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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아팠다
  • 순번652
  • 저자이찬휘(전 SBS 기자)
  • 출판사들녘
  • 발행일2023-09-22
  • 가격17,000원

어떻게 하면 가장 나답게 앓고, 가장 나답게 죽을 수 있을까?
누군가가 앓는 ‘병’을 통해 그의 삶과 생의 철학을 성찰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세계사를 수놓은 유명인들의 질환에 돋보기를 갖다 대고 ‘병(病)’을 통해 ‘생(生)과 노(老)’를 톺아본 독특한 탐색이 결과물이다. 즉 세계사의 위인 가운데 특정 질환을 앓은 사람을 골라 그들이 질환을 앓게 된 배경·경과·결과와 함께 그들이 겪었던 고통과 대응 방법을 소개한다. 위인전은 대부분 그들이 지닌 남다른 재능과 평범한 우리에게 보여준 끈질긴 노력과 위대한 성취를 들려준다. 그들이 앓은 질환과 감내했던 고통의 시간, 그리고 영원히 묻힌 죽음은 낡고 찢어진 역사의 뒤 페이지에 가려져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위인의 위대한 성취는 거의 대부분 그가 앓은 질환의 원인이거나 결과다.

인간이 스스로 건강의 주체로 살도록 이끌지 못하는 현대의학은 의미 없는 연명의료처럼 환자의 숨만 조금 더 오래 붙여줄 뿐이다. 고장 난 컴퓨터나 부서진 자동차를 고치듯, 지극히 환원주의적인 진단과 처방에 골몰하는 현대의학은 환자가 자신의 병을 성찰할 기회마저 빼앗아버린다. 약 몇 알과 주사 한 방으로 어떤 병이든 낫게 해줄 것 같은 병원은, 기도하는 척하고 헌금만 내면 어떤 죄라도 용서해줄 것 같은 교회와 뭐가 다른가? 죄가 죄인의 것이라면, 병은 환자의 것이다. 교회가 죄인을 진정한 회개로 인도하듯, 병원도 환자를 건강한 성찰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죄인이 죄를 고백하듯, 환자도 질환에 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질문이 하나 남는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고 묻는 것, 그리고 어떤 병이든 약을 먹어야 할 만큼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어떻게 살아왔던 걸까,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고 성찰하며 묻는 것 말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던질 법한 이런 질문에 하나의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의 각 챕터에 등장하는 유명 인물들은 최근 사망한 순서대로 소개했다. 1장(울었다)에서는 질병 때문에 억울하게 죽었다는 느낌이 강한 사람들을, 2장(이겼다)에서는 질병을 극복하거나 질병에도 성과를 낸 사람들을, 3장(떠났다)에서는 죽는 모습이나 죽음에 대한 태도가 특별했던 사람들을 다뤘다. 유명인의 업적이나 특징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주는 각각의 제목을 음미하는 맛은 이 책이 제공하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에피소드마다 위인들이 앓은 질환을 원고지 2매 분량으로 정리하여 실었으므로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의학(의약)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병을 앓고 있는 사람, 병에 걸리고 싶지 않은 사람, 생로병사라는 생명체의 숙명 앞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