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토론회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초청 관훈토론회

초청자 :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개최일 :
2008-04-01
조회수 :
6,535
첨부파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초청

제152회 관훈토론회 

 

                       

 

                        

 

  

◈ 사회(김형민 총무, SBS 앵커):관훈클럽 총무 김형민입니다. 2008년도 첫 관훈클럽 토론회 행사입니다. 오늘 토론회는 정치의 계절을 맞아 한나라당 총선 총사령탑인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계시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모시고 2시간 가량 진행하겠습니다. 선거사령탑으로 촌각을 쪼개 쓰시는 바쁜 스케줄 가운데 오늘 관훈클럽 초청에 기꺼이 응해주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기조연설을 듣기 전에 강 대표의 약력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1948년 3월 28일 경북 의성 출생으로 경북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시고 광주·부산·대구·서울지검 검사를 하시고 청와대 정무·법무비서관을 지내셨습니다. 그리고 민주자유당 대변인 및 총재 비서실장을 지내시고 신한국당 원내총무, 한나라당 부총재, 최고위원, 원내대표를 지내셨고, 지난 대선 때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현재 5선 국회의원이십니다.


기조연설


◈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여러분, 자리를 함께 해주신 언론인 여러분, 귀한 자리에 초청해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재작년 9월에 이어 두 번째니 1년 6개월여 만에 다시 여러분을 뵙게 되는 셈입니다.

지난번 토론 때는 야당 대표였는데, 지금은 집권 여당의 대표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감회가 새롭고, 또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국민을 섬기고 민심을 받드는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지난 대선에서 우리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이념보다 실용을, 정치보다 경제를 우선하는 이명박 정부의 탄생이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집권 여당 대표로서 한나라당도 변해야 한다는 국민의 뜻을 가슴 깊이 새기고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그것이 공천 결과였습니다. 이번 공천은 다소 거칠어 보이기는 해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우리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몸부림이었습니다. 물론 역사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아쉽게 탈락된 분들도 있습니다. 정말 가슴 아프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이로 인한 분란이 급기야 집안싸움으로 번져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참으로 송구스러웠습니다.

저는 어려운 때일수록 책임 있는 사람의 희생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빨리 수습하고 다시 한마음이 되어 총선 승리의 길로 달려 나가기 위해서는 저 자신부터 던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저의 총선 불출마는 자기희생을 통해 당을 단합시키겠다는 충정에서 나온 겁니다. 당대표로서 경선 성공, 대선 승리에 이어 총선 승리를 통해 명실상부한 정권교체를 이뤄내고자 하는 진심어린 결단입니다.

공천은 독립기구인 공천심사위원회가 독자적으로 한 것이긴 하지만 당대표인 제가 정치적 최종책임을 질 필요가 있습니다. 선거를 통해 정치적으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지난 대선에서 우리 국민들은 압도적인 지지로 이명박 대통령을 뽑아 주셨습니다. 경제를 살려달라는 간절한 소망 때문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일 하나는 똑 소리 나게 합니다. 경제, 반드시 살려낼 겁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일 잘하는 상머슴도 똑똑하고 성실한 작은 머슴들이 없으면 제대로 일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께서 도와주셔야 합니다. 할 일 많은 이명박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과반의석을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뒷짐 지고 어슬렁거리며 말로만 떠드는 정치꾼으론 안 됩니다.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진짜 일꾼들이 필요합니다.

이명박 정부, 이제 갓 한 달 됐습니다. 사람은 백일이 되어야 제 모습이 나옵니다. 정권도 최소한 백일이나 6개월은 되어야 잘하는지, 못하는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야당은 벌써 견제를 하겠답니다.

통합민주당이 어떤 당입니까? 지난 10년간 나라경제를 망쳐놓은 국정파탄, 민생파탄의 주역들입니다. 마땅히 책임지고 이미 물러났어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간판을 수없이 바꾸면서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려 급급했습니다. 그러고도 이제 와선 겨우 1개월 된 정부를 탓하다니, 적반하장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견제론은 일 잘해서 경제 살려내려는 이명박 정부 뒷다리 걸겠다는 정략일 뿐입니다. 더구나 정체성도 없이 이삭줍기로 급조한 지역주의 세력이 득세해서도 절대 안 됩니다. 당선에만 눈먼 철새 정치인은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한나라당, 국정의 중심에 우뚝 서겠습니다. 일하는 정치로 국민께 꿈과 희망을 드리겠습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계획이 아닌 실천으로 심판받겠습니다. 민생경제 살리기에 당의 명운을 걸겠습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당선자들을 모아 당의 각종 민생특위를 구성해서 일하겠습니다. 취임 전이라도 당선자들을 불러서 가동하겠습니다. 물가안정, 일자리 창출, 의료와 주거 생활비 부담 줄이기, 노후대책, 신용불량자 지원, 중소기업과 자영업 살리기, 농어촌 살리기 등 민생과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겠습니다. 18대 국회가 열리기 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연구해서 확실하게 해결하겠습니다. 정부의 잘못도 확실하게 바로잡겠습니다. 이미 새 정부의 첫 인사 때부터 매섭게 지적했습니다. 인수위의 잘못에도 서슴없이 나섰습니다.

앞으로도 국민의 편에 서서 따질 것은 분명히 따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어깨도 두드려 주시고, 등도 밀어 주십시오. 더욱 열심히 일해서 국민의 기대에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토 론


◈ 사 회:강재섭 대표의 기조연설을 들으셨습니다. 강 대표 연설문 곳곳에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신 고뇌가 배어 있는 것 같습니다. 대표로서 대선과 총선, 이렇게 선거를 잇달아 치르는 것이 참 보람 있는 일이고 영광된 길이겠는데 또 이런 기조연설을 들으니까 그것이 꼭 그런 길만이 아니고 참 가시밭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정론, 견제론… 총선 결과가 여드레 뒤에 나옵니다. 여야가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 어떤 득표 결과로 나타날지 보게 되겠지만 이 시점에서 강 대표는 누구보다도 하실 말씀이 많은 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우리 패널들도 많은 송곳질문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오늘 질문드릴 패널을 소개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좌측 오른쪽부터 소개하겠습니다. 김현재 연합뉴스 논설위원 소개합니다. 정치부 기자, 청와대 출입기자를 지냈습니다. 그 옆에 허문명 동아일보 논설위원입니다. 최초 여기자 시경캡을 지냈고 문화부 차장을 거쳐 현재 논설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 옆에 계신 최명길 MBC 정치2팀장 소개합니다. 워싱턴특파원을 지냈고, 정치담당 선임기자로 MBC 뉴스데스크의 날카로운 정치논평 많이 보셨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곽태헌 서울신문 산업부장을 소개합니다. 청와대 출입기자를 하고 현재는 산업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플로어에 계신 분들도 궁금해하시는 질문을 테이블 위에 있는 종이에 써서 사무국 직원에게 전해주시면 취합해서 토론 말미에 제가 대신 질문하겠습니다.

토론회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질문을 몇 개 카테고리로 나눠서 하려고 합니다. 우선 첫 번째 분야로 총선 국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또 한나라당은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좀 들어보겠습니다. 최명길 MBC 정치2팀장이 첫 번째 질문을 해주시겠습니다.


◈ 최명길:저도 이런 토론에 일선기자로 여러 번 참석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아는데, 앞에 후배기자들이 기사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말씀을 직설적으로 잘하시는 대표님이니까 좋은 기사를 많이 주시리라고 생각하면서 질문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한나라당이 150석에서 한 석만 더 달라는 이른바 과반을 호소하는 전략을 열흘 넘게 하다가 오늘은 기조가 바뀐 것 같아요. 전 언론이 과반은 무난하지 않겠느냐고, 많으면 180석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일제히 내놓으니까 조금 상향조정해서 안정적인 과반을 달라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 같은데 대표께서는 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시는지 평가해 주십시오.


◈ 강재섭:우리는 그런 전략을 세운 적이 없습니다. 열흘 전에는 150석에 1석을 더 달라는 전략으로 하다가 오늘부터 전략이 바뀐 것이 아니고요, 전체적으로 언론도 그렇고 여론전문가도 그렇고 정치를 20년 가까이 한 저도 그렇고 이번 선거는 예측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렵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우선 정권이 10년 만에 바뀌었기 때문에 우여곡절이 많았고, 바로 이어서 총선이 있기 때문에 각 당이 내부적으로 굉장히 복잡합니다.

예를 들면 통합민주당의 경우 대통령후보는 다른 분이고 당대표를 맡고 있는 분은 또 다른 분이기 때문에 그 내부가 복잡하고, 한나라당도 대선을 치르면서 당이 깨질지 모른다 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거쳤습니다. 그러면서 공천을 했기 때문에 이 공천의 공정성 여부나 이런 것이 큰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총선에서와 같은 분석을 할 수 없는 복잡한 사정들이 다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판 자체가 피아가 구분이 잘 안됩니다. 한나라당 후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색깔과 그림이 난무하기 때문에 누가 한나라당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합니다.  그것을 분석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한 가운데 150석에 1석이라도 더 주십사 하는 것이 일관된 저희 요구이고, 또 시험 치는 사람이 그저 열심히 공부하면 되지 목표가 100점이다, 90점이다 하는 것은 국민들께 큰 결례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명길: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당의 득표에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 때문에 그런 태도를 견지하시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아침저녁으로 뉴스나 신문을 보시고 전 언론이 160~180석은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검토하셨을 텐데 그런 언론들의 분석이 타당성이 좀 떨어진다고 보시는 겁니까?


◈ 강재섭:아까 말한 복잡한 사정이 있고 시시각각 변하고 있기 때문에 분석을 정확히 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지역에 후보가 나왔는데 이 여론조사기관에서는 10% 이상 A후보가 이긴다고 하고 그 다음날 다른 여론조사기관에서는 B후보가 10% 가까이 이긴다고 하고… 조사기관마다 다 다릅니다. 그것은 아직 민심에 부동표가 상당히 많고 마음결정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여론조사 자체를 아직까지는 믿을 수 없고 160석, 170석이라는 것도 절대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재:말씀하시는 도중에 누가 한나라당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사실 지금 유권자들도 가장 헷갈려 하는 부분입니다. 어저께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의원으로 활동하시던 분이 친박연대나 무소속으로 상당히 많이 활동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세간에는 소위 말해서 한나라당에서 분파된 3개의 보수정당을 합치면 아무리 못 잡아도 예상의석이 200석은 넘는다는 시각이 있거든요. 결과적으로는 범보수진영의 파이를 키우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국민들께서 전체적으로 이제는 좌파정권보다는 보수세력이 다시 한번 10년 만에 정권을 잡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해서 선택해주신 겁니다. 그러나 보수세력이라고 해도 다 생각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지금 자유선진당이나 통합민주당 대표를 하시는 분도 다 한나라당에 계시다가 나가서 대표를 하고 계시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이 우리와 생각이 똑같다고 볼 수 없어요. 그런 의석을 다 합쳐서 200석이 넘으니까 보수세력이 나름대로 횡포를 부리지 않겠냐는 시각으로 분석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 허문명:구체적으로 생각이 같은 부분과 다른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강재섭:우선 통합민주당 대표도 과거 한나라당에 있었던,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분이지만 그 정당은 결국 열린우리당이 이름을 바꾸고 돌고 돌아서 바뀌어온 도로 열린우리당입니다. 통합민주당이 남북문제를 보는 시각이라든지 여러 가지 시각이 우리와 조금씩 다른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 허문명:한나라당에 뿌리를 둔 자유선진당이나 친박연대 등이 구체적으로 같은 점과 다른 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까 다르다고 말씀하셨는데….


◈ 강재섭:친박연대나 자유선진당 분들은 기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지키는 것은 결국 우리와 생각이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새로 이명박 정권이 탄생했으니까 과반수 의석을 만들어서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국민의 여망을 짓밟고 우파세력을 분열시키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 사 회:선거판세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있습니다만 사실 강 대표 말씀은 상당히 신중하고 보수적인 전망 쪽으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한때 200석을 장담하던 분들도 있었고, 대선 이후 유리한 환경 속에서 4개월 만에 치르는 총선 결과를 지금보다 더 낙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50석 플러스 몇 석을 신중하게 말씀하는 상황이 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공천쇄신이라는 명분으로 이뤄진 공천문제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공천문제로 화제를 옮기겠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질문은 서울신문 곽태헌 산업부장님 먼저 해주시죠.


◈ 곽태헌:정당지지율만 보면 한나라당이 통합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옵니다. 강 대표께서 구체적인 의석수는 밝히지 않고 계시지만 현재 160, 170 정도 된다고 보면 당지지율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경합지역도 상당히 많습니다. 당지지율 차이가 큰데도 불구하고 경합지역이 많은 것은 공천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아까 강 대표께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공천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고 계파간 나눠먹기 때문에 공천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우선 공천을 하다 보면 어느 정당이나 계파가 있을 수 있고, 우리가 치열한 경선을 거치면서 서로 세력이 있기 때문에 실세라는 것도 생깁니다. 이런 과정에서 춘추전국시대 이래 권력 주변에는 힘을 쓰는 사람이 있고, 그런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천과정에서 과거에 자신을 밀어 주었다든지 하는 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도 있고,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공천심사위원회가 적어도 11명으로 구성되고 외부인사가 6명이나 들어 있어서, 여기도 와 계십니다만 누가 이야기한다고 해서 좌지우지되고 계파 나눠먹기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국민 여망에 맞게 공천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했는데 우리 한나라당 현역의원들 힘만으로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러니까 상당한 물갈이도 해야 된다는 것이었죠. 그것이 국민의 여망이라고 했습니다. 만일 이번에 고생했으니 우리 의원들 10명 정도 바꾸고 그대로 가자고 했으면 국민들께서 한나라당 정말 희망 없는 정당이다, 오히려 그렇게 꾸중했을 겁니다. 그 다음에 큰 선에서 요구한 것은 공정한 공천이었습니다. 누구를 밀었다고 해서 절대 더 많이 피해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영남지역에서 공천한 것을 보면 오히려 승자를 도왔던 현역 국회의원들이 더 많이 공천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공천이 발표되고 난 후 우리가 좋은 신인들을 많이 받아들인 것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누구 계파가 날아간 것만 부각되니까 한나라당 공천이 계파공천인 것처럼 비친 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큰 선에서는 우리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한 공천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 최명길:공천이라는 과정이 1996년, 2000년, 2004년, 그 이전인 1992년에도 마찬가지지만 늘 물갈이, 쇄신 등 어떤 명분을 앞세워서 세력판도를 바꾸는 정당정치의 한 변곡점이었습니다. 이번 공천에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심지어 물갈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았다고 하셨는데 실제 꼭 그렇게 물갈이를 해야 할 절박성이 있었느냐 하는 지적도 있습니다. 2004년에는 탄핵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뭔가 바꾸지 않으면 절대 승리할 수 없는 국면이었기 때문에 변화의 시도가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나라당이 2000년 이회창 총재가 자기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당을 만들었던 것처럼 이명박 대통령 계파가 당을 좀 장악하기 위해서 공천쇄신 분위기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공천심판자로서, 당대표로서 여러 가지 고뇌에 찬 관망을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표로서 느낀 것이 어떤 쪽이 더 주라고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영남지역 공천을 하루에 하지 않았습니까. 한꺼번에 발표했는데, 그 발표를 듣고 저도 충격 받았습니다.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제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훨씬 숫자가 많았고, 박희태 부의장 같은 분은 우리 한나라당이 국회의장 감으로 갖고 있어야 하고 노장층의 조화도 있어야 되는데 이건 과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고요, 또 부산‧경남지역에서도 제가 볼 때 이런 분들은 그래도 당에서 역할이 있을 텐데, 이런 분들이 공천을 받았으면 당내 갈등을 이렇게까지 증폭시키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저도 솔직히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천심사위원을 임명한 것도 당대표인 저이기 때문에 제가 모든 후유증에 책임을 지고 갈등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결국은 국회의원직을 포기했습니다.

물론 공천에서 탈락해서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역사가 흘러가는 도도한 물결에 옥석이 구별되지 않은 부분이 다소 끼어 있다고 봅니다. 저도 대구에서 당선되면 6선 의원이 되는데 얼마나 억울했겠습니까. 하지만 억울한 제가 먼저 희생해야 다른 억울한 분들의 그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당이 단합해서 갈 수 있다고 해서 제가 출마를 포기한 겁니다. 패널께서 질문하신 것은 상당히 일리가 있고 저도 상당히 공감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무슨 계획적으로 누가 새로운 세력을 장악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고 확대해서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최명길:계획적이거나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원칙은 없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나름대로 왜 원칙이 없습니까. 저는 국민들께서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세대교체를 원하니까 그런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국민공천을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공정공천을 주문했습니다. 패자를 밀었다고 해서 단 1명이라도 더 공천에서 탈락하면 제가 최고위원회의 사회자로서 마무리를 못 해주겠다는 것을 공심위에 충분히 설명했어요. 또 물갈이를 거의 40% 가까이 하면서도 영남지역에 공천한 숫자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을 민 사람 12명, 박근혜 전 대표를 민 사람 10명, 중립 3명이 탈락했습니다. 그런 숫자에서도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하지 않았음이 나타납니다. 오히려 대통령 된 사람을 밀었는데 공천이 날아가서 더 가슴이 아픕니다. 대통령 입장에서 읍참마속도 정말 한두 명이지 너무 많이 날아갔기 때문에 상당한 아픔이 있다는 겁니다. 서로 다 아픔이 있으면서 역사가 굴러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합니다.


◈ 허문명: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천에서 떨어진 박희태 의원이나 김덕룡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굉장히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두 분 모두 삼고초려 끝에 확답했다고 하는데 무슨 배후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는데 그렇게 노력하셨지만 공천을 바라보는 국민은 의구심이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김덕룡 의원, 박희태 의원 같은 분이 무슨 다른 일이 있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저도 총선 후에는 국회의원이 아닙니다. 제가 “선배님, 억울하시더라도 같이 좀 단합해서 같이 밀알이 됩시다. 우리가 당의 혜택으로 5선 의원까지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중국에 계신 김덕룡 의원님께 전화를 걸고 박희태 의원님께도 그렇게 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흔쾌히 같이 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을 밀지 않은 분입니다만 중립적으로 일을 잘해 주셨고 오히려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웠다고 볼 수 있는 맹형규 정책의장도 저희들이 노력해서 내일부터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겸 수도권특별대책위원장으로 저와 유세를 다니기로 했거든요. 잘되는 집안은 결국은 서로 단합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누구든지 앞으로도 계속 같이 노력해서 같이 뛰자고 마지막 날까지 호소할 겁니다.


◈ 최명길:지금 말씀대로 하면 박희태, 김덕룡, 맹형규 같은 중진들, 유능하고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분들을 더 큰 목적으로 쓰기 위해 공천에서 탈락시킨 겁니까? 


◈ 강재섭:공천심사위원회에서 나름대로 세대교체라든지 그런 것을 위해서 공천심사를 했겠지요. 또 그분들이 다른 곳에서 국회의원이 아닌, 그러니까 정치적이지 않은 자리에서 일을 더 하실 건지 안 하실 건지 그건 저도 잘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 사 회:공천문제를 간단히 짚어 보았는데 공천문제로 당내 파열음이 크게 터진 핵심은 박근혜 전 대표의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는 간단한 이 말에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근혜 대표와 친한 인사들이 공천과정에서 홀대받았다는 주장이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친박 인사들이 줄지어 이탈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박근혜 전 대표의 도움을 간접적으로 받고자 ‘친박연대’라는 희한한 정당을 만들어서 득표활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박근혜 전 대표와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를 짚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분야에 관한 질문은 김현재 위원님 먼저 해주십시오.


◈ 김현재:먼저 원칙적인 질문을 여쭙겠습니다. 어제인가요, 한나라당을 탈당한 고진화 의원에 대해 이재오 의원 반대캠페인을 했다고 해서 제명조치가 내려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공천이 잘됐든 못 됐든 여러 가지 평가도 있었겠지만 당의 공식 심사기구에서 결정하고 최고위에서 의결해서 내보내는 당의 공식후보가 있지 않습니까? 그 후보에 대항해서 공천에 불복해서 무소속이나 제3신당으로 출마한 것이 해당행위입니까, 아닙니까?


◈ 강재섭:출마한 사람들?


◈ 김현재:네. 지금 한나라당 후보와 대항해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은 해당행위를 한 겁니까, 아닙니까?


◈ 강재섭:그분들은 해당행위 차원을 넘어 이미 한나라당을 떠난 분들이죠. 이미 한나라당 당원이 아닙니다. 한나라당 안에 있어야 해당행위를 했는지 안했는지 심사를 하지, 한나라당 밖이니까 이미 남이 되었다는 겁니다.


◈ 사 회:결국 그 문제는 복당하고자 할 때 그것이 해당행위였느냐 이런 식의 문제가 되겠지요?


◈ 강재섭:아, 그런 취지로 물었어요? 지금 당대표인 저로서는, 그리고 당원이라면 누구나 한나라당 의원을 1명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서 뛰어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총선이 끝나고 난 후에 이런 분을 받아들일 것이냐 안 받아들일 것이냐, 그 당헌‧당규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 그런 것을 쟁점으로 해서 서로 논의하고 싸운다는 것 자체가 제가 볼 때는 난센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 문제는 나중에 당헌‧당규에 따라서 처리하면 될 것이고 지금은 그저 열심히 우리 한나라당 공천받은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극한유세라도 하면서 뛰어다니겠다는 것이 저의 진솔한 답변입니다. 그리고 당원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해주셨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현재:그러면 좀 다르게 여쭤 보겠습니다. 그분들은 이미 탈당해서 다른 당에 계신데 그분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고 얘기한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은 해당행위입니까, 아닙니까?


◈ 강재섭:여기가 사람 판결하는 법원도 아니고, 자신을 그렇게 도와준 사람인데 도와준 사람이 공천을 못 받아서 당을 떠나가는데 당신들은 이제 우리 당이 아니니까 살아 돌아오지 말고 다 나가서 죽으라고 이야기하겠습니까? 그것은 그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박근혜 전 대표도 다니면서 그분들 지원활동하지 않고 있잖습니까? 가슴이 아프고 그러니까 당신 지역구에 가서 자신의 선거운동만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을 그런 말 한마디를 헌법, 형법 몇 조에 해당되느냐고 물으면 제 가슴이 답답합니다.


◈ 최명길:이 문제에 관한 한 어떤 쪽이 맞는지에 대해서 유권자들, 국민들은 이미 마음속에 다 계산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대표께서는 정치를 오래 하신 분이니 총선 이후에 낙천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사람들이 당에 입당의사를 타진할 때 현실적으로 그것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상 알 수 있을 것이고요, 그 대목을 여쭤보는 것이 아니고 김현재 논설위원 얘기는 지금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이 있는데 친박이든 친이든 할 것 없이 대구 달성에 머무르고 있는 박근혜 대표 사진을 내걸고 같이 찍은 사진을 명함에 싣고 하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움직이고 있는 이 현실을 대표로서는 어떻게 보고 있느냐, 박 대표께서 사실상 전국적인 지원유세를 하지 않고 있는 현상 자체가 당에 대한 불만표시인데 그분이 그렇게 행동할 만하다고 보는지 아니면 그분이 과도하게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판단하는지 대표의 판단은 어떤 겁니까?


◈ 강재섭:저는 예를 들어서 승자와 패자 측에서 똑같은 숫자가 공천에서 탈락했다면 승자 입장에서는 여유가 있지만 패자 입장에서는 가슴이 더 아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표가 그 어려운 경선과정에서 패자인 자신을 끝까지 밀어준 사람들이 공천을 못 받아서 당을 떠나게 되니까 정말 가슴이 아플 겁니다. 그런데도 그것을 딱 잘라버리고 ‘나는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으니 한나라당 사람들만 전부 당선되도록 전국순회를 하면서 지원유세를 하겠다’는 것은 인간적으로 차마 하기가 어려운 그런 상황이며 그 심정을 제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 가슴 아픈 하나의 정치인을 놓고 우리가 자꾸 이렇게 분석해 보고 저렇게 분석해 보고 말꼬리를 이어서 자꾸 논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결례가 된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아직까지도 총선기간이 좀 남았으니까 오늘도 수도권에 있는 여러 한나라당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유세를 와 주십시오” 호소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에 남아 있는 박 대표를 밀었던 의원들도 많잖아요. 그분들이 수도권 이런 데서 박빙승부를 벌이고 있는데 그분들이라도 지원할 수 있도록 박 대표가 마음을 움직여 주시면 상당히 고맙겠다, 그런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재:삼고초려라도 할 생각이 있습니까?


◈ 강재섭:예, 조금 시간을 두고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계속 연구 중입니다.


◈ 최명길:아직 요청하신 것은 아니지요? 어제 박 대표가 안상수 원내대표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지원을 해주십사 요청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나는 직접 들은 바가 없는데…”라는 반응을 보인 걸로 봐서 당 지도부가 진지하게 정중히 지원유세를 요청한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느껴지는데, 그렇습니까?


◈ 강재섭:저는 그런 문제를 공중전으로 부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반응도 박 대표 본인의 반응이 아니고 아마 측근이 그렇게 이야기했을 거예요. 저는 지난 경선과정에서도 부딪치는 양 주자의 갈등을 조율하면서 이면에서 조용히 진심을 갖고 했지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저 나름의 복안을 가지고 조용히 또 시간을 봐 가면서 아주 좋은 방법으로 하도록 연구하겠습니다.


◈ 최명길:그러니까 결국 막판에 수도권 지원유세를 할 것으로 보는 것이죠? 


◈ 강재섭:저는 그렇게 희망합니다.

        

◈ 허문명:좀 본질적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아까 승패라는 말씀도 하셨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한나라당 경선 드라마를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한나라당 내의 소위 친이․친박 분열상황에 대해 굉장히 실망이 큽니다. 더군다나 국정운영의 동반자라고 한 것이 엊그제인데 이렇게 된 것은 당이 정말 동반자 대접을 해줬는데 저렇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동반자 대접을 안 한 것인지, 어떻게 생각하시죠?


◈ 강재섭:평상시 모든 일은 그때 이루어진 약속대로 하려고 했는데 이번 공천과정에서 공심위가 제가 보기에도 충격적인 과도한 공천심사를 하면서 갈등이 증폭되어 버린 것 같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번 총선이 끝나면 다시 심기일전해서 이명박 대통령도 작년에 약속한 동반자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성심성의를 다해야 되고, 이제 무슨 친박․친이 이런 것 좀 그만 하고 전부 허심탄회한 심정으로 경제살리기 위해서 나아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언제까지 당대표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허문명:과도한 공심위의 심사라면 무엇을 말하는 겁니까?


◈ 강재섭:공심위에서 제가 충격적이었다고 말한 것은 탈락숫자가 생각한 것보다 많아서… 경남지역의 예를 들면 박희태 부의장의 탈락이 충격적이고 또 부산이나 대구경북에도 이런 분은 국회의원 공천을 더 주었어도 좋을 뻔했는데 이런 사람들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탈락해서 아쉽다는 겁니다.


◈ 허문명:얼마 전 공천을 잘했다고 보도가 났던데 좀 변하신 거네요?


◈ 강재섭:아까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 곽태헌:한나라당을 보면 아까 말씀하셨지만 작년 경선부터 소위 친이․친박으로 치열하게 싸웠고 지금도 그 앙금이 남아 있습니다. 공천과정에서 그 갈등이 계속 이어지며 공천 탈락자들이 ‘친박연대’나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님 말씀처럼 동반자로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국민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뜻이 다른 사람들이 같은 당에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총선 후에 한나라당 내의 친박 쪽과 친이 쪽이 갈라서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견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그것은 제 생각과 전혀 다릅니다. 당내에는 누구와 가까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것을 계보라고 했는데 그런 계보, 계파를 떠나서 우리가 정말 한나라당이 생긴 이래 가장 치열한 경선을 거쳤습니다. 그것도 장기간의 경선을 거쳤습니다. 그래서 국민들께서 한나라당은 결국 경선 끝까지 못 가고 당이 깨질 것이라고 걱정할 정도로 치열하게 붙었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붙었습니다. 초등학교 동창회를 해도 그 나름대로 계보 비슷하게 친한 사람, 안 친한 사람이 싸우고 노총선거를 해도 싸우는데 이 고도의 정치행위를 하는 정당에서 권력을 놓고 사생결단으로 싸웠는데 이것이 어떻게 부드럽게 금세 마무리가 되어서 친해지겠습니까. 이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리고 총선 공천 때문에 갈등이 더 에스컬레이트되어 버렸어요. 한나라당이 지금 이 정도 유지하는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원칙을 지키는 분으로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지키고 국민 여망을 받들어서 경제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하기 위해 같이 경쟁하고 정권을 창출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당을 서로 깬다는 것은 정말 명분이 없는 일입니다.


◈ 곽태헌:김무성 의원이 총선이 끝난 다음 박근혜 전 대표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그것은 우리 당에서 나가 있는 분들이 하나의 선거전략으로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가 일일이 설명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재:복당문제와 관련해서 다시 한번 여쭤 보겠습니다. 일주일 전에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는 해당행위 정도가 경미하고 약한 분들에 대해서는 당에서 개별적인 심사를 통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로 말씀하셨거든요.


◈ 강재섭:그게 아니고요, 우리 한나라당 당헌‧당규가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것을 설명한 겁니다.


◈ 김현재:어제 선대위에서 하신 말씀은 한나라당을 도용한 후보는 절대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친박 인사들이 당선되어도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입니까?


◈ 강재섭:부산에 가서 선거운동을 하는데 거기에서 말을 그렇게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 김현재:그것도 선거전략입니까?


◈ 강재섭:아니, 선거전략이고 뭐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원칙 아닙니까? 아까 말씀처럼 끝나고 난 뒤의 일은 지금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우리 한나라당이 제조한 상품이 훌륭한 상품이라고 국민에게 홍보하고 그 상품을 팔기 위해서 다녀야 될 세일즈맨 가운데 대장입니다. 그런데 제가 다니면서 이 상품이 좋지만 저 상품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면 되겠습니까?


◈ 허문명:대표님, 다 떠나서 김택기씨 문제는 어떻게 된 겁니까?


◈ 강재섭:그분에 대해서는 우리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번이나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분은 다른 정당에 많이 왔다 갔다 했고 여러 가지가 좀 그러니 재심사하도록 두 번이나 공천심사위원회에 돌려보냈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도로 거기서 의결을 해버렸어요. 그러면 방법이 없습니다. 당규에 의해서 그렇게 된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차떼기 이미지를 벗기 위해 박근혜 대표가 연수원을 헌납하고 천막당사부터 했고, 또 제가 대표가 된 후에는 인명진 목사님을 칠고초려해서 모셔 와서 정말 정치판에 안 맞을 정도의 윤리를 도입해서 가혹하게 처벌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지역구 공천을 받은 분이라도 돈문제로 말썽 내는 분은 미안하지만 선거 도중이라도 제명해 버리겠다고 발대식에서 분명히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다른 곳으로 많이 날아다니던 새여서 그런지 몰라도 한나라당의 분위기를 잘 모르고 얼떨결에 공천받아서 과거 10년~15년 전에 본인이 하던 그 습관대로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에서 제명해 버렸습니다.


◈ 최명길:인명진 위원장 말씀이 나왔으니까 한마디만 덧붙이면, 아까 얼떨결에 공천을 받아서 그런 행각을 벌였다고 했는데 그 ‘얼떨결에’라는 말에 얼떨결에 넘어가는 그 과정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최고위원회의가 두 번에 걸쳐 재심을 해보라고 했는데 공천심사위원회가 결정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공천심사위원 중에는 당에서 참여하신 분이 5명이나 있습니다. 당헌‧당규를 숙지하고 계신 분들인데 실형을 선고받은 경력이 있는 사람을 규정을 위반해 가면서 그런 실수 아닌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결정을 내렸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것이 인명진 위원장의 얘기입니다. 지금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그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이상하겠지만 대표로서 총선이 지난 이후 김택기 공천문제에 대해 분명히 진상을 밝힐 의지가 있습니까?


◈ 강재섭:네. 그것은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말씀한 바와 같이 윤리위원회에서 경위를 계속 조사한다고 했습니다. 소관 자체가 윤리위원회 소관이거든요. 인명진 위원장이 단호한 분이니까 아마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 곽태헌:공천관련해서 한말씀만 여쭤 보겠습니다. 지난해 6월 당시 청와대 양정철 비서관이 기자실통폐합과 관련된 말을 하면서 자기가 사육신이 되면 됐지 간신은 아니라는 말을 해서 사육신 후손들에게 비판을 받아서 철회했는데 최근에는 ‘생육신’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두언 의원이 이상득 부의장의 출마 포기를 촉구한 자신을 포함한 55명이 생육신이라고 했습니다. 조선시대 생육신은 자기 관직을 버리거나 해서 어렵게 살았는데 55명이 공천반납도 불사하겠다고 했지만 1명도 공천을 반납한 사람은 없습니다. 대표께서는 그 55명을 생육신이라고 보시는지, 아니면 뜻을 달리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 강재섭:그분들이 서명도 하고 한 취지는 물론 이상득 부의장 공천문제와 관련, 형님공천이라는 이야기가 많아서 수도권에 출마하는 의원들이 당을 위하는 충정에서 이야기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미 공천이 되어서 이제 내일모레면 등록하고 뛰어야 되는데 모여서 그런 이야기를 하니 버스가 지나가도 한참 지나간 뒤에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당이 어수선하면서 국민들 눈에는 친이진영 내에서 권력투쟁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도대체 이렇게 해서 당이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느냐, 빨리 출발해서 뛰어야 하는데…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런 문제와 함께 박근혜 전 대표께서 기자회견을 해서 당이 복잡해진 상황 등을 전부 정리해서 뛰어야겠다는 생각에 제가 고심 끝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겁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생육신이다, 사육신이다 하는 것은 다 정치인들이 하는 이야기고, 그것을 제가 분석할 만한 입장에 있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다만 충정에서 그렇게 했다고 본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 허문명:어떻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압승을 기대했던 한나라당이 ‘이제 여론조사조차 믿을 수 없다’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대통령지지율이 지금 38%까지 하락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YS와 DJ 정부 때 취임 한 달 후 지지율이 80%, 90%였던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입니다. 더군다나 이른바 허니문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민심이 험악해진 것에 대해서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죠?


◈ 강재섭:이명박 정권이 굉장히 역동적이고 또 대통령 체질이 부지런하셔서 열심히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처음에 정권을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인수위원회 활동 중에 영어몰입교육이나 기타 몇 군데에서 집행기구가 아닌데 너무 과도한 정책을 집행기구인 것처럼 오버한 측면이 있습니다만 그것보다도 결정적인 것은 조각하는 과정에서 너무 검증이 잘못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대통령이 취임할 때와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취임하자마자 바로 총선이 있고, 과거와 달리 치열한 경선을 거쳐서 공천하게 되고 이런 자극적인 것들이 많아서 지금 상황이 상당히 복잡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지지율이 조사하는 기관마다 다 다릅니다. 정당지지율도 제가 대표 된 이후에 늘 50% 이상 유지하다 지금 40몇 %로 떨어졌지만 나락에 떨어진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초장에 지지율이 너무 높은 것보다, 크게 기대했는데 조금 어수선해서 실망을 좀 했다가 총선 이후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 다시 큰 기대를 하게 되고, 정치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열심히 하겠습니다.


◈ 사 회:취임 초에 유례없이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분석을 나름대로 해주셨습니다. 여러 가지 말씀이 있었지만 모두에 “갓 한 달 되었다”고 하셨는데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가 꼭 한 달은 아니고 인수위 출범부터 넉 달 정도 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이 정당지지율에 영향을 주고 총선에 나선 후보 개개인에게 영향을 주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악순환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정책, 그리고 내세웠으나 철회한 정책도 몇 가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짚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대운하 문제를 짚어 보겠습니다. 곽 부장님 먼저 해주실까요?


◈ 곽태헌: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내세웠던 정책 중 가장 관심 있었던 것이 대운하인데 지금 보면 오히려 작년 대선보다 총선을 앞두고 대운하가 핫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총선공약에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어떤 면에서 떳떳하게 총선공약으로 넣어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국토해양부에서는 물론 자기들이 미리 준비한다고 하지만 사전에 시나리오를 짜서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부가 도와주지 않겠다고 하면서 보상비로 1조 6천억 정도를 책정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로부터, 특히 야당으로부터 많은 질책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말씀을 해주시고요, 두 번째는 강 대표께서는 한반도대운하를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입장을 말씀해 주십시오.


◈ 강재섭:우선 저는 한반도대운하에 대해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찬성한다, 반대한다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께서 한반도대운하를 경선 때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사실입니다만 만일 우리가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무엇이든지 우리가 한 말이니까 그대로 밀어붙인다는 그런 정당이라면 이번 총선에 공약으로 내걸고 전도하고 다녔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볼 때 국민여론이 100% 지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신중해야겠다고 판단하고 민심을 받드는 것이 정당의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약에서 뺀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무슨 공기 맞추듯이 특정한 날을 맞춰서 삽질을 한다, 기공식을 한다, 이런 것은 절대 없을 겁니다. 국내외 전문가들을 불러서 여러 가지 의견을 들어보고 토론도 해볼 겁니다. 또 환경전문가 이런 분들과도 전부 이야기할 겁니다.

이런 것이 기본적으로 민자가 들어와서 할 문제이기 때문에 투자해줄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투자자들과의 논의라든지 이런 것을 거쳐서 이것이 정말 장기적으로 우리 국토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환경문제에 지장이 없고 여러 가지 도움이 되는지 판단해서 추진해야 된다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그런데 국토해양부에서는 당선된 대통령이 한 공약이기 때문에 혹시 될지 모르니까 미리미리 검토해 보자는 차원에서 하다가 말썽이 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최명길:이번 총선이 대운하 프로젝트에 대한 국민적인 심판의 성격을 갖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까?


◈ 강재섭:그렇습니다. 그렇게 치면 패널 말씀대로 대통령선거 때 가장 관심을 끈 공약이 대운하였는데 그러면 대통령선거에서 이겼으니까 온 국민이 대운하 추진을 찬성한 것이라고 주장하면 억지 쓰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총선이라는 것은 공천이 잘됐느냐, 이명박 정권을 밀어줄 것이냐, 견제하기 위해서 안 밀어줄 것이냐, 우리 지역에서 이 인물이 낫냐, 저 인물이 낫냐, 그것을 따져서 선거하는 것인데 거기에 대운하를 얹어서 한나라당이 이겼으니까 무조건 대운하는 민다, 졌으니까 안 한다 하는 것이야말로 지극히 정치논리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최명길:그 말씀의 연장선에서 논리를 전개하면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꽤 많은 의석을 얻어도 그것의 정치적 의미가 대운하에 대한 이명박 정부가 내세웠던 공약을 국민이 모두 추인해 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겠네요?


◈ 강재섭:그렇죠. 우리가 아예 공약으로 내걸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의 큰 백년대계를 정하는 국책사업이 정치논리에 빠져서 서로 공방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 허문명:이것은 다른 의견인데요, 대운하를 보는 몇 달 전의 상황과 지금 상황이 너무 다르다. 대운하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고, 그렇다면 그 공약을 내세운 사람들은 거기에 대한 열정과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그리고 반대여론에 대해 치밀한 이론적 토대가 있었기에 당연히 그것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국민도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정작 그것을 내세웠던 사람들의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닌가. 그렇다면 대운하를 추진하겠다는 믿음조차 자기 스스로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인가요?


◈ 강재섭:그게 아니라 총선 이런 기회에 그런 것을 얹어서 정치논리로 좌지우지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뜻이고요, 앞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추진할 가치가 있다면 국민을 설득해야죠. 그런데 해보니까 문제가 생긴다면 안 해야 되는 것이지요.


◈ 곽태헌:어차피 전문가는 찬성과 반대로 엇갈리게 되어 있습니다. 지난 행정수도 이전 때도 그랬습니다. 이번 총선결과에 따라서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면 특별법을 만들어서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그것보다는 차라리 국민투표를 하는 것이 좋지 않나 봅니다. 대운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총선이 끝난 뒤 국민투표로 결정하면 뒤탈이 없고 좀 깨끗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저는 이런 문제들은 경제적 측면, 환경적 측면 등 전문적 측면에서 검토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옛날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를 놓을 때 이것이 필요하냐, 필요하지 않냐 하는 것을 거시적 안목으로 판단해서 결정했습니다. 국민투표 좋아하던 박정희 대통령도 그것에 대해 국민투표를 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것을 국민투표나 총선에 얹어서 판단하는 것은 슬기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 허문명:대운하를 해야 된다, 안 해야 된다, 그런 차원의 문제보다 대통령이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사항에 대해 열정을 갖고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홀대까지 한다는 느낌을 준다면 대통령의 권위를 크게 해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면서 이 정부가 어떤 원칙이나 굳건한 이론적 토대보다 포퓰리즘적 여론동향만 주시하면서 그때그때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며 기조연설에서 말씀하신 ‘이념보다는 실용을’이라는 대목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과거 10년 동안의 민심이 새 정부를 선택하게 된 것은 대표님도 표현했지만 좌파정권의 무능과 미숙함에 대한 단죄인데, 그러면 결국 이 정부는 우파고 기존 정부와는 다른 이념적 지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념은 나쁜 게 아니라 국민정신을 결집시키는 어떤 토대인데 이념보다 실용이라는 말을 보면 이념을 뭔가 나쁜 것, 이념은 뭔가 넘어서야 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줘요. 그래서 과연 이 정부가 우파적 이념적인 토대가 굳건한지조차 의심스럽게 너무 포퓰리즘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강재섭:‘실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돈만 벌면 된다는 그런 실용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좌파정권이 이념만능주의에 10년 동안 빠져 있었다는 것이 포퓰리즘입니다. 미국을 건드리면, 또 일본을 무조건 건드리면 우리 국민이 시원해한다고 해서 “나는 미국에 한 번도 안 갔다”고 말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예를 들면 한미동맹을 어지럽게 할수록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국민들의 반미감정을 고취시키면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끈다고 보는 것이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남북관계나 한미관계도 전부 이념적으로 하려는 차원보다는 예를 들어 미국을 실용적으로 잘 활용하는 측면에서 우리가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념을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념만능주의, 이념만 갖고 먹고살려고 정치하려는 세력이 아니고 우리는 좀 더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실용주의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니까 ‘이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사 회:다음 질문이 이어지기 전에 안내말씀드리겠습니다. 토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플로어에 계신 내외 귀빈 여러분 중에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분은 질문을 써서 저희 직원에게 주시면 제가 대신 질문해 드리겠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한 질문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 최명길:몇 가지 짚어야 할 것이 있어 간략하게 여쭤 보겠습니다. 외교나 대북정책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지속성, 연속성이 어느 정도 전제되어야 힘이 있는데 현 정부가 지난 10년간의 정부와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거나 정권 초기에 변화의 속도나 변화의 방향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먼저 말을 쏟아낸다는 지적에 대해 당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지 않은지 이야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 강재섭:그런 측면이 솔직히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외관계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다 무조건 바꿔야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한미FTA 체결이라든가 이라크 파병 등은 우리 생각과 같은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계속 잘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해가 있을 만한 언동은 조금 삼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남북관계도 1991년도에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가 남북관계의 기본이라고 한나라당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 우리가 볼 때는 코드에 맞지 않는 조항이 들어 있고 또 실제로 선언만 해놓고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지난번 남북정상회담 때도 큰 방향에서 합의만 해놓고 구체적으로 경협문제 등에 대해 하나도 진전이 없습니다. 과거 정권은 북한 핵문제 해결과 아무 관계 없이 남북관계를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남북관계를 다시 한번 재정립해서 핵문제 등 분명히 짚을 것은 짚으면서 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안 했다고 변명은 하지만 선제타격 이야기가 오가며 오해를 받는다든지 또 우리가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확대를 자제하겠다는 것인데 마치 개성공단 사업도 다 치워버리겠다 이렇게 오해를 준다든지 하는 일은 서로 신중하게 삼가는 것이 좋겠다는 측면에서 패널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재:선제타격 발언에 대한 북한의 비판성명이 계속되면서 남북관계가 전례 없이 상당히 위험한 상황으로 발전한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총선에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십니까? 안 좋은 영향을 줄까요?


◈ 강재섭:폭풍이 어느 정당에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이 정도 갖고는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너무 조심스럽게 가면 결국 북한이 노리는 것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채찍과 당근이 같이 가야죠. 그것이 우리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의 남북관계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일방적인 유화정책을 폈지만 결국 한반도 긴장이 완화된 것이 별로 없습니다. 북핵문제도 그렇고 납북자 포로 문제, 북한인권 문제 등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할 것은 이야기해야 합니다. 자기들 시험용으로 쏘는 미사일 한두 방 가지고 한나라당이 집권하니까 전쟁위험이 있구나 하는 것이야말로 남북관계를 호도하는 정치공세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목소리를 내야 힘을 바탕으로 평화가 지켜진다고 확신합니다.


◈ 사 회:다른 정책과 관련해서도 질문해 주십시오.


◈ 곽태헌:며칠 전 대학생들이 등록금이 많다고 시위를 했는데 1년 등록금이 1천만 원에 육박합니다. 제가 사립대를 나왔는데 1981년에는 한 학기에 30만 원대였는데 1982년에는 55만 8천 원이 되었습니다. 지금 보면 20몇 년 사이 8배 정도가 뛰었습니다. 돈 없는 사람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주요 대학들은 부모 소득이 연 4만~5만 달러 이하면 등록금을 전액이나 어느 정도 감액해 주고 그 주 출신이 그 주 주립대를 가면 감면해 주는데 우리나라도 어려운 학생을 위해서 물가상승률 이내로 억제한다든가 소득수준에 따라서 등록금 차등을 주는 쪽으로 신경을 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 대표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 강재섭:좋은 말씀입니다. 한나라당이 대통령선거 당시 내놓은 공약이 뭐냐 하면 ‘대학등록금 반값 정책’이었습니다. 등록금을 반을 내라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등록금을 반만 내도 될 만한 정책을 만든다는 것인데요, 앞으로 그것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우선 대학등록금 후불제를 포함해서 미래소득과 관련된 학자금 대출 등을 확대해 나간다든지 기초수급대상자에 대해서는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든지, 이런 것은 정부가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학자금 융자 정책을 추진하고 또 장학금 수혜범위를 더 확대하며, 물가는 조금 올랐는데 등록금은 엄청나게 올리는 것을 못하게 하기 위한 물가연동제, 대학이나 재단의 투명한 재정 관리감독, 중장기적인 대학기부금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허문명:다시 정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만 얼마 전 대구유세에서 지역감정을 자극했다고 뉴스에 많이 나오셨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 강재섭: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 해명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겁니다. 예를 들어 제가 부산에 갔을 때 “이명박 정부의 경제를 맡고 있는 총책임자가 강만수 장관인데 이분이 부산 출신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살리기 하는 강만수 장관과 손발이 맞게 우리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를 많이 밀어주셔서 획기적인 지역발전이 되도록 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한 겁니다. 또 대구에 가서도 “여러분들이 꾸준하게 밀어주셔서 모처럼 한나라당이 여당이 되었는데 이제 경제발전도 좀 하고 획기적으로 변화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한나라당 후보 좀 많이 밀어주세요” 이렇게 이야기한 겁니다. 저는 그것이 지역감정을 고취한 발언은 아니라고 믿고 있고요, 그 지역에 가면 그 지역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당대표가 되고 난 다음에는 대구는 몇 번 가지도 못하고 늘 호남지역에 가서 당정협의도 하고 수많은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켜서 심지어 호남지역 보궐선거에서 10% 이상 얻는 후보도 나왔습니다. 제가 무엇 때문에 지역감정을 고취시키고 다니겠습니까. 해명할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허문명:그래도 말씀하신 것 보면 우리나라가 겨우 지역감정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데 노골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핍박받았다”고 표현하시는 것은 정치 9단으로 알려진 대표님으로서는….


◈ 강재섭:제가 이번에 호남지역에 가면 “이명박 대통령이 일 잘하도록 과거 우리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보다 훨씬 많은 표를 밀어 주셨습니다. 그러면 그 보람이 있어야 될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제 한나라당 후보도 호남 발전을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십시오” 이렇게 이야기할 겁니다. 그것은 애향심이고 그 지역에 애정을 표시하는 것이지 과거 구태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고취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제가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대표로서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곽태헌:그런데 대구에서 말씀하신 것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 15년 동안 핍박받았다는데 그동안 대구경북 출신 대통령이 안 나왔기 때문이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거잖아요?


◈ 강재섭:아니, 그런 취지가 아니에요. 그런 것이 아니고 김영삼 대통령 시절은 왜 나왔느냐 하면 그때 자민련 국회의원이 다 당선되었어요. 김영삼 대통령이 되시고 난 다음 총선을 했는데 그 당시 신한국당에서 저 혼자 당선되고 나머지는 전부 자민련이나 무소속이 당선된 시절이 있었습니다.


◈ 사 회:그 정도로 하겠습니다. 이제 화제를 바꿔 보겠습니다. 정치인이라면 6선 의원은 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선 의원을 코앞에 두고 불출마 선언을 하신 강재섭 대표가 앞으로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해하는 분도 많습니다. 강재섭 대표 개인의 거취와 역할 등에 초점을 모아서 간략히 이야기하죠. 이 부분은 여태까지 송곳질문으로 조금 불편하셨을지 모르는데 조금 부드럽게 답변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관련된 질문을 해주시죠.


◈ 최명길:경력을 보니까 민주자유당 대변인이라는 경력이 있으신데 제가 민자당 출입할 때 대변인 하시던 시절을 기억합니다. 그후 제가 특파원을 하고 있는 사이에 당대표가 되셨고요, 그 과정을 보면서 ‘정치인이 저렇게 성장하는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 어려운 경선, 그 힘들었던 대선을 지휘해서 승리하셨고, 이어서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한다면 어떤 측면에서든 승리라고 볼 수 있고, 이 3연승의 큰 업적을 이룬다면 7월 전당대회에서든 아니면 전당대회 시기는 조정되더라도 당권에 또 한번 도전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 강재섭:당권은 제가 취임할 때 이미 마음속에 ‘2년 임기 동안만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저는 역사적 사명으로 아까 말씀하신 세 가지 선거를 승리하면 제가 당에 봉사하고 국민에게 할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난 시절은 거대한 열차가 서로 마주보고 부딪치는 엄청난 경선을 포함해서 제 몸에 참을 인(忍)자를 100개 정도 박아놓고 살아온 인고의 세월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단 하루도 더 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제 임무를 다하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론이 ‘공천과정에서 강재섭이도 자기사람을 몇 명 심었느니, 다음 당권 경쟁을 위해서 그러느니’ 그렇게 쓸 때마다 제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우선 제가 대표에 나갈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 마십시오. 당에는 인재가 얼마든지 많습니다. 그분들이 하시고 서로 인수인계하고 화합하고, 또 못하면 서로 힘을 보태주면 되지 제가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 김현재:당권이 아니라 대권을 준비하신다고 물어도 되겠습니까?


◈ 강재섭:만약 대권을 준비하기 위한 의도로 판단한다면 당연히 국회 안에 앉아 있는 것이 훨씬 유리하죠. 당장 6월 1일이 되면 저는 세비도 못 받고 보좌관도 없어지는데 어느 것이 손해인지 삼척동자도 압니다. 제가 그런 결심을 한 것은 내일모레 총선 스타트해서 등록하고 뛰어야 하는데 당내 한쪽에서는 억울하다, 한쪽에서는 기자회견이 나오고 또 한쪽에서는 55명이 모여서 싸우고 하는 것을 보고 ‘이것은 국민이 정권을 준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 희생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출마 포기를 결심하는 데 30분도 안 걸렸습니다. 엄청난 것을 생각하며 결론을 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사 회:네, 김현재 논설위원의 질문을 끝으로 토론자들의 질문을 마감하겠습니다. 대권이라는 덕담까지 했으니까 마무리는 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플로어의 질문을 제가 대신 드리겠습니다. 오건환 회원과 박진서 회원이 비슷한 질문을 해주셔서 한 질문으로 녹여서 질문드리면, “강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이 지나치게 박 전 대표와 관련한 문제에 눈치만 보는 듯하다. 친박연대가 박근혜 전 대표 얼굴을 내세워서 연일 광고도 하고 공격도 하고 그런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당적을 엄연히 갖고 있는 상황에서 친박연대의 공격을 방관하고 있는 것은 해당행위라고 볼 수 있는데 한나라당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되지 않나. 박 전 대표 눈치만 보는 것은 너무 조심스럽고 비겁해 보이기까지 한다”는 질문입니다. 답변 주시죠.


◈ 강재섭:아까 다 설명한 것 같은데요. 하여튼 박 대표가 당원이고 원칙을 잘 지키시는 분이기 때문에 또 당내에 남아 있는 동지들도 계시니까 박빙의 승부를 하는 그런 분들을 위해서 금명간 마음을 돌려서 나오시기를 기대합니다. 이것으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 사 회:답변해 주셨다고 하지만 플로어에서 여러 분이 질문한 것으로 볼 때 역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궁금증이 큰 것이 아닌가 해서 저도 질문드렸습니다. 또 다른 질문입니다. “한나라당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외부인사를 영입해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인가? 공천을 계속해서 공심위에 100% 맡기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에 과연 도움이 된다고 보시는가?” 임덕규 참석자의 질문입니다.


◈ 강재섭:그건 정말 좋은 질문입니다. 과거에 공천할 때는 청와대의 무슨 정무수석이라든지 당대표, 사무총장 이런 분들이 앉아서 밀실에서 해버렸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공천심사위원회를 떳떳하게 구성해서 하는데, 당의 국회의원들끼리 모여서 공천심사를 하니까 자기 밥그릇만 챙기고 자기들끼리만 보호해서 나가니까 안 되겠다고 판단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외부인사를 과반수 넘게 영입해서 공천심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는 부족하니까, 또 그분들이 신이 아니니까 헷갈릴 때는 일부 지역은 경선을 했습니다. 경선을 붙였는데 경선을 해보면 또 문제가 많습니다. 민주주의가 발달된 나라에서는 경선을 하면 민심이 반영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경선을 붙이면 그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이 만날 이깁니다. 대의원이고 뭐고 자기가 다 임명해놓은 사람이니까 신인은 죽어도 진출을 못합니다. 그러니 기득권자 보호해주는 제도가 현재 우리나라의 경선입니다. 대선 경선을 하는데도 그렇게 시끄러운데 지역의 소규모 단위에서 경선을 하니까 너무 싸워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그 과정에서 시비가 일어나 경선이 끝나고 본선에서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옵니다. 아직은 민주적으로 성숙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외부사람은 왜 경선을 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런 단점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오픈 프라이머리로 그 지역의 일반주민들이 다 와서 여기 한나라당 공천은 이 사람 줍시다, 저 사람 줍시다 투표하면 그때는 민심이 반영되겠지요. 그런 때가 오리라 기대합니다. 이번에는 대통령선거가 작년 12월말에 있었고, 공천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심지어 등록 전전날까지도 여야간에 공천심사를 다 했기 때문에 주소도 등록받은 사람이 지역구에 못 올리고 투표권도 없는 상황도 벌어지고 해서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드린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 질문하신 분들 뜻을 잘 반영하겠습니다.


◈ 사 회:듣고 계신 대로 지금 강재섭 대표 목 상태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원래 미성이신데 들어오기 전에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지원유세 다니시느라 그렇겠지요. 그래서 제가 효율적으로 진행해서 시간을 잘 지켜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플로어 질문을 마지막 질문으로 하는 것을 양해해 달라는 겁니다. 안병찬 회원께서 질문하신 것을 그대로 읽겠습니다. “MBC 최문순 전 사장이 민주당 비례대표로 재빨리 진입한 것이 비(非)라면 최시중 씨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일방적으로 임명한 것도 비(非) 아닙니까?”


◈ 강재섭:아닐 비(非)자, 저는 비리라고 한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물으신 취지를 잘 알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치의 계절이 되면 학교에 계신 교수님들, 언론에 계시는 방송인들, 언론인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국회로도 진출하고 정부 직책도 맡고 했습니다. 그것이 국민의 정서에 어느 정도 맞느냐 하는 것은 하기 나름인데요, 이번 같은 경우는 대통령선거를 치르고 큰 변화가 있었을 때니까 그런 현상이 다른 때보다 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각계각층에서 약사회라든지 의사회라든지 노인회라든지 여러 계통에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유능한 분들이 진출하는 것은 그렇게 나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로 금도를 지키면서, 공무원도 그만두고 자기와 이해관계가 있는 업종에 가서는 근무를 못한다든지 그런 법정신을 잘 살펴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정도로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토 론


◈ 사 회:강재섭 대표의 기조연설을 들으셨습니다. 강 대표 연설문 곳곳에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신 고뇌가 배어 있는 것 같습니다. 대표로서 대선과 총선, 이렇게 선거를 잇달아 치르는 것이 참 보람 있는 일이고 영광된 길이겠는데 또 이런 기조연설을 들으니까 그것이 꼭 그런 길만이 아니고 참 가시밭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정론, 견제론… 총선 결과가 여드레 뒤에 나옵니다. 여야가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 어떤 득표 결과로 나타날지 보게 되겠지만 이 시점에서 강 대표는 누구보다도 하실 말씀이 많은 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우리 패널들도 많은 송곳질문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오늘 질문드릴 패널을 소개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좌측 오른쪽부터 소개하겠습니다. 김현재 연합뉴스 논설위원 소개합니다. 정치부 기자, 청와대 출입기자를 지냈습니다. 그 옆에 허문명 동아일보 논설위원입니다. 최초 여기자 시경캡을 지냈고 문화부 차장을 거쳐 현재 논설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 옆에 계신 최명길 MBC 정치2팀장 소개합니다. 워싱턴특파원을 지냈고, 정치담당 선임기자로 MBC 뉴스데스크의 날카로운 정치논평 많이 보셨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곽태헌 서울신문 산업부장을 소개합니다. 청와대 출입기자를 하고 현재는 산업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플로어에 계신 분들도 궁금해하시는 질문을 테이블 위에 있는 종이에 써서 사무국 직원에게 전해주시면 취합해서 토론 말미에 제가 대신 질문하겠습니다.

토론회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질문을 몇 개 카테고리로 나눠서 하려고 합니다. 우선 첫 번째 분야로 총선 국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또 한나라당은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좀 들어보겠습니다. 최명길 MBC 정치2팀장이 첫 번째 질문을 해주시겠습니다.


◈ 최명길:저도 이런 토론에 일선기자로 여러 번 참석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아는데, 앞에 후배기자들이 기사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말씀을 직설적으로 잘하시는 대표님이니까 좋은 기사를 많이 주시리라고 생각하면서 질문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한나라당이 150석에서 한 석만 더 달라는 이른바 과반을 호소하는 전략을 열흘 넘게 하다가 오늘은 기조가 바뀐 것 같아요. 전 언론이 과반은 무난하지 않겠느냐고, 많으면 180석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일제히 내놓으니까 조금 상향조정해서 안정적인 과반을 달라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 같은데 대표께서는 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시는지 평가해 주십시오.


◈ 강재섭:우리는 그런 전략을 세운 적이 없습니다. 열흘 전에는 150석에 1석을 더 달라는 전략으로 하다가 오늘부터 전략이 바뀐 것이 아니고요, 전체적으로 언론도 그렇고 여론전문가도 그렇고 정치를 20년 가까이 한 저도 그렇고 이번 선거는 예측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렵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우선 정권이 10년 만에 바뀌었기 때문에 우여곡절이 많았고, 바로 이어서 총선이 있기 때문에 각 당이 내부적으로 굉장히 복잡합니다.

예를 들면 통합민주당의 경우 대통령후보는 다른 분이고 당대표를 맡고 있는 분은 또 다른 분이기 때문에 그 내부가 복잡하고, 한나라당도 대선을 치르면서 당이 깨질지 모른다 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거쳤습니다. 그러면서 공천을 했기 때문에 이 공천의 공정성 여부나 이런 것이 큰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총선에서와 같은 분석을 할 수 없는 복잡한 사정들이 다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판 자체가 피아가 구분이 잘 안됩니다. 한나라당 후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색깔과 그림이 난무하기 때문에 누가 한나라당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합니다.  그것을 분석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한 가운데 150석에 1석이라도 더 주십사 하는 것이 일관된 저희 요구이고, 또 시험 치는 사람이 그저 열심히 공부하면 되지 목표가 100점이다, 90점이다 하는 것은 국민들께 큰 결례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명길: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당의 득표에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 때문에 그런 태도를 견지하시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아침저녁으로 뉴스나 신문을 보시고 전 언론이 160~180석은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검토하셨을 텐데 그런 언론들의 분석이 타당성이 좀 떨어진다고 보시는 겁니까?


◈ 강재섭:아까 말한 복잡한 사정이 있고 시시각각 변하고 있기 때문에 분석을 정확히 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지역에 후보가 나왔는데 이 여론조사기관에서는 10% 이상 A후보가 이긴다고 하고 그 다음날 다른 여론조사기관에서는 B후보가 10% 가까이 이긴다고 하고… 조사기관마다 다 다릅니다. 그것은 아직 민심에 부동표가 상당히 많고 마음결정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여론조사 자체를 아직까지는 믿을 수 없고 160석, 170석이라는 것도 절대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재:말씀하시는 도중에 누가 한나라당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사실 지금 유권자들도 가장 헷갈려 하는 부분입니다. 어저께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의원으로 활동하시던 분이 친박연대나 무소속으로 상당히 많이 활동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세간에는 소위 말해서 한나라당에서 분파된 3개의 보수정당을 합치면 아무리 못 잡아도 예상의석이 200석은 넘는다는 시각이 있거든요. 결과적으로는 범보수진영의 파이를 키우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국민들께서 전체적으로 이제는 좌파정권보다는 보수세력이 다시 한번 10년 만에 정권을 잡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해서 선택해주신 겁니다. 그러나 보수세력이라고 해도 다 생각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지금 자유선진당이나 통합민주당 대표를 하시는 분도 다 한나라당에 계시다가 나가서 대표를 하고 계시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이 우리와 생각이 똑같다고 볼 수 없어요. 그런 의석을 다 합쳐서 200석이 넘으니까 보수세력이 나름대로 횡포를 부리지 않겠냐는 시각으로 분석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 허문명:구체적으로 생각이 같은 부분과 다른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강재섭:우선 통합민주당 대표도 과거 한나라당에 있었던,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분이지만 그 정당은 결국 열린우리당이 이름을 바꾸고 돌고 돌아서 바뀌어온 도로 열린우리당입니다. 통합민주당이 남북문제를 보는 시각이라든지 여러 가지 시각이 우리와 조금씩 다른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 허문명:한나라당에 뿌리를 둔 자유선진당이나 친박연대 등이 구체적으로 같은 점과 다른 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까 다르다고 말씀하셨는데….


◈ 강재섭:친박연대나 자유선진당 분들은 기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지키는 것은 결국 우리와 생각이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새로 이명박 정권이 탄생했으니까 과반수 의석을 만들어서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국민의 여망을 짓밟고 우파세력을 분열시키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 사 회:선거판세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있습니다만 사실 강 대표 말씀은 상당히 신중하고 보수적인 전망 쪽으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한때 200석을 장담하던 분들도 있었고, 대선 이후 유리한 환경 속에서 4개월 만에 치르는 총선 결과를 지금보다 더 낙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50석 플러스 몇 석을 신중하게 말씀하는 상황이 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공천쇄신이라는 명분으로 이뤄진 공천문제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공천문제로 화제를 옮기겠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질문은 서울신문 곽태헌 산업부장님 먼저 해주시죠.


◈ 곽태헌:정당지지율만 보면 한나라당이 통합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옵니다. 강 대표께서 구체적인 의석수는 밝히지 않고 계시지만 현재 160, 170 정도 된다고 보면 당지지율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경합지역도 상당히 많습니다. 당지지율 차이가 큰데도 불구하고 경합지역이 많은 것은 공천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아까 강 대표께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공천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고 계파간 나눠먹기 때문에 공천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우선 공천을 하다 보면 어느 정당이나 계파가 있을 수 있고, 우리가 치열한 경선을 거치면서 서로 세력이 있기 때문에 실세라는 것도 생깁니다. 이런 과정에서 춘추전국시대 이래 권력 주변에는 힘을 쓰는 사람이 있고, 그런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천과정에서 과거에 자신을 밀어 주었다든지 하는 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도 있고,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공천심사위원회가 적어도 11명으로 구성되고 외부인사가 6명이나 들어 있어서, 여기도 와 계십니다만 누가 이야기한다고 해서 좌지우지되고 계파 나눠먹기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국민 여망에 맞게 공천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했는데 우리 한나라당 현역의원들 힘만으로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러니까 상당한 물갈이도 해야 된다는 것이었죠. 그것이 국민의 여망이라고 했습니다. 만일 이번에 고생했으니 우리 의원들 10명 정도 바꾸고 그대로 가자고 했으면 국민들께서 한나라당 정말 희망 없는 정당이다, 오히려 그렇게 꾸중했을 겁니다. 그 다음에 큰 선에서 요구한 것은 공정한 공천이었습니다. 누구를 밀었다고 해서 절대 더 많이 피해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영남지역에서 공천한 것을 보면 오히려 승자를 도왔던 현역 국회의원들이 더 많이 공천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공천이 발표되고 난 후 우리가 좋은 신인들을 많이 받아들인 것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누구 계파가 날아간 것만 부각되니까 한나라당 공천이 계파공천인 것처럼 비친 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큰 선에서는 우리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한 공천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 최명길:공천이라는 과정이 1996년, 2000년, 2004년, 그 이전인 1992년에도 마찬가지지만 늘 물갈이, 쇄신 등 어떤 명분을 앞세워서 세력판도를 바꾸는 정당정치의 한 변곡점이었습니다. 이번 공천에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심지어 물갈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았다고 하셨는데 실제 꼭 그렇게 물갈이를 해야 할 절박성이 있었느냐 하는 지적도 있습니다. 2004년에는 탄핵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뭔가 바꾸지 않으면 절대 승리할 수 없는 국면이었기 때문에 변화의 시도가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나라당이 2000년 이회창 총재가 자기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당을 만들었던 것처럼 이명박 대통령 계파가 당을 좀 장악하기 위해서 공천쇄신 분위기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공천심판자로서, 당대표로서 여러 가지 고뇌에 찬 관망을 하셨을 텐데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표로서 느낀 것이 어떤 쪽이 더 주라고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영남지역 공천을 하루에 하지 않았습니까. 한꺼번에 발표했는데, 그 발표를 듣고 저도 충격 받았습니다.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제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훨씬 숫자가 많았고, 박희태 부의장 같은 분은 우리 한나라당이 국회의장 감으로 갖고 있어야 하고 노장층의 조화도 있어야 되는데 이건 과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고요, 또 부산‧경남지역에서도 제가 볼 때 이런 분들은 그래도 당에서 역할이 있을 텐데, 이런 분들이 공천을 받았으면 당내 갈등을 이렇게까지 증폭시키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저도 솔직히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천심사위원을 임명한 것도 당대표인 저이기 때문에 제가 모든 후유증에 책임을 지고 갈등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결국은 국회의원직을 포기했습니다.

물론 공천에서 탈락해서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역사가 흘러가는 도도한 물결에 옥석이 구별되지 않은 부분이 다소 끼어 있다고 봅니다. 저도 대구에서 당선되면 6선 의원이 되는데 얼마나 억울했겠습니까. 하지만 억울한 제가 먼저 희생해야 다른 억울한 분들의 그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당이 단합해서 갈 수 있다고 해서 제가 출마를 포기한 겁니다. 패널께서 질문하신 것은 상당히 일리가 있고 저도 상당히 공감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무슨 계획적으로 누가 새로운 세력을 장악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고 확대해서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최명길:계획적이거나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원칙은 없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나름대로 왜 원칙이 없습니까. 저는 국민들께서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세대교체를 원하니까 그런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국민공천을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공정공천을 주문했습니다. 패자를 밀었다고 해서 단 1명이라도 더 공천에서 탈락하면 제가 최고위원회의 사회자로서 마무리를 못 해주겠다는 것을 공심위에 충분히 설명했어요. 또 물갈이를 거의 40% 가까이 하면서도 영남지역에 공천한 숫자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을 민 사람 12명, 박근혜 전 대표를 민 사람 10명, 중립 3명이 탈락했습니다. 그런 숫자에서도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하지 않았음이 나타납니다. 오히려 대통령 된 사람을 밀었는데 공천이 날아가서 더 가슴이 아픕니다. 대통령 입장에서 읍참마속도 정말 한두 명이지 너무 많이 날아갔기 때문에 상당한 아픔이 있다는 겁니다. 서로 다 아픔이 있으면서 역사가 굴러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합니다.


◈ 허문명: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천에서 떨어진 박희태 의원이나 김덕룡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굉장히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두 분 모두 삼고초려 끝에 확답했다고 하는데 무슨 배후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는데 그렇게 노력하셨지만 공천을 바라보는 국민은 의구심이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김덕룡 의원, 박희태 의원 같은 분이 무슨 다른 일이 있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저도 총선 후에는 국회의원이 아닙니다. 제가 “선배님, 억울하시더라도 같이 좀 단합해서 같이 밀알이 됩시다. 우리가 당의 혜택으로 5선 의원까지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중국에 계신 김덕룡 의원님께 전화를 걸고 박희태 의원님께도 그렇게 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흔쾌히 같이 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을 밀지 않은 분입니다만 중립적으로 일을 잘해 주셨고 오히려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웠다고 볼 수 있는 맹형규 정책의장도 저희들이 노력해서 내일부터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겸 수도권특별대책위원장으로 저와 유세를 다니기로 했거든요. 잘되는 집안은 결국은 서로 단합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누구든지 앞으로도 계속 같이 노력해서 같이 뛰자고 마지막 날까지 호소할 겁니다.


◈ 최명길:지금 말씀대로 하면 박희태, 김덕룡, 맹형규 같은 중진들, 유능하고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분들을 더 큰 목적으로 쓰기 위해 공천에서 탈락시킨 겁니까? 


◈ 강재섭:공천심사위원회에서 나름대로 세대교체라든지 그런 것을 위해서 공천심사를 했겠지요. 또 그분들이 다른 곳에서 국회의원이 아닌, 그러니까 정치적이지 않은 자리에서 일을 더 하실 건지 안 하실 건지 그건 저도 잘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 사 회:공천문제를 간단히 짚어 보았는데 공천문제로 당내 파열음이 크게 터진 핵심은 박근혜 전 대표의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는 간단한 이 말에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근혜 대표와 친한 인사들이 공천과정에서 홀대받았다는 주장이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친박 인사들이 줄지어 이탈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박근혜 전 대표의 도움을 간접적으로 받고자 ‘친박연대’라는 희한한 정당을 만들어서 득표활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박근혜 전 대표와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를 짚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분야에 관한 질문은 김현재 위원님 먼저 해주십시오.


◈ 김현재:먼저 원칙적인 질문을 여쭙겠습니다. 어제인가요, 한나라당을 탈당한 고진화 의원에 대해 이재오 의원 반대캠페인을 했다고 해서 제명조치가 내려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공천이 잘됐든 못 됐든 여러 가지 평가도 있었겠지만 당의 공식 심사기구에서 결정하고 최고위에서 의결해서 내보내는 당의 공식후보가 있지 않습니까? 그 후보에 대항해서 공천에 불복해서 무소속이나 제3신당으로 출마한 것이 해당행위입니까, 아닙니까?


◈ 강재섭:출마한 사람들?


◈ 김현재:네. 지금 한나라당 후보와 대항해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은 해당행위를 한 겁니까, 아닙니까?


◈ 강재섭:그분들은 해당행위 차원을 넘어 이미 한나라당을 떠난 분들이죠. 이미 한나라당 당원이 아닙니다. 한나라당 안에 있어야 해당행위를 했는지 안했는지 심사를 하지, 한나라당 밖이니까 이미 남이 되었다는 겁니다.


◈ 사 회:결국 그 문제는 복당하고자 할 때 그것이 해당행위였느냐 이런 식의 문제가 되겠지요?


◈ 강재섭:아, 그런 취지로 물었어요? 지금 당대표인 저로서는, 그리고 당원이라면 누구나 한나라당 의원을 1명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서 뛰어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총선이 끝나고 난 후에 이런 분을 받아들일 것이냐 안 받아들일 것이냐, 그 당헌‧당규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 그런 것을 쟁점으로 해서 서로 논의하고 싸운다는 것 자체가 제가 볼 때는 난센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 문제는 나중에 당헌‧당규에 따라서 처리하면 될 것이고 지금은 그저 열심히 우리 한나라당 공천받은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극한유세라도 하면서 뛰어다니겠다는 것이 저의 진솔한 답변입니다. 그리고 당원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해주셨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현재:그러면 좀 다르게 여쭤 보겠습니다. 그분들은 이미 탈당해서 다른 당에 계신데 그분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고 얘기한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은 해당행위입니까, 아닙니까?


◈ 강재섭:여기가 사람 판결하는 법원도 아니고, 자신을 그렇게 도와준 사람인데 도와준 사람이 공천을 못 받아서 당을 떠나가는데 당신들은 이제 우리 당이 아니니까 살아 돌아오지 말고 다 나가서 죽으라고 이야기하겠습니까? 그것은 그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박근혜 전 대표도 다니면서 그분들 지원활동하지 않고 있잖습니까? 가슴이 아프고 그러니까 당신 지역구에 가서 자신의 선거운동만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을 그런 말 한마디를 헌법, 형법 몇 조에 해당되느냐고 물으면 제 가슴이 답답합니다.


◈ 최명길:이 문제에 관한 한 어떤 쪽이 맞는지에 대해서 유권자들, 국민들은 이미 마음속에 다 계산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대표께서는 정치를 오래 하신 분이니 총선 이후에 낙천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사람들이 당에 입당의사를 타진할 때 현실적으로 그것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상 알 수 있을 것이고요, 그 대목을 여쭤보는 것이 아니고 김현재 논설위원 얘기는 지금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이 있는데 친박이든 친이든 할 것 없이 대구 달성에 머무르고 있는 박근혜 대표 사진을 내걸고 같이 찍은 사진을 명함에 싣고 하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움직이고 있는 이 현실을 대표로서는 어떻게 보고 있느냐, 박 대표께서 사실상 전국적인 지원유세를 하지 않고 있는 현상 자체가 당에 대한 불만표시인데 그분이 그렇게 행동할 만하다고 보는지 아니면 그분이 과도하게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판단하는지 대표의 판단은 어떤 겁니까?


◈ 강재섭:저는 예를 들어서 승자와 패자 측에서 똑같은 숫자가 공천에서 탈락했다면 승자 입장에서는 여유가 있지만 패자 입장에서는 가슴이 더 아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표가 그 어려운 경선과정에서 패자인 자신을 끝까지 밀어준 사람들이 공천을 못 받아서 당을 떠나게 되니까 정말 가슴이 아플 겁니다. 그런데도 그것을 딱 잘라버리고 ‘나는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으니 한나라당 사람들만 전부 당선되도록 전국순회를 하면서 지원유세를 하겠다’는 것은 인간적으로 차마 하기가 어려운 그런 상황이며 그 심정을 제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 가슴 아픈 하나의 정치인을 놓고 우리가 자꾸 이렇게 분석해 보고 저렇게 분석해 보고 말꼬리를 이어서 자꾸 논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결례가 된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아직까지도 총선기간이 좀 남았으니까 오늘도 수도권에 있는 여러 한나라당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유세를 와 주십시오” 호소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에 남아 있는 박 대표를 밀었던 의원들도 많잖아요. 그분들이 수도권 이런 데서 박빙승부를 벌이고 있는데 그분들이라도 지원할 수 있도록 박 대표가 마음을 움직여 주시면 상당히 고맙겠다, 그런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재:삼고초려라도 할 생각이 있습니까?


◈ 강재섭:예, 조금 시간을 두고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계속 연구 중입니다.


◈ 최명길:아직 요청하신 것은 아니지요? 어제 박 대표가 안상수 원내대표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지원을 해주십사 요청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나는 직접 들은 바가 없는데…”라는 반응을 보인 걸로 봐서 당 지도부가 진지하게 정중히 지원유세를 요청한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느껴지는데, 그렇습니까?


◈ 강재섭:저는 그런 문제를 공중전으로 부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반응도 박 대표 본인의 반응이 아니고 아마 측근이 그렇게 이야기했을 거예요. 저는 지난 경선과정에서도 부딪치는 양 주자의 갈등을 조율하면서 이면에서 조용히 진심을 갖고 했지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저 나름의 복안을 가지고 조용히 또 시간을 봐 가면서 아주 좋은 방법으로 하도록 연구하겠습니다.


◈ 최명길:그러니까 결국 막판에 수도권 지원유세를 할 것으로 보는 것이죠? 


◈ 강재섭:저는 그렇게 희망합니다.

        

◈ 허문명:좀 본질적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아까 승패라는 말씀도 하셨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한나라당 경선 드라마를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한나라당 내의 소위 친이․친박 분열상황에 대해 굉장히 실망이 큽니다. 더군다나 국정운영의 동반자라고 한 것이 엊그제인데 이렇게 된 것은 당이 정말 동반자 대접을 해줬는데 저렇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동반자 대접을 안 한 것인지, 어떻게 생각하시죠?


◈ 강재섭:평상시 모든 일은 그때 이루어진 약속대로 하려고 했는데 이번 공천과정에서 공심위가 제가 보기에도 충격적인 과도한 공천심사를 하면서 갈등이 증폭되어 버린 것 같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번 총선이 끝나면 다시 심기일전해서 이명박 대통령도 작년에 약속한 동반자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성심성의를 다해야 되고, 이제 무슨 친박․친이 이런 것 좀 그만 하고 전부 허심탄회한 심정으로 경제살리기 위해서 나아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언제까지 당대표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허문명:과도한 공심위의 심사라면 무엇을 말하는 겁니까?


◈ 강재섭:공심위에서 제가 충격적이었다고 말한 것은 탈락숫자가 생각한 것보다 많아서… 경남지역의 예를 들면 박희태 부의장의 탈락이 충격적이고 또 부산이나 대구경북에도 이런 분은 국회의원 공천을 더 주었어도 좋을 뻔했는데 이런 사람들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탈락해서 아쉽다는 겁니다.


◈ 허문명:얼마 전 공천을 잘했다고 보도가 났던데 좀 변하신 거네요?


◈ 강재섭:아까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 곽태헌:한나라당을 보면 아까 말씀하셨지만 작년 경선부터 소위 친이․친박으로 치열하게 싸웠고 지금도 그 앙금이 남아 있습니다. 공천과정에서 그 갈등이 계속 이어지며 공천 탈락자들이 ‘친박연대’나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님 말씀처럼 동반자로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국민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뜻이 다른 사람들이 같은 당에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총선 후에 한나라당 내의 친박 쪽과 친이 쪽이 갈라서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견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그것은 제 생각과 전혀 다릅니다. 당내에는 누구와 가까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것을 계보라고 했는데 그런 계보, 계파를 떠나서 우리가 정말 한나라당이 생긴 이래 가장 치열한 경선을 거쳤습니다. 그것도 장기간의 경선을 거쳤습니다. 그래서 국민들께서 한나라당은 결국 경선 끝까지 못 가고 당이 깨질 것이라고 걱정할 정도로 치열하게 붙었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붙었습니다. 초등학교 동창회를 해도 그 나름대로 계보 비슷하게 친한 사람, 안 친한 사람이 싸우고 노총선거를 해도 싸우는데 이 고도의 정치행위를 하는 정당에서 권력을 놓고 사생결단으로 싸웠는데 이것이 어떻게 부드럽게 금세 마무리가 되어서 친해지겠습니까. 이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리고 총선 공천 때문에 갈등이 더 에스컬레이트되어 버렸어요. 한나라당이 지금 이 정도 유지하는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원칙을 지키는 분으로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지키고 국민 여망을 받들어서 경제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하기 위해 같이 경쟁하고 정권을 창출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당을 서로 깬다는 것은 정말 명분이 없는 일입니다.


◈ 곽태헌:김무성 의원이 총선이 끝난 다음 박근혜 전 대표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그것은 우리 당에서 나가 있는 분들이 하나의 선거전략으로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가 일일이 설명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재:복당문제와 관련해서 다시 한번 여쭤 보겠습니다. 일주일 전에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는 해당행위 정도가 경미하고 약한 분들에 대해서는 당에서 개별적인 심사를 통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로 말씀하셨거든요.


◈ 강재섭:그게 아니고요, 우리 한나라당 당헌‧당규가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것을 설명한 겁니다.


◈ 김현재:어제 선대위에서 하신 말씀은 한나라당을 도용한 후보는 절대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친박 인사들이 당선되어도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입니까?


◈ 강재섭:부산에 가서 선거운동을 하는데 거기에서 말을 그렇게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 김현재:그것도 선거전략입니까?


◈ 강재섭:아니, 선거전략이고 뭐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원칙 아닙니까? 아까 말씀처럼 끝나고 난 뒤의 일은 지금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우리 한나라당이 제조한 상품이 훌륭한 상품이라고 국민에게 홍보하고 그 상품을 팔기 위해서 다녀야 될 세일즈맨 가운데 대장입니다. 그런데 제가 다니면서 이 상품이 좋지만 저 상품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면 되겠습니까?


◈ 허문명:대표님, 다 떠나서 김택기씨 문제는 어떻게 된 겁니까?


◈ 강재섭:그분에 대해서는 우리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번이나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분은 다른 정당에 많이 왔다 갔다 했고 여러 가지가 좀 그러니 재심사하도록 두 번이나 공천심사위원회에 돌려보냈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도로 거기서 의결을 해버렸어요. 그러면 방법이 없습니다. 당규에 의해서 그렇게 된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차떼기 이미지를 벗기 위해 박근혜 대표가 연수원을 헌납하고 천막당사부터 했고, 또 제가 대표가 된 후에는 인명진 목사님을 칠고초려해서 모셔 와서 정말 정치판에 안 맞을 정도의 윤리를 도입해서 가혹하게 처벌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지역구 공천을 받은 분이라도 돈문제로 말썽 내는 분은 미안하지만 선거 도중이라도 제명해 버리겠다고 발대식에서 분명히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다른 곳으로 많이 날아다니던 새여서 그런지 몰라도 한나라당의 분위기를 잘 모르고 얼떨결에 공천받아서 과거 10년~15년 전에 본인이 하던 그 습관대로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에서 제명해 버렸습니다.


◈ 최명길:인명진 위원장 말씀이 나왔으니까 한마디만 덧붙이면, 아까 얼떨결에 공천을 받아서 그런 행각을 벌였다고 했는데 그 ‘얼떨결에’라는 말에 얼떨결에 넘어가는 그 과정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최고위원회의가 두 번에 걸쳐 재심을 해보라고 했는데 공천심사위원회가 결정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공천심사위원 중에는 당에서 참여하신 분이 5명이나 있습니다. 당헌‧당규를 숙지하고 계신 분들인데 실형을 선고받은 경력이 있는 사람을 규정을 위반해 가면서 그런 실수 아닌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결정을 내렸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것이 인명진 위원장의 얘기입니다. 지금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그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이상하겠지만 대표로서 총선이 지난 이후 김택기 공천문제에 대해 분명히 진상을 밝힐 의지가 있습니까?


◈ 강재섭:네. 그것은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말씀한 바와 같이 윤리위원회에서 경위를 계속 조사한다고 했습니다. 소관 자체가 윤리위원회 소관이거든요. 인명진 위원장이 단호한 분이니까 아마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 곽태헌:공천관련해서 한말씀만 여쭤 보겠습니다. 지난해 6월 당시 청와대 양정철 비서관이 기자실통폐합과 관련된 말을 하면서 자기가 사육신이 되면 됐지 간신은 아니라는 말을 해서 사육신 후손들에게 비판을 받아서 철회했는데 최근에는 ‘생육신’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두언 의원이 이상득 부의장의 출마 포기를 촉구한 자신을 포함한 55명이 생육신이라고 했습니다. 조선시대 생육신은 자기 관직을 버리거나 해서 어렵게 살았는데 55명이 공천반납도 불사하겠다고 했지만 1명도 공천을 반납한 사람은 없습니다. 대표께서는 그 55명을 생육신이라고 보시는지, 아니면 뜻을 달리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 강재섭:그분들이 서명도 하고 한 취지는 물론 이상득 부의장 공천문제와 관련, 형님공천이라는 이야기가 많아서 수도권에 출마하는 의원들이 당을 위하는 충정에서 이야기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미 공천이 되어서 이제 내일모레면 등록하고 뛰어야 되는데 모여서 그런 이야기를 하니 버스가 지나가도 한참 지나간 뒤에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당이 어수선하면서 국민들 눈에는 친이진영 내에서 권력투쟁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도대체 이렇게 해서 당이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느냐, 빨리 출발해서 뛰어야 하는데…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런 문제와 함께 박근혜 전 대표께서 기자회견을 해서 당이 복잡해진 상황 등을 전부 정리해서 뛰어야겠다는 생각에 제가 고심 끝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겁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생육신이다, 사육신이다 하는 것은 다 정치인들이 하는 이야기고, 그것을 제가 분석할 만한 입장에 있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다만 충정에서 그렇게 했다고 본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 허문명:어떻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압승을 기대했던 한나라당이 ‘이제 여론조사조차 믿을 수 없다’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대통령지지율이 지금 38%까지 하락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YS와 DJ 정부 때 취임 한 달 후 지지율이 80%, 90%였던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입니다. 더군다나 이른바 허니문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민심이 험악해진 것에 대해서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죠?


◈ 강재섭:이명박 정권이 굉장히 역동적이고 또 대통령 체질이 부지런하셔서 열심히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처음에 정권을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인수위원회 활동 중에 영어몰입교육이나 기타 몇 군데에서 집행기구가 아닌데 너무 과도한 정책을 집행기구인 것처럼 오버한 측면이 있습니다만 그것보다도 결정적인 것은 조각하는 과정에서 너무 검증이 잘못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대통령이 취임할 때와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취임하자마자 바로 총선이 있고, 과거와 달리 치열한 경선을 거쳐서 공천하게 되고 이런 자극적인 것들이 많아서 지금 상황이 상당히 복잡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지지율이 조사하는 기관마다 다 다릅니다. 정당지지율도 제가 대표 된 이후에 늘 50% 이상 유지하다 지금 40몇 %로 떨어졌지만 나락에 떨어진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초장에 지지율이 너무 높은 것보다, 크게 기대했는데 조금 어수선해서 실망을 좀 했다가 총선 이후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 다시 큰 기대를 하게 되고, 정치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열심히 하겠습니다.


◈ 사 회:취임 초에 유례없이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분석을 나름대로 해주셨습니다. 여러 가지 말씀이 있었지만 모두에 “갓 한 달 되었다”고 하셨는데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가 꼭 한 달은 아니고 인수위 출범부터 넉 달 정도 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이 정당지지율에 영향을 주고 총선에 나선 후보 개개인에게 영향을 주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악순환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정책, 그리고 내세웠으나 철회한 정책도 몇 가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짚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대운하 문제를 짚어 보겠습니다. 곽 부장님 먼저 해주실까요?


◈ 곽태헌: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내세웠던 정책 중 가장 관심 있었던 것이 대운하인데 지금 보면 오히려 작년 대선보다 총선을 앞두고 대운하가 핫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총선공약에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어떤 면에서 떳떳하게 총선공약으로 넣어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국토해양부에서는 물론 자기들이 미리 준비한다고 하지만 사전에 시나리오를 짜서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부가 도와주지 않겠다고 하면서 보상비로 1조 6천억 정도를 책정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로부터, 특히 야당으로부터 많은 질책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말씀을 해주시고요, 두 번째는 강 대표께서는 한반도대운하를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입장을 말씀해 주십시오.


◈ 강재섭:우선 저는 한반도대운하에 대해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찬성한다, 반대한다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께서 한반도대운하를 경선 때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사실입니다만 만일 우리가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무엇이든지 우리가 한 말이니까 그대로 밀어붙인다는 그런 정당이라면 이번 총선에 공약으로 내걸고 전도하고 다녔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볼 때 국민여론이 100% 지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신중해야겠다고 판단하고 민심을 받드는 것이 정당의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약에서 뺀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무슨 공기 맞추듯이 특정한 날을 맞춰서 삽질을 한다, 기공식을 한다, 이런 것은 절대 없을 겁니다. 국내외 전문가들을 불러서 여러 가지 의견을 들어보고 토론도 해볼 겁니다. 또 환경전문가 이런 분들과도 전부 이야기할 겁니다.

이런 것이 기본적으로 민자가 들어와서 할 문제이기 때문에 투자해줄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투자자들과의 논의라든지 이런 것을 거쳐서 이것이 정말 장기적으로 우리 국토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환경문제에 지장이 없고 여러 가지 도움이 되는지 판단해서 추진해야 된다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그런데 국토해양부에서는 당선된 대통령이 한 공약이기 때문에 혹시 될지 모르니까 미리미리 검토해 보자는 차원에서 하다가 말썽이 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최명길:이번 총선이 대운하 프로젝트에 대한 국민적인 심판의 성격을 갖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까?


◈ 강재섭:그렇습니다. 그렇게 치면 패널 말씀대로 대통령선거 때 가장 관심을 끈 공약이 대운하였는데 그러면 대통령선거에서 이겼으니까 온 국민이 대운하 추진을 찬성한 것이라고 주장하면 억지 쓰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총선이라는 것은 공천이 잘됐느냐, 이명박 정권을 밀어줄 것이냐, 견제하기 위해서 안 밀어줄 것이냐, 우리 지역에서 이 인물이 낫냐, 저 인물이 낫냐, 그것을 따져서 선거하는 것인데 거기에 대운하를 얹어서 한나라당이 이겼으니까 무조건 대운하는 민다, 졌으니까 안 한다 하는 것이야말로 지극히 정치논리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최명길:그 말씀의 연장선에서 논리를 전개하면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꽤 많은 의석을 얻어도 그것의 정치적 의미가 대운하에 대한 이명박 정부가 내세웠던 공약을 국민이 모두 추인해 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겠네요?


◈ 강재섭:그렇죠. 우리가 아예 공약으로 내걸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의 큰 백년대계를 정하는 국책사업이 정치논리에 빠져서 서로 공방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 허문명:이것은 다른 의견인데요, 대운하를 보는 몇 달 전의 상황과 지금 상황이 너무 다르다. 대운하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고, 그렇다면 그 공약을 내세운 사람들은 거기에 대한 열정과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그리고 반대여론에 대해 치밀한 이론적 토대가 있었기에 당연히 그것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국민도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정작 그것을 내세웠던 사람들의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닌가. 그렇다면 대운하를 추진하겠다는 믿음조차 자기 스스로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인가요?


◈ 강재섭:그게 아니라 총선 이런 기회에 그런 것을 얹어서 정치논리로 좌지우지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뜻이고요, 앞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추진할 가치가 있다면 국민을 설득해야죠. 그런데 해보니까 문제가 생긴다면 안 해야 되는 것이지요.


◈ 곽태헌:어차피 전문가는 찬성과 반대로 엇갈리게 되어 있습니다. 지난 행정수도 이전 때도 그랬습니다. 이번 총선결과에 따라서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면 특별법을 만들어서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그것보다는 차라리 국민투표를 하는 것이 좋지 않나 봅니다. 대운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총선이 끝난 뒤 국민투표로 결정하면 뒤탈이 없고 좀 깨끗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재섭:저는 이런 문제들은 경제적 측면, 환경적 측면 등 전문적 측면에서 검토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옛날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를 놓을 때 이것이 필요하냐, 필요하지 않냐 하는 것을 거시적 안목으로 판단해서 결정했습니다. 국민투표 좋아하던 박정희 대통령도 그것에 대해 국민투표를 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것을 국민투표나 총선에 얹어서 판단하는 것은 슬기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 허문명:대운하를 해야 된다, 안 해야 된다, 그런 차원의 문제보다 대통령이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사항에 대해 열정을 갖고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홀대까지 한다는 느낌을 준다면 대통령의 권위를 크게 해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면서 이 정부가 어떤 원칙이나 굳건한 이론적 토대보다 포퓰리즘적 여론동향만 주시하면서 그때그때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며 기조연설에서 말씀하신 ‘이념보다는 실용을’이라는 대목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과거 10년 동안의 민심이 새 정부를 선택하게 된 것은 대표님도 표현했지만 좌파정권의 무능과 미숙함에 대한 단죄인데, 그러면 결국 이 정부는 우파고 기존 정부와는 다른 이념적 지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념은 나쁜 게 아니라 국민정신을 결집시키는 어떤 토대인데 이념보다 실용이라는 말을 보면 이념을 뭔가 나쁜 것, 이념은 뭔가 넘어서야 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줘요. 그래서 과연 이 정부가 우파적 이념적인 토대가 굳건한지조차 의심스럽게 너무 포퓰리즘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강재섭:‘실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돈만 벌면 된다는 그런 실용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좌파정권이 이념만능주의에 10년 동안 빠져 있었다는 것이 포퓰리즘입니다. 미국을 건드리면, 또 일본을 무조건 건드리면 우리 국민이 시원해한다고 해서 “나는 미국에 한 번도 안 갔다”고 말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예를 들면 한미동맹을 어지럽게 할수록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국민들의 반미감정을 고취시키면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끈다고 보는 것이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남북관계나 한미관계도 전부 이념적으로 하려는 차원보다는 예를 들어 미국을 실용적으로 잘 활용하는 측면에서 우리가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념을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념만능주의, 이념만 갖고 먹고살려고 정치하려는 세력이 아니고 우리는 좀 더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실용주의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니까 ‘이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사 회:다음 질문이 이어지기 전에 안내말씀드리겠습니다. 토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플로어에 계신 내외 귀빈 여러분 중에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분은 질문을 써서 저희 직원에게 주시면 제가 대신 질문해 드리겠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한 질문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 최명길:몇 가지 짚어야 할 것이 있어 간략하게 여쭤 보겠습니다. 외교나 대북정책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지속성, 연속성이 어느 정도 전제되어야 힘이 있는데 현 정부가 지난 10년간의 정부와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거나 정권 초기에 변화의 속도나 변화의 방향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먼저 말을 쏟아낸다는 지적에 대해 당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지 않은지 이야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 강재섭:그런 측면이 솔직히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외관계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다 무조건 바꿔야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한미FTA 체결이라든가 이라크 파병 등은 우리 생각과 같은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계속 잘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해가 있을 만한 언동은 조금 삼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남북관계도 1991년도에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가 남북관계의 기본이라고 한나라당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 우리가 볼 때는 코드에 맞지 않는 조항이 들어 있고 또 실제로 선언만 해놓고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지난번 남북정상회담 때도 큰 방향에서 합의만 해놓고 구체적으로 경협문제 등에 대해 하나도 진전이 없습니다. 과거 정권은 북한 핵문제 해결과 아무 관계 없이 남북관계를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남북관계를 다시 한번 재정립해서 핵문제 등 분명히 짚을 것은 짚으면서 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안 했다고 변명은 하지만 선제타격 이야기가 오가며 오해를 받는다든지 또 우리가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확대를 자제하겠다는 것인데 마치 개성공단 사업도 다 치워버리겠다 이렇게 오해를 준다든지 하는 일은 서로 신중하게 삼가는 것이 좋겠다는 측면에서 패널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재:선제타격 발언에 대한 북한의 비판성명이 계속되면서 남북관계가 전례 없이 상당히 위험한 상황으로 발전한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총선에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십니까? 안 좋은 영향을 줄까요?


◈ 강재섭:폭풍이 어느 정당에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이 정도 갖고는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너무 조심스럽게 가면 결국 북한이 노리는 것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채찍과 당근이 같이 가야죠. 그것이 우리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의 남북관계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일방적인 유화정책을 폈지만 결국 한반도 긴장이 완화된 것이 별로 없습니다. 북핵문제도 그렇고 납북자 포로 문제, 북한인권 문제 등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할 것은 이야기해야 합니다. 자기들 시험용으로 쏘는 미사일 한두 방 가지고 한나라당이 집권하니까 전쟁위험이 있구나 하는 것이야말로 남북관계를 호도하는 정치공세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목소리를 내야 힘을 바탕으로 평화가 지켜진다고 확신합니다.


◈ 사 회:다른 정책과 관련해서도 질문해 주십시오.


◈ 곽태헌:며칠 전 대학생들이 등록금이 많다고 시위를 했는데 1년 등록금이 1천만 원에 육박합니다. 제가 사립대를 나왔는데 1981년에는 한 학기에 30만 원대였는데 1982년에는 55만 8천 원이 되었습니다. 지금 보면 20몇 년 사이 8배 정도가 뛰었습니다. 돈 없는 사람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주요 대학들은 부모 소득이 연 4만~5만 달러 이하면 등록금을 전액이나 어느 정도 감액해 주고 그 주 출신이 그 주 주립대를 가면 감면해 주는데 우리나라도 어려운 학생을 위해서 물가상승률 이내로 억제한다든가 소득수준에 따라서 등록금 차등을 주는 쪽으로 신경을 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 대표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 강재섭:좋은 말씀입니다. 한나라당이 대통령선거 당시 내놓은 공약이 뭐냐 하면 ‘대학등록금 반값 정책’이었습니다. 등록금을 반을 내라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등록금을 반만 내도 될 만한 정책을 만든다는 것인데요, 앞으로 그것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우선 대학등록금 후불제를 포함해서 미래소득과 관련된 학자금 대출 등을 확대해 나간다든지 기초수급대상자에 대해서는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든지, 이런 것은 정부가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학자금 융자 정책을 추진하고 또 장학금 수혜범위를 더 확대하며, 물가는 조금 올랐는데 등록금은 엄청나게 올리는 것을 못하게 하기 위한 물가연동제, 대학이나 재단의 투명한 재정 관리감독, 중장기적인 대학기부금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허문명:다시 정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만 얼마 전 대구유세에서 지역감정을 자극했다고 뉴스에 많이 나오셨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 강재섭: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 해명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겁니다. 예를 들어 제가 부산에 갔을 때 “이명박 정부의 경제를 맡고 있는 총책임자가 강만수 장관인데 이분이 부산 출신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살리기 하는 강만수 장관과 손발이 맞게 우리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를 많이 밀어주셔서 획기적인 지역발전이 되도록 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한 겁니다. 또 대구에 가서도 “여러분들이 꾸준하게 밀어주셔서 모처럼 한나라당이 여당이 되었는데 이제 경제발전도 좀 하고 획기적으로 변화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한나라당 후보 좀 많이 밀어주세요” 이렇게 이야기한 겁니다. 저는 그것이 지역감정을 고취한 발언은 아니라고 믿고 있고요, 그 지역에 가면 그 지역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당대표가 되고 난 다음에는 대구는 몇 번 가지도 못하고 늘 호남지역에 가서 당정협의도 하고 수많은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켜서 심지어 호남지역 보궐선거에서 10% 이상 얻는 후보도 나왔습니다. 제가 무엇 때문에 지역감정을 고취시키고 다니겠습니까. 해명할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허문명:그래도 말씀하신 것 보면 우리나라가 겨우 지역감정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데 노골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핍박받았다”고 표현하시는 것은 정치 9단으로 알려진 대표님으로서는….


◈ 강재섭:제가 이번에 호남지역에 가면 “이명박 대통령이 일 잘하도록 과거 우리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보다 훨씬 많은 표를 밀어 주셨습니다. 그러면 그 보람이 있어야 될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제 한나라당 후보도 호남 발전을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십시오” 이렇게 이야기할 겁니다. 그것은 애향심이고 그 지역에 애정을 표시하는 것이지 과거 구태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고취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제가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대표로서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곽태헌:그런데 대구에서 말씀하신 것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 15년 동안 핍박받았다는데 그동안 대구경북 출신 대통령이 안 나왔기 때문이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거잖아요?


◈ 강재섭:아니, 그런 취지가 아니에요. 그런 것이 아니고 김영삼 대통령 시절은 왜 나왔느냐 하면 그때 자민련 국회의원이 다 당선되었어요. 김영삼 대통령이 되시고 난 다음 총선을 했는데 그 당시 신한국당에서 저 혼자 당선되고 나머지는 전부 자민련이나 무소속이 당선된 시절이 있었습니다.


◈ 사 회:그 정도로 하겠습니다. 이제 화제를 바꿔 보겠습니다. 정치인이라면 6선 의원은 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선 의원을 코앞에 두고 불출마 선언을 하신 강재섭 대표가 앞으로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해하는 분도 많습니다. 강재섭 대표 개인의 거취와 역할 등에 초점을 모아서 간략히 이야기하죠. 이 부분은 여태까지 송곳질문으로 조금 불편하셨을지 모르는데 조금 부드럽게 답변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관련된 질문을 해주시죠.


◈ 최명길:경력을 보니까 민주자유당 대변인이라는 경력이 있으신데 제가 민자당 출입할 때 대변인 하시던 시절을 기억합니다. 그후 제가 특파원을 하고 있는 사이에 당대표가 되셨고요, 그 과정을 보면서 ‘정치인이 저렇게 성장하는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 어려운 경선, 그 힘들었던 대선을 지휘해서 승리하셨고, 이어서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한다면 어떤 측면에서든 승리라고 볼 수 있고, 이 3연승의 큰 업적을 이룬다면 7월 전당대회에서든 아니면 전당대회 시기는 조정되더라도 당권에 또 한번 도전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 강재섭:당권은 제가 취임할 때 이미 마음속에 ‘2년 임기 동안만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저는 역사적 사명으로 아까 말씀하신 세 가지 선거를 승리하면 제가 당에 봉사하고 국민에게 할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난 시절은 거대한 열차가 서로 마주보고 부딪치는 엄청난 경선을 포함해서 제 몸에 참을 인(忍)자를 100개 정도 박아놓고 살아온 인고의 세월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단 하루도 더 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제 임무를 다하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론이 ‘공천과정에서 강재섭이도 자기사람을 몇 명 심었느니, 다음 당권 경쟁을 위해서 그러느니’ 그렇게 쓸 때마다 제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우선 제가 대표에 나갈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 마십시오. 당에는 인재가 얼마든지 많습니다. 그분들이 하시고 서로 인수인계하고 화합하고, 또 못하면 서로 힘을 보태주면 되지 제가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 김현재:당권이 아니라 대권을 준비하신다고 물어도 되겠습니까?


◈ 강재섭:만약 대권을 준비하기 위한 의도로 판단한다면 당연히 국회 안에 앉아 있는 것이 훨씬 유리하죠. 당장 6월 1일이 되면 저는 세비도 못 받고 보좌관도 없어지는데 어느 것이 손해인지 삼척동자도 압니다. 제가 그런 결심을 한 것은 내일모레 총선 스타트해서 등록하고 뛰어야 하는데 당내 한쪽에서는 억울하다, 한쪽에서는 기자회견이 나오고 또 한쪽에서는 55명이 모여서 싸우고 하는 것을 보고 ‘이것은 국민이 정권을 준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 희생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출마 포기를 결심하는 데 30분도 안 걸렸습니다. 엄청난 것을 생각하며 결론을 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사 회:네, 김현재 논설위원의 질문을 끝으로 토론자들의 질문을 마감하겠습니다. 대권이라는 덕담까지 했으니까 마무리는 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플로어의 질문을 제가 대신 드리겠습니다. 오건환 회원과 박진서 회원이 비슷한 질문을 해주셔서 한 질문으로 녹여서 질문드리면, “강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이 지나치게 박 전 대표와 관련한 문제에 눈치만 보는 듯하다. 친박연대가 박근혜 전 대표 얼굴을 내세워서 연일 광고도 하고 공격도 하고 그런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당적을 엄연히 갖고 있는 상황에서 친박연대의 공격을 방관하고 있는 것은 해당행위라고 볼 수 있는데 한나라당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되지 않나. 박 전 대표 눈치만 보는 것은 너무 조심스럽고 비겁해 보이기까지 한다”는 질문입니다. 답변 주시죠.


◈ 강재섭:아까 다 설명한 것 같은데요. 하여튼 박 대표가 당원이고 원칙을 잘 지키시는 분이기 때문에 또 당내에 남아 있는 동지들도 계시니까 박빙의 승부를 하는 그런 분들을 위해서 금명간 마음을 돌려서 나오시기를 기대합니다. 이것으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 사 회:답변해 주셨다고 하지만 플로어에서 여러 분이 질문한 것으로 볼 때 역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궁금증이 큰 것이 아닌가 해서 저도 질문드렸습니다. 또 다른 질문입니다. “한나라당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외부인사를 영입해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인가? 공천을 계속해서 공심위에 100% 맡기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에 과연 도움이 된다고 보시는가?” 임덕규 참석자의 질문입니다.


◈ 강재섭:그건 정말 좋은 질문입니다. 과거에 공천할 때는 청와대의 무슨 정무수석이라든지 당대표, 사무총장 이런 분들이 앉아서 밀실에서 해버렸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공천심사위원회를 떳떳하게 구성해서 하는데, 당의 국회의원들끼리 모여서 공천심사를 하니까 자기 밥그릇만 챙기고 자기들끼리만 보호해서 나가니까 안 되겠다고 판단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외부인사를 과반수 넘게 영입해서 공천심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는 부족하니까, 또 그분들이 신이 아니니까 헷갈릴 때는 일부 지역은 경선을 했습니다. 경선을 붙였는데 경선을 해보면 또 문제가 많습니다. 민주주의가 발달된 나라에서는 경선을 하면 민심이 반영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경선을 붙이면 그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이 만날 이깁니다. 대의원이고 뭐고 자기가 다 임명해놓은 사람이니까 신인은 죽어도 진출을 못합니다. 그러니 기득권자 보호해주는 제도가 현재 우리나라의 경선입니다. 대선 경선을 하는데도 그렇게 시끄러운데 지역의 소규모 단위에서 경선을 하니까 너무 싸워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그 과정에서 시비가 일어나 경선이 끝나고 본선에서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옵니다. 아직은 민주적으로 성숙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외부사람은 왜 경선을 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런 단점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오픈 프라이머리로 그 지역의 일반주민들이 다 와서 여기 한나라당 공천은 이 사람 줍시다, 저 사람 줍시다 투표하면 그때는 민심이 반영되겠지요. 그런 때가 오리라 기대합니다. 이번에는 대통령선거가 작년 12월말에 있었고, 공천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심지어 등록 전전날까지도 여야간에 공천심사를 다 했기 때문에 주소도 등록받은 사람이 지역구에 못 올리고 투표권도 없는 상황도 벌어지고 해서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드린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 질문하신 분들 뜻을 잘 반영하겠습니다.


◈ 사 회:듣고 계신 대로 지금 강재섭 대표 목 상태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원래 미성이신데 들어오기 전에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지원유세 다니시느라 그렇겠지요. 그래서 제가 효율적으로 진행해서 시간을 잘 지켜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플로어 질문을 마지막 질문으로 하는 것을 양해해 달라는 겁니다. 안병찬 회원께서 질문하신 것을 그대로 읽겠습니다. “MBC 최문순 전 사장이 민주당 비례대표로 재빨리 진입한 것이 비(非)라면 최시중 씨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일방적으로 임명한 것도 비(非) 아닙니까?”


◈ 강재섭:아닐 비(非)자, 저는 비리라고 한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물으신 취지를 잘 알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치의 계절이 되면 학교에 계신 교수님들, 언론에 계시는 방송인들, 언론인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국회로도 진출하고 정부 직책도 맡고 했습니다. 그것이 국민의 정서에 어느 정도 맞느냐 하는 것은 하기 나름인데요, 이번 같은 경우는 대통령선거를 치르고 큰 변화가 있었을 때니까 그런 현상이 다른 때보다 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각계각층에서 약사회라든지 의사회라든지 노인회라든지 여러 계통에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유능한 분들이 진출하는 것은 그렇게 나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로 금도를 지키면서, 공무원도 그만두고 자기와 이해관계가 있는 업종에 가서는 근무를 못한다든지 그런 법정신을 잘 살펴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정도로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 회: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토론을 보면서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이제까지와는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했습니다. 카테고리만 정하고 질문은 강 대표가 무슨 말씀을 하시느냐에 따라 질문자들이 마음대로 질문하는 자유토론 식으로 했는데 괜찮은 것 같아서 앞으로도 이렇게 해보려고 합니다. 네 분 패널들 수고 많으셨고요, 목소리가 불편하신데도 열정을 가지고 성의 있게 답변해 주신 강재섭 대표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토론회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념패.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클럽은 귀하를 초청연사로 모신 가운데 유익한 대화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와 함께한 소중한 이 자리는 51년을 이어온 관훈클럽의 전통과 더불어 길이 기억될 것입니다.

                                                          2008년 4월 1일

                                                       관훈클럽 총무 김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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