을 추가로 주지 않으면 가만 안 있겠다고 항상 그럽니다.

 

김순덕:사실은 좀 궁금해서 여쭤봤는데 말씀을 안 해주시네요.

 

정몽준:아니요, 많이 주고 있습니다.

 

사 회:많이래요.

 

정몽준:그런데 제가 7년 전에는 회사 고문 직책이 있었는데요, 이제 그런 것도 없기 때문에 이제는 월급은 아니고 생활비라고 항상 강조하고 있습니다. 생활비 주는 거지, 월급 주는 건 아니라고요. 하여간 많이 주고 있습니다.

 

사 회:사모님 발언권 드릴까요?

 

김순덕:막내가 96년생으로 알고 있는데요, 중학생인가요?

 

정몽준:중학교 2학년입니다.

 

김순덕:혹시 과외를 하고 있습니까?

 

정몽준:우리 집에서 제일 한가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이 저고요, 아이들이 굉장히 바쁘더군요. 무슨 학원에 다닌다며 항상 바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순덕:사교육 때문에 사실은 국민 살림살이가 더 어렵거든요. 아이를 안 낳는 큰 이유가 교육에 너무나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만약 정 대표님한테 전권이 있다면 여야 의원하고 법 만들고 이런 거 말고 바로 전권이 주어진다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시겠습니까?

 

정몽준:이게 아주 오래된 논란인데 평준화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 결과적으로 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의 학력차이가 너무 나서 수업이 안 되는 현상, 이것을 교실붕괴라고 그러고 이 교실붕괴에 대해서 학부모와 교사의 90%가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평화로운 쉼터’라고 표현들 하는데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는 다른 게 해결이 안 되는데요, 하여간 평준화 논의를 하면 또다시 많은 의견으로 갈라지는데 그렇게 논의하지 말고 교실붕괴를 어떻게 해결할 거냐, 저는 이렇게 논의했으면 합니다.

 

김순덕:그래서 어떻게 하실 건가요? 논의를 한다면?

 

정몽준:수업이 가능하게 해야 되죠. 수준별 수업을 하려면 선생님이 더 있어야 되고 교재도 더 만들어야 되고, 그런 것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김순덕:전교조가 반대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몽준:전교조가 반대해도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전교조 있는 학교가 학력수준이 올라갔다, 이렇게 되는 것이 전교조에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김순덕:잘 아시겠지만 대졸자 태반이 백수입니다. 이것도 정 대표님한테 전권이 주어진다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시겠습니까?

 

사 회:대졸자 태반이 백수라고요?

 

김순덕:태반이 아니라 아마 요새는 더 늘었을걸요. 젊은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지금 당장 뭘 할 수 있다면 어떤 정책으로 풀어 나가시겠습니까?

 

정몽준:청년실업이 제일 큰 문제고요, 그런데 정부에서 무슨 창업기금을 만든다는 등 지금 많은 노력을 하는데 근본적인 해결은 역시 전반적으로 우리의 실물경제가 좋아져야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순덕:그것과 관련해서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정부가 사실은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죠. 규제도 많이 풀고, 감세도 하고 또 기업인을 만나기도 하고… 물론 대표님은 아직 안 만나셨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잘 안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정몽준:투자가 안 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그런데 또 투자를 많이 하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어제 신문 제목으로 나온 것을 제가 보았어요. 만약 기업이 정부가 투자하라고 해서 하고, 하지 말라고 해서 안 하면 그 기업은 문 닫아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사 회:최영범 부장 질문하시죠.

 

최영범:여러 차례 받아보셨을 법한 질문입니다만 다시 한 번 짚겠습니다. 2002년 12월 대선 전날 노무현 당시 후보와의 단일화협상을 파기하셨습니다. 또 지난 총선 때는 급작스럽게 울산에서 동작으로 지역구를 옮기셨고요. 정계입문 이후 무소속, 민자당, 국민당, 국민통합21, 또 무소속을 거쳐서 한나라당에 입당하셨습니다. 이런 정치적 행보를 놓고 이른바 정치적 신뢰에 대해 둔감하신 것 아니냐, 아니면 6선 관록에 걸맞지 않게 시류를 좇는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명하시겠습니까?

 

정몽준:6선 의원답지 않게 시류를 좇았다고 하셨는데 음지에서 양지로 가면 시류를 좇았다고 할 수 있지만 저는 음지에서 양지로 가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가령 울산에 있다가 동작으로 온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고, 당에서 필요하다니까 그렇게 한 것입니다. 제가 국회의원을 여러 번 했는데 물론 저는 당선되면 좋지만 떨어지더라도 제가 할 일이니까 한 것이지, 뭐 꼭 시류를 좇은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최영범:무소속에서 지금 집권여당 대표가 되신 것은 양지로 오신 것 아닌가요?

 

정몽준:아, 그거요? 여기 허태열 최고위원님 계신데 허태열 최고위원께서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후보경선할 때 왜 박근혜 후보를 도와서 하지, 경선 끝난 다음에 들어왔냐고 아직도 저를 원망하고 계시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는 데 제가 일조했다면 저의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저는 그래도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었기 때문에 정말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랐는데 그분이 하신 여러 가지를 보고 참 내가 책임이 크다 이런 생각을 했고, 그래서 이제 나라를 다시 바로 세워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든,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든 노무현 대통령과는 다른 정부를 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후보경선이 끝나면 제가 한나라당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나라당 입당식을 하고 나서 있었던 여담 한 가지 말씀드려도 될까요? 집에 가서 우리 집 막내에게 ‘야, 나 한나라당에 들어갔는데 네가 볼 때는 어떠냐?’ 그랬더니 얘가 중학교 2학년인데 생각하더니 ‘잘한 것 같다’고 그래서 ‘왜 잘한 것 같으냐’ 했더니 ‘이명박 후보가 될 것 같으니까 들어갔겠지, 뭐’ 이러더라고요. 그렇다면 제가 양지로 갔다고 얘기해도 될 것 같습니다.

 

사 회:예, 플로어에서도 노무현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 물어보셨는데 답변한 것으로 하고요, 다른 플로어 질문 하나 드릴게요. 정 대표께서는 정치지도자로서 갖출 것은 모두 갖추고 있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안 보인다고 합니다. 생사를 함께할 수 있는 동지와 충성스러운 아랫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는 정치지도자로서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 대표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몽준:네, 아주 좋은 말씀인데요, 그게 참 어려운 점인데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저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제가 찾아보니까 공자님 말씀이더라고요. ‘공을 세운 사람은 상을 주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자리를 주라’는 것입니다. 공자님 말씀대로 능력 있는 사람에게 잘해주는 게 원칙인데 그렇게 하면 지금 지적하시는 대로 의리가 없다, 이렇게 되니까 조화를 갖춰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사 회:저희가 9시 20분까지 예정되어 있는데 한 5분 남아서 패널 두 분한테 질문권을 드리겠습니다. 최영범 부장 질문해 주실까요?

 

최영범:지금 현안 가운데 하나가 미디어법 처리 문제입니다. 여야간 입장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아주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는데 미디어법 처리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보시는지 여쭤보고 싶고요, 또 한 가지 질문은 종편, 보도전문채널 허가 문제를 놓고 여권 내부에서도 상당히 혼선이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습니다.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든지 후유증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몇 개나 허가를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정몽준:굉장히 실제적인 질문을 하셨는데 제가 노무현 대통령 취임 전에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 가서 두 달 정도 있었습니다. 두 달 있는 동안 강의실도 여기저기 다녀봤는데 미디어 강의도 들었어요. 교수가 인도분인데 전세계 TV방송국의 소유구조를 비교하는데 우리나라도 나오더라고요. 선진국 여러 나라들과 비교하면서 우리나라 방송국 소유구조를 정부개입이 과도한 나라로 분류하더군요. 물론 정부의 소유지분이 많다는 것 자체로 좋다, 나쁘다 할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앞으로 선진국형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 현실을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종편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것은 이제 전문가들이 판단하실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좋은 의견 많이 듣도록 하겠습니다.

 

사 회:그러면 김봉선 논설위원 해주실까요?

 

김봉선:청와대 들어가셨을 때였죠.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의 기회’라며 동서고속도로 건설을 제안하셨고, 대통령도 흔쾌히 좋은 생각이라고 하신 걸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88고속도로라고 아시죠? 그 기능이 초창기에는 엄청난 상징적 의미를 갖다가 지금은 88고속도로라는 이름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제가 왜 이런 말씀을 드리느냐 하면, 물론 동서고속도로 건설을 전적으로 찬성하는 측도 있지만 비판하는 측에서는 토건국가 발상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동서고속도로라는 것도 좋지만 정서적ㆍ문화적 접근의 보다 업그레이드된 동서화합 방안이랄까, 지역통합 방안 그런 것은 없으십니까?

 

정몽준:제가 울산동구에서 국회의원 할 때 광주서구에 있는 정동채 의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서로 교류방문하고 했는데요, 저는 동서화합하는 데 제일 좋은 방법은 서로 자주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지금 말씀하신 동서고속도로는 새만금에서 포항까지 가는 고속도로로 건설하는 데 2조에서 3조원 드는 사업인데요, 저는 이런 사업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류를 해야죠. 이것을 물론 토목공사적 발상이라고 좀 좋지 않게 보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서화합을 위해서는 동서간에 교류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하고요, 새만금과 포항을 잇는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데 제일 어려운 것은 이 대통령께서 정확히 아시고 계신데 다리와 터널을 200개 정도 만드는 겁니다. 산이 제일 많은 지역이라서. 산이 많아서 경치도 좋고, 좋은 고속도로 하나 생기면 그것을 통해서 많은 사람이 교류하게 되면 굉장히 좋은 동서화합 방법이라고 봅니다. 지금 경상북도 쪽의 교통이 아직도 제일 오지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봉선:고속도로 건설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고요,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식의 접근만 하지 말고 정서적ㆍ문화적 화합을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이 병행되면 훨씬 좋지 않을까 하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정몽준:문화교류도 결국 사람이 다녀야 된다고 보고요, 예를 들어 오래전 동양과 서양의 문화교류 이런 것도 사람들이 다니면서 이루어진 것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문화교류에 관해서 더 연구해 보겠습니다.

 

사 회:플로어의 질문이 몇 가지 더 있었는데 개헌문제는 아까 답변을 주셨으니까 그것으로 갈음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국회폭력도 조금 미진해도 아까 답변한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한 가지만 간단히 질문하고 오늘 토론회를 마치겠습니다. ‘21세기 국제정치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기후변화인데 이 기후변화에 대한 정 대표의 철학은 무엇입니까?’ 이런 질문입니다.

 

정몽준:지금 전세계가 기술이 발달해서 지구촌시대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약기구가 영어 약자로 IPCC죠.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인데 2년 전에 3천명이 모여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보고서를 냈습니다. 그 보고서의 결론은 ‘2080년이 되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멸종한다’ 이렇게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금년 3월에 다시 모여서 그 보고서를 다시 검토했습니다. 리뷰했는데 결론은 ‘2080년보다 훨씬 앞당겨질 것이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2080년이면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고,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멸종한다고 그러는데 우리는 거기에 대해서 너무 경각심이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왜 그럴까 생각해 보는데요, 누가 ‘너 혼자 죽는다’고 하면 ‘큰일 났다’고 그러는데 ‘다 죽는다’고 그러니까 ‘누가 해결하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제일 큰 문제 중 하나라고 봅니다.

 

사 회:대표 되시더니 유식해지신 것 같아요. 하여튼 오늘 감사합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를 모시고 의미 있는 토론회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치발전을 위해서 유익한 토론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관훈토론회에 응해주신 정 대표와 수고해주신 패널들, 그리고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과 한나라당 관계자 또 기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토론회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창순(관훈클럽 사무국장):관훈클럽은 토론회에 나오신 초청인사에게 전통적으로 기념패를 드리고 있습니다. 관훈클럽 총무께서 기념패를 드리겠습니다. 제가 기념패의 내용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기념패.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관훈클럽은 귀하를 초청연사로 모신 가운데 유익한 대화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귀하와 함께한 소중한 이 자리는 52년을 이어온 관훈클럽의 전통과 더불어 길이 기억될것입니다.

                                                            2009년 10월 6일 

                                                         관훈클럽 총무 이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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