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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의 교육혁신과 입시정책

초청자 :
이기수 고려대학교 총장
개최일 :
2009-05-06
조회수 :
3,923
첨부파일

이기수 고려대학교 총장 초청 관훈포럼 

 

일시:2009년 5월 6일(수) 09:00 - 10:30 

장소: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사회:이목희 관훈클럽 총무(서울신문 수석논설위원)

토론:김형기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

         이종탁 경향신문 기획위원

         정혜승 KBS 해설위원

         김진각 한국일보 사회부 차장

이목희(관훈클럽 총무, 서울신문 수석논설위원, 사회):안녕하십니까? 관훈클럽 총무를 맡고 있는 이목희입니다. 지금부터 관훈포럼을 시작하겠습니다. 관훈클럽이 사학의 두 명문 고려대와 연세대 총장님을 연쇄적으로 모시고 포럼을 개최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두 명문대 사학 총장님께서 자리를 함께 하신 게 흔치 않은 기회로 알고 있습니다. 대입문제라든지 대학 전체의 개혁이라든지, 두 분의 좋은 제언과 좋은 말씀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먼저 고려대 이기수 총장님과의 포럼을 시작하겠습니다. 고려대는 민족지성의 요람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이기수 총장님은 고려대의 개혁과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역동적으로 하고 계십니다. 그럼 이 총장님의 약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945년에 출생하셔서 고려대 법과대학을 졸업하시고 독일 튀빙겐대학에서 법학박사를 받으셨으며, 1984년부터 고려대 법대 교수님으로 재직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저희가 초청장에 쓴 약력의 맨 마지막 부분에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으로 계신다고 했는데 공식 임기는 6월에 시작합니다. 아마 이것 이후에도 한국 대학의 중요한 직책을 여러 가지로 맡으실 것으로 저희가 믿고 있습니다. 오늘 참석하신 분들께 총장님 인사 한번 드리시지요. 총장님의 인사가 있겠습니다.

이기수 고려대학교 총장:반갑습니다.

사 회:많은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총장님의 고견을 들은 다음 같이 토론할 우리 패널들을 소개하겠습니다. 김형기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이십니다. 이종탁 경향신문 기획위원이십니다. 정혜승 KBS 해설위원이십니다. 김진각 한국일보 사회부 차장이십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는 관훈클럽 회원뿐 아니라 언론단체 대표들과 출입기자들도 나와 계시는데 패널 질문한 뒤에 그분들에게도 질의­응답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그럼 먼저 이기수 총장님의 기조연설을 듣겠습니다.

고려대학교의 교육혁신과 입시정책

이기수 총장:대단히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관훈클럽 회원 및 언론인 여러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대표적 언론단체인 관훈클럽에서 연설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이나마 살게 된 것은 누가 뭐래도 교육의 공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 국민의 뜨거운 교육열을 바탕으로 학문을 연마하고 또한 시대의 사명을 감당하는 훌륭한 인재를 길러낸 데 따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있었기에 주권을 찬탈당한 암담한 식민 상태에서 독립을 쟁취하고, 해방 후에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발전과 정치민주화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교육현실은 어떠합니까? 초중고교는 대학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인성과 덕성 그리고 창의성을 계발하는 교육 본연의 기능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수능과 논술 성적을 올리는 데 치중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사교육이 창궐하는 가운데 공교육은 교실붕괴, 학교붕괴로 설 땅을 잃고 있습니다. 대학 또한 제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얘기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많은 대학들이 글로벌대학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세계의 중심에서 세계의 학문과 지성을 선도하는 대학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대학이 연구중심대학이라고 자랑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연구중심대학은 그래도 카이스트, 포스텍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의 경쟁력을 조사하는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우리 대학의 경쟁력 서열은 세계 50위권 후반으로 조사대상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 대학의 경쟁력은 우리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에 비해 너무나 떨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을 이끌고 가야 할 대학이 이처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분야의 발전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교육은 미래를 열어가는 열쇠입니다. 교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회나 나라의 미래는 기약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교육혁신을 단행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세계는 정보화‧국제화의 새 시대를 맞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우리 민족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교육부터 혁신되어야 합니다. 교육혁신은 대학교육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교육이 제 역할을 다하면 대학진학에 매달리고 있는 초중고 교육문제도 저절로 풀릴 것이기에 대학교육의 혁신이야말로 참으로 우리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나 우리 모두의 밝은 미래를 위해 실로 중요한 과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이 나라 고등교육의 선두주자로서 이 같은 시대적 사명을 절감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교육혁신을 추진해 왔습니다. 고려대학교의 교육혁신은 공교육을 살리는 것과 깊이 연계되어 있습니다. 우선 입시제도를 바꾸어 나가고자 합니다. 논술이나 수능 등의 점수를 기준으로 줄 세우기를 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기존 입시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학교생활과 숨어 있는 재능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위주로 선발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우리 대학들은 점수가 높은 학생을 경쟁적으로 뽑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사회에서도 입학생들의 수능이나 논술 등 계량화할 수 있는 점수를 기준으로 대학의 서열을 매겨 왔습니다. 대학이 경쟁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경쟁 없는 발전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경쟁의 기초가 되는 수능이나 논술 등의 점수가 인재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과연 합리적인 기준인가 하는 점이고, 그 자체에 한계를 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입학 당시의 성적 1, 2점 차이가 진학 후의 성적이나 사회진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여러 가지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간은 매우 복합적인 존재입니다. 사람마다 특성과 개성이 있습니다. 각자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시키는 것이 교육의 진정한 목적일 때 이와 같은 점수 위주의 입시정책에 대한 재고는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현행 점수 위주의 입시제도는 모든 학생을 단일한 기준에 의해 서열화시켜 오늘날 정보화시대의 가장 큰 자산인 독창성과 다양성, 자율성을 말살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인재를 키우기보다는 거꾸로 인재를 망치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저희 대학더러 천재를 데려다 바보를 만든다는 비난도 이러한 관점에서 나오는 비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수 위주의 입시는 또 단기간 성적향상에 유리한 사교육을 번성케 하여 반사적으로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사교육 현장에서 밤을 새우고 난 다음 정작 학교에 와서는 피곤을 이기지 못해 책상에 쓰러져 잠을 자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오늘날 우리 교육의 참담함을 절감합니다. 현재 대학입학전형의 핵심제도는 내신, 논술, 수능 3가지로 대비해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사교육 의존도가 공교육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입학사정관제도를 활성화함으로써 문제해결의 실타래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즉, 선생님의 평가를 토대로 학생들의 학교활동, 행동발달, 학업성적, 잠재능력 등을 과학적으로 비교해서 선발하는 방향으로 입시의 기본방향을 바꾸어 나가겠다는 뜻입니다. 학교생활을 알차게 하는 학생을 선발함으로써 공교육을 정상화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교육혁신은 한두 대학의 노력만으로 성과를 올리기 어려운 국가적 과제입니다. 대학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공감대를 형성하여 함께 추진해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범국가적 차원에서의 입시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난 2월 4단계 모델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교육은 교육이념적으로 보면 아직 평등성과 수월성 간의 갈등이 매우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둘 간의 조화를 통해 교실붕괴, 학교붕괴를 막는 공교육 회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이념의 실행, 즉 공교육정상화를 실행하려면 기본적으로 공교육체제 구성원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합의과정을 4단계로 제시한 것입니다. 입시제도 측면에서 큰 틀에서 사회적 합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입니다. 첫 단계로 대교협을 중심으로 점수경쟁에서 탈피하여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반영하는 입시제도 마련을 위한 대학간 대타협과 대국민선언을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로는 새로운 입시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가칭 교육이해관계자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3단계는 그 협의체를 통해 공교육 위주의 새로운 입시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맨 마지막 단계로는 국민과 사회의 새로운 입시제도에 대한 수용, 그리고 정부의 공교육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입시제도 개선방안은 선진화, 연계화, 단순화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단순화라는 개념은 입시를 단순화함으로써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여서 학교교육으로 되돌아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희 고려대학교에서는 2010년 정시입시에서 논술고사를 폐지하였습니다. 연계화라는 개념은 고교교육과 대학교육 간의 연계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예컨대 미국에서 행하고 있는 AP제도 등이 또 하나의 방안이 아닐까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진화는 입학사정관제도 도입 같은 것입니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학교교육의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면서 그 속에서 학생의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찾고자 합니다. 아울러 대학간 선발기준 차별화, 특성화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모든 대학이 붕어빵 같은 인재를 키워내는 방식으로는 다원화되어 있는 지식기반 정보화사회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없을 것입니다. 각 대학이 건학이념이나 설립취지에 맞게 다양한 기준을 세우고 다방면의 학생을 뽑는 다양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고려대학교가 원하는 인재와 다른 대학교가 원하는 인재 간에 분명한 차이가 있어야만 이 시대가 요구하는 독창성과 다양성을 살려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미국의 예를 들면 하버드대학은 Veritas, 즉 진리를 탐구하는 데 주력하는 반면 예일대학은 리더배출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특성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함께 발전해 나갑니다. 미국과 유럽의 거의 모든 대학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와 같은 교육목적에 부합되게 신입생을 선발하여 교육하였습니다. 이렇게 특성화된 입시제도와 교육이 이들을 세계의 명문으로 끌어올리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고려대학교가 지향하는 인재상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회를 이끄는 지도자, 21세기를 선도하는 미래인, 그리고 국경과 문화를 초월한 세계인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기에 맞는 인재를 선발‧육성하고 그 방향으로 키워나갈 것입니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부 평가를 하거나 교수면접을 할 때 이 대목을 아주 중요하게 살필 계획입니다. 입시제도는 대학혁신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지금 고려대학교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혁신은 학생선발보다는 저희 고려대학교에 들어온 학생을 얼마나 잘 가르쳐서 우수한 인재로 키워낼 것인가 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단순히 수능성적이 높은 학생을 선발해서 학교서열을 높이기보다는 이미 입학한 학생을 훌륭한 재목으로 키우는 데 모든 역량을 경주하는 것이 요즘 저희 고려대학교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혁신의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인재를 선발하는 경쟁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경쟁으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고려대학교 인재양성을 위한 4대 핵심과제를 간단히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교양교육의 핵심입니다.

교양교육원을 새로 설치하여 이를 중심으로 신입생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교양교육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형식적이고 피상적인 교양과정을 개선하고 고차원의 인문교육과 실질적으로 말하고 쓸 수 있는 언어교육, 그리고 문화교육 등이 그 주축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를 정규교과에 포함시켜 지도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봉사정신을 학생들에게 심어줄 것입니다. 또한 글로벌리더십센터를 통해 국제인턴십 기회를 부여하고 동아리를 통한 사회실무 경험 등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입학에서 졸업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소질과 능력에 맞는 진로지도를 할 수 있도록 지도교수제를 실질화할 것입니다.

인재양성을 위한 두 번째 혁신안은 새로운 대학 또는 전공의 신설입니다.

우선 고려대학교에서는 미디어스쿨과 디자인스쿨, 그리고 약학대학 설립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미디어스쿨은 기존의 언론학부를 확대개편해서 영화, 인터넷 온라인 등 뉴미디어까지 모든 분야를 총망라할 것입니다. 디자인대학은 이미 있는 조형학부를 확대개편하면서 산업디자인, 패션디자인, 조경학 등을 신설할 예정입니다. 이 두 대학은 이번 2010학년도 입시에서부터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어 약학대학 설립을 연세대학교와 추진 중에 있습니다. 약학대학을 신설함으로써 생명과학과 의학 그리고 약학이 연결되는 Biomedical이라는 학문분야를 새로 출범시키고자 합니다.

혁신의 세 번째 과제는 국제화 강화입니다.

그동안은 교수나 학생을 해외로 내보내는 Outbound 위주에서 한 차원 높여 앞으로는 고려대학교 캠퍼스를 글로벌 중심으로 만들 것입니다. 외국인 교수와 학생을 적극 유치하고 커리큘럼과 교육프로그램을 글로벌화하여 고려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공부하면서 외국에 나간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 해외캠퍼스도 계속 늘려나갈 것입니다. 이미 운영되고 있는 캐나다 밴쿠버의 UBC, 영국 런던의 로열 할로인, 그리고 금년 8월 북경 인민대학 캠퍼스가 완공될 것입니다.

교육혁신의 네 번째 축은 장학제도입니다.

고려대학교에 입학한 학생은 누구나 돈이 없어 공부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저희 안암캠퍼스는 연간 350억원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었는데 이번 1학기에 경제위기 특별장학금 50억을 추가해서 400억원으로 늘렸습니다. 그러한 장학금 규모를 앞으로 계속 확대해나갈 것입니다. 또한 장학제도도 기존의 성적순 대신 경제적 필요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서 지급하는 방향으로 바꿔나갈 계획입니다. 지금 우리는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기업의 부도, 일자리 축소, 그로 인한 실업 등 많은 어려움이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승적으로 생각하면 역사에는 항상 고비가 있기 마련이고 위기는 또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 경제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밀어닥친 것으로, 이 위기가 끝나면 세계질서가 재편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세계역사의 중심에 우뚝 서서 세계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는 지난 한 세기 이상의 세월 동안 늘 그래왔듯이 민족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인류의 번영과 역사발전에 기여하는 주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평소 고려대학교를 성원해주신 언론인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고려대학교의 교육혁신을 뜨거운 관심과 깊은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 회:훌륭한 기조연설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시간관계상 바로 질문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정혜승 위원이 먼저 하시죠.

정혜승(KBS 해설위원):이 총장님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이기수:반갑습니다.

정혜승:좋은 말씀 잘 들었는데요, 처음부터 조금 껄끄러운 질문을 드리게 되어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2009학년도 입시와 관련해서 몇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2009년도 수시모집2­2 전형 논란, 총장님 그동안 얘기 너무 많이 들으셨지요?

이기수:예,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정혜승:학부모와 수험생들에게 소송까지 당하셨는데 이것 때문에 ‘민족고대가 귀족고대가 됐다’는 비난까지 일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고대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바가 없거든요. 이 자리를 빌려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주시면 어떨까요?

이기수:답할까요?

정혜승:예.

이기수:지난번 수시2­2와 관련해서 정말 논의가 많았는데, 대학교육협의회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것과 같이 저희 고려대학교가 고등학교의 고교등급제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저희 학교에서도 물론 입학처장이 발표했습니다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때마다 학교의 공식입장을 정확하게 대응해서 발표했습니다. 이 문제는 지금 정혜승 해설위원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이미 창원지방법원에 소송이 제기되어 있고, 법정에 소송이 제기되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서 왈가왈부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법학자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와 관련, 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국회 교육과학기술분과 상임위에 출석하여 답변한 내용이 저희 대학교육협의회 공식입장이고 저희 대학교는 그 입장을 존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창원지방법원에 제기되어 있는 소송에 대해서는 저희 학교로서도 아주 신중하게 대응해서 오해를 풀고 그러한 입시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법정에서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혜승:또 한 가지 잇따라서 질문드리겠습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교육혁신을 추진해 오셨다고 하는데 오늘 연설하신 내용을 보면 기존 입시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서 학교생활과 숨어 있는 재능 그리고 앞으로 발전가능성 위주로 선발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일부 학부모들은 이 부분에 대해 의문이 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래서 고대가 특목고 학생을 좀 우대했던 것이 아닌가라고 질문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을 주시겠습니까?

이기수:더 이상 그 문제는 논의하고 싶지 않은데, 수시2­2에서 저희 입학처장이 발표한 것과 같이 소위 특목고 평균합격률보다 많은 합격생을 낸 일반고가 470여개 됩니다. 그리고 일반고 중에서 수시2­2 입학전형에 2명 이상 응시해서 100% 합격한 학교가 69개입니다. 이것만 봐도 저희가 특목고 우대라든지 그런 정책을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이 너무나 자명하게 나타난 것이고, 고려대학교는 어느 학교에 차별을 두는 그런 학교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밝히고자 합니다.

정혜승:또 한 가지 오늘 말씀하신 것 중에서 “공교육을 살리는 것과 깊은 연계되어 있다. 이 교육혁신이 말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입시제도를 바꾸겠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구체적으로 고대에서 추진하는 개선안이 있다면 수험생들을 위해서 밝혀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기수:사실 제 이력을 보면 아시는 바와 같이 고려대학교 학생처장, 기획처장, 법무대학원장, 체육위원장, 중재학회장 이런 것을 했습니다만 입학시험 이슈와 관련된 어떤 일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난해 2월 1일 총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가장 관심을 둔 것이 바로 이 공교육을 살리는 입시방안이었습니다. 제가 총장 취임하면서 바로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TF팀을 구성해서 거기에 의뢰했습니다. 지난 연말에 제게 제출된 보고서를 보았는데 제가 맡긴 분이 교육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교육학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 이런 쪽에 너무 치우친 것이고 실제적으로 어떠한 방안을 마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금년 들어 다른 분들로 TF팀을 다시 구성해서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입시방안을 좀 마련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교육부에서도 2012학년도부터는 각 대학에 입시자율권을 줘서 각 대학이 자유로운 선발권을 갖도록 하겠다니까 그 전까지만 확실히 공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입시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그 전이라도 정부나 대교협에서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자율권을 가지고 학생을 뽑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통칭 3불정책으로 얘기되고 있는 것, 대교협에서는 3원칙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그 3원칙을 저희가 2010학년도까지는 지키기로 대교협에서 논의했고 저희 고려대학교도 대교협의 일원이기 때문에 그 원칙을 준수해나갈 것입니다. 다만 정부가 허용해왔고 또 지난해에도 저희가 활용했던 입학사정관제를 이용해서 886명 정도, 전체적으로 23.5% 정도는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신입생을 뽑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장 두드러진 입시의 큰 방향전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 회:김형기 부국장님 질문 이어 가시죠.

김형기(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입시관계로 한두 가지만 질문드리겠습니다. 지금 총장님 말씀하시는 것 들으니까 내년부터 고대 입시가 굉장히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한마디로 ‘이제 더 이상 점수 몇 점 차이 가지고 학생을 뽑는 입시는 지양하겠다’ 이런 말씀으로 요약됩니다. 지금까지 수십 년 역사의 입시를 크게 바꾸겠다는 말씀이신데 본질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러한 커다란 틀의 입시를 바꾸는 데 있어서 이를테면 고대 재학생이나 학부모나 특히 동문들의 동의를 얻은 결과인지 우선 궁금하네요.

이기수:제가 총장 되고 난 뒤에 지난해 5월, 그리고 금년 들어와서는 2월에 신입생 입학식을 하고 난 뒤 학부모와의 대화시간을 가졌습니다. 학부모와의 대화시간을 세 번 가졌고 일주일 전에 공과대학에서 학부모 모임이 있었는데 500여분 오셨고, 그 자리에 저도 갔습니다. 그때 이러한 입시방안, 그 다음에 아까 말씀 올린 학교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4개의 기본방향 등등을 상세하게 보고 올렸고, 거기에 대해서 즉석에서 질문도 받고 대답도 했습니다. 그리고 질의라든지 또는 잘못된 것 있으면 어떤 개선책이라든지 또는 질타까지도 제 개인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한 학부모와의 대화뿐만 아니라 저희가 지난해에도 학생들과의 대화시간을 가졌고, 저희 교우회와 만나는 자리는 정말 많이 있습니다. 제가 고려대학교 총장이 되고 나니까 고려대학교 교우회 명예회장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명예회장 자격으로 교우회 회장단과 얘기할 시간이 많이 있고 저희의 이러한 기본정책을 저희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교수, 직원, 학생 그리고 재단에도 설명합니다. 저는 매주 월요일 아침 10시에 재단 이사장께 올라가서 한 30~40분 차 한잔 마시면서 여러 가지 담소를 나누고 학교의 기본방향에 조그만 변화가 있으면 언제든지 보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 상호간의 의사소통은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제가 총장 되고 난 다음에 맨 처음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화합 속의 전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1년은 화합을 이루는 기간이 아니었나, 이렇게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이 비판점이 있으면 항상 제게 말씀을 주시는데 그런 것이 많이 올라오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소통이 잘되고 있다고 평가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형기:점수 위주 입시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하신 건데 공교육정상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가기 위해서 4단계 계획을 좀 전에 말씀하셨습니다.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이 첫 번째로 ‘대부분의 주요 대학이 점수 위주의 학생선발에서 탈피하자’는 대타협을 하자고 제안하셨는데 저희가 보기에는 경쟁이 되는 사립대학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이 점수를 가지고 신입생을 뽑는 기존 전통에서 탈피하기가 쉽지 않고 이른바 이 대타협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데 그 가능성을 얼마나 높게 보시는지, 또 그 대타협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도 고대는 계속 점수와 관계없이 새로운 신입생 선발방식을 고수해 나가실 생각인지 말씀해 주시지요.

이기수:오늘 저를 소개하는 약력 맨 마지막에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을 현재 하고 있다고 되어 있는 것을 총무님께서 금년 6월부터 임기가 시작된다고 수정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금 현재 한국 대학이 199개 있는데 그중 사립대학이 158개이고 국공립대학이 41개입니다. 그래서 80%를 사립대학이 차지하고 있으며, 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이 되면 당연직으로 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이 됩니다. 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이화여대 이배용 총장께서 맡으시겠고 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께서 수석부회장과 부회장을 맡고 저도 사립대학협의회 회장으로서 대교협 부회장을 맡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희가 그동안 대교협 이사로서 대교협 회장단 회의에 쭉 참석해왔고, 대교협에 대학입시전형에 관한 TF팀이 구성되어 있는데 거기에도 제가 그동안 성실하게 참여해 왔습니다. 그래서 대교협에서 이런 방향으로 가자 하는 데는 기본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이와 같은 방안이 마련될 경우 어느 정도의 대학이 반대의견을 가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희는 인내심을 가지고 설득해 가면서 대학교육 정상화를 위해서 초중고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노력해 가겠습니다.

김형기: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지금 총장님 말씀은 대교협 회원대학들이 새로운 입시방안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기본적인 생각의 공감대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가장 라이벌 대학이라고 볼 수 있는 연세대학교의 경우를 보면 오히려 내년 입시에서는 내신, 말하자면 공교육정상화 지표라고 볼 수 있는 내신반영률을 대폭 떨어뜨리고 학생을 수능성적으로만 많이 뽑고 또 2012학년도부터는 대학별 고사만 가지고도 20~30% 선발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연세대학교는 지금 고려대학교 총장님이 말씀하시는 것과 정반대로 속칭 ‘성적우수자’를 더 많이 뽑겠다는 생각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는 셈인데 그렇게 될 경우 이른바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이 고려대학교보다는 연세대학교에 많이 지망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우수한 아이들을, 쉽게 말해서 연세대학교가 다 빼앗아갈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가 오더라도 그것을 끝까지 감수하고 지금의 점수 위주 탈피 신입생 선발방식을 고수해 나갈 생각이신지, 자신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네요.

이기수:저는 연세대학교를 라이벌로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희 고려대학교가 있었기 때문에 연세대학교가 있고, 연세대학교가 있었기 때문에 저희 고려대학교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까 잠시 보고 올렸습니다만 지금 한국 대학의 국가별 평가가 한 50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11~12위권이라는 다른 지표의 국가순위에 비해 너무 떨어져 있습니다. 저는 최소한 한국 대학 중 한 10개 대학은 세계대학평가에서 100위권 안에 들고 나머지 10개 정도가 200위권에 들어서 20여개 대학이 대학평가에서 한 200위권 안에 들어야 한국의 고등교육이 제자리를 잡고 제 기능과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의 잘 알려져 있는 국립대학은 물론이고 사립대학 중에서도 12~13개 정도 포함해서 20여개 정도가 공동으로 보조를 맞춰서 세계화에 앞장서 나가고 또한 그와 같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형기 부국장께서 질문하신 것과 관련, 연세대학교 김 총장님은 당신이 학교 들어갈 적에 본고사를 쳐서 들어갔고 그 제도가 참 우수한 제도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러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분이 그 대학의 장을 맡아서 자신의 철학을 관철시키는 것을 저희가 가타부타할 수는 없고요, 제가 어느 신문사와 얘기할 때도 연대가 본고사를 하는 게 성적 좋은 사람만 뽑으려고 하는 측면으로만 보도되었는데 그런 것이 아니고 ‘그러한 측면도 있겠다’ 이렇게 얘기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단적으로 나와서 연대 김 총장님께 그 다음날 전화를 걸어서 ‘대단히 송구스럽다, 이해해 달라’ 이렇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2012년 이후에는 대학에 입시권을 넘겨주기 때문에 그때는 각 대학마다 자기 나름대로의 대학설립 이념이라든지 교육목표에 따라서 입시정책을 정할 수 있을 거고, 그런 경우에도 저희가 가능하면 제가 생각하고 있는 쪽의 입시방안으로 가도록 그렇게 상의하고 토론하고 또 어떤 결과물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 회:올 대입에서는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관심들이 많은데요, 김진각 차장 입학사정관제 질문하시겠습니까?

김진각(한국일보 사회부 차장):총장님이 지금까지 계속 두 분 패널들한테 입시문제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고 계신데 입학사정관제도 마찬가지로 입시문제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입시관련 문제를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해결하려는 측면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총장님도 잘 아시다시피 미국이 50년 이상 입학사정관제를 해온 원조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정착을 못 시키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 했잖습니까? 어떻게 보면 엄마 뱃속에 들어 있는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총장님이 아까 기조연설에서 밝히신 내용을 쭉 보니까 ‘입학사정관제를 활성화시키면 점수 위주의 선발도 많이 지양될 거고 많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고 계신 게 아닌가 생각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이기수:저희가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서 시행할 때는 거기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그렇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맞게 보신 겁니다. 다만 저희는 지난 학기에도 일곱 분의 입학사정관을 활용해서 입시를 치러 봤습니다. 그 결과 입학사정관제에 의한 입시가 성공적이었다는 판단을 내렸고, 금년에는 그 숫자를 좀 더 늘려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886명, 즉 전체정원의 23.5%에 해당하는 신입생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뽑겠다고 발표했고 그렇게 시행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입학사정관제를 많이 시행했고 그 와중에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대입선발의 객관성을 과연 확보할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 많은 소송이 제기되었지만 법원의 판결은 다 대학측에 유리하게 나와서 대학이 승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제 한 번 시행해 봤습니다만 금년에 한 번 더 시행하고 그 결과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오면 앞으로 이런 쪽으로의 입시정책을 일관되게 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김진각:어제 대교협에서 입학사정관제와 관련,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내놨는데요, 총장님도 아시겠지만 입학사정관제를 어떻게 어떤 절차로 진행할 것이냐 하는 아주 기본적인 사항만 나열해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학부모나 학생, 이런 교육수요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도대체 입학사정관이 어떤 기준을 갖고 어떻게 선발하고 또 어떤 학생을 뽑고 싶을까 하는 부분을 굉장히 궁금해하거든요. 그런데 어제 대교협 자료를 보니까 그런 부분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대교협이라는 게 전국대학들이 돈을 내서 운영하는 기구 아닙니까. 총장님도 오랫동안 대교협에 몸담고 활동하셨다는데 특히 새 정부 들어 대입업무 자체가 대교협으로 많이 넘어가 있는 상황인데 이런 관심이 많은 중요한 입학사정관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때는 최소한 회원대학들과의 어떤 여론수렴, 사전교감 그리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이기수:제가 대교협에 관여하게 된 것은 총장이 된 이후이기 때문에 지난해 2월 1일 이후부터입니다. 그래서 1년 갓 지난 기억밖에 없습니다만 또 교육부에서 대교협에 입학에 대한 전권을 이양한 것도 그 시기와 거의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제 발표된 대교협의 입학사정관제에 의한 입시전형 방법은 저희 고려대학교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과 거의 비슷한 것 같고, 다만 저희는 1단계에서 일반고 학교장 추천으로 한 학교당 인문계 1명, 자연계 1명 추천을 받고 2단계에서 입학사정관들이 서류평가와 현장방문만 합니다. 그리고 이 학생을 저희 고려대학교 신입생으로 뽑을 것이냐 뽑지 않을 것이냐 하는 최종적인 결정은 입학사정관의 판단과 교수에 의한 심층면접을 통해서 하려고 합니다. 입학사정관제에 의한 입시전형은 아까 말씀 올린 대학입시전형 TF팀에서 그동안 8차례에 걸쳐서 논의해 왔습니다. 8차에 걸친 논의 끝에 그와 같은 기본적인 골격만 만들어진 것이고, 그것을 어제 발표한 것 같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내일 모레 다시 회의가 소집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TF팀을 통해서 논의한 뒤 각 회원대학에 서면으로 통지해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회원교에 대한 통지는 되었으리라 생각하고, 다만 어제 날짜를 택한 것은 시기가 이쯤이 좋지 않을까 해서 대교협에서 발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진각: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총장님 발표하신 입학사정관제 관련된 부분 중에 앞으로 교사평가를 토대로 학생들의 학교활동, 성적, 잠재능력 이런 것을 과학적으로 비교해서 선발하겠다는 입학사정관제의 어떤 방향을 정하신 것 같은데 저는 ‘선생님 평가를 토대로 한다’는 말에 주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려대 같은 경우 그동안 입시를 쭉 보면 내신에 대한 신뢰가 대단히 낮다고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내신을 별로 반영을 안 했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앞으로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하게 될 경우는 교사들의 평가, 즉 내신을 신뢰하겠다는 말씀이신지 듣고 싶습니다.

이기수: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 입장에서 초중고 교육을 맡고 있는 선생님들에 대한 신의, 신뢰 이것은 기본적으로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동안 여러 가지 교원단체들도 많이 나뉘어 있고 또 그들이 주장하는 최종목표도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래도 학교 스승으로, 선생님으로 자리하고 있을 경우는 학생들을 가르치고자 하는 열의라든지 충심은 모두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교사에 대한 신뢰는 물론이고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타인에 대한 신뢰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촌 김성수 선생님께서 저희에게 남겨주신 사자성어가 2개 있는데요, 하나가 공선사후(公先私後)이고 다른 하나가 신의일관(信義一貫)입니다. 그래서 제가 학생들에게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덕목이 바로 이 믿음, 신뢰이고 그러한 믿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처신을, 행동거지를 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한 믿음을 받을 수 있는,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행동을 할 때만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고 육성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희가 선생님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다면 어떻게 저희가 그러한 고등학교에서 배출된 학생을 받아서 또다시 교육시키겠습니까? 그것은 가장 밑바탕에 깔려 있는 사회생활의 최저 기본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 회:이종탁 위원 질문하시고 교육단체 대표들에게 몇 가지 질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종탁(경향신문 기획위원):제 차례가 돌아와서 총장님께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을 공교롭게도 지금 맨 마지막에 해주셨습니다. 저는 입학사정관제의 성패를 가름하는 제일 중요한 것이 사실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고려대학교가 학생을 선발하는 데 충분히 공정하고 객관적이었다는 믿음이 있어야 입학사정관제가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데 고려대학교가 그와 같은 신뢰를 보여줬는지 대해서는 상당히 의문이 들거든요. 저는 처음에 말씀하신 것처럼 “수시모집 논란과 관련해서 재판에 회부되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말씀으로 비켜갈 수는 없다고 봅니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공정하고 객관적인 투명성이 전제되어야 하거든요. ‘교과영역이 9고 비교영역이 1, 그래서 내신을 9대1로 한다’며 내신 위주의 전형을 한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내신에서 우수한 일반고 학생이 떨어지고 내신이 나쁜 특목고 학생이 많이 붙지 않았습니까? 이 점을 아무리 다른 말로 설명해도 이해가 잘 안 됩니다. 뭔가 특목고에 대한 우대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래서 비교과영역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반영되었는지 공개할 의향이 없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기수:아까 말씀하셨듯이 저희 입학처장이 언론이나 사회적으로 논의가 될 때마다 발표한 내용이고 거기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되었는데 다만 언론이 충분히 보도를 안 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시는 언론인께서는 제가 말씀 올리는 것을 정확히 보도해 주셔서 오늘 관훈포럼에서 정말 좋은 대화가 있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보고 올리겠습니다. 지난번 수시 2차 일반전형에서 교과와 비교과 비율은 교과가 88.2%이고 비교과가 12.8%였습니다. 조금 전 말씀드린 바와 같이 특목고의 평균합격률보다 많은 일반고교가 470여개이고 일반고에서 저희 학교에 들어오겠다고 2명 이상 응시해서 100% 합격한 일반고가 69개나 됩니다.

이종탁:그런데 합격한 학생들의 해당학교에서의 내신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자료가 의미 있다고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어느 학교에서 1등한 학생이 와서 100%가 되는 것은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이기수:그래서 저도 우리 패널께서 질문하신 것과 똑같은 질문을 입학처장에게 했습니다. “도대체 나도 이해가 안 된다. 나를 설득시켜 봐라” 이랬더니 입학처장이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내신은 더 좋지만 비교과성적 평가에서 D를 받은 경우 다른 학생이 B를 받았다면 전체점수가 번복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종탁:교과, 비교과가 당락이 바뀐 게 12.8%다, 이렇게 했거든요. 그러니까 비교과가 떨어지는데 그것을 가지고 교과 90%를 뒤집은 경우가 12.8%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실질반영률이 몇%라는 건 끝내 발표하지 않았어요. 실질적으로 얼마만큼 반영되었는가 이게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점을 끝내 말씀하시지 않고 그때 서태열 입학처장님이 “다른 대학이 공개하면 우리 대학도 공개하겠다. 다른 대학도 안 하는데 왜 우리가 하느냐” 이렇게 말씀하셨단 말이에요.

이기수:그 내용은 다른 것 같고요, 그 반영비율은 9대1로 한다고 맨 처음에 입학에 대한 홍보 등을 할 때 고지했고, 그대로 했습니다. 서태열 입학처장님 이름이 나왔는데 그분 말씀에 의하면 대학입시와 관련, 대교협에 TF팀이 구성되어 있는데 그 자체 내에서도 각 대학마다 입시에 대해 숨겨놓은 항목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좋은 학생을 뽑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것을 다 공개해 달라는 것은 모든 대학의 대학입시를 그냥 그대로 벌거숭이로 만드는 건데 그것은 각 대학이 가지고 있는 특이한 점에 관한 하나의 뭐랄까요, ‘업무비밀’에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은 공개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이종탁:상식적으로 아파트 분양하는데 실평수를 공개하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실질반영률을 공개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이기수:사업을 하는데 영업비밀이 있듯이 각 대학마다 좋은 학생을 뽑기 위한 비밀스러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점이 있구나,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이종탁:다른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사립대학은 늘 기여입학제에 대해 굉장히 하고 싶어 하고 정부당국에서는 제동을 걸고, 이런 것들이 벌써 오랫동안 계속돼 왔는데요, 총장님이 하신 말씀을 찾아보니까 “학교발전을 위해서 기부금을 낸 자손이 들어올 때 배려하는 식의 기여입학제는 필요하다. 바로 당대에 기여입학은 못 하더라도 2세, 3세는 필요하다”는 내용의 기여입학제 필요성을 말씀하셨는데 이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이나 계획을 갖고 계신지 설명해 주십시오.

이기수:지금 말씀하신 바로 그 점은 제가 오랫동안 가져온 제 나름대로의 철학이라 할까요,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저희 사립대학에 대한 정부지원이 0.5%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제가 기획처장에게 “도대체 국고에서 우리 고려대학교에 들어오는 비율이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0.5%인 40억원이 정부지원이라고 하더군요. 한 대학을 이끌어가는 데 필요한 재원의 0.5%만 국고지원을 받고 이런 정도의 대학으로 키워왔다면 이것은 정말 국가도 국민도 다 칭찬해야 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최소한 이공계 계통과 의과대학은 국가에서 책임져야지 사립대학에 맡겨놓을 학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이공계 기자재가 얼마나 비쌉니까? 그런 것은 최소한 정부가 사줘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와 같은 기기를 공동으로 사서 공동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든지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 필요한 재원을 어디에서 모을 수 있겠습니까? 물론 입학시험에서 돈을 받고 학생을 합격시키는 것은 부정입학이지요. 그것은 엄연한 부정입학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의미에서의 기부금이 아니고 예를 들어 저희 같은 경우 지금 100주년기념관이라든지 LG포스코관이라든지 기타 등등 기업체에서 기부해서 건립해준 건물이 많이 있습니다. 최소한 그런 정도의, 액수는 정확하게 얘기할 수 없습니다만, 기부를 해서 학교발전에 공헌해준 집안의 자녀가 나중에 아들 세대든 손자 세대든 학교에 들어올 경우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수학능력만 검증된다면 입학시켜 주는 제도를 만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2012년 대학입학이 자율화되고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되면 그런 정도의 기부금 입학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의 입학기부금제도가 저희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 허용돼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종탁:자손이라면 아들과 손자에 해당되지 않습니까? 아들이라면 당대에 아버지가 돈 내고 아들이 대학 가는 거니까 아버지가 건물 하나 지어주면 아들을 입학시켜 줘야 되지 않나 이런 말씀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이기수:그렇게 이해하셨으면 그렇게 이해하십시오.

사 회:총장님이 아주 능숙하게 잘 답변해주고 계신데, 다 하신 거죠? 그럼 교육단체 대표들께서도 질문하실 것 있으면 질문하십시오. 짧게 해주십시오.

이돈후(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부회장):총장님께서 입시정책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요, 공교육에 대해서 ‘창의성이 없다’고 우려하시는데 발표하신 입시정책에 초중고 교사나 지금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학부모들의 고민이 녹아 있는지 의문입니다. 대학입시정책을 만들 때 대학교수들만 참여하지 말고 초중고 교사나 학부모, 교원단체 등과 상의하셔서 우리 현실이 정말 제대로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하나 아까 김진각 차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입학사정관제를 굉장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너무 조급하지 않느냐, 성급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합니다. K대학에서 이 안을 연구했는데 3월달엔가 100개 대학이 급히 참여한 것은 정부에서 이것을 요구하고 갑자기 예산을 증대하니까 너도 나도 서둘러서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고려대학교에서 “금년에 입학사정관 일곱 분을 모시고 그 사정관을 통해 입시생을 뽑았더니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지금 입학한 학생이 3~4월 2개월 학교 다녔을 텐데 그 학생과 일반전형 학생들 생활을 어떤 자료로 어떻게 관찰했기에 이 2개월 가지고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셨는지 교육단체뿐만 아니라 일반 학부모들도 의아합니다. 자식을 2개월 가르쳐서 내 아들이 성공했다고 얘기할 수 있는 부모가 있는지, 어떻게 평가하셔서 성공했다고 단언하시는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이기수:두 번째 질문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얼마 전에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서 1등을 하고 난 뒤 그 다음날 저희가 광고했습니다. “민족의 지도자를 키운 고려대학교가 세계의 리더를 낳았다.” 이랬더니 아우성이 나왔습니다. 3월 1일에 들어갔으면 한 달 갓 되었는데 어떻게 고려대학교가 김연아를 낳았느냐, 오히려 김연아가 고려대학교를 낳았다, 이렇게까지 되었습니다. 기자 몇 분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하시기에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김연아가 우리 고려대학교에 들어온 것은 금년 3월 1일이었지만 지난해 3월 4일 제가 김연아에게 편지를 쓴 뒤 대외협력처장을 시켜서 연습하고 있는 밴쿠버에 가서 편지 좀 전하고 오라고 했습니다. 대외협력처장이 밴쿠버에 가서 김연아 모친과 김연아를 만났더니 ‘아, 우리가 정말 가고 싶은 대학에서 오라고 해서 너무 즐겁고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했답니다. 그리고 저하고 직접 통화했습니다. 그 이후 저한테 세 번 다녀갔어요. 그래서 제가 교육을 시켰습니다. 고려대학교는 민족혼과 개척정신을 담은 세계 선도대학으로 가는 길목에 ‘글로벌 KU 프런티어 스피릿’을 강조하고 있는데 김연아 선수도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개척정신과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하나의 선수로서의 김연아가 아니라 앞으로 세계 스포츠계 지도자로서의 김연아가 되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제가 그렇게 고대정신을 팍팍 집어넣었습니다. 여러분, 고등학생 때의 김연아의 경기모습과 고대생이 되고 난 뒤의 김연아의 모습을 비교해 보십시오. 그게 같습니까? 전혀 다릅니다. ‘나는 세계 1위이고 지도자이고 내가 세계를 이끌어간다’는 확신을 가지고 운동하는 것과 단순히 고등학교 3학년 때 (우리 선생님 죄송합니다) 시켜서 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207.72점을 얻은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다음은 입학사정관제 평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입학하면 학생들에 대한 평가를 너무너무 철저하게 합니다. 모든 대학이 그렇겠지만 저희는 정말 세계의 리더를 키워야 할 사명감을 가진 대학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학교에서 몇 명 들어왔고, 어느 패턴에 의해서 어느 제도에 의해서 들어온 학생과 다른 제도로 들어온 학생을 면밀하게 관찰해서 학교생활에서 이룬 게 어떤가 하는 것을 철저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총장이 되고 난 뒤에 아까 잠깐 말씀드렸지만 지도교수제를 실질화하고 있습니다. ‘경영대학의 1~5번까지는 경영대학 A교수의 지도학생이다’ 이러면 그 교수님이 정년퇴임할 때까지는 경영 1~5번까지 지도교수입니다. 그게 2008학번이라도 좋고 2012학번도 좋고 2020학번도 좋습니다. 그래서 1~5번까지 지도교수는 A교수입니다. A교수가 계속 학생을 지도하고 선후배 간의 연계고리를 갖게 하고 그런 것들에 대한 지도교수의 리포트를 내게 하는 등 평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첫 번째 질문, ‘학교현실을 반영하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제가 ‘초중고 교사들을 충분히 만나서 얘기를 나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 나름대로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언론보도를 보니까 엄마학교의 서형숙 교장선생님이 나왔는데 그것을 보고 ‘아, 이런 분이 정말 우리 공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분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가졌고, 또 어느 날 신문에서 대통령께서 덕성여중 김영숙 교장님을 만난 기사를 관심 있게 보았습니다. 제가 오늘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의 《담대한 희망》이라는 책을 가져왔습니다만 번역된 책의 236쪽에 미국의 교육현실 진단과 개선안이 나와 있습니다. 236쪽 밑에서 여섯 번째 줄 보면 미국 교육에 대한 진단이 있는데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학교장, 유능한 교사 확보’ 이게 미국 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이분의 책이 미국의 현재상황에 대한 진단이고 또 거기에 대한 해결책인데 우리나라와 그렇게 같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감탄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나라에도 정말 리더십을 갖고 있는 학교장, 실력 있는 교사가 학교에 있으면 왜 공교육이 무너지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정말 갈망합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자기가 키우는 학생을 자기 자식보다도 더한 사랑으로 키운다면 우리 공교육이 살아날 수 있고, 그러한 예가 잠깐 말씀 올린 이러한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일선에서 일하시는 선생님들 충분히 만나서 의견 듣지 못한 것은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제가 직접 못하면 우리 처장들이나 교수들 또는 아까 말씀 올린 입학전형에 대한 TF팀에 모셔온 12분의 교수들이 우선 선생님들부터 찾아뵙고 얘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 회:정말 토론이 재미있고 해서 한참 하고 싶은데 연대 총장님께서 밖에서 기다리십니다. 그리고 패널들이 또 질문해야 되니까 짧게 질문해 주십시오.

이경자(좋은학교만들기학부모모임 대표):‘공교육이 정상화되고 우리 학부모들이 입시고통에서 헤어나려면 대학입학제도가 바뀌어야 된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 이렇게 유수의 사립대학에서 먼저 입학제도를 크게 바꿔 주시겠다니까 정말 고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입학제도를 바꾸기 전에 더 큰 문제를 학부모 입장에서 제시하고 싶습니다. 과연 지금 우리나라 대학이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나 하는 문제입니다. 특히 스카이(SKY)로 표현되는 우리나라의 명문대학인데요, 서울대와 연대, 고대, 이렇게 보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느끼지 않습니다. 오로지 우리나라는 서울대학을 위해 모든 사람이 입시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서울대학은 국립대학이어서 너무나 많은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입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을 보면 사교육을 더 많이 받고 부모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은 아이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말 부자들의 좋은 대학이 됐고, SKY 중 나머지 두 대학은 마치 하나의 묶음인 것 같지만 사실은 서울대와 그 차이가 엄청 크고 그 밑에 있는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이런 많은 사립대학과의 차이는 오히려 작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 연대, 고대를 들어가고도 정말 만족을 못하고 재수하는 아이들을 너무나 많이 보거든요. 그렇다면 우리가 오늘 이런 자리에서 자잘하게 고대의 수능2­2 이런 문제를 물어보실 게 아니라 이제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좀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들이 진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의 등록금만이라도 최소한 똑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점수 1, 2점 낮게 받아서 비싼 사립대학 들어가서 허리가 휘는 고통을 받아야 되는지 정말 억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번에 이 총장님께서 사립대학협의회 회장이 되셨다니까 정말 사립대학 차원에서 이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주셔서 아까 세계대학 중에서 한 50위 안에 우리나라 대학이 들어가고, 그런 대학을 많이 만들자고 하셨는데 정말 그러고 싶습니다. SKY에 목매고 싶지 않고요. 우리나라 대학 안에서도 20~30개 좋은 대학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는 예일, 하버드, 스탠퍼드 등 이름을 다 댈 수 없을 만큼 많은 대학이 다 좋은 대학이라고 합니다. 서울대학을 비롯해서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들이 세계적인 대학들과 진짜 한번 싸워볼 만한 좋은 대학이 되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한다면 우리 학부모들은 그 많은 대학 중에서 정말 편하게 골라 가서 그 학교에서 자녀를 인재로 키우고 싶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아주 심각하게 고민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기수:고맙습니다. 우선 고대, 연대가 서울대학에 너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하신 것 저희가 잘 알고 있고요, 지금은 외국대학과의 복수학위제가 인정되어 있지만 국내대학간 복수학위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내대학간 복수학위제가 인정된다면 맨 처음에 저희가 연세대학교와 하도록 이미 합의가 되어 있고, 그와 같은 법률이 통과되는 그날 제가 바로 사인을 해서 고대를 들어가든 연대를 들어가든 두 대학의 학위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경쟁하면서 서로 커가는 대학이 되고 싶습니다. 등록금과 관련, 사립대지원육성법안을 국회의원들과 상의해서 저희가 곧 내려고 하고요, 사립대지원육성법을 통과시켜서 지금 사립대학의 교직원 인건비 반을 국고지원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저희 같은 경우 교직원 인건비 관점에서 볼 때 한 24%의 혜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한 학생당 등록금을 130만원 정도 감해줄 수 있습니다.

사 회:네, 대학경쟁력에 대해서 질문하려고 했는데 왜 그런 거 안 하냐고 지적하셨습니다. 그럼 대학경쟁력에 대한 질문을 하겠습니다. 이종탁 위원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이종탁:고대가 공시한 자료를 보니까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26.3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같은 경우는 대개 10명 안팎으로 아주 낮은 수준입니다. 연세대학교도 23.1명으로 고대와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고려대학교보다는 조금 낫습니다. 전임교원 확보 열의가 그만큼 적다는 얘기이고, 또한 전임교원이 강의하는 비율도 57.5%, 그러니까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많은 고대생들이 전임교원이 아닌 사람에게 강의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대학경쟁력은 결국 교수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는데 교수 수가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요건을 제대로 갖추어놓지 못하고 자율, 경쟁, 이런 것을 공허하게 외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좀 듭니다. 어떻습니까?

이기수:이종탁 선생님께서 아주 저희 아픈 곳을 찔러주셨습니다. 저도 정말 뼈저리게 그 점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교수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각 단과대학에 제발 교수 좀 많이 뽑으라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같은 경우도 140~150명 공고를 냈는데 반 정도만 뽑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취임하고 난 뒤 지금 3학기째 교수를 뽑았는데 지금 1,568명으로 260명 정도 더 뽑았습니다. 그리고 교수비율도 학부 출신 고대:비고대를 50:50으로 유지하려고 하는데 의과대학 때문에 그게 많이 깨졌습니다. 이번 3월 인사에서도 의과대학에서 16분의 타 대학 출신을 의과대학 교수로 모셨습니다. 연대 출신만 17분을 이번 학기에 신임교수로 모셨습니다. 재단 이사장님께 보고드렸더니 “아, 우리는 연대 뽑아주는데 연대는 우리 고대 뽑아주냐?”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먼저 하면 연대도 뽑아주겠지요” 이렇게 보고말씀을 드렸습니다. 정말 저희가 교수확보율이라든지 이런 점에서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각과마다 정말 좋은 교수 뽑으려고 하고 있으나 좋은 교수가 참 많지 않아요. 인력이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교수임용을 계속 재촉하고 있습니다. 오늘 처장회의 할 때도 어느 처장이 “저희 학부생이 너무 많습니다”라는 자조적인 자체평가를 했습니다. 이 점은 저희가 너무나 뼈저리게 알고 있는 부분이고 개선해 가야 할 1차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사 회:그러면 김진각 차장, 김형기 부국장, 정혜승 위원이 짧게 질문하고 짧은 답변을 듣도록 하지요.

김진각:아까 플로어에서 잠깐 질문이 나왔는데 사실 우리나라 대학을 보면 지나치게 뽑는 경쟁에 매몰되어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고요. 모든 학부모들이 말씀하신 대로 SKY를 지향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빚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뽑는 경쟁 중요합니다. 뽑는 경쟁도 해야겠지만 제가 볼 때는 앞으로는 대학들이 가르치는 교육경쟁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총장님이 아까 기조연설에서 밝혔듯이 대타협을 한다면 이런 부분도 대타협을 해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 가르치는 교육을 강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밝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기수:제가 아까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저희는 뽑는 경쟁에서 가르치는 경쟁으로 가고 있습니다. 교수에 대한 평가도 그동안 연구에 너무 집중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기능이 연구, 교육, 사회봉사인데 연령에 따라서, 꼭 그렇지는 않지만 대강 맨 처음에 공부하신 분들은 연구 쪽에 강할 것이고,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교육 쪽에 강할 것이고, 또 정년에 가까워지면 사회봉사, 학회 회장 이런 쪽이 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3개의 역할을 평등하게 평가하려고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제가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교육 쪽을 강화했고, 대학은 가르치는 곳이기 때문에 교수들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형기:영국의 더타임스가 해마다 세계 500대 대학을 발표합니다. 2005년 발표를 보면 서울대가 93위, 카이스트 143위, 포스텍(포항공대) 224위 이렇게 되어 있고 이때 고려대학교가 184위를 했습니다. 포항공대보다 앞서 있었지요. 그리고 이때 경쟁대학인 연세대학교가 467위로서 비교가 안 되게 뒤처져 있었습니다. 2006년에는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은 순위가 변함이 없고 고려대는 184위에서 150위로 더 뛰어올랐습니다. 그리고 연세대학교는 467위에서 484위로 더 떨어졌지요. 그런데 그 다음해인 2007년에 연세대학교가 236위로 점프하고 고려대학교가 243위로 오히려 연세대보다 7계단 뒤처졌습니다. 작년 2008년에는 연세대는 203위로 더 올라가고 고려대학교는 더 떨어져서 236위로 처졌습니다. 두 대학의 격차가 그전보다 더 벌어진 거지요. 그래서 2005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처럼 엄청난 역전이 일어났습니다. 이게 외국 조사만 그런 게 아니고 국내에서 중앙일보가 조사한 것을 봐도 2006년에는 국내대학 종합 4위가 고려대였고 5위가 연세대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더타임스 때의 조사와 마찬가지로 2007년이 되면 연세대가 4위로 올라오고 고려대는 5위로 떨어지고, 2008년에도 마찬가지로 연세대, 고려대 순위가 고착됐습니다. 공교롭게도 2006년에서 2007년으로 바뀔 때는 어윤대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다음 총장으로 바뀔 때인데 물론 이런 대학순위 조사라는 것이 나름대로 약점도 있고 그렇겠지만 어쨌든 같은 기준을 가지고 조사한 결과에서 고려대학교가 몇 년 동안 쉽게 말해서 조금 반짝하다가 이렇게 급전직하 뒤떨어진 원인을 일반론이 아니고 정확하게 어떻게 분석하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이기수:한마디로 총장을 맡고 있는 저의 소치라고 생각합니다. 2005년도는 저희가 100주년 되던 해였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외적인 기부금이라든지 그런 것도 많이 들어왔고 또 세계에 저희 학교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그때 당시 제 기억으로 175개 외국대학 총장, 부총장이 다녀갔습니다. 요즘 외국 다녀보면 ‘정말 고려대학교 참 아름다운 캠퍼스더라’ 이렇게 칭찬을 많이 듣습니다. 지금 정확하게 지적해주신 대로 저희가 2006년 넘어오면서 총장선거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잡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총장서리 체제가 1년 동안 지속되고 이렇게 하면서 고대 발전이 그동안 해왔던 속도로 발전되지 못하고 좀 침체된 기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아까 제가 보고할 때도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 대학의 10여 개가 100대 이내, 10여 개가 200대 이내, 즉 20여개 대학 정도가 200위 안에 들어서 한국 대학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교육기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이와 같은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수의 연구논문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는 이러한 순위가 조금 떨어진다 해도 교육 쪽에 강력한 포인트를 맞춰서 우선 들어온 학생을 정말 질 좋은 인재로 만들어서 내보내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으면서 2010년에는 세계 100대, 2015년에는 세계 50대 대학에 진입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그 토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내부가 착실한 교육기관이 되고자 하는 데 더 힘쓰겠습니다. 그와 같은 지적은 저희가 따끔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정혜승:마지막 질문 제가 연이어서 드리겠습니다. 총장선거, 조금 전에 말씀하셨는데 이 총장께서도 세 번 도전 끝에 총장에 당선되시지 않았습니까. 이 과정에서 명망 높으신 교수님들께서 정치인처럼 분열되시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렇게 각 대학이 총장직선제를 계속해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이기수:저는 세 번이 아니라 네 번 만에 됐습니다. 물론 15대, 16대, 17대로 대 수는 세 번이었지만 15대 때 선거가 두 번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네 번이라는 선거를 치렀는데 지금 일각에서 교수들을 파벌화시키고 또 총장 되기 위해서 술 사주고 캠프 만들고 한다는 총장선거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하는데 제가 네 번이라는 총장선거를 치르면서 캠프 한 번 만든 적 없고 교수사회 분열시킨 적 없습니다. 제가 총장 되고 난 뒤 어느 교수회의 책임 있는 분이 제게 그러더라고요. “선배님, 도대체 총장선거를 네 번이나 하면서 어떻게 저한테 도와달라는 소리를 한 번 안 했습니까?” 사실 도와주고 싶었는데 도와달라는 소리를 안 하더라 이거죠. 그래서 “너 누구한테 물어봐라. 내가 어느 교수든지 도와달라고 얘기한 교수가 있는지”라고 했습니다. 저는 충심으로 학교발전을 위해서라는 의지 하나로 총장이 되고자 했고, 그 뜻을 실현시키기 위해 연일 힘은 들지만 정말 신나게 총장노릇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총장을 뽑기 위해서 선거가 바람직하냐는 평가는 다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많은 대학에서 그와 같은 파벌조성의 염려 때문에 직선에 의한 총장선출 방식에서 옛날로 회귀하자는 얘기도 있습니다. 직선제는 각 대학마다 처한 위치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를 겁니다. 저희가 직선제 한 것도 민주화라는 시대적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1988년, 1989년의 민주화 열기에 의해서 이와 같은 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각 대학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서 정해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 회:시간이 다 갔는데요, 교육단체 질문 하나만 받겠습니다. 출입기자와 회원분들의 질문을 못 받았는데 서면으로라도 주시면 제가 총장님한테 답변을 받아서 드리겠습니다. 질문 예약하신 분, 죄송하지만 좀 간단하게 해주시죠.

최미숙(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상임대표):이기수 총장님께서 말씀하신 것 중에 학생선발보다는 들어온 학생을 잘 가르쳐서 우수한 인재를 키워낼 것이라는 말씀이 굉장히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학생을 선발해서 대학에 들어갔을 경우 고등학교 교육과정까지는 애들이 굉장히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대학에 가서는 오히려 논다고 하고, 기업에 취업했을 경우 기업에서 적게는 5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학생을 그 기업에 적응시키는 데 투자한다고 그러더라고요. 또 조금 전 말씀하신 것 중에 고려대학교가 전체 지출의 0.5%인 40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으면서도 이만큼 발전한 것은 대학측의 굉장히 많은 노력 때문이라고 하셨지만 학생들의 등록금도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제가 우스갯소리로 생색을 내고 싶고요, 그 다음에 제가 한 가지 짚어보고 싶은 것은 대학입시의 단순화입니다. 총장님이 대학입시를 단순화하기 위해 ‘논술고사를 폐지했다’ 하셨는데 실질적으로 논술이 사교육의 주범이기 때문에 이 논술폐지는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입시를 단순화하면서 AP제도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셨는데 실질적으로 이 AP제도 역시 고교 교육과정에서 아이들이 사교육으로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교육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입학사정관제도를 통해 아이들의 숨은 잠재력을 보고 뽑는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질적으로 단위학교에서 이과, 문과에서 1명씩밖에 학교장 추천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폭이 굉장히 좁습니다. 물론 학생을 뽑는 것은 대학의 고유권한이고 어떤 의미에서 아까 총장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 대학의 비밀이 있을 수 있겠지만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회 전반적인 개념으로 보면 학생을 성적 위주로 뽑는 것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할 경우 학부모나 학생 등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사회가 성숙되지 않으면 늘 법정에 가서 법정싸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총장님께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대학입시를 단순화하기 위해 논술을 폐지했을 경우 수시에서도 그 점수를 낮춰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그리고 AP제도 등이 사교육의 또 다른 주범이 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지 듣고 싶습니다.

이기수:말씀해주신 것 제가 잘 참작해서 저희 학교 제도를 고쳐 가도록 하겠고요, 저희는 지금 공부하는 고대, 봉사하는 고대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학생에게 봉사정신, 긍휼정신을 가꾸게 하고 또 공부하는 고대를 만들고 책 읽는 캠퍼스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사 회:예, 이거 정말 시간이 다 지나서 더 토론하고 싶지만 끝내야겠습니다. 연대 총장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기수 총장님께서 여러 가지 껄끄러운 질문에도 잘 답변해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고대 교수님들, 교직원들, 학생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정말 민족고대가 더욱 융성하는 학교, 공교육 강화를 선도하는 학교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에도 대학교육 정상화, 공교육 강화에 도움이 되는 제언이 많았습니다. 고대 총장님 포럼은 여기서 끝내고, 한 5분 지연되었는데 10시 45분부터 연세대 총장님을 모시고 2차 포럼을 시작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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