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토론회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초청 관훈토론회

초청자 :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개최일 :
2005-05-02
조회수 :
6,314
첨부파일

 

<관훈토론회> 신뢰의 정치, 자신감 있는 경제로 선진한국을 앞당기겠다

文喜相 열린우리당 의장

 

일시:2005. 5. 2(월) 12:00

장소: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李東官 동아일보 정치부장

李穆熙 서울신문 논설위원

金昌均 조선일보 논설위원

金恩慧 MBC 앵커

 

박정찬(총무):안녕하십니까? 관훈클럽 총무를 맡고 있는 박정찬입니다. 제133회 관훈토론회에 이렇게 성황리에 참석해주신 참석자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재보선을 치르느라 심신이 매우 피곤한 가운데서도 저희 청을 뿌리치지 않으시고 이 자리에 나와주신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역시 같이 고생했을 당 소속 의원 여러분, 그리고 당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오늘 토론회가 좀 무정한, 비정한 토론회가 되지 않겠느냐고 하시는데 그 의미는 제가 다시 얘기하지 않아도 잘 아실 줄 믿습니다. 사실 약 한 달 전 의장님께서 취임하신 직후에 토론회에 한번 모실까 생각했습니다만 선거를 앞두고 그렇게 하는 것이 선거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토론회를 하게 된 겁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저희 클럽으로서는 완패당한 집권당이 향후 정국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를 당의장으로부터 직접 듣는, 어떻게 보면 유익하고 시의적절한 토론회가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참석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면서 차린 건 없지만 양해해주시고 맛있게 들어주십시오.(식사)

올해 들어 세 번째 관훈토론회입니다. 이해찬 총리와 한덕수 부총리는 조찬토론회를 했고, 오늘이 의장님 모시고 세 번째인데 아침에 하나 점심에 하나 비인간적인 식사는 똑같은 것 같습니다. 아직 식사 중입니다만 커피 마시면서 서둘러서 토론회를 진행하겠습니다.

먼저 2005년도 관훈클럽을 맡고 있는 임원을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서기를 맡고 있는 홍준호 조선일보 부국장입니다. 기획을 맡고 있는 이용식 문화일보 편집국장입니다. 회계를 맡고 있는 박영균 동아일보 부국장입니다. 편집을 맡고 있는 허영섭 경향신문 주간국장이십니다. 바쁜데도 오랜만에 나왔습니다. 윤덕수 KBS 정책기획센터장입니다. 감사를 맡고 있습니다.

역시 감사를 맡고 있는 서울신문 신연숙 논설위원 소개합니다. 김진국 중앙일보 정치부장 대우, 편집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성한용 한겨레 부장급 정치부 기자. 부장 지내시고 현장을 뛰고 있습니다. 이계성 한국일보 논설위원 겸 통일문제연구소장입니다. 황인선 서울경제 여론독자부장입니다. 김성우 SBS 보도국장은 오늘 못 나오셨습니다. 김영성 사무국장입니다. 이재우 부국장입니다. 그리고 관훈토론회를 비롯해서 1957년 이후 각종 언론계 행사를 하고 있는데 그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는 남중구 신영기금 이사장님을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토론회 순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후 2시까지 토론회가 진행되겠습니다. 이건 기념패 증정하는 순서까지 포함한 시간입니다. 먼저 의장님께서 기조연설을 하신 후 패널들과 일문일답으로 토론하시겠습니다. 그리고 플로어에 계신 선배, 동료 회원 여러분께서는 질문이 있으시면 우리 사무국 직원에게 전달해주시면 저희가 겹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질문을 대신 드리겠습니다.

관례에 따라 제133회 관훈토론회 연사로 나오신 문희상 의장님의 약력을 간단히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문희상 의장님은 경기도 의정부 출신의 3선 국회의원이십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시고, 한국JC 34대 중앙회장을 역임하셨고, 민주연합 청년동지회 초대 중앙회장, 민주당 총재 비서실장, 새정치국민회의 기획조정실장,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대통령 비서실장, 한일의원연맹 회장 등 화려한 경력을 역임하셨습니다.

그러면 문희상 의장님의 기조연설을 듣겠습니다. 여러분 박수로 환영해주시기 바랍니다.(박수).

 

문희상:언론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열린우리당 의장 문희상입니다. 유서 깊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씀드릴 기회를 갖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박정찬 총무 말씀마따나 비정한 토론회라고 말씀하셨는데 제 생각 같아서는 패전지장 불러서 격려해주는 다정한 관훈토론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깨끗한 정치와 잘사는 나라 건설을 목표로 창당된 열린우리당은 개혁의 완수와 선진경제로의 도약이라는 양대 목표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 결과 선진국들도 수백년 걸린 돈  안드는 정치를 우리나라는 불과 2, 3년만에 해냈으며, 특히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경유착 근절과 1인 보스체제 청산이라는 정치적 기적을 달성했습니다. 이 모두가 우리 국민의 선진적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열린우리당에 새로운 체제가 출범한 지 오늘로서 딱 한 달이 됩니다. 2차 전당대회를 통해서 출범한 새 지도부 앞에는 해결을 기다리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본인은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에 앞서 지난 4?30 재보선 결과에서 나타난 민심을 토대로 뼈를 깎는 자성과 자기혁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 앞에 엄숙히 약속드립니다. 사즉생의 각오로 기득권을 버리고 모든 당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당 혁신에 매진하겠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우선 우리 정치에서 시급한 것은 지역구도 극복입니다. 정치개혁의 3대 과제 중 정경유착 근절, 1인 보스체제 청산은 이미 성공적으로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지역구도 극복으로 정치개혁을 큰 틀에서 완성해야 하겠습니다. 이 땅에 망국적 지역주의가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선거구제 개편,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등을 포함한 폭넓은 선거제도 개선작업에 여야가 지체 없이 착수해서 올 연말 정기국회까지 법제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다음으로 반부패 투명 제도화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국회 정치개혁협의회가 인터넷을 통한 고액 정치자금 상시 공개 등 정치자금 투명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이미 미국 같은 나라는 중앙선관위원회와 시민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정치자금과 정치인의 입법안이 갖는 상관관계가 드러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자금은 소액 다수 후원제로 바뀌면서 부패의 소지가 거의 없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로비성, 대가성 정치자금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남은 문제는 투명도를 제고시키는 일입니다.

정치인이 누구로부터 돈을 받았고, 그 정치인이 만든 입법안이 돈을 준 사람과 이해관계를 어떻게 반영했는지 국민이 투명하게 감시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자금의 입법 상관관계를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정계와 재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가한 가운데 반부패 투명사회협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부문별로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부패척결을 위한 입법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반부패 투명사회협약은 토착부패, 각종 인허가 관련 부패 등 사회 곳곳의 부패를 완전히 척결하는 거대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청정한국, 청렴한국은 우리 모두의 목표입니다.

열린우리당은 잘사는 나라 건설을 목표로 창당되었습니다. 저는 당의장이 되면서 개혁과 인생의 동반 성공을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깨끗한 정치, 잘사는 나라라는 우리 당의 양대 목표를 새로운 방식으로 강조하고 구체화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국민과 유리된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는 신념에서 출발한 저의 속풀이 현장정치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민생정치, 생활정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각계각층의 국민을 만나 민생 최일선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정책에 체계적으로 반영하자는 것이 그 취지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속풀이 현장정치를 통해서 서민들의 어려운 생활실정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경제가 불황의 터널을 지났다고는 하지만 국민이 직접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올 들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가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여파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제는 심리요, 자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줄에 묶여 자란 코끼리는 나중에 줄을 풀어줘도 도망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우리 스스로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잃는다면 아무리 주변 여건이 좋아져도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자신감이 있다면 불리한 여건을 오히려 기회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최근 들어 민간소비가 2년만에 증가세로 반전되고 있으며, 신용카드 사용액, 유통업체 매출액 등이 호조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소비심리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우리 경제에 대한 국민의 자신감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극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생각입니다.

가장 중요한 경제 현안은 일자리 창출입니다. 매년 노동시장 신규진입 인구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하려면 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5% 성장세를 유지해야 된다고 합니다. 지금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과 종합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중소 벤처기업 활성화,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일자리 40만개 창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당정이 더욱 긴밀히 협조해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저는 정치를 하면서 변하지 않는 정치철학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논어에 나오는 ꡐ무신불립ꡑ이라는 것인데, 믿음이 없으면 바로 설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공자는 나라의 필수요소 3가지로 안보, 경제, 믿음을 꼽았습니다. 이 가운데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믿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믿음이 없으면 사회가 존립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정치개혁의 궁극적 목표 역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과 정부가 서로 믿고, 유권자가 정치인을 믿고, 소비자가 기업을 믿을 수 있을 때 선진사회 건설을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국회와 여야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치우친 정쟁의 악순환을 끊고 대화를 통한 상생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여야 정치권과 언론이 합심해서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무공해 정치를 꼭 실현하도록 합시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마지막 매듭이 남아 있는 한반도는 북핵문제로 인하여 갈등의 골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측면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선택 여하에 따라서는 현재의 상황을 평화정착과 통일로 이어가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특히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민주주의 역량과 외교 역량, 문화 역량, 의제설정 능력 등 연성 국력, 소프트 파워 신장과 동북아 역내국가들 간의 경제적 의존도 심화는 우리나라가 이 지역에서 평화의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한국이 동북아 평화의 균형자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확고한 한미동맹과 자주적 방위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또한 대중국 관계에서 협력적 질서를 모색하려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면서 이를 위한 우리 나름의 역할을 수행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19세기는 힘에 의해서, 20세기는 강대국의 세력균형 속에서 한반도가 있었다면, 21세기의 한반도는 평화와 번영의 촉진자로서 대륙과 해양을 잇는 허브개념으로 존재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한미동맹, 한미일 관계와 더불어 중국, 러시아의 외교축도 무시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북핵문제 해결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첫 단추입니다.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와 실질적 진전을 위한 관계국들의 긴밀한 협력을 우리 당은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이를 위한 정당외교도 한층 활발하게 전개하겠습니다. 

미래학자들은 세계의 중심이 서진한다는 가설하에 팍스로마나에서 출발하여 팍스브리태니카, 팍스아메리카나를 거쳐 팍스아시아나 시대가 온다고 주장합니다. 우리에게는 팍스코리아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팍스코리아나를 위해 갖추어야 할 덕목은 무엇입니까? 대영제국의 시대인 팍스브리태니카는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미국이 주도하는 팍스아메리카나 역시 근면 성실을 중시하는 청교도 정신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국민 각자가 주인의식을 가질 때 팍스코리아나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인의식을 가져야 솔선수범할 수 있고,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만이 현실타개를 위한 안목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팍스코리아나는 과연 무엇으로 만들 수 있겠습니까? 바로 한류로 대표되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세계적인 문화의 힘으로 이룰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가요 등 한류의 소재는 무궁무진합니다. 우리 국민이 뛰어난 창의력과 상상력, 속박을 거부하는 자유로운 국민성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문화의 힘으로 세계 1등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이 예언처럼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충무공 이순신은 왜적이 쳐들어왔을 때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면서 ꡐ서해 어룡동 맹산 초목지ꡑ라고 했습니다. 바다에 약속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알아준다는 말입니다. 남들이 당장 알아주지 않을지라도 자신이 할 일을 묵묵히 하겠다는 굳은 의지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어제의 어려움을 오늘의 보람으로 바꾸고, 오늘의 위기를 내일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읍시다.

다시 한번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관훈클럽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박수)

 

총 무:토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오늘 토론에 나설 패널을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이동관 동아일보 정치부장입니다. 이목희 서울신문 논설위원입니다. 두 분은 우리 관훈토론회에 몇 번씩 참석했습니다. 다음은 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위원입니다. 그리고 의장님이 MBC 요청으로 조금 기다렸습니다. MBC 김은혜 앵커를 소개하겠습니다. 김은혜 앵커는 제가 일선에서 볼 때 매우 열심히 현장을 지키는 기자였는데, 그동안 앵커하면서 현장에서 못 봤는데 아마 오늘 현장에 다시 복귀하는 기분일 겁니다. 그렇죠? 그러면 토론을 시작해주십시오.

 

이동관:의장님께서 다정한 토론회를 강조하셨는데, 저희는 다정하게 하고 싶은데 현실이 참 비정했습니다. 이미 보도를 통해서 다 알려졌습니다만 엊그제 실시된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23개 전 선거구에서 패배하는 한국 정치상 드문 진기록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한 가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비록 공천과정 등 부분적으로 기술적 실수가 있다 하더라도 지금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50%가 넘었고, 또 경제도 좋아지고 있다는 여권발 뉴스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더군다나 의장님께서 포클레인에 올라가서 연설하시고, 이른바 당직자들이 총출동해서 올인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역시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총체적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책임추궁이 아니었나 하는 느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의장님 본인 스스로는 이번 패인을 어떻게 종합진단하고 계신지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희상:승패는 병가지상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흔히 피할 때 쓰는 말이죠. 그 말과 함께 패장은 유구무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전혀 할 말이 없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총체적 국정운영의 실패인지도 모르고, 전략적 실수가 있었을지도 모르고, 당 의장의 대중성이 상대 대표보다 떨어져서 그런지도 모르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좌우간 저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4석 이상의 확보를 마음속에 기대했고, 적어도 3석은 되리라고 믿었습니다. 같이 따라다닌 언론인 여러분도 대개 비슷한 추측을 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 참담한 결과를 앞에 놓고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뭐라고 그럴까, 실망감이랄까, 허탈감이랄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참으로 억울하고 답답하고 할 말이 태산같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선거결과는 표심이 좌우하는 것이고, 표심은 신성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민심이 가장 정확하게 기록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도리가 없다, 겸허히 수용하는 수밖에 없다, 참으로 우리의 통렬한 반성을 이 순간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통렬한 반성은 말로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모든 선거는 평가이고, 늘 얘기합니다만 거기에는 진솔한 평가가 담겨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특히 당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무한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무한책임의 방법을 어떤 걸로 했으면 좋겠는가 하는 상중회의를 해서 거기서 내린 결론은 우리 모두 조금씩 다 책임져야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사표 내는 것만 능사가 아니다, 그건 어떤 의미에서 책임회피가 될 수 있다, 무한책임을 느끼는 사람이 그러면 되겠는가, 당을 다시 북돋우고 다시 한번 혁신의 기회를 갖자.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는 전제하에서 마음을 비우고 혁신하면 그래도 민심을 제대로 파악했다는 소리는 듣지 않겠는가, 그래서 우리가 스스로를 낮춰서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로 가야 되지 않겠는가 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상중위원 중 한 분을 평가단으로 만들어서 통렬한 반성의 기회를 갖기로 하고, 그것에 따른 자기혁신을 위해서 당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은 한명숙 상중위원, 부위원장은 유시민 의원이 맡기로 하고 사무처장이 간사를 맡고 해서 정말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사즉생의 각오로 다시 한번 하자,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시작하자.

그래서 민심 속으로, 현장 속으로 다시 한번 들어가서 마음을 같이하자고 해서 거기서 실질적으로 5월 6일날 상중위원 모두를 포함한 지도부 전체가 버스 한 대 빌려 타고 떨어진 6군데를 몽땅 순회하면서 사죄인사를 겸한 인사를 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6군데를 모조리 다 찾아갈 겁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은 밤 새워서 상중 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해서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재확인하고 다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 계신 관훈클럽을 중심으로 한 언론인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집권여당이라는 사실, 무한책임이 있다는 사실, 그래도 아직은 제1당이라는 사실, ꡐ상유십이(尙有十二)ꡑ라고 성웅 이순신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ꡐ나한테 남은 배가 12척은 있습니다ꡑ라고 상소하는 그 기분으로 시작하는 집권여당에 힘을 주시기를, 그래서 그 힘을 받아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이 자리를 빌려서 말씀드립니다.

 

이목희:여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니까 이제 국회 입법도 그렇고 여당으로서는 국정운영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권 내에서는 합당, 정책연합, 정책연대, 개별영입 강화 이런 게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고요, 정계 개편을 차제에 아예 뒤집어보자 이런 과격한 얘기도 나오는데 의장께서는 어디다 무게를 둬서 하려는 구상인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시고요, 합당이나 정책연합, 연대를 하려면 상대가 민주당이냐, 민노당이냐, 충청권 신당이냐, 아니면 차제에 자민련하고 하겠다 이런 건지 그것도 구체적으로 밝혀주십시오.

그리고 부연해서 묻자면 열린우리당이 지금 과반수가 안됐는데 한나라당이 상임위 의석을 조정하자, 법사위나 이런 중요한 데를 조정하자 그러는데 열린우리당은 아직은 하지 말자고 반대하지만 논리에 안맞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어떻게 하려는지 여쭤보고 싶고요, 또 하나는 민노당하고 민주당이 교섭단체 정수를 낮추거나 없애자, 이런 요청을 하고 있는데 정책연대나 이런 것과 관련해서 이런 구상도 있는지 밝혀주십시오.

 

문희상:너무 여러 가지를 물으셔서 나같이 머리 나쁜 사람은 정리하기도 바쁩니다. 모르는 건 그때그때 다시 한번 재질문하겠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첫번째 합당이나 연대 이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로 저는 해석했습니다. 과반수 미달, 그리고 안정의석 확보 실패에 따른 집권당으로서의 입장을 정리해달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저는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씀드립니다. 제 정파와 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어떤 경우든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정책 공조건, 연합이건, 투표건, 선거건, 그리고 최종적으로 합당이건 언제든지 문호는 열려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정당의 기본요건입니다.

나는 언제든지 얘기합니다만 거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대의명분이라는 것이 첫째입니다. 국민적 공감대 없이 합당은커녕 연대만 해도 시너지 효과는커녕 마이너스 효과가 나는 걸 우리는 정치현장에서 여러 번 봤습니다. 그래서 가령 인기적 영합에 의해 선거를 의식해서 연대한다든지, 순간적으로 인위적으로 한다든지 이런 경우에 전부 실패했습니다. 모든 경우의 연대는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제일 큰 조건은 대의명분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그 절차가 투명해야 됩니다.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가지고 해도 절차가 투명하지 않으면 반드시 오해가 되고 밀실야합이라는 소리를 듣는 걸 제가 정치경험상 많이 느꼈습니다. 이 두 가지는 확실한 조건으로 기본적으로 맞아야 된다. 그것만 된다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어느 상대랑 할 것인가, 충청도 신당과 할 것인가, 민주당과 할 것인가, 민노당과 할 것인가 여러 가지 얘기가 있었습니다만 그 두 가지만 충족된다면 대의명분이 있거나 투명한 절차만 된다면 민주노동당과도 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안별로. 그리고 때로는 민주당과, 때로는 한나라당과도 정책연대를 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문호가 딱 닫혀 있는 것은 나는 민주정당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말한 것을 다시 한번 말합니다. 전제가 있습니다. 대의명분과 국민이 공감하는 국민적 공감대 이것이 형성될 수 있어야 돼요. 저렇게까지 해서 하려면 차라리 연대하는 것이 낫지 않는가 하는 경우가 반드시 온다고 나는 믿습니다. 지금 같은 경우에, 더군다나 절반 의석 확보가 안된 여당 입장에서 봤을 때. 그래서 그것만 전제된다면 언제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다는 전제를 말씀드립니다.

세 번째 질문하신 상임위 정수에 관해서는 제가 확고부동하게 말씀드릴 입장이 아닙니다. 원내대표도 있고 그래서 여러 사람이 상의해야 되지만 정수는 일단 여야 합의에 의해서 됐어요. 그리고 그것이 무너졌을 때 처리방법도 국회 관행에 따라 있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그래서 큰 무리가 없는 한 정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정치적 공세로서 법사위 같은 경우 동수를 넘는 숫자를 확보하기 위해 야당이 무리한다든지 이런 것은 들어줄 수 없겠죠. 그러나 어느 선을 어긋나는 일은 없을 거라는 전제하에서 이것은 원내대표 소관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교섭단체 정수를 낮출 수 있는가. 나는 기본적으로 각 상임위원회별로 한 명씩 대표성을 갖는 의원이 갈 수 있을 정도의 숫자, 대체로 15, 6명선을 언제든지 주장했었습니다. 그건 옛날 주장입니다만 당론은 아닙니다. 그래서 조금 낮추는 것까지는 이해합니다만 5석으로 낮춘다든가 이런 것은 지금 현재 국민감정과는 같이 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은혜:합당과 관련해서 다시 한번 추가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실제로 이번 선거를 지켜보면 무엇보다 총리께서도 말씀하셨고요, 오늘 의장님께서도 말씀하셨는데 다음 정권 재창출에 자신 있다는 부분에 가장 확실한 근거였던 호남, 충청 연합구도 붕괴, 결국 이런 지지의 붕괴는 향후 재집권의 대선전략을 다시 짜야 되는 게 아니냐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충청권에서는 행정도시, 아무리 어떤 공약을 제시했어도 안 먹혔다는 위기감이 의원들 사이에 있고, 수도권에서는 민주당과 손잡아야 되지 않느냐 하는 수도권 여당 의원들의 동요가 있습니다. 결국 대선전략은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지난 1월 5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각별한 인연이 있으시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나시고 난 다음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통합 쪽이다라고 일부 기자들에게 이야기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근거로 이야기하신 건지요?

그리고 민주당과의 합당이든 아니면 정책연합이든 고려를 하신다면 그 시기는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가속화될 수 있다는, 여당쪽에서는 지금 힘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그럴 만한 추진동력과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만, 그 시기는 어느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계십니까?

 

문희상:민주당과의 통합문제입니까?

 

김은혜:그렇습니다.

 

문희상:그것도 내가 아까 말씀드린 원칙론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대의명분이 딱 맞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서 됐을 때 가능하다는 걸 조건부로 먼저 말씀드렸고, 대의명분에 있어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게 민주당과의 합당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출생이 같고 지금 현 대통령도 같이 만들었고, 그 이상의 대의명분은 없다고 생각되는데 가능성은 제일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게 그쪽입니다.

내가 늘 얘기하지만 헤어지는 것보다 재결합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결혼을 처음 하는 것보다 재결합하기가 더 어렵듯이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대하는 것은 그래도 정당의 아이덴티티를 굳이 얘기한다면 개혁적인 정당이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대통령도 같이 만든 당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제일 높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말은 약간 왜곡됐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신 건 아닙니다. 정확하게 통합해야 된다고 어느 사람한테도 얘기하는 분이 아니라는 것은 다른 분들이 더 잘 알겁니다. 다만 제 느낌은,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통합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건 분명합니다, 굳이 수사를 동원하자면. 그러니까 뭐라 그럴까… 안타까움 같은 것을 나는 여러 군데에서 느낍니다. 저만이 느끼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국민의 정부에서도 정무수석을 지냈고,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도 앞장섰지만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도 앞장섰고 비서실장을 지냈기 때문에 독특한 위치에서 내가 느끼는 감이 있습니다, 특히 비서실장 재임 시절에. 안타까움 같은 것을 내가 느껴요, 두 분 사이에. 그래서 통합되면 기뻐하실 분이지 왜 통합했냐고 싫어하실 분은 아니라는 건 분명합니다.

그런 정도의 분위기를 설명드렸을 뿐인데 대통령이 통합하길 바란다든가 이렇게 얘기한 걸로 와전된 것 같습니다. 그건 분명히 이 자리에서 바로잡고, 글쎄… 민주당과의 통합, 실질적으로 한번 거론할 만한 시기는 어느 정도 됐다고 생각합니다. 거론조차 못할 거야 없지 않겠어요?

 

김은혜:지금부터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문희상:그렇게 단정적으로 얘기하면 내일 아침 ꡐ민주당과의 통합논의 시작ꡑ 이렇게 날까봐 불안해서 그러는데, 왜냐하면 상대방이 전당대회 의결까지 하고 안하겠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여기서 그런 얘기하면 엇박자 아니겠어요.

 

김은혜:그러나 진지하게 검토는 해보시고 추진하신다는 거죠?

 

문희상:제 희망사항입니다. 그것은 민주당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김창균:문 의장님은 재보선 사흘 전에 인터뷰를 가지셨습니다. 그리고 선거결과에 책임을 지겠다, 사퇴까지 검토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두 가지로 여쭤보겠습니다.

우선 약속 자체에 대한 겁니다. 당원들이 직접 선출해준 당대표께서 불과 한 달만에 열리는 재보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적절한지가 첫 번째 질문입니다.

두 번째, 그 약속이 적절했건 안 적절했건 여당 대표께서 하신 말씀은 그 자체로 정치적 구속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결과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 하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금 의장께서는 사퇴 의지는 없다, 당 혁신을 하겠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처음에 약속하실 때부터 사퇴하실 생각은 전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때는 사퇴까지도 생각했는데 생각이 변했는지, 생각이 변했다면 어떤 사정 변경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문희상:이럴 때 아주 곤욕스러워요. 왜냐하면 사실이 아닌 보도가 있었다 그럴 때 그 보도를 전제로 해서 사실이냐고 자꾸 묻는 거예요. 아주 곤욕스러워요.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할 만한 건더기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왜냐하면 그 당시 옆에 비서실장, 대변인이 있었는데 그분들이 그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해서 고쳐졌습니다, 나중 걸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그건 본인이 인정하는 것이죠. 그러나 대강의 뜻은 굳이 틀린 게 아니라고 나는 그랬어요. 굳이 변명하지 마라. 왜냐하면 내 마음의 근본은 같은 거니까요.

나는 한마디로 해서 선거는 기본적으로 평가다. 그리고 아니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결국은 그 평가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화가 없습니다. 평가를 하고 책임은 안 진다고… 그런 평가는 하나마나 아닙니까.

그런데 모든 선거는 결과적으로 중간평가적 성격이 분명히 있거든요. 집권여당이건 정부건, 아니면 야당은 야당대로 평가를 받는 겁니다. 야당이 그동안 한 것에 대해 선거로 심판받지 않겠어요. 그것은 똑같이 여당이 나서서 심판을 받았는데 국민이 심판자 아닙니까. 겸허히 받아야 될 것 아닙니까. 그러면 책임져야 될 것 아닙니까. 순서에 있어서 틀린 게 하나도 없어요.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내 책임은 당의장의 책임이고, 변명하고 싶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간단히 얘기하면 공천이 잘못됐는데 나는 공천에 하나도 관여하지 않고 운동만 하러 다녔다, 그렇게 얘기하면 얘기가 됩니다. 그런 얘기 하고 싶지 않다, 그런 얘기 하지 마라, 그렇게 하지 말고 결과에 대해 승복하는 것이 국민 입장에서는 정정당당한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지금도 그 생각에 변화가 없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그런데 왜 심기일전해서 면모일신해서 혁신하겠다고 빠져나가느냐 이렇게 묻는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습니다. 상중회의를 열었습니다. 책임을 지자, 다 같이 책임을 지자는 사람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바로 그 논리, 실제로 책임도 안질 사안에 대해 책임진다고 그만두는 것만 능사냐. 당의장이라는 게, 상중위원이라는 게 국민 내지 당원들과의 약속 속에서 1만 5000명 대의원에서 뽑히고 무책임하게 사표만 던진다고 장땡이냐고 말하는 대목에 대해 나는 또 생각하게 됐어요. 그것도 사실이에요.

그러면 뭐가 옳으냐. 나는 뭐가 옳은지 모르겠어요. 그때는 내가 그걸 진실로 얘기했고, 상중회의에서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한테 내가 귀가 솔깃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현재 그대로입니다.

 

김은혜:아까 기조발언에서 당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말씀해주셨고, 혁신위원회가 야심차게 출발하게 됐는데, 역대 이런 참패는 없었는데 진정한 반성이 있는지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오히려 형식에 치우쳐서 겸허한 반성이 혹시 부족한 건 아닌지, 지도부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다 보니까 오히려 평가나 혁신 그런 형식으로 빠져나가는 게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재보선 현장을 총지휘했고, 그 전면에 나섰던 상임중앙위원이 지휘하는 평가단이나 혁신위원회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습니까, 얼마나 책임을 지려 하겠습니까. 또 버스를 타고 5월 6일날 참패한 6곳 모두 돌아다니시겠다고 했는데, 들어서 민생을 체감하겠다고 하시지만 듣는 것은 해장국 정치에서도 많이 들으셨잖습니까. 실제로 어떤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으로 혁신에 대한 책임을 지시겠다는 것인지 좀더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싶습니다.

 

문희상:당 혁신 내용에 관해서는 수도 없는 말이 오갔습니다. 그리고 그걸 정리하기 위해서 새로운 발제와 함께 바로 5월 6일날 부산에서 콘도를 얻어서 거기서 밤새도록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 중에 상당부분이 있는데 소개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의 치부가 너무 많이 노정되는 거예요. 할 수 있는 얘기는 다 했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를 놓고 말씀하셔야지, 예단해서 지금쯤 오죽하랴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섭섭합니다, 듣기에 따라서. 우리는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거든요. 기대해 보세요.

 

김은혜:그러면 그 타임플랜을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문희상:타임플랜은 5월 6일날 기본적인 게 완성될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발표를 하겠죠. 이렇게 하겠다 하고 그렇게 지킬 생각입니다.

 

이목희:간단한 것 하나만 여쭤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그런데요, 영천 같은 데서 굉장히 공약을 많이 하셨는데 이행하실 것인지, 떨어졌으니까 좀 깎아서 하실 건지….

 

문희상:이행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그렇게까지 하고 당의장이 보증한다 그랬고, 현 의원으로 당선되고 만일 이것이 1년 안에 가시화되지 않으면 사표를 내겠다고 제가 당의장으로서 사표를 받는 세리머니까지 하고, 이것에 대해서 내가 또 보증하겠습니다라고 했고, 할 일은 다 했는데 아 이거 참… 벽이더라고요, 벽. 그래도 49%를 얻었습니다. 그걸 소중하게 생각해야 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것이 교두보가 돼서 일파만파로 지역구도 해소라는 정치개혁의 큰 태풍으로 일어난다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5월 6일날 갑니다. 가서 나는 그 약속을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지키겠다는 약속을 또 하려고 합니다. 지키고 싶지 않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고, 최선을 다해서 지키겠다고 약속하러 갑니다. 내가 사과 내지는 낙선인사라고 표현해서 겉으로 포장했습니다만, 실제로는 재공약을 하러 가야 된다고 믿기 때문에 나는 갑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렵니다. 그리고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지킬 수 있는 것만 공약했습니다. 약간 과장되게 공약했다고 그러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지킬 수 있는 것만 공약했어요. 그러니까 가서 또 그만큼만 공약할 겁니다.

 

이동관:분위기가 고조된 것 같아서 다정하게 바꿔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해명할 건 아니지만 오늘 토론자로 나온 김은혜 앵커가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잘 못 알아들으시는 것 같아서…. 평소 문 의장님은 정무수석하실 때부터 개설한 봉숭아학당으로 정평이 나 있잖습니까?

탁월한 정국 분석력, 예견력, 이런 것들로 기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오셨고, 가끔은 정치적 상상력이 번뜩이는 날카로운 분석을 해주셔서 참고가 많이 됐는데, 그런 가운데 평소 정치적 리더십을 얘기하실 때 항상 투쟁형 리더십과 통합형 리더십을 강조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들은 다 투쟁형 리더십이었다, YS, DJ, 노 대통령까지….

그런 말씀의 행간에 깔려 있는 것을 저희 나름대로 이해하기로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가 오면 나도 좀 역할을 해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타이밍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항상 관리형으로만 머물고 있다는 인상을 주시는데 거기에 머무실 것인지, 기회가 오면 뭔가 더 큰일을 위해 역할을 해보실 뜻이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문희상:다정한 게 아니라 이건…(웃음) 한술 더 뜨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오프로 하기로 한 얘기를 공유하면 안됩니다.

관리형 이미지가 있겠죠. 주로 나를 부를 때 당의장, 이렇게 부르는 사람보다 실장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무슨 실장이냐, 주로 기조실장 비서실장입니다. 그러고 보니까 참모로 하는 직책만 했어요. 그리고 그때 주로 봉숭아학당이라고 얘기하는 상식의 편린들을 얘기한 게 있죠. 그리고 그때는 쉽게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의장이 뭔지 참으로 어려워요. 지금 말씀하신 대로 긍정적인 측면만 얘기한다면, 그때 좀 제대로 분석도 잘했다 그런 뜻이 포함됐다면 전혀 분석할 능력이 없어졌어요. 바보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나 같은 분석 잘하는 참모가 있나 그렇게 봤더니 그것도 쉽지 않은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이라는 이미지에 대해서 저는 그렇게 크게 상관하지 않습니다.

저는 늘 얘기합니다만 87년도에 정치를 다시 시작해서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시는 날 그 꿈을 이뤘고 모든 꿈을 이뤘고 모든 꿈을 접었다고 늘 얘기합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덤으로 산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허허롭고 마음이 비어 있습니다. 큰 꿈이 없기 때문에, 간단히 얘기하면. 그래서 그렇게 아등바등 그런 생각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나는 투쟁형이 아니다라는 얘기를 했고, 통합형은 타고난 것 같아요. 그것은 내 성격상, 모 의원이 나에게 스펀지라는 별명을 붙여줬는데 스펀지 같은 성격이에요. 그래서 누가 어느 상황에서 무슨 얘기를 해도 다 이해하려는 편에 들고, 좋다 나쁘다는 평판이 있다면 좋은 평판 쪽에 서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따진다면 통합형이죠.

그런데 관리의 이미지 중에 참모형을 하고 리더형은 어렵지 않은가라는 대목에 대해서는 나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민주적 리더십은 통합에 있거든요. 그리고 그것이 필요한 시대가 반드시 온다고 믿거든요. 그러면 그때가 돼서 대권에 도전하냐고 물으면 그건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합니다. 그건 아닙니다. 저는 그런 꿈을 접었습니다. 그건 분명하게 말씀드리고요, 통합형 리더십이 나쁜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것이 관리형하고 이퀄이 되는 건 아니다 이거예요.

관리형으로 말하자면 나도 관리형이죠. 어떤 의미냐 하면 그 말 속에 혹시 제왕적 대통령 시절을 가상하고 대통령의 집사 같은 역할을 당에서 할 것 아닌가라는 말이라면 부당합니다. 그건 절대 아닙니다. 그건 있을 수 없고요, 이미 체제는 바뀌었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의 시절은 끝났습니다. 오히려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주인은 상향식 민주주의가 돼서 당원협의회 회장들이 더 무섭습니다. 그리고 당원들이 투표하기 때문에 대의원들이 더 무섭습니다. 그들이 주인입니다. 그렇게 주인이 바뀌었어요. 그들의 관리인이라면 쾌히 내 역할은 관리인이죠.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총 무:저희가 설복을 안 당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회의진행을 위해서 홍준호 서기께서는 조금 길어지시면 종을 쳐주십시오. 다음 질문 하시죠.

 

이목희:의장 스스로는 어떻게 느끼시는지 모르지만 이번에 재보궐 선거 지원유세를 다니시면서 저희가 볼 때는 전국적 득표력, 이런 지원에 있어 의장님 개인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조금 약한 것 아닌가 이런 느낌을 받거든요. 그래서 의장님이 이제 한 달밖에 안됐으니까 내가 점점 더 멋있게 돼서 10월 재보선, 내년 지방선거도 나를 얼굴로 주도적으로 치르면 자신 있다 이런 것인지, 아니면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대로 정동영, 김근태 장관을 다시 당으로 복귀시켜서 뭔가 대중한테 어필하는 체제를 만들어보자 이런 구상을 갖고 계신지 밝혀주십시오.

또 임기가 2년이신데 정동영, 김근태 장관이 돌아오시면 앞당겨서라도 조기 전당대회를 할 가능성 같은 걸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주십시오.

 

문희상:점점 까다로워지네…. 제가 대중성에 있어서 좀 부족하다고 저도 느낍니다. 특히 상대당 박근혜 대표보다 훨씬 떨어지는 걸 많이 느낍니다. 그분이 갔을 때 모이는 숫자하고 제가 갔을 때 모이는 숫자는 좀 다르다고요. 그런데 그것은 타고난 것이 돼서 제가 새삼스럽게 망가지는 별일을 다 한다고 해서 그게 되겠습니까. 대중성 확보라는 게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이건 여담입니다만 제가 대변인을 두 번 꼭 하고 싶은 때가 있었고, 열렬하게 희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 다 안된 이유가 받쳐주질 못한다는 거였어요. 그러니 내가 타고난 걸 성형수술할 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해요. 그래서 대중성 부족은 내가 분명히 인정합니다만 그런 이유 때문에 대중성 있는 다른 스타플레이어를 업어오자는 데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습니다. 그분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이 부족하나마 내 임기를 채우겠다. 다른 일이 생겨서 임기를 그만두게 되면 모를까, 아까 적절히 지적했듯이 투표에 의해서 임기가 보장된 이상, 직위에 있는 이상 임기에 하루 이틀도 빼지 않고 그대로 하고 싶습니다. 그건 희망사항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참여정부의 성공입니다. 물론 차기주자의 관리자에 관한 얘기를 지금 말씀하시는 거라면 이게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겠어요. 조기복귀론 때문에 내가 말씀드리는 거예요. 물론 공당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정권 재창출이고, 그리고 그걸 위한 차기주자 관리는 필수사항입니다. 관리해야 됩니다. 관리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잘 관리할수록 좋다고 보는데, 다만 관리의 형태에 있어 지금 현재 뭘 할 것인가.

지금은 참여정부가 성공하는 것, 노무현 정부가 성공하는 것, 노무현 대통령이 성공하는 것 이상 가는 차기전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잘못되면 다 무너지니까요. 따라서 지금 입각하신 두 분을 포함한 바깥에 제3의 주자가 있건 당의장이건 당직자건 평당원이건 국민이건, 지금은 참여정부 성공 쪽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차기주자 운운하면서 참여정부의 성공을 결과적으로 흐리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것은 차기전략으로도 손해고, 가령 두 분이 조기복귀하는 것도 그런 차원에서 고려돼야지, 따라서 신중히 해야지 그렇게 간단간단히 얼굴이 모자라니까 재보선용으로 빨리 차출하자고 해서 써버리면 너무나 소중한 걸 너무 쉽게 쓰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목희:항간에는 의장 경선하실 때 정동영 장관께서 많이 지원한 걸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게 사실인지, 앞으로 당 관리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문희상: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잘 아시는 대로 나의 서울대책본부장은 유인태였고, 경기본부장은 문학진이었습니다. 그 두 분이 정동영계입니까? 수도권대책본부장을 세우면서 다른 계를 갖다 썼다는 게 말이 되겠어요? 그 자체가 말이 되질 않는 겁니다. 누구의 대리전을 치른다는 얘기 듣는 것이 나는 제일 서운했습니다. 이유를 설명드리면, 가령 유시민 의원 뒤에 누가 있습니까? 절대 대리전이 아닙니다.

생각해보세요. 20 몇만명이 대의원을 뽑았어요. 그 대의원들이 상향식 민주주의라고 해서, 전부 자기 표 하나를 가지고 신성시하면서 나와서 투표하는데 거기에 누구 대리전 나온다는 사람에게 표를 찍는다면 얼마나 대의원들에 대한 모독이겠습니까.

나는 그 당시도 똑같이 얘기했어요. 무슨무슨 의원들이 돕고 뭘 만드느니 어쩌느니 하면 똑같이 그분들에 대한 모독입니다, 그게. 그분들 줄 세운다고 줄 세워지면 그게 국회의원입니까.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그런 분이 국회의원 자격이 있어요? 그분들은 그분들대로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판단하고 선택하는 거예요. 옛날처럼 권위주의적, 제왕적 대통령 발상에 젖어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누구 앞세워서 쭉 줄 선다.

그때는 가능했습니다. 왜냐하면 공천권이 있었지요, 당직 임명권이 있었죠, 재정권이 있었죠, 정책결정권 가졌어요. 완전히 제왕적 대통령 아니었어요? 이제는 당정 분리예요. 그때는 여권의 대표가 제2인자 역할을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힘의 배분을 약간씩 얻어먹으면서 그걸로 먹고살 수 있을 만한 힘이 있었어요, 여당 대표도. 그런데 지금은 없잖습니까. 전혀 없잖습니까.

 

이동관:물도 한잔 드시고 좀 식히십시오.(웃음) 지금 말씀하시면서 상향식 공천을 두 차례 강조하셨습니다. 앞부분에서도 말씀하셨고, 조금 아까도 말씀하셔서 갑자기 생각나서 질문드리는 겁니다, 원래 예정에 없던 건데.

이번에 재보선 공천과정을 보면 전혀 그런 원칙이 안 지켜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걸 기술적 실수라고 제가 모두에 말씀드렸지만, 예를 들어 공주연기만 해도 당초 공천 결정이 됐던 사람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자민련 출신이던 이병영씨를 영입했고, 아산 쪽은 임영수씨를 영입했다가 제대로 확인도 안해서 당적 문제가 생겨서 또 임좌순씨로 교체하는 불상사가 빚어졌는데, 이것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상향식 공천 원칙과는 전혀 안 맞는 것 같아요. 이건 실용주의 원칙인가요?

 

문희상:그렇지 않습니다. 실용주의 원칙도 있죠. 그것도 있는데 이번 경우는 그런 게 아니고요, 내가 아까 강조했던 것은 상향식 공천 제도를 강조한 게 아니라 공천권이 대통령한테 없다는 사항입니다. 대통령이 정하지 않았어요, 이번 6명의 공천자를. 옛날 같으면 청와대에서 아무개 하고 찍으면 이의 없이 받아들입니다. 단 한 번의 예외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대통령 뜻대로 공천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세상이 지났다고 말씀드리는 것이고, 가장 바람직한 건 부족하지만 상향식 공천이에요. 이것을 우리가 실험하는데, 이번 6명 다 떨어진 것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전부 공천의 실패라고 말하는 거예요, 우리 내부 분석에 의하면. 공천제도가 상향식으로 되면서 망했다는 거예요. 그렇게 표현합니다. 그런데 전체가 상향식으로 된 건 아니고, 그중에 당헌에 예정된 상태로 상향식에 예외가 있습니다. 그것은 재보선의 경우도 아니고 전체 퍼센트를 끊어가지고 재보선이 많지만 특히 전략적 공천 이렇게 해서 예외가 인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공천이 잘못됐냐, 잘됐냐가 당헌에 맞냐 안 맞냐로 시비가 일면 옳은 시비입니다만 그것이 상향식 공천이 아니기에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은 시비가 아닙니다. 당헌 자체에 상향식 공천을 기본으로 하되 예외를 인정한 전략적 공천에 관한 것도 분명히 있거든요. 그 규정을 위배했다 그러면 그 공천이 잘못됐죠.

다만 이번 6명 공천에 단 한사람도 제가 도장 찍거나 공천장을 내보낸 사실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맡았을 땐 이미 공천자가 다 확정돼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내가 정한 그 이외의 원칙은 뭐냐 하면 한번 정한 원칙에 대해서 예외를 인정해서 바꾸면 오직 혼란이 올 뿐이다, 따라서 나는 분명히 잘못됐다 하더라도 먼저 사람들이 해놓은 걸 건드리지 않는 걸 기본원칙으로 삼겠다고 첫날 내가 이렇게 얘기했고, 그대로 지켰습니다.

 

김창균:재보선 결과 및 후속조치에 대한 질문은 이걸로 끝났습니다. 이제 좀 마음을 놓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문 의장께서는 정치일정에 대해서 본인의 입장을 밝혀오셨는데, 선거제도는 큰 선거가 없는 올해 고치는 게 좋겠다는 거고요, 개헌은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 뒤에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선 개헌과 관련해서 의장님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는 내용이 무엇인지, 그러니까 권력구조와 선거주기라는 측면에서 말씀해주셨으면 좋겠고요, 두 번째는 선거제도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비례대표 의석비율이 너무 낮다. 이걸 33%로 맞추는 게 좋겠다. 그런데 지역구는 그대로 놔두고 비례대표를 한 100명 늘려서 맞췄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재 사회는 지속적인 구조조정의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과연 국민이 지역구는 하나도 깎지 않고 비례대표만 늘리겠다는 정치권 발상에 동의할지가 의문스럽고요, 만약 그래서 그것이 안될 경우 지역구를 줄여서라도 33%를 맞추려는 개혁정신은 살려나갈 것인지, 만약 그것이 벽에 부딪히면 현행대로 가는 게 옳다고 생각하시는지 그 부분을 말씀해주십시오.

 

문희상:먼저 개헌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개헌 필요성은 인정합니다. 저는 그렇게 주장했어요. 그건 왜냐하면 지금 현재 국회의원 임기 4년, 대통령 임기 5년, 이 4년 5년의 터울이 결국 양쪽 세력의 기득권 때문에 고쳐질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습니다. 한쪽이 주장하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이게 맞춰지는 때가 2007년, 8년입니다. 따라서 간격이 제일 짧고, 그것은 20년만에 오는 기회입니다. 따라서 개헌을 한다면 그때 해야 옳다고 보는 겁니다. 개헌의 필요성은 인정합니다.

그 다음에 논의 일정은 내년도 지자체 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얘기는 내년 지자체 선거 이후에 해도 넉넉하다는 얘기예요. 타임 스케줄상 차질이 없다 이거예요. 지금부터 논의가 시작되면 그 논의 자체 때문에 경제고 민생이고 다 뒤로 갑니다. 개헌논의의 폭발력 때문에 그렇습니다. 따라서 지금 논의하기 시작하면 시간만 낭비하고 결론은 없고, 결국은 현 정부만 레임덕에 빠지고, 이런 일은 백해무익하니까 뒤로 미루자는 걸 저는 주장합니다.

세 번째 권력구조에 관한 생각이 뭐냐. 이걸 내가 얘기하면 내가 당의장 아닐 때는 나 스스로 좋아하는 권력구조에 대해 얘기할 수 있지만, 내가 선호하는 권력구조가 없다는 게 아니라 이걸 얘기하면 이것이 또 논의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나는 그걸 자제하되, 어차피 논의가 시작되면 대통령제일 경우 정부통령제와 4년 중임제에 관해서는 대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대통령제가 아닌 내각제라든가 이원집정부제라든가 분권형제에 관한 권력구조가 모두 다 테이블상에 올라서 논의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시기는 내년 지자체 선거 이후가 좋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선거제도에 관해서는 어디서 이 얘기가 나왔냐 하면 선거가 없는 해가 바로 금년이고 금년 안에, 오늘도 제가 제안했습니다. 지역구도를 할 수 있는 게 제도적 방안은 선거구제밖에 없어요. 지금 현재 정치개혁을 3김식 정치라고 봤을 때 거기에 세 가지 꼭 고쳐야 될 것은 1인 보스체제 극복은 상당히 진행됐습니다. 정당정치 문화가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대통령이 당정분리를 했고요, 그 다음에 금권정치 종식 이것도 어느 정도 소득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문제는 있었죠, 금년 재보선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톱기사로 오를 정도면 상당히 정화됐다고 봅니다. 

그런데 남은 게 지역주의 청산이에요. 이것은 이번에 가능성을 봤습니다, 사실은 영천 선거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 청산은 아직 안되고 있거든요.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까지 근본적인 원인이 이를테면 인사의 불공정 해소, 지역불균형 해소, 아무리 노력하고 몇천억씩 갖다 뿌려서 대구에 밀라노 프로젝트를 했어도 국회의원 숫자에는 변화가 없는 거예요. 어느 특정당이 특정지역에서는 안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걸 고칠 근본적인 건 어디 있느냐 하면 그런 노력과 함께 의식개혁과 함께 꼭 필요한 게 제도적으로 보완해줘야 되는데….

중대선거구제도 시행되고, 이게 야당에서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 그러면 권역별 비례대표제라도 하자 이거예요. 비례대표제가 되려니까 지역구의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숫자를 늘리기 힘들다 그러면 숫자를 좀 늘리면 어떠냐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역감정이 해소되고 지역구도가 해소될 수 있다 그러면 국회의원 숫자 30명 느는 건 나는 그렇게 겁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입법례를 보면 우리가 적은 숫자입니다. 인구대비로 분석했을 때 많은 숫자가 아니에요. 그럼 30명 더해서 지역감정이 해소되고 지역구도가 해소될 수 있다면 한번 실험해볼 용의가 있지 않은가. 33%선에서 비례를 늘려서 해보되, 그것이 정 어려워서 지역구가 줄지 않는다면 지역구를 그냥 두고 비례를 늘리면 되잖습니까. 그런 생각에서 내가 발언했던 겁니다.

 

김창균:추가질문 두 가지만 드리겠습니다. 우선 비례대표를 늘려서 지역구도를 해소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결과적으로 서로 교차돼서 당선된다고 해서 지역구도가 해소되는 것인지, 아니면 지역구도가 잘 안보이게 되는 것인지 의문이고요, 두 번째 개헌과 관련해서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대체로 정치권에서 합의가 있는 것 같은데 일단 개헌이라는 뚜껑을 열고 나면 권력구조 문제뿐만 아니라 그동안 변화된 남북관계 현실을 헌법에 적용하자는 논의가 반드시 나올 것 같은데 그 논의를 해도 좋은 것인지, 아니면 권력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분리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문희상:나는 그 모든 것도 개헌논의에 같이 포함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결론적으로 이것은 남북문제에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루지 말자는 결론이 나더라도 논의는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러잖아도 논의될 겁니다. 왜냐하면 논의가 시작되면 물꼬를 막을 재간이 없어요. 그러니까 약속을 백날 해도 소용없어요. 그냥 갑니다.

그렇게 생각하고요, 비례 숫자에 관해서 그것 되면 지역감정이 진짜 해소되느냐, 나는 그렇게 믿는다 이겁니다. 지금까지 모든 방법을 다 썼잖습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얘기가 길어집니다. 

 

김은혜:다음 제 질문은 당청 관계로 되어 있는데요, 아무래도 다시 의장님 물 드시게 하는 선거문제로 한 번만 더 돌아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먼저 이건 단답식으로 여쭤보는데요, 이번에 재보궐 선거 후에 노 대통령께 전화를 하셔서, 아니면 만나셔서 면목 없다고 말씀드려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문희상: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김은혜:전화통화나 그런 건 해보셨습니까?

 

문희상:한 사실이 없습니다.

 

김은혜:이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맡으셨고, 평소 전화통화가 자유로우신 위치이고 입장이시고, 누구보다 노 대통령의 뜻을 잘 헤아리시고 교감이 되신 분으로 꼽히고 있는데, 청와대야 공식적으로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논평할 게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는 걸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문희상:모르긴 모르지만 무척 서운하지 않겠어요? 여쭤보진 않았습니다만, 관계없다고 논평이 나왔습니다만 무척 서운하지 않았겠습니까? 일반적인 상식론에서 말씀드립니다.

 

김은혜:대통령 지지도가 탄핵 이후 최고인 50% 이상인데 이번 선거의 참패로 혹시 당이 앞으로 노 대통령이 추진할 각종 정책이라든지 개혁법안에 있어 추동력을 상실하는, 또 추진력을 감소하는 결과로 작용할 거라는 생각을 안 하시는지요? 일부에서는 이대로 가다가 노 대통령의 레임덕이 의외로 빨리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제기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문희상:그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국정수행도라고 하면 50%는 당선됐을 겁니다. 그러니까 대통령하고 관계없다는 게 증명이 됐죠. 국정수행도가 반영됐다면 6석 중에 3석은 됐을 것 아닙니까, 수행도가 50% 이상 지지를 받는다면. 그건 관계없는 거니까 영향도 받지 않는다는 방증이 된 거죠.

 

김은혜: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이 쟁점이 된 바가 없고요, 그리고 집권에 대한 평가는 아니었다고 보지만 열린우리당의 정책이라는 것은 대통령이 감안하고 계시는 개혁정책이라든지….

 

문희상:아니, 나는 아까 전제를 했습니다. 모든 선거라는 건 국정수행, 집권여당과 야당 다 포함해서 평가의 대상이고 심판의 대상이라고 했고, 그러한 의미로 심판받았기 때문에 내가 통렬한 반성을 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까 질문하실 때 그렇다고 그러면 앞으로 국정수행이 잘못될 것 아닌가라는 것에 나는 반론을 제기하는 거예요. 국정수행이 잘못될 것 아닌가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그 논리라고 그러면 전체가 50%는 됐어야죠, 국정수행을 50% 지지했으면. 그게 안 되잖았습니까. 그러니까 국정수행하는 것하고 별로 관계없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 그런 얘기예요.

 

김은혜:그렇지만 개혁법안에 대한 추진력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속도가 감소하거나 뒷심을 받지 못할 거라는 지적이 있거든요.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문희상:그건 상대적이라, 야당에서 이번에 여섯 중에서 다섯을 자기네가 확보했으니까 이건 완벽한 정국주도권이 우리한테 왔구나라고 오만해서 자기네 나름대로 브레이크를 걸거나 이런 노력을 한다면 국민이 한순간에 돌아설 거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도 주눅이 들어서 아무 일도 못하거나 이렇게 돼서야 되겠습니까. 그래도 소위 아직은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집권여당은 틀림없는 것이고, 그래도 제1당인 것만은 변화가 없거든요, 아직은. 숫자만 줄어들었을 뿐이지 제1당이 아닌 건 아니거든요. 제1당이라는 것은 중요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걸 거점으로 해서 다시 힘내자 하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동관:그럼 잠시 내정문제에 대한 논란을 식히고 국제관계에 대해서 여쭤보겠습니다.

 

문희상:부채요?

 

이동관:국제관계에 대해서 여쭤보겠습니다.

 

문희상:알겠습니다. 노이로제에 걸려서 국제를 부채로 들었습니다.

 

이동관:국제를 부채로 들으시는 것 보니까 부채 문제에 그… 좀 있다 여쭤보겠습니다.

 

문희상:묻지 마세요.

 

이동관:지금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계신데, 송구스럽지만 일본말을 잘 못하시죠?

 

문희상:스코시 데키마스. 일본어 공부 많이 했죠.

 

이동관:훌륭하시네요. 지난번 독도문제라든가 교과서 왜곡 문제가 불거졌을 때 사실 저희가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한일의원연맹이 제대로 기능을 못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대표단이 가서 모리 전 총리, 일한의원연맹 일본측 회장 만나서 항의서한 비슷한 것 전달한 것 말고 물밑에서 조율하는 기능, 공적인 루트가 아닌 물밑 루트로서 조율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뒤에 고바야시 유타카 의원이 모리 전 총리 서한을 갖고 의장님을 찾아뵀었죠.

그런 경우도 보면 일본 쪽의 불만이 뭐였냐면 한국 쪽에서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자꾸 과잉 플레이를 한다, 그런 불만을 제가 직접 들었습니다. 그래서 요는 조용한 외교를 해야 될 주체가 바로 한일의원연맹 같은 존재인데 제대로 못 해왔다면 앞으로라도 그런 조율기능을 하기 위해서 주로 어떤 플랜을 갖고 있고,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말씀해주십시오.

 

문희상:못했다는 대목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한일의원연맹으로 한일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됐을 때 공식적으로 항의단을 파견한 사실은 최초였습니다. 그리고 한일의원연맹 의원이 그것에 결의문을 제출한 것도 최초였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잘 아시는 대로 항의단이 직접 갔었죠. 그러니까 그걸 못했다고 얘기하면 말이 안되죠. 그 기준이 조용한 외교를 해야 될 한일의원연맹에서 좀 오버해서 잘못한 것 아니냐고 물으시면 그건 말이 됩니다. 그 점에 대해서도 내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조용한 외교가 지금 어디서 어디까지 일어나는지 아십니까? 모르잖아요. 실제로 지금 물밑외교가 어느 정도 돼 있는지, 물밑외교가 올라오면 조용한 외교를 해야 되는데 왜 위로 드러나느냐고 말씀하실 것 아닙니까?

 

이동관:예.

 

문희상:그럼 제가 있으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조용한 물밑외교가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해도 되겠습니까?

 

이동관:그럼요. 

 

문희상:있습니다.

 

이동관:그걸 좀 구체적으로 밝혀주실 수 있다면….

 

문희상:그런 건 물밑외교가 아니죠. 그렇게 알 먹고 꿩 먹고 다 하려고 하면 되겠어요? 한 가지만 하세요, 한 가지만.

 

이동관:다른 채널로 저희가 알고 듣는 범위에서는….

 

문희상:그건 채널이 잘못됐어요. 상당한 물밑외교의 진전이 있습니다. 내가 말하려는 건 독도를 어쩌자, 그런 물밑외교가 아닙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그동안 정부의 조용한 외교에 대해서 이해합니다, 한일관계에 관한 한. 그건 왜냐하면 국제분쟁지역화해서 국제사법재판소에 끌고 가지 않으려는 의도였다고 봅니다. 따라서 그건 잘한 외교이고, 앞으로도 그 대목은 상당선에서 지켜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독도문제에 관한 것은 좀 다릅니다. 이것은 영토의 문제이고 주권의 문제입니다. 단호히 대처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정부는 적절히 대처했다고 봅니다. 국회도 의원연맹도 같이 대처했습니다. 그것은 한국민이 있는 이상 대처를 안 하려야 안할 수 없는 여건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잊어서는 안됩니다. 일본과의 관계를 여기서 그냥 일회성으로 끝내서 서로 싸우고 만다 그러면 너무나 허망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21세기를 같이 살아가야 될 어쩔 수 없는 이웃이고, 한일 파트너십의 파트너입니다. 그것도 또한 사실이거든요. 따라서 그 문제에 관한 한 의원연맹이 해야 될 역할이 있으면 용기를 가지고 나는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지금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통상적인 외교관계 내지 경제 문화교류 이런 측면에 있어서는 더 강화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동관:혹시 지금 말씀하신 물밑 조용한 외교의 진전이라는 게 한일 정상회담을 좀더 앞당겨 하자 하는 그런….

 

문희상: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습니다.

 

이동관:지금 의원연맹 차원에서 얘기하고 계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 얘기를 하시는 거죠?

 

문희상:아니에요.

 

이동관:아닙니까? 대답할 수 없는 겁니까?

 

문희상:대답할 수 없어요. 그걸 포함해서.

 

이동관:그것으로 알고 있겠습니다. 한 달 앞당기는 걸로 들었거든요. 이상입니다.

 

이목희: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 얼굴을 붉힐 때는 붉혀야 된다,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지금 문 의장께서도 모두연설에서 말씀하셨듯이 정부 여당은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해결, 이런 것만 강조하고 안보리 회부라든지 넥스트 스텝에 대해서는 논의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여당이 앞장서서 이런 걸 논의하지 못하게 막는 분위기가 있는데, 북한이 어제 미사일도 쏘고 앞으로 핵실험도 하려는 준비가 있다는 설도 있고, 남한은 제쳐놓고 항상 미국하고만 하려고 하는데요, 그런 상황을 계속 방치하실 건지, 안보리 회부라든지 이런 걸 정부 여당이 진지하게 논의할 단계로 보는 건 언제로 보시는지 말씀해주십시오.

 

문희상: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해서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주장한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지는 건 느꼈을 겁니다. 달라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틀을 건드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현재 남북관계에서 기본적으로 정해져 있는, 가령 북핵을 용인하지 않겠다, 그리고 그 해결은 외교적으로 대화로 풀어야 된다.

그 과정에서 세 번째로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가져야 된다는 3원칙, 소위 북핵문제 3원칙입니다. 그것이 계속 견지되는 것이 지금까지는 옳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태도는 그걸 지켰고, 그것 이상 안 나갔습니다. 다만 북한문제에 관해서 북한이 가령 왜 핵을 남북기본합의서에도 분명히 안 갖기로 약속했고, 그후에 비핵화선언까지 다 했지 않냐, 국제적으로. 우리하고도 했지 않냐, 왜 안지키냐, 이런 얘기는 해야 된다 이겁니다, 내가 주장한 것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분명하고 확실하게 남북성명서에 김정일, 김대중 사인한 그 속에 답방이 분명히 약속돼 있어요. 그 약속을 왜 안 지키느냐는 얘기를 할 땐 해야 된다, 북한에 대해서. 그것은 아주 기본적인 겁니다. 약속한 건 지키라는 얘기는 해야 될 것 아니겠어요.

 

김창균:의장님 취임하신 후 여러 가지 인터뷰나 공개석상에서 한 내용을 찾아보니까 거의 매번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때그때 표현은 다릅니다만 구조가 똑같은데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제가 느끼기에 그 두 가지가 서로 상충된다고 생각해서 여쭤보는 겁니다.

우선 동북아 균형자론이 매우 시의적절하고 우리 운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건 노무현 대통령이 말씀하는 내용과 같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파트는 이렇습니다. 의장님께서 말씀하시는 게, 한미관계가 기본축이고 한미일 관계가 보조축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중국과 러시아와 좀더 가깝게 지내자는 게 균형자론이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두 번째 하신 말씀은 제가 알고 있기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열린우리당 의장 및 새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동북아 균형자론이 문제가 있다는 취지에서 기존의 한미, 한미일 관계를 중시하고 그 바탕 위에서 중국과 러시아와 사귀어야 한다는 사실은 균형자론에 대한 충고의 말씀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의장님께서는 모든 자리에서 마치 두 가지 상충되는 개념이 서로 보완인 것처럼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문희상: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이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상충되는 얘기가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왜 그러냐 하면 대통령의 발상은 어디서부터 출발하고 있느냐 하면, 내가 아는 한 그렇습니다. 미안합니다, 내가 대통령 저것도 아니고. 내가 아는 한 대통령 생각의 기본이 어디에 있느냐 하면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에 있습니다. 그것이 국정철학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체이고, 그것이 첫 번째입니다.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 이것은 EU 같은 것을 동북아에서 상상하고 있는 거예요. 다자안보체제, 다자경제체제, 공동체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꿈이 있고, 그 꿈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대한민국이 군사대국화하는 일본과 중국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말에 깍두기라는 표현이 있는데, 고향에서 그런 말이 있었습니까? 경기도에서는 씁니다.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아주 적절하기 때문에 씁니다. 왜 이 말을 쓰냐 하면 깍두기라는 게 있는데 널뛰기에서 가운데에서 힘에 대해서 밸런스를 이루는 깍두기가 있습니다. 널판에서 몸이 무거운 사람과 가벼운 사람이 있는데, 가벼운 사람이 앞으로 오면 굴러주는 거예요, 가운데 앉아서. 재미있게 만드는 거죠. 그게 깍두기예요.

또 하나는 가령 홀수를 편 가를 때 한 사람이 남아요. 보통 다른 나라는 그걸 배제하고 가서 쉬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그 팀에 끼워주는데, 그 사람은 양쪽 팀을 다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이를테면 말타기를 한다 그러면 공격팀에 깍두기라는 사람이 하나 있으면 얘는 이쪽에도 끼고 저쪽에도 끼는 거예요. 그런 거 있죠? 아마 이해할 거예요. 그런데 힘에 의한 균형을 잡는 밸런서만 생각하면 그 말 자체가 애초 쓰길 잘못 썼어요, 만약에 그런 뜻으로 썼다면.

그건 그게 아니라 가령 19세기에 힘에 의해서 밸런스 잡았죠, 외교학에서 나온 대로. 20세기에는 양 패권주의로 힘의 균형을 잡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균형이 아니에요. 일본과 중국 사이에, 대륙과 해양 사이에 낀 나라로서 한반도의 허브 기능을 강조하는 말로 맨 처음에 썼단 말이에요, 그 말의 표현 자체가. 그것은 지금 꼭 필요한 겁니다. 왜냐하면 100년 전 우리 선조들이 그걸 못해서 완전히 국권을 상실했잖습니까.

지금은 우리가 그만한 능력이 있고, 정신 차리고 중간에 서서 우리 위치를 확보해야 돼요. 그 위치를 얘기하는 거예요. 밸런서라는 말을 잘못 썼으면 다른 말로 고쳐라라는 말은 되지만 그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고 미국과 떼어놓자는 것 아니냐, 이렇게 발상하는 것은 뚱딴지같은 방향이다 이거예요. 이렇게 하는 데 제일 중요한 건 미국의 힘이에요. 지구상에서 20세기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미국도 아니에요, 이제는.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유일대국이에요. 그걸 무시하고 어떻게 우리가 깍두기 노릇을 할 수 있겠어요.

 

김창균:무슨 말씀인지 알겠는데, 지금 바로 중요한 말씀을 하셨는데 그 용어 때문에 생긴 혼선이거든요. 균형자라는 용어가 맞지 않는 걸 자꾸 하다 보니까 혼선이 생기는데, 용어를 고치자고 건의할 생각은 없습니까?

 

문희상:그럴 생각은 없어요. 왜냐하면 나는 100% 이해하는 선에서 얘길 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균형자라는 말을 쓰거든요. 깍두기하고 같은 뜻인데, 나는 이쪽에 끼어도 되고 저쪽에 끼어도 되는 의미로 씁니다. 그래서 나는 그걸 고칠 생각이 없고요, 말씀하신 대로 그 대신 미국과의 관계를 소원히 하려고 균형자론을 제기했다는 식으로 진행되는 논리에는 반대합니다.

 

총 무:널뛰기할 때 도와주는 건 봤는데 그걸 깍두기라고 하는 건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어쨌거나 그건 통하는 것 같습니다. 질문이 두어 차례 다 돌아갔기 때문에 제가 플로어에서 나온 질문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50%가 넘었다는데 여론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 의장님께서는 이번 선거결과와 대통령의 신임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같이 연관되지 않다고 말씀하십니까, 이런 질문이 나왔는데 이번 전패의 원인은 그동안의 실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 하는 취지의 질문이 있습니다.

 

문희상:50% 넘었다는 것이 잘못됐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여론조사 기관에서 종합된 자료에 의하면 전부 50%가 넘었습니다. 이것은 국정수행 지지도입니다. 대통령이 하시는 일이 잘하는 일이냐 못하는 일이냐 하고 쪼갰을 때 나오는 숫자입니다. 그래서 그건 동의하지 않고요, 다만 이번에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실패가 5석을 잃는 데 작용하지 않았느냐, 이것에는 내가 반대하는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모든 선거에는 심판의 의미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을 아니라고 부정한다고 부정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지금 같은 경우. 그러니까 우리가 겸허히 수용한다는 말을 하죠. 분명히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김은혜:저는 당내 문제를 하나 여쭤보고 싶습니다. 경선과정 중에 탈레반주의에 대해서 얘기하신 적이 있었는데요, 현재도 그런 탈레반이 당내에 상존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문희상: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원래 탈레반이라는 말은 그런 식으로 쓰지 않았어요, 저는. 내가 쓴 말은 이겁니다. 개혁과 실용주의의 이분법을 비판하면서 그것은 하나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하나는 전략이고, 하나는 원칙이다.

개혁은 원칙이고, 실용은 전략인데 전략이 없는 원칙이 어디 있고, 원칙 없는 전략이 어디 있느냐. 전략만 강조하다가 그것만 밀고 나가면 이것은 인기영합주의이고, 마키아벨리즘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고, 개혁의 원칙만 강조하고 전략을 놓쳤을 때는 늘 탈레반 소리를 듣는다 그겁니다. 그랬을 때 탈레반을 썼거든요.

 

김은혜:제가 가지고 있는 워딩도 더 무서운 것은 전략이 없는 개혁이고, 그런 사람들은 탈레반처럼 시민운동가나 혁명가가 할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문희상:그렇습니다.

 

김은혜:두 가지를 여쭤보고 싶은데요, 이 선거가 개혁을 못했기 때문에 졌다고 얘기하는 일부 의원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분들의 주장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실 계획이신지요?

 

문희상:그 말이 틀렸다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반대표가 나왔을 수도 있거든요. 반대하는 사람 중에, 여러 가지 요소가 있는데 그중에 진짜 개혁을 못한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고, 그래서 난 찍지 말아야지 하고 안찍은 사람이 있을 수 있거든요. 부정할 수 없는 거예요. 그게 전부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수는 적다고 생각합니다.

 

김은혜:지난 연말 국가보안법에 대해서 이강래, 최연희 의원이 합의했다가 의원들에게 물으면서 어쩔 수 없이 틀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물론 의장님 개인의 선호도를 본다면 폐지를 주장하셨지만 대체입법 수준으로 국가보안법을 합의처리할 용의가 있으신지요? 원래 폐지가 원칙인 당론 변경을 위해서 의원총회를 소집하실 계획이 있으십니까?

 

문희상:그것에 관해서 원론부터 얘기하면 저 개인적인 생각은 국가보안법 폐지가 옳다고 생각하고요, 대체입법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형법 보완도 그 자체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시기지, 원칙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그렇다고 보고, 그건 저 개인적인 생각이고 당론이 아닙니다. 당론은 보안법 폐지 대 형법 보완입니다. 그것을 지금 현재까지 지키고 있습니다. 당론이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는 국가보안법 통과나 쟁점법안 통과에 대해서 크게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는 소위 개혁입법은 꼭 개혁돼야 될 때 필요한 법이라면 개정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런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두 번째, 이 두 번째 원칙 때문에 자꾸 오해를 받아요. 그런데 그보다 더 우선되는 게 있어요. 민주주의 원칙이 있어요.

여야간 합의가 되면 그것이 존중되어야 된다는 생각이에요. 여야가 약속하면 약속을 지켜야 될 것 아닙니까. 여야가 어렵게 합의했는데, 따라서 그것은 굉장히 소중하다고 보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하면 합의정신에 따라야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요. 따라서 여야가 대체입법에 합의했다, 지난번의 경우는 합의가 아닙니다,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하면. 최연희, 이강래 안은 여야 지도부의 합의안이 아니에요. 김덕룡 이부영 합의를 한 게 아니고, 네 분이 회담을 했는데 두 분만 합의한 거예요. 그러니까 합의안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건 전혀 다르죠.

양쪽 다 합의안으로 주장하는 건 실제 얘기가 아니에요. 만약 넷이 합의했다 그러면 합의한 대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언제든지 내 소신을 접을 수 있습니다, 합의안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김은혜:대체입법 쪽으로 갈수 있도록 당론이나 아니면 그런 쪽으로 방향이 추진….

 

문희상:아닙니다. 그 말하고 다릅니다. 그쯤 되면 당론이 합의되겠죠. 지도부가 합의하려면 위임받았기 때문에 당에 와서 의총 열고 합의를 도출해낼 거라고 봐요.

 

이동관: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여쭤보겠습니다. 대선과정에서 민주당이 진 빚 44억원을 현실적으로 갚을 길이 없다고 그러는데, 저희가 아무리 봐도 정치 도의상 상당히 문제가 있거든요. 변제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시는지요? 아니면 합당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 국가보조금으로 갚으려고 그러시는지…. 그것도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문희상:그렇죠. 합당이 빨리 되면 그 문제는 자동 해결되겠네요. 좋은 아이디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빚이 44억이 확실한가에 대해서는 저는 확신이 없어요. 왜냐하면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는 4억 정도라고 그럽디다. 나는 정확히 잘 모르겠고요, 액수와 관계없이 대통령을 같이 만든 당이 어렵다는데, 그리고 달라는데, 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아직 당론이 아닙니다. 다른 당이 어렵다고 그래도 도와줘야 되는데 못해줄 게 뭐 있는가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내가 그런 주장을 하니까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그래요. 이유는 법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지금 현재 우리가 가진 돈을 가지고 줄 수가 없대요. 그것 자체가 선관위에서 줄 수 있는 내용하고 다르다는 거예요. 그래서 위법이면 할 수 없잖습니까. 위법하면서까지 동생 집이 어렵다고 보태줄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그게 어렵다고 그럽니다. 무슨 방법이 없나 좀 가르쳐주십시오. 저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무슨 방법이 없나, 의원들이 후원금을 일시에 보낸다든지 그런 방법이 없나…. 저도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이목희:당 부채 말씀하셨는데 개인 부채를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여러 가지 해명은 하셨지만 납득이 안되는 부분은 변호사인 친구가 현찰 심부름을 했다는 게 아무래도 중간에 뭐가 있지 않나, 그리고 여러 가족들이 모은 돈을 의장께서 혼자 많이 쓰셨다는 게 조금 그렇고, 이런 것 저런 것 다 접어둬도 상속세, 증여세 이런 부분이 석연치 않은 건 공인으로서 조금 그렇지 않나 하는 지적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문희상:부채 얘기만 나오면 내가 아주…. 지난 10년간 얼마나 그 부채 때문에 시달렸는지 아는 분은 압니다. 여기 계신 분 중에서도 돈 보태준 분도 있고요, 11년 전에 내 동생이 부도가 났습니다. 그래서 그걸 막으려다가 내가 부도가 났습니다.

내 동생이 왜 부도났느냐. 잘 아시다시피 세무사찰 세 번 받고 부도났습니다. 그 당시는 내가 야당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래서 불쌍해서 내가 막아주다 부도가 났어요. 다 갚았어요. 내가 의정부에서 한다 하는 재산가의 아들로 태어났어요. 부모 재산을 몽땅 다 잃었어요. 내가 사는 집, 건물, 갖고 있던 논밭 임야 싹 다 잃었어요. 선산까지 해서 다 갚았어요. 그러고 나서 남은 부분이에요. 그 빚이 10억이에요.

신동아의 보도는 일부 맞습니다. 일부는 틀립니다. 틀린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합니다만 나는 법적 조치를 할 거예요. 민?형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사실에 관해서도 내가 분명히 말합니다. 10억 빚 있다는 것 거기서도 밝혀줬어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빚을 다 갚았다는 것도 거기에 다 나옵디다. 그 과정에서 만약 자산 팔지 않고 갚은 돈의 출처가 어디냐 하면 10억 전체를 논의해야 맞습니다. 그러지 않았어요. 5억만 가지고 얘기하는 거예요, 그것도 나는 좀 이상하고, 전체를 다 얘기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내 돈 아닌 돈으로 얻어서 갚은 돈이 있습니다. 꾼 돈도 있고. 그 돈만 얘기한다면 2억만 얘기해야 됩니다. 왜 5억을 얘기하는지 나는 이해가 안 가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리고 빚이 있다고 왜 신고를 안했는가? 신고를 안한 사실이 없습니다. 나는 신고 다 했고, 대법원까지 갔습니다. 이 문제가 어디서부터 불거졌냐 하면, 내가 분명하고 확실하게 얘기합니다만 지난 17대 선거에 상대 후보가 얘기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것이 지방지에 났어요. 그리고 일간지에는 일부 조금 났어요. 그리고 3류 주간지에 아주 그대로 났어요, 대대적으로.

아무 문제될 게 없이 이미 다 난 거예요. 그런데 새삼스럽게 문제된 대목에서 내가 억울하고 참을 수 없는 부분은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생각이에요. 왜 그럼 지금까지 가만히 있느냐, 며칠 지났는데. 재보선에 영향 줄까 봐 전전긍긍했어요. 신동아가 나를 위해서 몇번 참아준 것 나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고맙습니다.

그것은 첫째 내가 당의장 선거를 앞두고 있을 때 당의장 선거에 영향 줄까봐 미뤄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미뤄줬어요. 또 하나는 상대후보가 관련된 곳에서 고발해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이름으로 무효소송이 걸려 왔어요. 대법원에서 단심이에요. 똑같은 내용이에요. 지금 말한 채무신고 안했다는 이유로 무효라는 거예요. 박근혜 대표 이름으로 상대방이 소송을 걸어왔어요. 그래서 그것에 응하는 과정 중이었어요. 그걸 기다려 달라 그랬더니 기다려줬어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이 났어요. 신고의 의무가 없는 거예요, 나는. 그래서 나는 승소했어요. 대법원이 마지막 아닙니까. 그런데 그 사실을 정확히 적시해줬으면 했는데 안 썼어요. 나는 그게 굉장히 섭섭합니다. 대법원에서 이미 끝난 건이에요. 신고할 의무가 없는 거예요. 그리고 그 이후에 생긴 채무라는 게 2억인데, 그것이 내 동생들 4명이 3,000만원씩 보태준 것 1억 2,000하고 내 아들이 지금 큰 장사를 해요. 기자가 꿈인데, 이번을 계기로 기자 안하겠대요. 미안합니다.

어쨌거나 그건 관계가 없고, 걔한테 6,000만원 꾼 거예요. 갚았어요. 나는 분명히 얘기합니다. 그렇게 해서 꾸었다는 돈을 왜 신고 안했느냐고 하는데, 그건 나는 도대체 이해가 안돼요. 그리고 그게 무슨 증여세입니까? 증여세를 어떻게 내라는 겁니까? 나는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아요. 내가 하늘과 땅을 향해서 부끄러울 게 없어, 그 대목에 관해서. 내가 아들한테 꾸었는데 그전에 나는 걔 살림 날 때도 줬고, 예를 들어, 그걸 어떻게 합니까. 서로 까고 계산해서 증여세 서로 내고 말고 하는 겁니까? 나는 그게 이상한 거예요.

동생들 4명이 3,000만원씩 내는 걸 어떤 식으로 증여세를 내야 되는 건지. 걔가 시집갈 때 나도 보태줬고, 가령 걔가 병원 새로 낸다 할 때도 내가 보태줬고, 그리고 걔도 내가 어렵다니까 보태준 거예요.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증여세를 내야 되는 것인지, 그것이 내가 그렇게 욕먹어야 될 일인지 나는 너무나 억울한 거예요. 너무 길어져서 미안합니다.

 

총 무:보니까 약간 수긍하는 것 같고 미진한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 언제 기회 되면 사석에서 다시 또 여쭤보라고 합시다. 그러시고요, 제가 하나 물어봐도 됩니까?

 

문희상:예.

 

총 무:제가 언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더니 의장님께서 모습은 장비인데 머리는 조조다라는데 자기는 그게 마음에 안든다. 모습은 장비인데 머리는 제갈공명이라고 하면 좋지 않느냐라고 맞섰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스개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정치철학의 문제까지도 연결될 수 있던데, 질문에 대해서 답변하시겠습니까?

 

문희상:지금도 생각이 같습니다.

 

총 무:왜 굳이 제갈공명이 조조보다 낫다고 생각하십니까?

 

문희상:조조는 역사적으로 재평가받아야 된다고 그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삼국지에서 보는 조조의 상은 강웅 상입니다. 난세에 능하고 마키아벨리즘, 자기가 원하는 걸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으로 낙인 찍혀 있습니다. 저는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합니다. 그런 사람 싫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 그래서 조조로 불리는 건 싫고요, 제갈공명은 의리가 있었어요. 끝까지 부자를 이어서 했고, 살리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하다가 스스로 죽었어요. 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총 무:고맙습니다. 긴 토론시간 질문자들 수고하셨고요, 의장님 솔직한 답변, 그리고 빨리 말하시기 때문에 그만큼 질문을 소화한 것 같습니다. 참석자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이로써 제133회 관훈토론회를 마치겠습니다.(박수)

 

이재우:기념패.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관훈클럽은 귀하를 초청연사로 모신 가운데 유익한 대화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귀하와 함께한 소중한 이 자리는 48년을 이어온 관훈클럽의 전통과 더불어 길이 기억될 것입니다. 2005년 5월 2일 관훈클럽 총무 박정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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