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토론회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초청 관훈토론회

초청자 :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개최일 :
2011-07-14
조회수 :
6,254
첨부파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초청 관훈토론회

 

일시:2011년 7월 14일 오전 10시

장소 :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

 

사회 : 정병진 관훈클럽 총무, 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

토론 :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위원

          성한용 한겨레신문 정치부 선임기자

          조복래 연합뉴스 정치에디터

          최명길 MBC 보도제작국 부국장

 

정병진(관훈클럽 총무, 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 사회):지금부터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초청 관훈토론회를 시작하겠습니다. 기자님들과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이 많이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그리고 한창 바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관훈클럽 초청에 응해 주신 홍준표 대표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홍준표 대표님은 굳이 이런저런 소개를 할 필요가 없을 만큼 다들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의 삶과 정치역정에 구성이 탄탄한 스토리가 많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홍준표 대표의 구체적인 커리어는 테이블 위에 있는 초청장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먼저 홍 대표님의 기조연설을 듣겠습니다. 홍 대표님 부탁드리겠습니다.

 

홍준표(한나라당 대표):말씀드리기에 앞서 지금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고 있어 걱정이 참 큽니다. 비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루속히 피해가 복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호우가 자칫 인재가 되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빈틈없는 대처를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이제 15년 됐습니다. 관훈토론회 초청을 받은 게 이번이 처음입니다. 꼭 한 번 관훈토론회 초청을 받아서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오늘 이런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전통 있고 격조 높은 관훈토론회에 초청해 주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정병진 총무님을 비롯해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오늘 이 자리가 한나라당 대표로서의 공식적인 입장이기보다는 홍준표 개인의 철학과 견해를 피력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론인 여러분 앞에서 국가운영, 정당운영과 관련한 저의 솔직한 생각과 소신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어떤 질문도 좋습니다. 회피하지 않고 답변드리겠습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열흘 전 저는 한나라당 대표가 되었습니다. 제가 당 대표가 된 지 이틀 후에 멀리 남아공 더반에서 온 국민이 염원하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낭보가 날아들었습니다. 온 국민이 함께 기뻐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당 대표가 되자마자 국가적인 경사가 겹쳐 참으로 기뻤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의 문화와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봅니다. 한나라당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역대 어떤 올림픽보다 멋지고 훌륭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아울러 다음 달 27일 대구에서 열리는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있습니다. 대회준비에 만전을 기해 이 대회가 지구촌의 축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언론인 여러분께서도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지난 4일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여러 의미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일당 800원 받던 임시직 경비원의 아들인 제가 집권여당 대표로 선출된 것 자체가 한나라당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 일대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껏 변방에 머물렀던 제가 이제 중심으로 왔습니다. 15년간 정치하면서 특정계파에 단 한 번도 속해 본 일이 없었고 또 세력도 없고 돈도, 조직도 없는 홍준표가 당내 선거에서 당 대표가 되었습니다. 최고위원들의 면면도 달라졌습니다. 평균연령이 50.2세로 훨씬 젊어졌습니다. 또 40대 최고위원 세 분이 탄생했습니다. 젊고 참신한 감각으로 구태의연한 생각이나 낡은 사고방식을 바꾸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특히 서민정책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는 최고위원 모두가 공감하고 있고 당의 정책지향점에도 많은 변화가 있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저는 한나라당 대표로서 당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되찾기 위해 서민과 현장, 신뢰라는 3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당을 운영해 나가고자 합니다.

첫째, 서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물가안정,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대책,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 살리기 등 서민을 위한 정책과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서민을 위한 주거안정, 보육지원, 노후대책에도 전력을 쏟겠습니다. 실효성 있는 서민정책 추진으로 늦어도 올 연말이면 그 효과가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웰빙정당의 멍에를 벗고 명실공히 서민정당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산파 역할을 하겠습니다.

둘째, 현장정치를 실현하겠습니다.

탁상공론은 하지 않겠습니다. 껍데기는 걷어내고 알맹이로 가득 채우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우리는 현장으로 가야 합니다. 서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민심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당 대표인 제가 먼저 국민들 삶의 현장으로 가서 직접 눈과 귀로 확인하겠습니다. 당장 지방발전특위를 구성해서 7, 8월 중 전국민생투어에 나서겠습니다. 지역별 현황파악과 함께 지역발전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국민의 신뢰를 얻겠습니다.

민심을 잃으면 천하를 잃습니다. 현재 이 상태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국민이 흡족하게 느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쓴소리, 아픈 소리를 귀담아듣는 데서 신뢰가 시작된다고 봅니다. 정치인에게 최고의 측근이자 책사는 국민이며, 그중에서도 반대여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한나라당은 권력의 편에 서지 않겠습니다.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선도하면서 모든 정책을 사전조율하고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정부의 잘잘못을 분명하게 따지고 확실하게 고치겠습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한나라당에게 중요한 것은 정부와 야당, 그리고 국민을 향해 마음을 열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공후사(先公後私), 대의멸친(大義滅親) 정신으로 국가와 당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특히 당내에서 활발한 토론과 논쟁이 필요합니다. 한나라당에서 중요한 것은 공동묘지의 평화가 아니라 남대문시장터의 치열함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으로 정당과 국회를 더 치열하게 논쟁하고 타협하는 공론의 장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저는 의자제세(義者濟世), 척당불기(倜不羈)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저 자신이 누구에게도 거리낄 것 없고 당당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당당한 홍준표가 당당한 한나라당을 그리고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헌신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아낌없는 격려와 가르침 그리고 애정 어린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 회:홍 대표님의 기조연설 잘 들었습니다. 지금부터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토론회는 12시까지 1시간 40분 정도 하고, 토론회가 끝나면 오늘 참석하신 분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먼저 오늘 토론회 패널로 참가하신 네 분을 소개하겠습니다. 제 왼쪽에 계신 분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성한용 한겨레신문 정치부 선임기자를 소개합니다. 그 왼쪽에 있는 최명길 MBC 보도제작국 부국장을 소개합니다. 제 오른쪽에 있는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소개합니다. 그 오른쪽에 있는 조복래 연합뉴스 정치에디터를 소개합니다. 패널리스트들이 질문하고 홍 대표가 답변하는 순서로 진행하겠습니다. 홍 대표께서는 그동안 법조인으로, 정치인으로 지내면서 주로 방패보다는 창 역할을 많이 해 오셨는데 오늘은 창 역할보다 방패 역할을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홍준표:지난 BBK 사건 때는 방패 역할을 했습니다.

 

사 회:그러면 성한용 기자부터 질문을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물어볼 것은 많은데 토론회 시간은 길지 않기 때문에 질문을 요약해서 간단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질문의 취지 같은 것은 여기 오신 분들은 다들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답변도 너무 길지 않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성한용 기자 질문해 주시죠.

 

성한용(한겨레신문 정치부 선임기자):현안과 관련한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청와대와의 관계인데요, 어제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셨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당이 중도좌파로 가면 안 된다” 또 “한나라당이 청와대와 너무 차별화하는 것은 곤란하다. 이 정권이 정권교체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이명박정부는 고환율, 저금리, 감세의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면 타당성이 있지만 다시 생각하면 홍준표 대표께서 말씀하신 ‘책임 있는 민생개혁 서민정책’에 제동을 거는 말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 대표께서는 전당대회를 할 때 “청와대에 당당한 대표가 되겠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이명박 대통령과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을 생각이십니까? 당청 일체가 중요합니까, 아니면 당당한 한나라당이 중요합니까?

 

홍준표:제가 전당대회 기간 내내 당 선도론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당청 일체를 주장했습니다. 집권 전반기에는 언제나 청와대가 선도를 합니다. 새로운 개혁을 해야 하고 또 책임 있게 밀어붙이기 위해서 청와대가 선도를 하는데 집권 후반기에 들어가면 당이 선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선거는 당이 책임지고 합니다. 그래서 당이 선도하는 방법으로 청와대와 충돌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언제나 청와대와 사전조율하고 조율된 내용을 국민에게 발표하는 것이 국민을 좀 더 안심시키고 또 책임 있는 개혁으로 갈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당의 의견이 청와대와 다를 때는 언제나 사전에 조율하고 그다음에 조정하는 절차를 취한다고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초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쓴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G20 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고 수출이 사상 최대로 성장했습니다. GDP도 올랐습니다. 대기업 우대정책을 지난 3년 6개월 동안 쭉 실시해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번 전당대회 때 남경필 최고위원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 보니까 대기업에는 100조 원의 돈이 있는데 중소기업이나 서민 경제에 내려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게 대부분 사실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정부가 집권 후반기 정책을 친서민정책으로 전환했습니다. 경제정책의 기조를 전환했기 때문에 앞으로 대기업으로부터 중소기업 그리고 자영민들과 서민들에게 돈이 흘러 내려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이 정부의 정책기조라고 봅니다. 그 기조하고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친서민정책 강화 기조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또는 청와대와 당이 충돌하면 공멸합니다. 우리는 YS정권 말기에 그런 사례를 봤고 또 노무현 대통령 정권 말기에도 그런 사례를 봤습니다. 그래서 정부 또는 청와대와 당이 충돌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저는 대통령과 주례회동 이런 것은 안 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만나서 주례회동은 하지 않고 필요하면 매일이라도 만나서 사전 조정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주례회동이라는 게 사실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국정원장이 주례회동하고, 총리가 주례보고하고, 당 대표가 가서 보고하고 지시받아 오는 그런 구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례회동 같은 것 하지 않고 상시적으로 대통령과 대화하고 핫라인 열어 놓겠다는 것입니다. anytime, anywhere라고 했습니다. 어떤 장소에서도 만나고 급하면 하루에 두 번이라도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씀드렸고 대통령께서 흔쾌히 동의하셨습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당 선도론에 대해서도 동의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 또는 청와대와 당이 정책으로 충돌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입니다.

 

사 회:홍 대표께서 성한용 기자가 질문한 것보다 많은 얘기를 폭넓게 해주셨지만 추가질문을 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성한용: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이 747정책을 내세워서 집권하셨는데 지금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요, 97년 외환위기로 몰락한 중산층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양극화 해소가 안 되니까 CEO 출신인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에게 패자부활전의 기회가 오지 않겠는가, 이런 여망이 반영되어서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실업자가 400만, 근로빈곤층이 300만, 비정규직이 600만~800만 명, 하우스 푸어가 100만 가구가 되는 시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잘못 뽑은 것 아니냐, 이런 평가까지 있는데요, 그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탄생시킨 주역으로서 홍준표 대표님께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 부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홍준표:저도 책임은 있다고 보지만, 대통령께서 취임하고 난 뒤에 바로 촛불사태를 맞아서 정권의 공백기간이 사실상 좀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출발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또 있었습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제성장을 이룩했는데, 지금부터 정책전환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친서민 중도실용정책을 강화하고 한나라당에서도 중산층 복원을 하고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는 선언을 했기 때문에 이 정책이 계속 추진되면 금년 하반기부터 좋은 성과가 날 것으로 봅니다.

 

성한용:정책기조와 관련해서는 그 정도만 여쭤보겠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관심사가 인사문제인데요, 권재진 민정수석비서관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할 것 같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안에서는 반대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생각이신지, 특히 대표로서 개인의견도 중요하지만 다른 최고위원들 또 당내 다른 의원들의 반대가 많다면 한나라당의 이런 의견을 고려해서 반대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홍준표:우선 인사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는 하지 않겠습니다. 인사문제는 당론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둘째,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에 저는 반대합니다. 과거 민정수석이 검찰총장으로 간 전례가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정구영 민정수석이 마지막 검찰총장으로 갔습니다. 민정수석이 검찰총장이나 감사원장으로 가는 것은 나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독립된 수사기관이고 독립된 감사기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관이라는 것은 secretary입니다. 법무부 장관은 법무행정을 하는 자리인데 그 자리에 민정수석이 못 간다는 건 저는 잘못된 전제라고 봅니다. 그러면 경제수석이 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기재부 장관으로 갑니까? 그것은 경제참모거든요.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가지 못하면 그 사람들도 가지 말아야 합니다.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문서로 총장에게 지시합니다. 천정배 법무장관이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강정구 교수 불구속하라는 지시를 문서로 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종빈 총장이 거부하고 사퇴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큰 파동이 있었습니다. 검찰총장에 대한 독립성 보장은 장관으로부터 오는 게 아니고 검찰총장 자신으로부터 옵니다. 특정인을 두고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가는 것이 옳지 않다는 논리는 나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사 회:이와 관련한 보충질문을 김창균 논설위원이 해주시죠.

 

김창균(조선일보 논설위원):네, 보충질문드리겠습니다. 2006년 8월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에 임명하려고 할 때 야당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반대논리는 똑같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참모를 법무장관에 임명하는 것은 선거공정성에 문제가 있다. 당시는 1년 4개월 전이었고 지금은 1년 5개월 전으로 시기적으로도 비슷합니다. 당시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가 노 대통령이 또다시 코드인사를 단행하면 국민의 버림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당시 유기준 대변인께서는 “만약 문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할 경우 이것은 노 대통령의 국정포기 선언이 될 것이다. 국민에 대한 오기이자 정신적 테러다”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홍 대표께서는 당시 김형오 원내대표와 유기준 대변인께서 법무장관의 역할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된 문제제기를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홍준표: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정치적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당시 문재인 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가려고 할 때는 검찰조직 내부에 극한반발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찰 경험도 없고 검찰 내부도 모르고 법무행정도 모르는 분이 법무부 장관에 오려는 것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거명된 인사들은 검찰에서 에이스급으로 활동하던 사람입니다. 검찰 내부의 반발, 조직 내부의 반발도 없습니다. 문재인 수석하고 수평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최명길(MBC 보도제작국 부국장):권재진 수석의 개인적 역할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어제 최고위원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분위기를 보셨을 텐데, 전하는 바에 따르면 대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권재진 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고 청와대에 가서 이런 의견을 전달해야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아까 인사문제에 당론이 존재할 수 없고 개인적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씀하셨지만 당 대표이시니까 최고위원 회의에서 나온 큰 분위기를 반영해서 대표께서 입장을 밝히시는 게 맞는 거 아닙니까? 아니면 의원 한 분으로서의 의견을 얘기하시는 것입니까?

 

홍준표:오늘 이 자리가 처음 말씀드린 대로 당론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고 홍준표 개인의 소신과 철학을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대표된 지 열흘밖에 안 됐기 때문에 현안에 대해서 당론 전부를 모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당의 이야기는 충분히 듣습니다. 어제도 제가 그 자리에서 인사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당론으로 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당론으로 정하기 어려우니까 의원 개개인 또는 최고위원 개개인의 의사표시는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그것을 포괄적으로 판단해서 대통령께서 결정하실 게 아니냐” 그런 취지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성한용:제가 추가로 인사문제 관련해서 일반론으로 다시 돌아가서 여쭤보지요. 앞으로도 수많은 인사가 있을 텐데요, 물론 중산층과 민생 경제 이런 것들이 중요하지만 정권에 대해서 민심이 돌아서고 그러는 데는 인사문제가 굉장히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사권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주실 수도 있지만 인사를 잘못해서 이명박 정권이 비판받게 되면 한나라당도 같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데요, 앞으로 남아 있는 수많은 인사문제에 대해 대통령과 어떤 식으로 조율하실 생각인지 말씀해 주시죠.

 

홍준표:인사문제… 우리 대통령 취임하셔서 인사 참 잘못한 거 많습니다. 저도 여기에 대해서 ‘잘못한다’ 그런 이야기도 수없이 했습니다. 대통령 취임하시자마자 인사할 때 장관 4명인가가 낙마했습니다. 저도 병역비리 의혹, 세금탈루 의혹, 그다음에 부동산투기 의혹,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장관이나 총리 될 자격이 있느냐 하는 데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총리인사할 때마다 ‘부적절하다’ 이런 이야기를 수없이 했습니다. 특히 얼마 전 인사청문회에서 어느 총리 후보자께서 “고령자로 유학 가서 면제받았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고령자 면제조항을 32세에서 36세로 바꾸는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지금 아마 고령자 면제조항이 36세로 되어 있을 겁니다. 물론 대통령께서 인사를 잘못할 때는 이것을 제대로 이야기해서 바로 바꿔야지요. 개인의 자질문제, 그리고 도덕성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국민정서상 곤란하다’ 이런 식으로 계속 밀고 가는 것은 조금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조복래(연합뉴스 정치에디터):어제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40분 정도 독대하신 것으로 보도되었는데요, 많은 말씀들이 오고 갔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특히 이재오 특임장관의 당 복귀문제를 비롯해서 앞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활동 또는 공천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들이 깊숙하게 오가지 않았을까 하는 관측들이 나돌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특별하게 주문한 것이나 당부말씀이 없었는지요? 대화내용을 얘기하실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말씀해 주십시오.

 

홍준표:우선 ‘독대’라는 개념 자체가 잘못됐다고 봅니다. ‘단독회동’이라고 말하는 게 맞지, ‘독대’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군사정권의,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유물이라고 봅니다. 대통령과 단독회동에서 하는 이야기는 국가기밀입니다. 제가 최고위원을 할 때나 평의원으로 있을 때는 대통령과 한 말씀 중 상당부분을 대통령 승낙 없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 대표로서 공인 입장에서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대통령과 만나서 단독회동을 하고 난 뒤에 내용을 대통령이 공개하는 것은 상관없다고 보지만 당 대표가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국가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실제로 공개하지 못할 일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그것은 말씀드리지 못하는 것을 양해해 주십시오.

 

사 회:당청관계와 관련해서 어제 오늘 뉴스들과 민감한 부분이 많아서 이런저런 질문이 많이 나왔습니다. 당청관계와 관련된 질문을 성한용 기자께서 하나 더 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성한용:대통령과 나누신 말씀을 구체적으로 밝히시기는 어려울 거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다만 홍 대표께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에 대표를 맡으셨기 때문에 임기 말 정권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특히 집권여당 대표로서 어떻게 연착륙시키느냐 하는 굉장히 중요한 책무를 지게 되셨다고 생각하고요, 흔히 비유하기를 산에 올라가기보다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임기 말 대통령께서 자칫하면 마지막까지 일을 열심히 하고자 해서 일을 벌이거나 욕심을 내시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국정운영 흐름과 관련해서 대통령은 대략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또 대표께서는 임기 말 대통령이 어떤 방향으로 국정을 관리해야 된다고 말씀하셨는지 이런 흐름은 소개해 주시는 것이 국민을 좀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홍준표:역대 대통령께서 실패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임기 말에 레임덕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꽃은 시간이 지나면 가지를 떠납니다. 그게 자연의 섭리입니다. 레임덕도 자연의 섭리입니다. 정치의 기본인 레임덕을 인정하면서 정권을 운용하는 게 사실상 실패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첫째 요인이라고 봅니다. 역대 대통령이 실패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임기 말에 권력비리가 터진다는 겁니다. 권력비리라는 것은 힘이 있을 때는 터지지 않습니다. 제보자가 없습니다. 그러나 힘이 빠질 때는 제보가 속출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임기 말에 역대 어느 대통령도 권력비리에 초연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둘째로 관리해야 하는 게 이 권력비리입니다. 권력비리 요소가 될 것을 사전에 차단해야 됩니다. 그래서 이 2가지에 중점을 두고, 임기 말 대통령이 해야 하는 셋째로 중요한 것은 당청관계 조화입니다. 당의 선도를 인정하고 대통령은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는 기존에 해왔던 일을 마무리 짓는 그런 임기 말 대통령이 되면 저는 실패하지 않는 대통령이 된다고 봅니다. 그 3가지에 중점을 두고 임기 말 정권관리를 하겠습니다.

 

최명길:지금 저희가 궁금한 건 비공개 40분간 회동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느냐는 것입니다. 지금 답변하신 3가지 내용, 그러니까 권력 레임덕을 거부하지 마라, 권력비리를 조심해라, 새로운 일을 하지 마라, 이런 것을 주내용으로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이렇게 봐도 됩니까?

 

홍준표:말씀 안 드리겠습니다. 그것은 국가기밀입니다.

 

최명길:언론인으로서 확인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요….

 

홍준표:앞으로 차츰 뉴스에 나올 겁니다.

 

최명길:아무리 비공개 회동이라고 해도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포장된 단어로라도 모임의 성격을 얘기해주는 게 예의라고 보는데요….

 

홍준표:‘앞으로 잘해보자’ 그랬습니다.

 

최명길:알겠습니다.

 

사 회:다음에는 공천문제에 대해 질문하겠습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내에서 지금 한창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공천에 대해 조복래 에디터께서 질문하시죠.

 

조복래:홍준표 대표님의 특징이라면 모든 현안에 대해 쾌도난마식으로 탁탁 정리해 주시는 것인데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국가기밀이라고 해서 말씀을 안 하시는 게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 운영문제에 대해 먼저 간단하게 질문드리려고 하는데요, 지금 홍 대표님에 대한 이미지는 약간 양면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위기에 빠져 있는 한나라당을 건져낼 당당하면서도 돌파력 있는 대표, 또 한 가지는 좀 변화무쌍한 돈키호테 이미지도 약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표 되시고 난 다음 일성으로 “홍준표식 개혁에 나서겠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좀 기억을 강하게 심어준 워딩이 하나 있었는데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싶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요, 그래서 기대도 크지만 우려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을 어떤 식으로 개혁하고 운영해 나갈 생각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홍준표:우선 저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는 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치판에 들어와서 15년 동안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 6가지를 봐왔습니다. 신문 6가지를 보고 현안에 대한 제 입장을 9시 전에 정리합니다. 이 습관을 15년 동안 해왔습니다. 정치인들은 어떤 사안이라도 물음을 하면 거기에 대해 우회적으로 답변하거나 애매한 답변을 하는데 저는 15년 동안 바로바로 답변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조금 경솔한 것 아니냐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경솔하다기보다 제가 15년 동안 아침마다 진보계열, 보수계열, 경제신문 등 6가지 신문을 다 보고 난 뒤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언제나 수첩에 키워드를 적어 거침없는 답변을 하고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쭉 져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해하실 필요 없다는 것을 오늘 관훈토론회에서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당 운영방안에 대해 말씀드리면 저는 차기대선에 대한 꿈이 없습니다. 하지도 않을 거고, 당헌상 되지도 않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은 브리지 역할입니다. 차기대선 유력주자의 튼튼한 다리가 되겠다는 겁니다. 차기대선을 위한 브리지를 강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내 일부에서는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차기 총선과 대선에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 다리가 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기대선 주자들은 저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안 쓰고 자신들의 대선 행보만 해주면 됩니다. 홍준표는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파를 만들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10년 만에 정권을 잡았는데 5년 만에 내줄 수 있습니까. 적어도 저는 이 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할 때까지는 한나라당 정권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역할을 하기 위해 당을 개혁하고 당을 변모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당 개혁 방향에 대해 여러 계파에서 오해를 하는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저는 대선후보들이 안정되게 강을 건널 수 있도록 튼튼한 다리를 만들어주고 또 대선후보들을 위해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는 병풍 역할을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조복래:내년 총선문제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은데요, 한나라당 의원님들조차 지금 민심이 좋지 않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십니다. 그래서 내년 총선에서 영남과 수도권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있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대표께서는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상징성이 강한 강남 3구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큰 변화를 줄 생각이신지요? 그리고 조금 아까 어떤 질문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해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는데요, 공천 혁신과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당 대표께서 19대 총선 불출마를 검토할 용의는 없으신지요?

 

홍준표:우선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은 이벤트입니다. 쇼에 불과합니다. 16대 때 서청원 대표께서 당 대표를 하면서 동작을에 출마한 일이 있습니다. 전국을 순회하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자기 지역에 단 한 번 유세했는데 당선되었습니다. 대표가 지역구를 갖고 전국순회를 하지 못한다는 논리는 잘못됐습니다. 제 나이 57입니다. 국회의원 더 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원외대표가 되겠다는 것은 정치 이벤트입니다. 저는 그런 이벤트로 정치하지 않습니다. 둘째, 지금 공천 이야기를 자꾸 하시는데 공천은 내년 1월 중에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 민생으로 나가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고 서민 속으로 들어가야 되는데 공천문제가 계속 제기되면 블랙홀입니다. 의원들이 좌충우돌하게 되고 불안해합니다. 셋째, 물갈이를 얘기하시는데 소위 한국정치의 불안정성은 매번 총선 때 나타납니다. 총선 때 보면 30~40% 물갈이해도 그다음에 또 물갈이합니다. 물갈이 공천을 계속하는데 물갈이해서 들어오신 분이 물갈이 대상입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95%가 재공천합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자질 있고 능력되고 품위 있고 일 잘하는 사람을 왜 물갈이 명분으로 재공천하지 않습니까. 나는 물갈이는 국민을 상대한 이벤트라고 봅니다. 그래서 물갈이에 집착하다가는 오히려 이기는 공천을 못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부적절한 인사는 곤란하지요. 그래서 공천문제는 내년 1월부터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조복래:이번에 전당대회 과정에서 상당수 친박의원님들의 도움으로 당선되셨는데요, 홍준표 대표님 하면 DJ저격수라는 별명도 있었고 그래서 저격수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생각지도 못한 유승민 최고위원 저격수를 다시 만나서 당대회 저격수가 저격당할 위기에 처한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앞으로 친박과의 관계 어떻게 설정해 나갈 건지 말씀해 주십시오.

 

홍준표:친이, 친박 문제를 지금 논하는 것은 마이너 문제라고 봅니다. 문제는 한나라당의 생존 문제입니다. 친이, 친박과의 화해문제는 이미 넘어섰고 이제는 한나라당이 어떻게 생존하느냐 그 문제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계파와의 문제는 마이너한 문제라고 봅니다. 계파 초월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브리지가 되겠다는 그 말 하나만으로 특정계파나 친이, 친박에서 다른 생각을 안 해줬으면 합니다.

 

성한용:보충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집권여당 대표한테 당원들은 물론이고 국민은 안정감을 좀 원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1년 전 안상수 대표 시절에 대표비서실장 인선을 가지고 당시 홍준표 최고위원께서 “당직 매수냐?” 이런 표현까지 써가면서 강하게 비판하신 일이 있는데 1년 뒤 대표가 되시고 나서 유승민 최고위원, 원희룡 최고위원이 사무총장 문제를 가지고 이의제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되는 홍준표라는 정치인의 성격과 스타일과 관련해서 질문드리는 건데요, 당내에서는 정치력이 좀 부족하다, 높은 자리에 올라갔으니까 쓴소리도 들을 줄 알고 이해관계도 조정하고 두 번 참을 것 세 번 참고 이렇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홍준표:우선 정치력 부족이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정치력 발휘하려면 자기 것을 다 내놔야 되고 소신이 좀 뚜렷하지 않아야 합니다. 너도 좋고 나도 좋고 다 좋아야 정치력이 있지요. 그러나 제가 살아온 과정이 그렇지 않았고, 문제가 생기면 정면돌파하는 스타일로 살아왔기 때문에 정치력 부족이라는 것은 내가 받아들입니다. 당직문제는 일부 오해가 좀 있습니다. 그 당시 당직에 반대했던 것은 경선과정에서 어느 분이 밖에 나가서 저를 원색적으로 비방했기 때문에 그 한 분에 대해서는 내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런 분을 당직에 놔두면 내가 2등을 했는데 어떻게 하느냐, 그래서 그분에 대해 반대하고, 임명하려고 하기에 저는 퇴장해 줬습니다. 당직 인선에서 반대하면 인선 마지막에 퇴장해주는 게 관례라고 해서 퇴장해 줬습니다. 퇴장하고 나머지 분의 만장일치로 당직을 다 선임했습니다. 그 이튿날 내가 출근해서 그 문제에 대해 전혀 이의제기를 안 했습니다. 이번에 유승민 최고위원이나 원희룡 최고위원도 똑같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퇴장을 하시고 어제 당직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정당의 관례입니다. 저는 유 최고위원하고 원 최고위원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당직인선 문제는 끝이 났기 때문에 더 이상 질문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창균:죄송하지만 그래도 보충질문을 한 번 드리겠습니다. 2011년 7월 13일자 조선일보의 일부를 읽어 드리겠습니다. “도저히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유승민 최고위원은 사무총장을 표결로 정하는 게 어디 있나, 전례를 남길 건가라고 반발했다. 홍 대표는 최고위원회는 합의제가 아니라 의결제라고 말했다.” 1년 전 2010년 8월 5일자 동아일보를 좀 읽어 드리겠습니다. “홍 최고위원은 19개 당직 중 12개 자리가 안 대표의 경선을 도와준 사람으로 채워졌다, 당직을 약속한 뒤 경선 후 자리를 나누는 것은 당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안 대표가 인선안에 반대하면 최고위원들의 표결로 결정하자고 받아치자 홍 최고위원은 인사표결은 전례가 없으며 최고위원회 정신은 합의제라며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최고위원회 성격에 대해 1년 사이에 홍 최고위원의 입장과 홍 대표 입장이 이렇게 차이 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홍준표:최고위원은 합의제라고 말한 일이 없습니다. 당헌을 제가 만들었습니다. 당의 혁신안을 제가 만들어서 지금 시행하고 있는데 이 당헌에는 의결제, 심의제, 협의제, 단독지명제 4가지가 있습니다. 의결제라는 것은 표결 절차와 달리 찬반 표결하는 게 아니고 개인적인 의견을 묻고 반대하시는 분 반대, 찬성하시는 분 찬성, 이렇게 통과하는 게 의결제입니다. 국회에도 반대가 있어도 소수의견으로 처리하고 바로 끝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게 의결제입니다. 당헌에는 표결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둘째 심의제라는 것은 심의는 하되 대표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협의제는 협의는 하되 대표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협의나 심의 결과에 구속되지 않습니다. 그다음에 단독지명제가 있습니다. 제가 당헌을 만들 때 순수 합의제가 아니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했습니다. 그래서 표결이라는 말은 잘못된 겁니다. 표결이 아니라 의결이라는 당헌대로 하자고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된 것이기 때문에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김창균:그러니까 제도적으로는 의결하신 게 맞는데 작년에 말씀하신 것은 정치라는 것은 그렇게 제도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해서 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옳다, 이렇게 말씀하신 게 아니겠습니까?

 

홍준표:아니, 그게 그 뜻이 아니고 합의를 하기 위해서 일주일 이상 노력했습니다. 그래도 합의 안 되면 개별적으로도 만나고 단체로도 만나고 조정을 하고 했는데 합의가 안 되기 때문에 의결을 한 겁니다. 만약 평소 제 성격대로 했으면 그 이튿날 다 후다닥 해치우려고 했을 겁니다. 그래도 일주일 동안 노력하고 난 뒤에 이것은 더 이상 미루면 당이 정지 상태로 가니까 의결을 하자, 그렇게 해서 두 분이 반발해서 퇴장하고 그렇게 의결이 된 겁니다. 나머지 분들은 만장일치로 찬성했고요.

 

최명길:지나간 얘기 되돌리는 거긴 한데요, 그냥 넘길 수가 없는 얘기여서요. 아까 당이 공천 때만 되면 불안해진다, 인재를 영입해놓고 또 물갈이 대상으로 삼는다, 그것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말씀 하셨어요. 외국의 사례는 95% 재공천한다는 얘기도 하셨고요. 그렇다면 내년 초 공천에서 한나라당은 물갈이 공천은 없다고 봐도 되는지, 또 한 가지는 민주당 중진의원들의 수도권 출마 러시가 예상되는데 이것에 대한 한나라당의 정책대응은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홍준표:공천문제는 내년 1월에 논의하자고 수차례 말씀드렸는데 자꾸 물으시면 입장이 참 난감합니다. 당이 홍준표체제로 정비돼 가고 있는데 이것도 자꾸 물으시면 최 부국장님이 저를 일부러 곤란하게 하기 위해서 자꾸 묻는 것으로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공천은 그만합시다.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최명길:의도적인 물갈이, 인위적인 물갈이 공천은 없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건지 여쭤보는 겁니다. 아까 말씀하신 취지가 그거거든요. 사실 다시 한 번 확인해보는 겁니다.

 

홍준표:공천할 때 과거에는 당 대표가 상당히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시스템 공천을 하기 때문에 당 대표의 역할이 별로 없습니다.

 

성한용:제가 보충질문 하나만 더 드리겠습니다.

 

최명길:아까 질문 하나 답변 안 하셨는데….

 

홍준표:민주당 그거요? 원래 민주당이 분위기가 좋았는데 제가 당 대표 되고 난 뒤에 분위기가 상당히 험악해지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민주당도 지금 그런 몸부림을 치는 것 같은데 그건 민주당 사정이고 우리는 우리대로 한나라당 방식으로 하겠습니다.

 

성한용:공천은 내년 1월에 하는 게 옳다고 보는데요, 문제는 올 12월이 되면 예비후보 등록을 해야 합니다. 공천 원칙은 지금 정하는 것이 옳다, 이런 당내 의견이 꽤 있고요, 특히 지금 한나라당 의원 140몇 명 이름으로 국민경선제를 하자, 이런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놓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 정비에 관한 일은 지금 하셔야 되는 게 아닌지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홍준표:이것은 이틀 전 최고위원회에서 이미 결의했습니다. 국민경선을 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그 원칙과 제도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8월 말까지 마무리한다, 그렇게 밝혀놨습니다.

 

조복래: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홍 대표까지 한나라당이 내년 4·11총선 때 의석을 120석 정도 건질 것으로 본다, 이렇게 말씀하셨고요, 그런데 내년에 과반은 물론이고 원내 제1당 유지조차 힘든 게 아닌가 그런 견해도 있고요, 만약 내년 총선에서 패배해서 여소야대 정국이 되면 12월 대선도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 이런 걱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내년 총선에서 최소한 몇 석 정도는 건져야 될지, 또한 목표는 얼마 정도 잡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홍준표:한나라당이 현 상태로 가면 대체적으로 120석 전후라고 봅니다. 그러나 저희가 친서민정책을 강화하고 당이 한마음이 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면 140석 전후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선전이라고 보고, 내년 대선도 무난하지 않을까 그렇게 봅니다.

 

사 회:공천과 관련된 문제는 다음 기회가 있으면 또 얘기하기로 하고요, 한 가지 안내말씀을 드리면 저희 관훈토론회에서는 플로어에 계신 분도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 있는 질문지에 질문을 쓰셔서 관훈클럽 직원에게 주시면 저희가 모아서 질문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대선에 관한 질문을 하겠습니다. 최명길 부국장께서 먼저 질문하도록 하죠.

 

최명길:다 얽혀 있는 문제이긴 할 텐데요, 여기 플로어에 계신 분들도 왜 박근혜 전 대표 얘기가 안 나오나 궁금해하실 거예요. 우선 간단한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결정되는 시점은 언제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홍준표:대선후보 결정되는 시점이요?

 

최명길:예.

 

홍준표:그건 아마 당내 일정이 있을 겁니다. 경선 일정이 8월 말인가요, 지난번에도 8월 말쯤에 했지요? 경선 일정이 있을 겁니다.

 

최명길:당헌·당규에 경선 날짜가 적혀 있는 건 아니잖아요?

 

홍준표:날짜는 적혀 있지 않고 6개월 전으로 되어 있을 겁니다.

 

최명길:임기 안에 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홍준표:없습니다. 저는 총선까지만 책임지고 그때까지만 진력하려고 합니다.

 

최명길:그렇게 그만두시기에는 아쉽지 않으세요?

 

홍준표:그것은 당헌에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대선까지 연장해서 맡아달라고 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혹시 잘하면 대선까지 좀 해달라 그런 요청이 있으면 하겠지요.

 

최명길: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그런 뜻을 밝히셨다고 해서 지금 드리는 말씀인데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해서 말입니다.

 

홍준표:강재섭 대표 때 아마 그런 전례가 있을 겁니다.

 

최명길:또 어떤 인터뷰에서 방해받지 않으면 박근혜 전 대표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런 말씀을 하셨던데 무슨 뜻으로 한 말씀인지요?

 

홍준표:현재 국민 여론과 상황이 그렇지 않습니까? 저는 어느 후보를 편들기보다도 현재까지 상황이 안 그렇습니까? 현재 상황만 전달했을 뿐인데 그것을 두고 또 어디에 불공정하게 했다, 안 했다,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것은 상대 진영에서 좀 분발해 달라, 분발해서 대등한 경쟁자가 되도록 해달라, 그 뜻입니다.

 

최명길:방해받지 않는다는 말이 가지고 있는 아주 묘한 뉘앙스 때문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 같습니다. 당내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당 후보가 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능력이나 의사가 있는 집단은 어디 있다고 생각하세요?

 

홍준표:그것은 최 국장님이 정치를 저보다 더 잘 아실 텐데요, 그런 것을 묻는 게 좀 그렇습니다.

 

최명길:하여튼 존재합니까? 당 안에?

 

홍준표:존재하는 게 아니라 후보들이 경쟁하다 보면 그런 것 안 있겠습니까?

 

최명길:박근혜 전 대표 얘기가 나왔는데요, 만일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된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홍준표:저는 총선만 책임지기 때문에 대선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습니다.

 

사 회:홍 대표께서는 당 대표로 여기 나오셨는데….

 

홍준표:질문은 패널들이 자유롭게 하고 답변은 제가 자유롭게 하고 그렇게 하는 것 아닙니까?

 

조복래:제가 보충질문드리겠습니다. 홍 대표께서 공·사석에서 여러 차례 “지금은 홍준표 시대가 아니고 박근혜 시대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 “누가 방해만 안 하면 박근혜 전 대표가 후보가 될 거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그것을 놓고 박근혜 대세론을 말씀하신 게 아닌가 이렇게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언급이나 판단이 박 대표의 여론지지도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하시는 말씀인지, 아니면 박근혜 대표가 지금 시대정신을 타고 정말 시대적 소명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있다고 판단해서 하시는 말씀인지가 한 가지고요, 또 미국도 못 해봤지만 한국에서 지금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시기가 됐다고 판단하시는지 그 2가지를 여쭤보겠습니다.

 

홍준표:우선 대세론 문제는 모든 언론의 여론조사 지표가 현재 그렇게 되어 있는 것 아닙니까? 지금 보면 다른 후보 지지도 다 합쳐도 못 따라갑니다. 여야 후보 지지도 사실상 다 합쳐도 박 대표 못 따라가는 경우도 있어요. 현재의 객관적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시대정신이나 그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둘째, 여성 대통령 문제는 국민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제가 옳고 그르고 할 문제가 아니고 이제는 한국에 여성 대통령이 나와도 된다, 안 된다, 그것은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드릴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성한용:제가 보충해서 질문드리겠습니다. 박근혜 대세론은 현실적으로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요, 국민 입장에서는 아마 그럴 겁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내가 좀 살기가 나아질까, 이것 때문에 관심이 있는 거지요.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 되는 자체보다도요. 그런 차원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가지고 있는 약점도 만만치 않게 있는데요, 특히 한나라당 안에서 얘기를 들어보면 리더십이 권위주의적 리더십 아니냐. 너무 좀 차갑고 톱다운 방식이다, 이런 비판이 하나 있고요, 그다음에 주변에 좀 이상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박근혜 대통령이 되면 저 사람들이 다 실세 행세를 하고 나라를 이상하게 만드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들이 있습니다. 이런 평가에 대해 홍준표 대표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홍준표:저는 오늘 홍준표 토론회로 알고 왔습니다. 박근혜 대표 질문을 자꾸 하시는데 나중에 박근혜 대표께서도 여기 올 기회가 있을 겁니다. 박근혜 대표 문제는 그때 물으십시오. 지금 제가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조복래:한나라당의 큰 관심사는 앞으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에서 여러 가지 후보군이 많이 부상하고 있는데 크게 보면 손학규 대표, 김두관 지사나 문재인 변호사 같은 친노그룹, 정동영·정세균 의원 등 옛 당권파 이렇게 크게 세 부류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대표님은 한때 김두관 지사의 가능성을 굉장히 주목했던 시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앞으로 민주당에서 어떤 쪽 후보가 가장 큰 그룹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 그리고 한나라당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누가 될 것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홍준표:마찬가지로 대선은 제가 책임질 게 아니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만 현재로서는 제가 보건대 한나라당에 가장 벅찬 상대는 손학규 대표가 아닌가, 그런 생각입니다.

 

최명길:큰 정치적 신념이나 이런 차원에서 볼 때 내년 대선 국면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가장 크게 사로잡을 이슈나 주제는 어떤 게 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그리고 5년 전 노무현정부 말기에 한나라당 쪽에서는 정권교체를 확신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야당 쪽에서도 지금 상황으로 볼 때 내년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 야당의 지금 판단을 어떻게 보세요?

 

홍준표:내년 대선에서 복지논쟁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 이유는 사회양극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진보정권 10년 동안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또는 이 정부 들어와서 집권 초기부터 최근까지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으로 사회양극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소위 중산층이 어느 정도 몰락하고 서민계층이 늘어나며 사회불만계층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내년 대선의 가장 큰 화두는 복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 저도 대체로 같은 생각입니다. 저는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고 서민한테는 기회를 주는 것이 기본적인 복지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자한테 돈 더 주고 혜택 더 주는 것, 이것은 복지가 아니다. 부자한테는 자유만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골프 치러 가고 싶은데 왜 해외로 나갑니까? 국내에서 골프 치려고 하면 외제승용차 타는 사람들 국세청에서 조사하고 이러니까 해외로 나갑니다. 그만큼 국부가 빠져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또 국내에서는 그린피가 비싸니까 골프 치기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부자한테는 의무와 책임을 다하도록 하고 자유만 주면 그게 복지지만 서민한테는 자유를 주는 게 복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민에게는 기회를 줘야 돼요. 자유를 주는 건 가난할 자유를 계속 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고 서민에게는 기회를 주는 게 복지정책의 기본방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가 친서민정책을 강화하고 자꾸 서민 속으로 들어가자는 취지도 거기에 있습니다. 야당은 연대를 하는 정치 이벤트를 합니다만 그것보다도 사회양극화를 책임 있게 완화할 수 있는 친서민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이 내년 대선의 키워드라고 봅니다.

 

사 회:홍 대표께서 친서민정책을 얘기하셨는데 플로어에 계신 분이 관련된 질문을 하셔서 간단히 여쭙겠습니다. “홍 대표께서는 서민들이 친서민정책의 효과를 올 연말에 피부로 느끼게 될 것으로 보시는지요?”라는 질문입니다.

 

홍준표:느끼게 노력하겠습니다.

 

사 회:그런데 서민들이 만약 못 느끼면 어떻게 됩니까?

 

홍준표:그 가정을 전제로 어떻게 답변합니까? 하겠다고 했으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지….

 

사 회: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을 세게 하겠다, 그 말씀이지요?

 

홍준표:그렇습니다.

 

사 회:알겠습니다.

 

김창균:정치권에 들어오셔서 세 번의 대선을 지켜보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97년, 2002년 대선에서는 이회창 대세론이 무너지는 것을 보셨을 거고,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대세론이 온갖 BBK 공격에도 끄떡 않는 그런 대세론도 보셨습니다. 지금 세 번째 박근혜 대세론을 보시는데 박근혜 대세론은 이회창 대세론, 이명박 대세론 중 어느 쪽에 가까울 것으로 보시는지, 왜 그렇게 판단하시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홍준표:이것도 대선문제이기 때문에 제 소관이 아니라 답변하기 어렵습니다만 박근혜 대세론은 2007년 이명박 대세론과 유사한 형태로 가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봅니다. 97년도 이회창 대세론 때의 문제는 당청관계가 틀어진 것이었습니다. 소위 YS지지계층이 다 이탈해 버렸어요. 국민신당으로 많이 가버렸습니다. 500만 표나. 그 바람에 근소하게 떨어졌습니다. 당청관계 조율을 잘못해서 우리가 정권을 내줬고, 2002년도 경우에는 97년도도 마찬가지만 후보 개인, 아드님의 병역문제가 국민정서를 많이 자극했습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계층 중 투표장에 안 나온 사람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제가 기회가 오면 나서서 우리 유력 대선후보들의 음해를 막겠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한 것은 지금 유력 대선후보 중에서 개인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이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지나 소위 서민에 대한 정책만 강화하면 현재 박근혜 대세론은 그 형태가 이명박 대세론 쪽으로 가는 방향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최명길:다음 경선에 김문수 지사나 오세훈 시장, 그리고 정몽준 전 대표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홍준표:그것은 본인들 마음인데요, 본인들 마음을 내가 어떻게 압니까? 그것은 모르지요.

 

최명길:지금 대세론과 관련돼서 너무 기울게 된다, 이렇게 됐을 때 출마 의지를 접어야 되는 상황이 올 거다, 이렇게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홍준표:대선문제를 자꾸 언급하기가 당혹스럽습니다만 92년도 YS경선하고 97년도 DJ경선도 우리가 연구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YS경선 때 사실상 싱거운 경선이 되어 버렸고, 97년도 DJ경선도 민주당 내에서 싱거운 경선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가 민주당처럼 치열한 이벤트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경선을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집권플랜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느냐를 연구해야 하는데 그때 92년 YS, 97년 DJ 모델을 연구해야 된다고 봅니다.

 

성한용:정치적으로는 홍 대표님 말씀이 충분히 일리가 있는데요, 지금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김문수 경기지사는 작년에 광역지방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됐습니다. 이런 분들이 임기 중반에 사퇴하고 대선후보로 나오는 것이 서울시민이나 경기도민, 특히 그분들 찍어준 분들한테는 좀 뜻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 이런 측면이 있는데요….

 

홍준표:대선후보 경선에 나오는 후보들이 단체장을 사퇴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후보가 되면 단체장을 사퇴하는 것이고 후보가 되지 않으면 단체장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97년도 이인제 경기지사의 예가 있습니다. 경기지사직을 유지하고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왔습니다. 후보가 되지 않으면 지사직을 계속 수행하고 시장직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사퇴하고 경선에 나오는 것을 안 해도 된다고 봅니다.

 

조복래:보충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사 회:조복래 에디터 보충질문하고 다른 분야 질문을 하겠습니다.

 

조복래:민주당에서는 벌써부터 박근혜 전 대표를 가수 이미자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낡은 옛날 세대 주자의 의미로 이미자 씨에 비유하면서 민주당은 앞으로 경선과정을 슈퍼스타K나 나가수 방식으로 철저하게 국민들 관심을 끄는 방식으로 운영해 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지금 한나라당은 경선구도 자체가 약간 한쪽으로 쏠려서 국민적 관심을 끄는데 민주당에 비해서 좀 불리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지금 나와 있는 군소후보들을 홍 대표께서 중간에 힘을 실어주시든지 어떤 방식을 통해서라도 키워서 엇비슷한 게임이 되어야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홍준표:그것은 공정관리에 어긋납니다. 자신들이 해야죠. 자기들이 노력해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지 당 대표가 약한 사람 떠받들고 그렇게 하면 그것 자체가 불공정입니다. 나는 그것 옳지 않다고 보고, 민주당에서 이미자 씨를 이야기한 일이 있습니까?

 

조복래:예, 김진표 원내대표가 이야기했습니다.

 

홍준표:이미자 씨가 씨스타 효린의 노래도 잘 부른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죠. 김진표 씨가 잘못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이미자 씨가 씨스타 효린의 노래도 잘 부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비유는 아주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부총리까지 하신 분이 정치력이 아직 좀 부족한 모양입니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최명길:지금 정치부 기자들이 아까 홍 대표께서 말씀하신 92년 민자당, 97년 민주당의 싱거운 경선을 좀 연구해봐야 한다고 한 대목을 아마 주목할 겁니다. 그런데 92년에 YS하고 경선했던 이종찬, 또 97년에 김대중 후보와 경쟁했던 정대철, 이런 일종의 엑스트라 역할을 해줄 스파링 파트너가 지금 한나라당에 없다는 게 문제 아니겠어요?

 

홍준표:지금 있지요. 김문수 지사, 오세훈 시장,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장관, 다 있지요.

 

최명길:이런 분들이 싱거운 경선의 대상입니까?

 

홍준표:아, 그렇지 않지요. 거기에서 단일화하면 또 문제가 다를 수 있지 않습니까?

 

사 회:대선하고 박근혜 전 대표 얘기에 대해서 좀 불편해하시고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홍준표:불편하고 힘든 것은 없는데 제 역할은 총선까지라는 것, 잘하면 더 할 수도 있지만….

 

사 회:잘되기를 일단 기대하고요, 그리고 당 대표로서 이제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 요즘 한창 문제되는 무상급식 등 각종 정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표께서 확실하게 잘 얘기해줄 것 같습니다.

 

홍준표:그건 제가 확실하게 이야기했죠.

 

사 회:그러나 당의 입장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질문으로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김창균 위원께서 먼저 시작하시죠.

 

김창균:홍 대표님 대표 되신 직후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반값 등록금과 서민복지 확대, 전월세 상한제, 비정규직 대책 등은 모두 헌법적 근거를 두고 있는 좋은 우파 포퓰리즘이다, 민주당의 무상 시리즈처럼 국가재정을 파탄 내는 나쁜 좌파 포퓰리즘과는 다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파 포퓰리즘과 좌파 포퓰리즘을 나누는 기준은 우선 무엇입니까?

 

홍준표:책임 여부입니다. 책임 있는 포퓰리즘이어야 합니다. 포퓰리즘을 우리나라에서는 자꾸 나쁜 것으로만 인식하는데 정치인은 첫째 포퓰리스트 아니면 정치 못 합니다. 정치인이 대중의 지지를 받지 않고 어떻게 정치를 합니까? 포퓰리스트 자체가 나쁜 게 아니고 말하자면 국가재정을 파탄시키고 무책임한 선동을 하는 그 포퓰리즘이 나쁜 포퓰리즘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의 페론 정권이 망하면서 아르헨티나가 선진국 문턱에서 후진국으로 왔습니다. 그 전례가 나쁜 포퓰리즘, 좌파 포퓰리즘입니다. 우파는 이성으로 국민을 설득하려고 하고 좌파는 감성으로 설득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감성이 투표하는 데는 훨씬 유리한 위치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책임 있는 우파 포퓰리즘이라도 해보자,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헌법적 근거가 119조 제2항에 있다고 이미 작년에 밝힌 바 있습니다.

 

김창균:지금 말씀하신 2가지 키워드는 책임과 재정 문제로 결국 재정을 너무 많이 쓰는 정책은 책임이 없고 위험하다는 것으로 들립니다. 최근에 기획재정부가 추산한 복지정책별 재원 규모를 보면 무상의료는 20조원, 반값 등록금은 4조원가량, 무상급식은 1조 7천억원 정도로 되어 있습니다. 재원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4조원 규모의 반값 등록금은 좋은 포퓰리즘이라고 하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1조 7천억짜리 무상급식은 나쁜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홍준표:재정의 분배 문제지요. 국가재정은 한정되어 있는데 이 재정을 어떻게 적재적소에 분배해서 국민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느냐 그 문제지요. 무상급식이 세금으로 급식하는 건데 이 세금을 급식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다른 데 사용하면 어떻게 좋은 결과가 나오겠느냐,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나오겠느냐, 그런 취지인데 이것은 액수의 문제가 아니고 말하자면 재정의 분배 문제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자꾸 민주당 무상 시리즈 어젠다에 빠져들어 가고 있습니다. 무상급식 이후에 나온 게 무상의료이고 그다음에 무상대학등록금이 나왔는데 앞으로 총선, 대선을 앞두고 계속 나올 겁니다. 그래서 무상급식의 개념부터 좀 깨뜨려 보자, 세금을 일방적으로 무상으로 주는 듯한 인식을 한번 깨뜨려 보자, 그런 취지에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김창균:단순히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범주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것 같고, 지난 인터뷰 때도 무상의료와 무상보육정책은 안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홍준표:보육이 아니고 등록금입니다.

 

김창균:예. 그리고 오늘도 무상의료를 대표적으로 위험한 복지정책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오늘 관훈토론을 앞두고 재작년에 저한테 보내주신 ‘변방’이라는 책을 안 읽고 있다가 이번에 벼락치기로 좀 읽어 봤습니다. 거기 240페이지를 보니까 필요하면 국비로 하는 무상교육, 무상의료제도를 과감히 도입하여 가난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대표 되신 후에 국가재정을 파탄 내는 가장 나쁜 정책의 대표로 무상의료를 계속 들고 계신데 2년 전 책에서는 무상의료제도, 무상교육을 국비로 과감히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생각이 바뀌신 겁니까?

 

홍준표:그때 서민의료를 제가 이야기한 겁니다. 사실상 서민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기가 어려우니까 국비로 서민들에게 무상의료 혜택을 주는 것이 옳지 않으냐는 뜻으로 쓴 것입니다. 그리고 무상교육 문제도 그 이후에 제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자손들의 대학등록금을 차등화하자고 했습니다. 미국 아이비리그를 가보면 연소득 10만 달러 이하인가 6만 달러 이하인가 자제분들은 무상으로 기숙사도 제공하고 다 합니다. 그래서 2년 전에 대학등록금 차등화 법안도 낸 일이 있습니다. 결국 제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없는 사람, 서민들은 국가세금으로도 학교 다닐 수 있게 하고 치료를 좀 받게 하자, 그 뜻입니다.

 

김창균:네. 같은 저서에서 홍 대표께서는 현재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전 단계로 부자나라, 부자국민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렇게 쓰셨습니다. 선진강국시대를 열어야 한다. 브루킹스연구소 발표를 인용하면서 북한의 생활수준을 한국의 7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최소한 6,500억 달러가 필요하다, 이런 예를 드셨습니다. 전후맥락을 보면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지금은 파이를 키워야 할 시기다, 이런 취지로 이해가 됩니다.

반면에 대표로 당선되신 후 YTN과 인터뷰하시면서 우리가 성장궤도에 올라섰다. 그러면 성장과실을 중소기업, 자영업자, 그리고 서민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줄 필요가 있다. 이것은 이제 파이를 나눌 시점이 됐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지금 한국 경제상황이 파이를 키워야 할 때입니까, 파이를 나눠야 할 때입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 이끌어갈 시대정신은 ‘선진국시대’

 

홍준표:해방 이후의 한국역사를 보면 제일 처음에 이승만의 조국건국시대, 박정희의 조국근대화시대, 산업화시대, 노무현의 민주화시대를 지났습니다. 이제 한국을 이끌어나갈 시대정신은 선진국시대라고 봅니다. 야당에서는 지금 통일시대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야당과 우리 보수 간의 대립이 아마 극명할 겁니다. 통일시대로 가기 전에 우리가 부자가 좀 되자. 만약 통일이 되면 북한주민들을 우리가 3명 중 한 명을 먹여살려야 하는데 담세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우리가 좀 부자가 되자. 그래서 선진국시대라고 저는 봅니다. 그렇다고 선진국시대로 가기 위해서 일방적으로 대기업 위주, 가진 사람 위주로 나라를 끌고 가면 선진국에 간들 사회갈등 양상은 더 커집니다. 일방적으로 좌파에서 말하는 분배정책이 아니고 아까 말한 대로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고 의무와 책임을 지우고 그리고 서민에게는 좀 더 많은 기회를 줘서 잘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나라를 만들어 보자는 거지, 있는 자의 것을 뺏어서 서민들에게 강제로 나누어주는 제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성장과 분배의 문제를 자꾸 정반대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성한용:제가 보충해서 서울시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8월 정도에는 주민투표를 하게 될 것 같은데요, 오세훈 시장이 정치적으로 잘했다, 잘못했다, 이 문제를 묻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1년에 3천억이냐, 4천억이냐, 이 정도가 오세훈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견해 차이다, 이런 지적이 있고요, 주민투표를 하는데 예산이 200억 정도 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갈등을 증폭시킬 게 아니고 민주당과의 대타협을 주선하실 용의는 없는지, 한나라당 내부에도 그런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것이 첫째 질문이고요, 그다음에 그렇게 주선하실 용의가 혹시 없으시다면 한나라당 당론으로 찬성 또는 반대 둘 중 하나 결정할 용의가 있으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홍준표:우선 무상급식, 세금급식 문제를 1천억이라는 돈의 차이로 보는 것보다도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무상 시리즈가 계속 나올 텐데 첫 단추부터 막아 보자, 무분별한 복지 포퓰리즘을 한번 막아 보자, 이런 취지에서 오세훈 시장이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돈 문제로 따지는 것은 저는 조금 견해가 다릅니다. 둘째, 이것을 당론으로 한다, 안 한다. 저도 사실 투표하는 것 답답합니다. 답답한데 이왕 저질러 버렸고, 한나라당 시장이 추진하는 방향은 맞다 싶기 때문에 이것을 하지 마라, 이렇게 하지도 못하겠고, 또 당내에서 많은 의견이 있는데 하라 하지도 못하겠고, 그래서 이것은 최고위원들하고 지도부 간에 별도의 회의를 거쳐서 정하기로 했습니다.

 

성한용:네. 그래서 첫째 답변에 대해서 한 번 더 여쭤보는 건데요, 정치의 본령은 가급적이면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국민을 통합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대타협을 주선하시는 데 앞장서실 용의가 있으신지요?

 

홍준표:최고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그때 답변드리겠습니다.

 

조복래:한나라당 대표가 되신 지 10일 정도 지났는데 진정한 첫 시험대는 8월 국회에서 처리될 한미FTA가 아니겠느냐, 이런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청와대는 한미FTA 처리 입장이 확고한 것 같고, 대표님도 거기에 대해서 의견을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먼저 한미FTA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실 것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번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남북관계가 너무 경색되어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쪽에서도 조금 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실제로 남북정상회담 얘기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어제 대통령과 독대도 하셨는데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질문드리겠습니다.

 

홍준표:한미FTA 문제는 일부 야당분들이 이 문제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지 않고 이념적인 측면에서 보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봅니다. 한-EU FTA는 좀 반대가 있었지만 무난히 처리되었는데 한미FTA 문제는 쇠고기 파동을 비롯해서 그 뒤에 이 문제를 이념적인 문제로 접근하는 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강경하게 대처하는 분들이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8월에는 설득하고 대화하고 타협해서라도 이 문제는 더 이상 끌 수가 없지 않으냐, 미국에서 만약 통과되면 우리도 바로 통과돼야 될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몸싸움을 더 이상 하면 국민이 국회를 진짜 무시할 겁니다. 제가 손학규 대표님과 워싱턴 시절에 한 6개월 동안 매일같이 만나고 호형호제하면서 지냈는데 그분은 합리적이고 또 발언록을 보면 옛날에 한미FTA를 수차례 찬성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무난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요, 둘째 남북관계 문제는 어제 대통령께도 공개적으로 말씀드렸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우리가 유치했고 거기가 또 접적지역이니까 남북관계를 전향적으로 풀어야 되지 않겠냐고 말씀드렸어요. 기본적으로는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될 시기가 왔습니다만 현재 북한 내부사정이 굉장히 복잡한 모양입니다. 그 내부 이야기는 말씀드리지 못함을 양해해 주십시오.

 

최명길:상당한 정보가 있으신데 말씀을 안 하시는 것 같은데요, 어제 국가기밀을 들으셨던 모양이죠? 한 가지 다른 정책문제를 여쭤보겠습니다. 한진중공업 문제인데요, 평소 홍 대표님은 환경노동위원장 하신 경력에 대해서 상당히 말씀을 많이 하시고 실제 노동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진중공업 문제가 단순히 단위사업장 문제를 넘어서 실제 부산 전체 경제의 문제가 되고 조선산업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노동운동 전체의 큰 문제로 번져가고 있는 양상입니다. 그래서 평소 헌법 119조의 정신을 많이 얘기하지 않습니까? 헌법 119조의 정신이라는 것이 재벌에 대한 일정한 규제, 경제정의를 위한 정부의 역할 같은 것을 규정하고 있는 거고 또 당에서 현지 지역구인 김영호 의원이 말씀하시는 얘기를 직접 들으셨을 텐데 현재 부산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냥 둘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으며, 한진중공업 사측의 태도에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그래서 당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나서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홍준표:한진중공업 문제는 제가 당 대표 되고 난 뒤 잠시 보고를 받았습니다. 한 번 노사 대타협을 했는데 그 타협을 하고 난 뒤 10년 전인가 해고되어 한진중공업 노동자가 아닌 분들이 주동해서 문제가 커졌고, 지금은 상당히 사회문제화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저희가 좀 더 검토해서 대처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오후에 한국노총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제가 원내대표 때도 방문하려고 했습니다. 아마 한나라당이 민주노총을 방문한 전례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환노위원장 할 때는 민주노총을 불러서 언제나 타협하고 대화했기 때문에 방문하려고 했는데 그때는 거절당했고 이번에 방문하려고 했는데 민주노총 측에서 노조지도부는 오라고 하는데 밑의 분들이 못 오게 해요. 오면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고 합니다. 시청 앞에서 단식하고 계신데 그 현장으로 와 달라고 합니다만 집권여당 대표가 단식현장에 가는 것은 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민주노총도 방문해서 이 문제를 충분히 논의하겠습니다.

 

최명길:간략하게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노동문제 관련된 건데요, 지금 최저임금 결정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고 대표님도 이 사안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실 텐데요, 어제 홍사덕 의원께서 당 회의에서 새 지도부가 결정되고 법정 기일을 넘긴 상태에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그런 상황이 상당히 괴이하게 생각됐다는 발언이 나왔잖아요. 그 결정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홍준표:홍사덕 의원님이 좀 과한 표현을 하셨습니다. 그 법률개정 문제는 국회 환노위에서 별도로 논의해야 될 문제지, 일방적으로 어떻게 바꾼다는 것은 우리가 취할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최명길:그러니까 법 개정의 필요가 있다는 것은 인식하고 계십니까?

 

홍준표:아직은 제가 그 답변을 하기가 이릅니다.

 

사 회:대표께서 아침에 알고 오셨는지 모르겠는데 오늘 권재진 법무장관 내정과 관련해서 젊은 의원들이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는 얘기 들으셨습니까? 그리고 남경필 최고위원도 긴급최고위원회 소집을 한다고 뉴스가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아침에 혹시 들었습니까?

 

홍준표:못 듣고 나왔습니다.

 

사 회:너무 급박하게 답변을 요구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홍준표:의원총회 소집 여부는 의원들의 소집요구서가 들어오면 원내대표가 판단할 사항입니다. 그리고 긴급최고위원회 소집 여부는 남 최고위원에게 연락이 오면 다시 한 번 이야기하겠습니다.

 

성한용:정책현안 관련해서 간단히 여쭤보겠습니다. 8월 임시국회에서 한미FTA도 있고요, 또 한나라당에서는 북한인권법, KBS수신료, 이런 것들을 처리할 계획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해 홍 대표님 개인 견해를 밝혀 주시고요, 아울러 원내대표 하실 때 상당한 재량권을 가지고 일을 잘 하신 것으로 평가되어 있는데 앞으로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한테 재량권을 어느 정도 주실 생각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홍준표:우선 한미FTA, 북한인권 문제, 수신료 문제는 8월 처리하는 게 좋겠다, 대화와 타협으로 8월 처리하는 게 좋겠다, 이렇게 밝혔고요, 그다음에 원내대표와 당 대표 관계는 당헌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헌대로 하겠습니다.

 

김창균:FTA에 대해서 아까 말씀하신 것을 들어보니까 약간 극렬한 분들의 반대가 변수일 뿐 야당 대표께서도 합리적이신 분이고 그래서 별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약간 낙관하시는 분위기로 들리는데 저희가 판단하기는 야당 쪽도 문제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여당이 일치단결해서 이 문제를 끌고 갈 수 있겠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으로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남경필 최고를 비롯해서 30여명이 작년에 몸싸움하는 표결은 하지 않겠다고 서명했고 만약 몸싸움하는 데 내가 끼면 총선 불출마하겠다고 약속까지 해놓은 상태입니다. 그분들을 설득해서 같이 갈 자신이 있으신지, 어떤 복안이 있으신지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홍준표:한미FTA는 지금도 여론조사를 해보면 국민 65% 이상이 찬성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압도적 찬성을 하고 있는 정책을 일부 극렬하게 반대하는 분들이 있다고 해서 처리 안 하면 이게 국회가 아니죠. 그리고 낙관하고 있다고 하는데 문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끌고 가야 되지, 비관적으로 보고 끌고 가면 될 것도 안 됩니다. 사람 사는 법칙이나 그거 똑같은 겁니다. 국회에서 제가 원내대표 할 때 대선 이후에 얼마나 많은 대선 앙금으로 극렬한 대립이 있었습니까? 위원장실 점거하고 본회의장 점거하고, 전기톱이 나오고, 해머가 나오고… 그래도 끝에 가서는 타협했습니다. 타협해서 이명박정부의 정책관련 법안, 야당의 MB악법이라는 법안 32개 가운데 31개를 합의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 미디어법은 합의서를 딱 받아놓고 후임 안상수 원내대표한테 넘겨주었습니다. 그 합의서에 의거해서 제가 5월에 퇴임하고 6월에 통과시켰습니다. 세상 사는 것을 저는 낙관적으로 보고 삽니다. 그래야 일이 잘돼 가지, 비관적으로 보면 될 일도 안 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성한용:홍 대표님 개인에 관련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후보로 나서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5년 뒤 대선을 포기하고 지금 당 대표가 되셨는데 보통 정치인들 가는 길하고 좀 거꾸로 잠깐 가신 것 아닌가 싶은데, 2017년 차차기 대통령의 꿈은 접으신 건지, 아니면 다시 나설 건지 말씀해 주십시오.

 

홍준표:정치하는 사람들의 종국적인 목표는 국가경영입니다. 저인들 국가경영을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습니까. 그렇지만 2007년처럼 스파링 파트너나 하고 흥행만 해주는 조연은 내년에는 안 하려고 합니다. 아까 브리지론을 이야기했는데 브리지 토대로 한나라당이 재집권하는 것이 중요하지, 제가 나서서 또 대선후보 하겠다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그것은 홍준표시대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년 총선 지난 후에 대선 잘 치르고 재집권하면 그때 한번 다음에 내가 뭐를 해야 할지 생각하겠습니다.

 

사 회:대표님 아니라도 당내 스파링 파트너가 많기 때문에 그러는 거죠?

 

홍준표:그렇습니다.

 

조복래:대표 되시고 난 다음에 상도동을 방문해서 YS한테 큰절을 해서 약간의 논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계 입문시켜 주신 분이고 그 이후부터 15년 동안 한 번도 빼지 않고 부모님 외에는 YS에게만 유일하게 절을 했다, 이렇게 말씀도 하셨는데 역대 대통령이 몇 분 계시고 국민의 평가가 다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대표님은 역대 대통령 중 누구에게 가장 큰 평점을 주시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홍준표:그러면 살아 계신 분만 하겠습니다. 저는 김영삼 대통령을 좋아하는데 이유가 담백한 분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하고 담백한 분입니다. 대통령을 어떻게 수행했든 간에 나는 솔직담백한 정치를 좋아합니다. 음흉한 정치를 하면 그게 오래갈지는 모르나 국민이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기 생각을 솔직담백하게 표현하는 정치인을 좋아합니다. 지금도 찾아가는데 그분이 정계에 입문시켜 줬다는 뜻에서 가는 것 아닙니다. 난 명절 때면 꼭 갑니다. 가서 어른한테 큰절하는 게 뭐가 문제됩니까? 그리고 제가 15대 국회에 들어갈 때 YS를 도와드렸습니다. 그 당시에는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주러 갔습니다. 서울 압승하는 데 내가 일조했습니다. 나 신세 진 것 없습니다. 그렇지만 솔직담백하기 때문에 그분을 존경하고 좋아하고 그래서 가서 어른한테 큰절하는데 그것을 언론에서 문제 삼는 것을 저는 거꾸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최명길:그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요, 제가 프로그램 만들기 위해서 상도동에서 인사하는 장면을 촬영한 테이프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봤습니다. 그런데 YS가 절을 받고 나서 좀 기분이 좋았는지 이런 말을 했어요. “내가 대통령 참 멋지게 했다.” 기억나시지요?

 

홍준표:초기에 그랬지요.

 

최명길:“멋지게 했다” 그러니까 대표께서 앞에 앉아 계시면서 연방 “그렇습니다”라고 얘기하시던데….

 

홍준표:초기에….

 

최명길:실제로 YS대통령이 멋지게 했다고 평가하시는지요?

 

홍준표:YS대통령의 초기 지지율이 90%가 넘었습니다. 하나회 척결, 실명제 도입, 공직자 재산등록 등 초기에 개혁정치할 때 국민이 굉장히 환호했습니다. 제가 이야기한 것은 어른에 대한 예의입니다. 어른에 대한 예의이고, 초기에 잘 하셨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어른에 대한 예의는 다 갖춰야 됩니다. 팔순이 훨씬 넘으신 어른이 기분이 좋아져 있는데 거기에서 제가 무슨 말을 또 하겠습니까?

 

사 회:부드럽게 답변하셨으니까 또 부드럽게 답변하실 수 있는 것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홍 대표께서 특히 여성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좋지 않습니까? 그렇죠? 모르시면 그렇다고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왜 여성 유권자들이 홍 대표를 좋아하시는지 알아보니까 물론 빨간색을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좋게 말하면 댁에 들어가서 굉장히 좋게 대해주고 달리 얘기하면 힘들게 사신다고 그래서 여성 유권자들이 많이 좋아한다는데, 맞습니까?

 

홍준표:그런데 여성 유권자들이 저를 보면 가부장적인 냄새가 난다고 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굉장히 많습니다. 제가 어려운 시절에 집사람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학교 앞에서 은행원을 하고 있었는데 돈 찾으러 갔다가 눈이 맞았어요. 그래서 연애를 한 6년 하다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결혼했습니다. 결혼할 때도 가진 것이 없어서 어렵게 결혼했는데 집사람하고 결혼할 때 약속한 게 있어요. 남의 여자를 탐하지 마라. 둘째, 일찍 들어와라. 제가 술을 잘 못 먹기 때문에 할 일이 없으면 일찍 들어갔습니다. 11시가 통행금지였는데 정치하고 난 뒤에는 풀어줍디다. 밖에서 일이 많으니까. 제가 정치로 성공하고 검사로 성공했다고 하지만 이것보다도 제가 제일 성공했다고 느끼는 것은 두 아들입니다. 두 아들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가장 존경하는 인물 안에 홍준표라고 적었습니다. 그래서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성공은 두 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제가 손이 참 귀한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한 대로 죽 내려오다 보니까 제 가장 가까운 친척이 8촌입니다. 애들이 31살, 29살인데 지금도 저녁때 되면 서로 통화합니다. 아버지 몇 시에 들어오노? 나 몇 시에 간다. 그러면 저녁 먹고 올래? 서로 물어보고 하는데, 두 아들이 자기 아버지를 존경해주는 것을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성공이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김창균:저도 개인적으로 한 가지만 여쭙고 싶은데 정치하신 지 15년 되어서 책에 쓰신 대로 변방에서 정치를 시작해서 여당 최고위원 하시면서 이미 중앙으로 많이 오셨었습니다만 여당 대표라는 자리는 또 여당 최고위원과는 다릅니다. 말씀하신 대로 국가기밀을 대통령과 함께 얘기하는 자리이고, 오늘 관훈토론회에 오셨다는 것 자체가 한국정치의 최중앙으로 오셨다는 뜻인데 이제 열흘 됐습니다. 최중앙으로 와 보니까 옆에서 봤던 것과 중앙에 온 것과 어떻습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습니까?

 

홍준표:사실 그렇습니다. 제가 당내 1인자가 되었는데, 2인자 할 때는 치받을 데가 있었거든요. 당 대표도 치받고 대통령도 치받고… 이렇게 할 때는 스트레스가 없었어요. 저는 스트레스를 안 갖고 살고 늘 위로 치받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1인자가 되고 보니까 주로 치받치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당의 1인자가 되었으니까 대통령을 치받을 수 없는 입장입니다. 어떻게 하면 사전 조정해서 설득하고 말씀드려서 충돌 안 하고… 그런 입장에 서다 보니까 한 열흘 동안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아요. 저는 검사 할 때는 윗사람 치받는 재미로 살았고, 정치할 때도 늘 윗사람 치받는 재미로 살았는데 이제는 치받치니까 한 열흘 동안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마 조금 있으면 익숙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 회:오늘은 스트레스 받았습니까, 해소했습니까?

 

홍준표:오늘은 스트레스 해소한 편입니다.

 

사 회:오늘 스트레스 해소하셨다니 다행입니다. 플로어에서 몇 가지 질문을 하셨는데 제가 중간중간에 일정부분 질문을 했고 패널리스트들의 질문과 중복되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플로어에서 나온 질문에 대한 질의-응답은 별도로 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홍준표 대표 초청 관훈토론회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관훈클럽은 관훈토론회에 나오신 분에게 기념패를 드립니다. 홍준표 대표님에게 기념패를 드리겠습니다.

 

이창순(관훈클럽 사무국장):기념패 내용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기념패.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관훈클럽은 귀하를 초청연사로 모신 가운데 유익한 대화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귀하와 함께한 소중한 이 자리는 54년을 이어온 관훈클럽의 전통과 더불어 길이 기억될 것입니다.

                                                             2011년 7월 14일

                                                          관훈클럽 총무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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