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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가정신 쇠퇴 원인과 대응방안

초청자 :
안철수 KAIST 교수
개최일 :
2011-03-22
조회수 :
3,729
첨부파일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초청 관훈포럼

 

일시:2011년 3월 22일(화) 오전 10시

장소: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

 

사회 : 정병진 관훈클럽 총무(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

토론 : 서두원 SBS 라디오뉴스총괄국장

          문소영 서울신문 사회2부 차장

 

 

정병진(관훈클럽 총무ㆍ사회):안녕하십니까? 저는 관훈클럽 총무를 맡고 있는 정병진입니다. 오늘 관훈클럽이 마련한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초청 관훈포럼을 시작하겠습니다. 안 교수께서 ‘국내 기업가정신 쇠퇴의 원인과 대응방안’에 대해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아침에 날씨가 좀 추웠는데 다행히 풀려 날씨도 좋습니다. 오늘 참석하신 많은 분들께서 좋은 얘기 많이 듣고 또 얘기 많이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안 교수님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모두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 교수님을 초청해 그의 생각과 비전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오늘 안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먼저 50분에서 1시간 정도 안 교수님이 준비해 오신 강연을 듣고 토론자로 참석하신 서두원 SBS 라디오뉴스총괄국장과 문소영 서울신문 사회2부 차장께서 질문한 뒤 플로어에 계신 분들이 질문하는 순서로 진행하겠습니다. 강연하는 동안에는 휴대폰 소음이 나지 않도록 신경 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안 교수님의 경력은 초대장에 나와 있는 것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질문할 두 분이 인사드리겠습니다. 먼저 서두원 국장이 간단히 인사드리겠습니다.

 

서두원(SBS 라디오뉴스총괄국장):안녕하십니까? SBS 라디오뉴스총괄국장 서두원입니다.

 

사 회:그리고 제 왼쪽에 있는 문소영 서울신문 사회2부 차장이 인사드리겠습니다.

 

문소영(서울신문 사회2부 차장):안녕하세요? 서울신문 문소영입니다.

 

사 회:그러면 안철수 교수님의 강연을 듣겠습니다.

 

안철수(KAIST 석좌교수):안녕하십니까? 방금 소개받은 안철수입니다.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제가 사실 처음 초청을 받고 어떤 말씀을 드리면 좋을지 굉장히 망설였는데요, 제가 지난 2008년에 와튼 스쿨 MBA를 마치고 귀국한 다음에 주로 기업가정신에 대해 연구하고 학생들에게 강의하고 있습니다. 연관된 주제로 국내 기업가정신이 중요한데 왜 이것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침체일로에 있는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오고 있는데요, 그 과정들을 말씀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1시간 정도 거기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지금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인도나 중국까지도 IT 열풍에 휩싸여 있습니다. 여러 가지 대표적인 회사들로 제가 간단하게 7개 정도를 가지고 왔는데요, 우선은 창업한 지 6년 정도 된 페이스북(Facebook)이 있습니다. 제가 이 자료를 만들었을 때보다 지금은 사용자가 더 많아져서 6억 명 정도가 가입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가 60억 명이니까 아주 어린이부터 나이 드신 분에 이르기까지 10명 중에 1명이 가입해 있는 막강한 세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고요, 현재 시가총액이 50조에서 80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6년 만에 그렇게 됐고요, 그다음에 트위터(Twitter) 같은 회사는 4, 5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 2억 명 정도, 그러니까 전 세계 인구 30명 중에 1명이 여기 가입되어 있습니다. 징가(Zynga)라는 회사는 만들어진 지 3년 됐는데 조그만 게임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매출이 1조원 정도고요,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매출이 상승한 회사로 손꼽히고 있고요, 그루폰(Groupon) 같은 회사는 만들어진 지 2년 만인 작년에 구글로부터 7조원 정도의 인수 제의를 받았었고 지금 상장 준비를 하고 있는데 15조원 정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포스퀘어(Foursquare) 같은 회사는 스마트폰 위치추적 전문회사인데 벌써 500만명 정도 사용자를 모았습니다. 올해 가장 주목할 회사로, 만들어진 지 1년여밖에 안 된 쿠오라(Quora)를 꼽습니다. ‘제2의 트위터’란 이야기들이 있고요, 인스타그램(Instagram)은 만들어진 지 석 달 만에 몇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만들어진 지 1년이 안 됐습니다.

이런 몇 개 회사들의 면면을 보시면 최근 몇 년간 IT 쪽의 거대한 흐름을 아실 수 있을 텐데요, 즉 2007년에 처음 애플의 아이폰이 나오면서 스마트폰 쪽의 거대한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했고요, 또 거의 같은 시기에 지금 실리콘밸리를 포함해서 중국이나 인도 같은 쪽에서 IT창업 열풍이 불어 지금 제2의 벤처붐이 일고 있고, 이게 버블이 아닌가 이런 논쟁이 굉장히 활발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떻습니까? 아시겠습니다만 한국은 이런 거대한 세계의 IT벤처 흐름에서 완전히 빠져 있습니다. 사실 거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건데요, 지금 우리가 이런 벤처기업이라든지 중소기업 창업열풍에서 벗어나 있어요. 그러면 왜 우리나라 입장에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중요할까에 대해 제 나름대로 고민해 보고 3가지 정도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로는 우리나라 국가경제 차원에서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은 경제의 포트폴리오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주식 하나만 투자하면 위험이 크니까 여러 주식에 분산투자해서 위험을 낮춥니다. 그게 가장 기본적인 주식의 포트폴리오 투자개념일 텐데요, 저는 국가경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지금 국가경제를 보면 대기업 경제가 아주 단단한데요, 아주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성격의 경제구조는 특정한 위험에 취약할 수 있고요, 우리나라가 IMF 환란위기에 노출됐던 게 이런 한 가지 대기업 업종만 잘 발전하다 보니 특정한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국가적으로 신경 써야 될 게 기왕에 대기업 경제는 탄탄하게 갖추어져 있으니까 그 바로 옆에 그 정도로 탄탄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이 육성돼서 2가지 축이 우리나라 국가경제를 받쳐주면 대기업이 위험한 지경에 빠지더라도 중소기업이라든지 벤처기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잘 받쳐줄 테고 또 반대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말 100년 앞을 내다보고 국가경제의 안전화 차원에서, 리스크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중소기업이라든지 벤처기업 육성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둘째로는 일자리 창출 문제인데요,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은 한계가 있다는 게 벌써 예전부터 밝혀진 사실입니다. IMF 환란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보면 IMF 환란 이후에 대기업들이 더 강해진 글로벌 기업이 되는 상황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는 더 줄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기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해외로 공장이전을 하고 최대한 고용의 효율을 갖출 수 있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대기업들은 계속 줄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연합뉴스가 보도한 통계만 보시더라도 대기업 고용이 200만명을 넘지 못하고 오히려 다시 줄어들고 있습니다. 5천만 국민 중에서 대기업에 종사할 수 있는 사람은 200만명밖에 없고 나머지 대부분의 1천만, 2천만명의 일자리는 전부 중소기업 또는 벤처기업에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제가 MB정부 들어서면서도 이야기했고 신문 인터뷰를 통해서도 말한 것이 “대기업에 고용창출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예전의 데이터도 증명을 하니까 지금 대기업에 많은 혜택을 주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요구하기보다는 오히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육성이 바른 방향이다”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고요, 결국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쪽으로 정책방향이 많이 이동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셋째로는 대기업이 잘되니까 중소기업을 도와달라는 그런 의미는 또 아닌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지금은 혁신이 굉장히 중요하게 되는데요, 혁신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나온다는 것은 이미 확립된 정설입니다. 전 세계 혁신적인 아이디어 중에 10%가 안 되는 쪽이 대기업에서 나오는데요, 그렇다 보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파트너들은 대기업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주고 그래서 대기업 자체가 경쟁력을 갖춥니다. 구글 같은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한국적인 시각에서 생각해보면 구글처럼 인터넷에서 커다란 회사가 있으면 새로운 조그만 인터넷 회사를 만들면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실 텐데요, 사실은 구글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생겨나고요, 이들이 구글의 우산 아래에서 자라나고 있는데 구글이 단지 자기 기업이 잘되니까 시혜성으로 나눠주는 게 아니라 실제로 구글은 이러한 신생업체들을 새로운 가치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통로로 이용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구글 자체가 아무리 혁신 능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다른 새로운 업체들로부터 공급받는 길을 만들어놓고 생태계를 만들어 놓으니까 이 자체도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패스트 폴로어(fast follower)’였지만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지 않습니까? 제가 한 말은 아니고 여러 분들이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요, 그 둘의 특성이라든지 성격이 확연히 다른 것은 아실 겁니다. ‘fast follower’는 남들이 먼저 해놓은 것을 보고 승산이 있으면 거기에 전속력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잘 해왔고 지금 세계 10위 정도의 경제대국이 되게 한 근본적인 동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fast follower’에서 중요한 건 최단시간 내에 가장 효율적이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것이며, 그런 문화가 있어야 ‘fast follower’로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first mover’가 되는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는 사실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10%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홉 번은 실패하고 한 번 정도 성공해서 그 한 번의 성공이 나머지 아홉 번의 실패를 다 커버하고도 남음이 있는 그런 발전 방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실수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에서는 이런 새로운 이노베이션이 생겨날 수 없습니다. 그런 문화적인 상충이 생겨서 지금 우리나라 대기업 구조로는 ‘fast follower’로서 자란 기업일수록 ‘first mover’ 되기가 힘듭니다. 실수를 용인하지 않으니까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겁니다. 그런 역할은 중소기업에서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fast follower’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그런 방법을 써서 여러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그중에서 10개 회사 중 1개만 잘되더라도 그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대기업 내로 수용하면 대기업은 ‘first mover’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생태계를 바꿔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척박한 토양하에서는 그런 것들이 일어나기 힘들고 그게 결국은 부메랑처럼 대기업에 나쁜 요소로 다가올까 그게 두렵습니다. 국가마다 국가경제 규모나 위치에 따라서 대기업의 역할과 중소기업의 역할이 다 다른데요, 그래서 최소한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서 이런 중소기업이라든지 벤처기업이 가지는 의미가 3가지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첫째로는 국가경제 포트폴리오로서의 역할, 둘째로는 일자리 창출의 유일한 대안, 셋째로는 대기업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급해서 대기업의 경쟁력을 제공해주는 동반파트너로서의 역할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지금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이런 3가지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또 지금 IT 창업열풍 벤처버블이 불고 있는 이런 거대한 세계의 흐름에서 우리나라가 어쩌면 이번에 기회를 못 가지고 정말 본격적으로 뒤처지기 시작하는 것 아닌가 그런 위기감을 가지게 되고요, 또 나타난 현상들 자체도 여기 그래프에도 나와 있듯이 우리나라는 중견기업 비중이 전 세계적으로 아주 비정상적으로 작습니다. 보통 보면 피라미드 구조가 정상 아니겠습니까? 튼튼한 소수의 대기업이 있고 그 아래를 다수의 중견기업들이 받쳐주고 그 아래 또 토양이 되고 기반이 되는 정말로 수많은 점조직 같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있는 것이 정상적인 산업구조인데 우리나라는 호리병 구조입니다. 완전히 중견기업들이 씨가 말랐습니다. 우리나라의 중견기업 비중이 0.2%인데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선진국 중에 가장 중견기업 비중이 낮은 프랑스만 하더라도 0.9%니까 우리나라의 거의 4, 5배 정도 되고요, 독일은 2.2%, 우리나라의 11배 수준 정도로 중견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들이 결국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척박한 환경인지를 간접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은 아닐까요? 즉,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발전이 중요하다는 그런 암묵적인 합의 아래서 약탈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것들을 정부나 다른 여러 가지 이해관계자들이 그냥 방조한 결과가 여기에 다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잘되는 게 국가경제를 위해서 정말로 필수적인데도 불구하고 왜 우리나라만 이렇게 실패확률이 높은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몇 가지로 분석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가능한 이유가 4가지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중에서 아닌 것도 있고 또는 정말로 중요한 이유도 있을 수 있겠는데요, 우선 4가지로 분석해보면 첫째는 세계경제가 발전하면서 사업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어서 이런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겠고요, 둘째로는 보상이 적다 보니 아무리 고생해서 성공해도 대기업에서 월급 받는 것보다 못하다면 나설 이유가 없는 것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고요, 셋째로는 혹시 성공확률이 지나치게 낮아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합니다. 로또 확률 정도면 사실 사업할 사람이 없을 겁니다. 넷째로는 위험도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즉, 한 번 시도해서 실패하면 거의 패가망신 수준으로 가기 때문에 다시 평생 기회가 안 주어져서 그런 것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4가지로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사업기회가 줄고 있다는 것은 저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IT 열풍 속에서 우리나라만 소외되어 있다는 관점에서도 보면 지금 사업기회는 굉장히 많습니다. 2011년을 대표하는 IT 쪽의 키워드가 4가지입니다. 클라우드, 커머스, 소셜, 모바일. 지금 나타나고 있는 창업열풍이 이런 4가지 키워드들의 조합으로 모든 설명이 가능한데요, 사업기회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우리나라만 지금 소외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둘째, 보상이 적다는 관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기업을 하고 나서 보상을 얻는 방법이 대기업에 M&A되거나 주식시장 상장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 둘 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보통 상장에 비해 M&A가 거의 10배 수준으로 많은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반대로 M&A시장 자체가 상장에 비해 1/10 수준입니다. 그 정도로 굉장히 비정상적인 구조고요, 상장시장조차도 투명성이 떨어지다 보니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코스닥 시장 같은 경우 불투명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시장이라는 자조 섞인 표현들이 있습니다. 뭐냐 하면 원래 선진국 주식시장이나 경제ㆍ경영학 이론에 따르면 기업이 정말로 건실하고 투명하게 경영을 하면 거기에 따라서 프리미엄이 붙고 보상에 따라서 주식시장에서 가치가 더 높아지는 게 정상인데 우리나라는 완전히 반대현상이 일어납니다. 투명한 기업일수록 변동성이 작다 보니까 오히려 저평가됩니다. 작전세력이 붙었다고 하면 갑자기 2배, 3배, 10배까지도 뜁니다. 그러니까 불투명한 기업에 혜택이 가는 불투명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시장이고요, 국가에서 운영하는 시장에 불투명 프리미엄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 우리 모두가 굉장히 부끄러워해야 할 일인데 지금 그런 것들이 일어납니다. 투명경영을 하고 정직하게 경영하면 보상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평가절하가 되다 보니 아무래도 동인들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통 창업한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돈을 버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동인 중 하나지만 사실은 돈만 보고 그 일을 하다가는 오래 견디지 못합니다. 실리콘밸리를 포함해서 성공하는 기업들에게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한지 조사해보면 보통 5~7년 정도가 되는데요, 일반적으로 돈만 목적으로 하고 창업하는 경우는 3년을 못 버티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시면 사실은 모두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돈만 목적인 사람은 3년 정도가 지나고 나서도 아무런 희망이 안 보이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다른 쪽으로 가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은 성공한 대부분의 경우는 돈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남이 시키는 일이 아니라 자기가 스스로 일하고 또 회사생활에서 자기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임원진의 승인을 못 얻어서 화가 나서 그것을 가지고 나가 창업해서 세상에 한번 증명하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가진 경우 5년, 7년을 버텨서 결국 성공의 결과를 보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보상이 적다는 게 창업을 좀 저해하는 조그만 요인은 될 수 있겠지만 이것만 가지고 전 세계적인 트렌드와 괴리현상을 보이는 우리나라의 현상을 설명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다음 셋째 질문이 성공확률이 낮은 건데요, 저는 이게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 왜 우리나라에서 성공확률이 낮은가? 다른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서 새롭게 창업하고 중소기업, 벤처기업을 운영할 때 우리나라는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가? 3가지 정도 요인을 말씀드릴 수 있겠는데요, 첫째로는 다른 사람 탓할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우선은 중소기업 창업자나 벤처기업 경영자 스스로가 실력이 너무 떨어집니다. 경영능력이 너무 떨어지는데, 문제는 자기가 모르는 건 보이지 않다 보니까 자기 때문인 줄은 아는데 도대체 내가 어떤 부분을 어떻게 바꾸면 회사가 살아날지 그것을 모르는 겁니다, 안타깝게도. 그래서 중소기업, 벤처기업 경영진의 실력부족, 경영능력 부족을 첫째로 꼽을 수 있겠고요, 둘째로는 산업지원 구조 문제입니다. 기업이라는 게 사회에서 혼자만 창업해서 혼자만 살아남는 게 아니라 그 기업이 잘될 수 있도록 힘을 덜어줄 수 있는 여러 가지 기반이 되는 구조들이 있는데 그런 사회적인 구조나 기반이 제대로 기능을 못 하면 각 개별기업에 굉장한 부담이 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로는 요즘 계속 화두가 되고 있는 중소기업, 벤처기업과 대기업 간의 상생문제입니다.

중소기업 경영진의 실력부족이야 더 말씀드릴 필요는 없는 것 같고요, 사회적인 지지구조의 문제인데요, 대표적인 게 5가지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인력을 제공하는 대학이 있겠고요, 새롭게 창업되는 회사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 있겠고, 자금을 대출해주는 금융권 그리고 그 일들을 하청 받아서 대행해주는 아웃소싱 업체들 그리고 정부의 환율정책이라든지 R&D(연구개발) 정책이라든지를 포함한 여러 가지 정책적인 부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요, 그 좋은 설명이 넷째 아웃소싱 업체 같습니다. 어떤 콜센터를 대행해주는 업체가 있다고 예를 들겠습니다. 만약 기업들 스스로가 안내원들을 고용해서 소비자들과 계속 전화상담을 시키는 비용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전문성 있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전문회사가 있다고 생각해 보시면, 만약 그런 고객 담당하는 전문회사가 훨씬 싼 가격으로 그런 일들을 해준다면 창업하는 회사들이 다들 내부적으로 각각의 조직을 가져갈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런 일들을 다 덜어줄 수 있고요, 그러면 몇 명 안 되는 인원으로 중소기업 창업을 한 입장에서 자기들 본연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 훨씬 성공확률이 높아지는데요, 지금 그렇지가 못한 실정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인력이 부족한데 이런 일도 해야 하고 저런 일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예를 들어 대학에서 인력들만 잘 기르면 중소기업에서 그냥 그 인력들을 써도 되는데 그렇지가 않은 형편이다 보니 중소기업에서 교육도 시켜야 되고요, 그런 것들이 기업에 다 부담인 것 같습니다.

만약 대학에서 인력을 제대로 공급해주고 벤처캐피털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투자하고 적절한 조언을 해주고 금융권에서도 기업의 리스크에 따라 이자율을 매겨서 적절하게 대출해주고 아웃소싱 업체들이 발달하고 정부정책도 중소기업 친화적으로, 대기업 친화적이 아닌 중소기업에 집중해서 여러 가지 정책적인 배려가 있다면 기업들의 성공확률이 높아질 것 같은데요, 사실은 이 5가지 전부 굉장히 척박합니다, 상대적으로. OECD 선진국과 비교해 봐서도 차이가 날 정도로 굉장히 척박한 현실이다 보니 개별기업이 전부 이런 일들을 해야 되고요, 그렇다 보니 실패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셋째로는 다시 말씀드리기도 정말 민망할 정도로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거래관행 문제들인데, 여기에 정부조직도 숨어 있습니다. 사실 정부에서 하는 공공기관도 어떻게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거래관행을 악용해서 오히려 거기에 편승하는 측면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쪽이 소프트웨어 업체인데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 왜 이렇게 척박한가? 원인은 하나입니다. 대기업 SI업체 때문이거든요. 그 산업구조 때문에 결국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가 못 자라고 그것들이 연쇄적으로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없어지는 결과를 가져오고 그 영향을 받아 아이폰이 나오고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삼성, LG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어요. 결국은 자기가 한 일 때문에 자기 발목이 잡히는 그런 형태인데요, 그리고 그게 국가경제에 굉장히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여기서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SI업체들 때문에 생긴 불공정 거래관행 구조를 정부에서 바로잡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악용해서 담당자들 실적 올리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이 굉장히 심각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질문이 리스크(risk)가 크다는 것인데요, 그러니까 한 번 창업했다가 실패하면 다시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그런 구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게 창업을 가로막는, 새싹들이 생기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습니다. 창업한 업체들의 실패확률이 높다는 것은 앞서 말씀드렸고요, 이 넷째 문제는 싹 자체가 생기지 않게 하는, 창업 자체를 가로막는 굉장히 큰 걸림돌인 것 같습니다. 아까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말씀드렸는데요, 혁신적인 아이디어만이 우리의 살길이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그 전제는 실패가 용인되어야 합니다. 실패하지 못하게 하면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뛰어들지 못하거든요. 사회적인 분위기나 기업의 분위기가 실패를 용인해야만 혁신적ㆍ창조적인 아이디어가 가능한 건데 우리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으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부르짖고 있어요. 이것은 뭔가 아주 잘못된, 혁신에 대한 아주 그릇된 관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혁신이 일부 천재들이 어디 골방에 틀어박혀서 100%의 성공확률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 잘못된 것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예를 들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언론이 실리콘밸리는 성공의 요람이고 거기에서 우리가 많이 배워야 한다고 보도했는데 저는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반대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저도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털 쪽 일을 1년 정도 했었는데요, 거기서 일을 해보면 정말 실리콘밸리의 핵심은 성공의 요람이 아니고 실패의 요람에 있습니다. 즉 100개 중에서 하나만 성공하고 99개가 실패합니다. 그 하나가 왜 성공했는지를 살펴보면 오히려 큰 것을 놓칩니다. 오히려 99개의 실패자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처리하느냐를 보아야 합니다. 거기서는 한 번 실패하더라도 다시 기회를 줍니다. 물론 그 전에 전제조건은 있습니다. 성실하고 도덕적인 실패에 한해서 다시 기회를 줍니다. 그 사람들은 그 전에 했던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으면서 실수와 실패가 사회자산화됩니다. 그렇게 되면 점차 성공확률이 높아지고 한 번 크게 성공하면 그 전에 99번 실패했던 것들을 다 갚고도 남음이 있는 게 실리콘밸리의 성공의 방정식 아닙니까? 그러니까 실리콘밸리의 성공의 핵심은 무엇인가? 성공한 사람들을 더 크게 성공하게 만드는 토양이 아니라 실패한 사람들을 그 후에 어떻게 사후처리하고 실패를 어떻게 사회적인 자산화해서 우리 모두의 것으로 만드는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실리콘밸리는 성공의 요람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데 그 대표적인 이유가 대표자 연대보증 때문인 것 같아요. 무슨 뜻이냐 하면, 기업이 빚을 얻을 때 대표이사도 연대보증을 지는데 기업이 망하게 되면 그 회사의 빚 100%가 대표이사 개인 빚이 됩니다. 그런 구조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대표이사 입장에서 기업을 접어야 될 시기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데 기업을 못 접습니다. 왜냐하면 기업을 접는 순간 주주들에게는 더 이상 손해가 가지 않지만 대표이사는 개인 빚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다른 일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전개되니까요. 그래서 무리해서 사업을 계속 운영하게 되고요,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못사는 회사가 덤핑을 하는 정말 이상한 현상이 생깁니다. 원래 선진국 같으면 1위 업체나 잘사는 업체들이 조그만 업체들을 없애기 위해서 덤핑을 합니다. 그래도 견딜 만하니까요. 우리나라는 반대로 못사는 회사가 덤핑을 합니다. 즉, 선금만 받을 수 있으면 결과적으로 손해가 나는 프로젝트라도 불나방처럼 계속 뛰어들게 되고요, 거기에 부채질하는 것이 눈먼 돈들인데 정부에 눈먼 돈이 아직도 많고요, 민간 쪽에도 스마트하지 못한 눈먼 돈들이 많은데 이게 계속 수명을 연장시킵니다. ‘파 이스턴 이코노미 리뷰’ 기자가 우리나라 경제를 ‘좀비 이코노미’라고 말했었는데요, 10개 정도 기업이 있는데 한 기업이 망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업이 그냥 빨리 망하지 않고 계속 덤핑을 합니다. 못사는 회사에서 덤핑을 하다 보니까 나머지 9개 건실한 회사들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덤핑을 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 보니 하나씩, 둘씩 망합니다. 마치 좀비가 하나 탄생하면 나머지 건강한 사람들을 물어서 전체가 좀비가 되는 것처럼 그렇게 건실한 산업구조 하나를 하나의 부실기업이 전체를 다 망가뜨리는 현상이 나타나서 외국 기자들이 한국 기업들 보면서 ‘좀비 경제’라고 합니다.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 자체만 봐도 사실은 문제가 있는 게 이런 구조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이 계속 나타나면서 악순환을 겪는데요, 그러다가 결국은 산업을 다 파괴한 다음에 그 기업도 망해서 대표이사는 다시는 재개하지 못하는 금융사범이 되고 마는 상황이 악순환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새로 창업하려고 마음먹는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성공확률도 낮은 데다 한 번 실패하면 자기 평생에 다시는 기회가 없는 그냥 100% 금융사범이 되는 그런 결과들을 보면 뛰어들지 못할 겁니다. 그게 지금 20대 젊은이들이 안정지향적으로 가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왜 도전정신이 없는가? 그것은 사회의 인센티브 구조가 그들을 그쪽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카이스트에서 20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보면 제가 젊었을 때보다 어떻게 보면 더 인디펜던트하고 호기심 강하고 독립심 강하고 자기주장 강하고 모험심 많습니다. 저는 몇십 년 전 선배들보다 지금 젊은이들이 오히려 그런 쪽에 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사회적인 그런 구조가 더 큰 힘으로 그 젊은이들을 몰아붙여서 이제 안정지향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그런 것들이 굉장히 안타깝고요, 이런 문제만 해결되더라도, 즉 한 번 실패하더라도 정말 성실하고 도덕적인 실패 같으면 다시 기회를 준다면 많은 젊은이들이 새롭게 도전할 수 있고 여기서 혁신, 창조 이런 것들이 다 나타날 수 있을 것 같은데 근본적으로 숨통이 막혀 있는 그런 사회구조 때문에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보면 너무 비판적인 또는 문제제기만 했던 것 같은데요, 그럼 어떻게 이런 것들을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답은 없지만 제 나름대로 하나씩 고민을 해봤는데요, 10여 년 전에는 어느 한 부분만 고쳐도 거기서부터 선순환을 시작하면 그것이 사회 여러 분야로 파급돼서 전체적인 문제가 바로잡히는 시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 구조가 너무 오랫동안 내버려둬 고착화가 되어서 이제는 한두 군데 손봐서는 도저히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하냐 하면 이제는 거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다 자기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 하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각 분야마다 자기가 할 몫을 다 해야 겨우 고쳐질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옛날 정부 때는 사실 정부가 혼자 결정하면 다른 사회 부분들이 다 따라올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사회 각 부분들이 워낙 커졌기 때문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면 산업계의 기업도 글로벌 기업이 돼서 사실 독자적으로도 생존 가능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전면에 나서서 사람들을 끌고 가기보다 오히려 뒤쪽에서 전체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조율하면서 밀어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까 작은 이유이기는 하지만 불투명한 거래관행이 오히려 보상받는 구조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그 구조를 알기 위해 머니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많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왜 그런가? 사실 이유는 간단한 것 같습니다. 잡힐 확률도 낮고,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제가 사업하면서 사기꾼 정말 많이 만나봤는데 사기꾼들은 생각이 단순합니다. 한쪽에는 자기가 이번에 사기를 치면 얼마를 벌 수 있는지 액수가 계산되고요, 또 한쪽 편에는 잡힐 확률과 한 번 잡혔을 때 손해 보는 액수를 곱합니다. 일종의 기회비용이라고 할까요. 한 번 잡혔을 때 얼마 정도 손해 보는지가 나오는데 그 둘 중에서 어느 쪽이 큰지 비교해보죠. 그러니까 순수하게 경제학적으로만 생각해도 이 사람들 행동에 답이 나오는 것이 잡힐 확률도 낮고 잡히고 나면 3, 4년만 고생하고 나오면 몇십억 자기 평생 먹을 돈을 건질 수 있는 거니까 그 정도 투자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거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막기 위해서는 2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은데요, 잡힐 확률을 지금보다 훨씬 높이거나 또는 한 번 잡혔을 때 손해 볼 수 있는 액수를 지금보다 훨씬 높이거나 둘 중에 하나 아닙니까? 그런데 잡힐 확률을 높이는 것은 힘든 것 같습니다. 산업분야에 전문가들이 워낙 많고요, 전문성이 공공기관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나가는 경우도 많고 그리고 또 공공기관에서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고요, 특히 작은 정부,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하다 보면 감시하는 사람들 숫자도 늘릴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잡힐 수 있는 확률을 현상유지만 해도 굉장히 벅찬 일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그러면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한 번 잡혔을 때 손해 보는 액수를 지금보다 10배, 100배로 높이는 겁니다. 예를 들어 머니게임, 주식 조작하고 잡히면 사형을 시킨다고 생각해 보시면 잡힐 확률이 아무리 낮아도 손해 보는 게 너무나 크니까 이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고 범죄행위를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관점에서 정부가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데 나타나는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건 그러한 징벌적인 배상제도, 영어로 퓨너티브 대미지(punitive damage)입니다. 지금까지는 화이트칼라 범죄는 약하게 처벌하고 했지만 그게 못사는 사람들 돈 빼앗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살인죄보다 더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그러니까 전체적인 법 제도 정비 관점에서 이런 punitive damage를 고려해야 그나마 정부에서 세금을 적게 거두면서 ‘작은 정부, 효율적인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제가 주식시장에서의 머니게임 쪽만 말씀드렸지만 거기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도 이런 감시기능 강화를 대체하는 게 일벌백계 기능, 그런 징벌적인 배상제도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아까 왜 실패확률이 높은가를 말씀드리면서 3가지 말씀을 드렸는데요, 우선은 누구 탓할 필요 없이 중소기업 경영진 스스로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는데 그 실력을 늘리는 방법이 2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모르는 부분은 새롭게 공부해서라도 개념을 가지는 것, 개념을 가지면 자기가 못 보던 분야의 시야가 트이는 법이니까 공부를 하는 게 있겠고요, 또 하나는 그것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일입니다. 2가지 단계로 현업에서의 실력이 길러지는 건데, 첫째 단계는 지금 교육시스템으로는 안 되고요, 현재 대학에서 하는 교육시스템들이 대부분 대기업에 맞춰져 있다 보니까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못 받습니다. 중소기업들은 직원 한 사람을 하루 보내기도 벅찬 형편인데 대학의 단기과정들은 석 달 과정, 보통 짧은 단기가 석 달, 두 달 이렇습니다. 또 이론교육이 많고 실무교육이 별로 없고요, 어쩌면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적합한 교육은 울트라쇼트 텀(ultrashort term, 초단기), 예를 들면 사흘 만에 마케팅을 다 배울 수 있다든지 그런 방법을 도입해야 하고요, 그중에서 이론교육은 절반 이하로 하고 나머지는 그런 이론들을 현재 하고 있는 업무에 어떻게 적용시키는지를 1대1 코칭을 통해서 다 봐주면 그다음부터 이 사람들이 제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교육시스템을 그 사람들에게 맞게 대학에서도 노력할 수도 있고 정부에서도 노력할 수 있는 몫인데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경영자들의 실력을 한 단계 올려줄 수 있는 이런 교육과정들을 공적인 관점에서 또는 평생교육 관점에서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평생교육비가 OECD국가 중 최하위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런 쪽으로 개선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요, 그다음에 또 배우더라도 실제로 이 사람들이 현업에서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요즘 보면 대기업에서 조기은퇴하시는 임원분들이 많은데 이럴 때 그분들을 잘 쓰면 그분들의 전문성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그분들도 보람 있게 일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하나 말씀드린 것이 산업지원 구조인데요, 우리나라의 부실한 산업지원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사실 대학도 노력해야 되고 벤처캐피털도 노력해야 되고 금융권 다 마찬가지인데 그중에서 시간관계상 하나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벤처캐피털들은 돈만 지원해주는 데가 아니지 않습니까? 벤처캐피털이 일반적인 투자자와 다른 점이 돈도 투자하지만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경영조언을 해주고 그리고 또 거기에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주고 고객을 연결해주고 또 처음 사업하는 사람이 가지지 못하는 사회적인 신뢰도도 유명한 투자자들 같으면 제공을 해줍니다. 그런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려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되는 조건이 3가지인데요, 첫째는 어느 분야든지 해당분야의 전문지식이 있어야 되고요, 둘째로는 직접 경영을 해보고 사람들을 관리해봤던 경험이 있어야 적절한 조언을 실제로 해줄 수가 있고, 셋째로는 그런 비즈니스 네트워크들이 있어서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자기가 투자한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데요, 지금은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만 예전만 하더라도 금융권에 계시던 분들이 벤처캐피털로 오시다 보니 기술에 대한 전문성 없고요, 직접 경영 안 해봤고요, 그리고 그 분야에 필요한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벤처캐피털이 아닌 겁니다. 돈만 주는 것은 벤처캐피털이 아니거든요. 그러면 성공확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가 없고요, 그래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제가 말씀드린 최소한 3가지 요건은 갖춘 사람이 되어야 선순환 구조에 들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다음 여러 가지 비즈니스 관행인데요, 감시기능 강화가 우선인 것 같습니다. 요즘 여러 가지 이익공유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들이 많은데 저는 우선순위가 오히려 다른 쪽인 것 같습니다. 무엇이냐 하면 사실 이익공유제는 결과에 해당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결과를 지금 논하기보다 그 결과를 만들기까지의 과정 중에서 현행법으로 불법적인 부분들부터 먼저 다루는 게 맞다고 봅니다. 결과도 논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지만 순서상으로 보면 오히려 현 비즈니스 관행상 현행법에 불법적인 부분들부터 일벌백계하는 것이 사실은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왜냐하면 지금도 불법적인 부분들이 굉장히 많이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감시기능을 정말로 강화해야 될 것 같고요, 사실은 정부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 못 하는 경우가 거의 10배에서 100배 정도 숨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거기에다 일단 제소한다는 것은 그 대기업과는 거래관계를 끊겠다는 거고요, 망하겠다는 각오를 한 회사만이 제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소 안 하는 기업들이 왜 제소를 못 하는지에 대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불법적인 부분들을 없앨 수 있는 방안은 뭔지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해야 될 것 같고요, 또 망할 결심을 하고 제소하더라도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 고발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다른 쪽에서는 검찰에 고발을 못 하니까요. 그런데 제소를 받고도 그중에서 아주 극소수만 고발합니다. 지난 몇 년간 실제로 고발건수가 5건인가 굉장히 극소수라고 봤는데요, 제소를 받았으면 그중에서 정말 합리적인 부분들은 실제로 고발권이 행사돼야 그걸 보고 억울한 상황이 있으면 결심하고 제소할 수 있는 기업도 생기게 되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그쪽 분야도 다시 한 번 더 논의하고 심도 있게 따져봐서 근본적으로 바꿀 것은 바꿔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문제의 핵심은 대기업에서 실제로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팀 내에 있습니다. 실제로 현업을 담당하는 팀원 그리고 그 팀을 담당하는 팀장 내지는 그 담당 임원에 있습니다. 인사고과 시스템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대기업 총수가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서 1조를 내놓는다고 선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내에서 중소기업과 일하는 담당자들의 인사고과 시스템이 연단위 수익에만 맞춰져 있으면 이 사람들은 절대로 안 움직입니다. 정말 국가적으로 보면 중소기업 파트너들과 제대로 상생해야만 좋다고 자기가 아무리 철석같이 믿고 있더라도 단기적인 실적이 안 좋으면 바로 잘릴 수 있는 사람들은 절대로 그렇게 못 합니다.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정부가 왜 이 부분을 안 보고 있는지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어떤 기업총수가 나서서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에 대해서 굉장히 강하게 주장한다면 그런 일을 담당하고 있는 현업부서의 인사평가 시스템이 그런 것들을 고려해 과연 바뀌었는가? 총수의 선언 직후에 바뀌었는가? 저는 그 부분이 문제의 핵심인 것 같은데요, 그 부분을 바라보고 만약 그게 안 바뀌면 몇 년이 지나도 대기업은 바뀌지 않는 거고요, 만약 그게 바뀌면 다른 부분 필요 없이 아마도 많이 바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전 국민 내지는 언론에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그 부분에서의 변화만 계속 추적하다 보면 실제로 변화가 나타날 텐데 그 부분에 대한 관심은 거의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정부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권고안을 만들 수도 있는데요, 그런 일도 벌어지지 않고 있고요, 이런 이야기는 제가 한 5년 정도 정부에서 위원회도 하면서 계속했었는데, 벌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에 대한 위험도를 낮추는 건데요, 예전에 정운찬 총리께서 대표이사 연대보증 문제를 언론에 말씀하셨거든요. 그런데 그 직후 세종시 문제 때문에 이슈가 완전히 묻혀 버렸는데요, 현재 금융기관들이 대표이사 연대보증제도를 완전히 없애기는 힘든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있다면 어느 쪽 방향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사실은 필요한 것 같은데 전혀 activity(실행)가 없다는 게 문제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쪽에 대해서 어떤 개선안을 고민해볼 시점이 된 거 아닌가 싶고요, 그리고 사실 근본적으로 보면 처음에 창업할 때는 위험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담보가 없습니다. 사실은 이런 기업에 돈을 빌려주면 안 되고요, 이런 기업은 투자를 받아야 됩니다. 그러니까 빚을 얻어서 새로운 기업이 경영되는 건 굉장히 바람직하지 못하고 주식 형태로 투자를 받아야 되는 건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전문용어로 equity financing pool(자기자본 주식 조달시장) 자체의 크기가 굉장히 작습니다. 그렇다 보니 새로운 기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요, 파이낸싱 방법은 주식에 투자하는 에쿼티 파이낸싱, 또 하나는 빚을 주고 경영을 하게 하는 debt financing(타인자본 금융 조달) 등 2가지가 있다고 보면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파이낸싱 풀에서 debt financing 쪽만 너무 많고 equity financing 쪽은 지나치게 낮습니다. 그래서 equity financing pool의 크기가 어느 정도 크면 자연적으로 지금보다는 훨씬 많은 직접적인 투자가 벌어지게 되고요, 그러면 기업이 망하더라도 대표이사는 연대보증 형태는 아니니까 기업을 정리한 다음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런 equity financing pool을 늘리는 문제를 좀 더 고민하고 활발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식, 그러니까 전 세계적으로는 스마트폰 열풍, IT벤처 창업열풍에 휩싸여 있는데 우리나라만 거기서 빠져 있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이게 그대로 계속 간다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경제활력을 잃어서 미래가 굉장히 불확실하다는 위기감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하고 대안을 찾는 노력이 정말로 중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은 어떻게 보면 이념논쟁보다 이런 쪽이 정말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고 이번 시기를 놓치면 다시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것들이 사회논의의 장으로 거의 올라오고 있지 않은 현상 때문에 제가 이번에 이런 주제로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긴 시간 두서없이 말씀드린 것 같은데요,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 회:안 교수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강연을 듣고 보니까 그동안 막연히 느껴왔던 것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정리가 되는 것 같고, 특히 최근에 사회적으로 논의가 큰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문제라든지 또는 아까 말씀하셨던 대표이사 연대보증제 문제의 개선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그럼 안 교수님의 강연에 대해 아까 소개했던 두 분 토론자들이 먼저 질문하고 토론자들의 질문에 이어서 오늘 참석하신 분들의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문소영 차장 질문하시죠.

 

문소영:오늘 강의 너무 잘 들었고요,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IMF 환란 이후 한 10년 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고리가 끊어져서 고용이 없다는 얘기가 많았고, 그 이유 중 하나가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을 한다는 것인데 지금 교수님 말씀을 들으면 IT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고 계시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안철수:사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것은 대기업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어떤 분야에 이미 시장이 입증되고 거기서 본격적으로 전 세계적인 경쟁을 할 때 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가능하면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공장을 해외 이전한다든지 또는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고용을 줄인다든지 하는 쪽으로 많이 발전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고용이 창출되는 쪽은 새로운 혁신적인 분야에 처음 진입하는 부분, 실험적인 부분 내지는 서비스산업 이런 분야인데요, 그래서 고용 없는 성장이라고 한 말은 대기업에 해당되는 얘기이고, 새로운 혁신적인 아이디어 분야는 오히려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전에 정보통신부가 있던 시절에 새로 장관이 되신 분과 토론을 했습니다. 이분이 말씀하신 게 기억이 납니다. 이분이 장관이 된 다음에 처음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을 들여다보았답니다. 그런데 두 번 놀랐답니다. 첫째는 왜 그렇게 시장규모가 작은지 처음 놀랐고요, 둘째는 그렇게 작은 시장에 왜 그렇게 사람들이 바글바글 몰려들어서 일하고 있는지 놀랐다고 하시면서 세상에 그렇게 비효율적인 산업은 처음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대기업에서 오신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때 토론자였기 때문에 역으로 드린 질문이 이런 거였습니다. “장관님, 바꿔서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작은 산업 규모에 많은 사람이 일하고 있다는 말은 영어 표현으로 ‘labor-intensive(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거고, 그러니까 그런 산업 성격을 가진 쪽이 조금만 발전하면 엄청나게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그러면 국가 차원에서는 그런 쪽으로 일하셔야 되는 것 아니냐”고 역질문을 드렸었는데요, 그런 식으로 산업에 따라서 대기업 위주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고용 없는 성장이 될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또는 더 넓게는 서비스산업, 또 새로운 벤처 쪽은 인력을 없애는 쪽이 아니고 오히려 인력이 조금만 더 육성되면 엄청나게 많은 일자리들이 생길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시선을 좀 돌렸으면 합니다.

 

문소영:그러면 우리가 페이스북 같은 것을 보면 페이스북이 굉장히 발전하고 있고 유저로 참여하는 사람들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는데요, 페이스북이 계속 발전하는 것이 페이스북 자체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이냐 이런 것에 대해서 사실 의문점이 있잖아요. 관련사업으로 확산되는 건지, 아니면 그 기업 자체가 고용을 그만큼 창출하게 될 수 있는 건지 추가로 설명해 주십시오.

 

안철수: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크인데 그것 말고도 저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휴대폰이 옛날에는 그냥 전화기 하나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요즘은 발전해서 이제는 단품 하드웨어가 아니고 플랫폼(platform)이 됩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이 휴대폰 자체가 휴대폰 하나만 판매하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애플 아이폰을 위해서 다른 소프트 회사들이 거기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면서 이게 하나의 장터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플랫폼이라고 하는데요, 가정용 게임기를 소니라든지 닌텐도에서 만드는데 거기에서 그것을 만드는 이유는 그것 자체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거기가 장터가 되어서 많은 다른 소프트웨어 산업들이 살아나는 그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이제 플랫폼이라고 하는데요, 예전에는 하드웨어에서만 그런 일이 일어났었는데 요즘은 웹사이트에서 일어납니다. 즉, 페이스북이 옛날에는 하나의 웹사이트였는데요, 사람들이 그냥 거기에다 자기 정보만 올려놓고 그 사이트만 이용했는데 요즘은 이게 플랫폼이 됐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대거 등장했고요, 대표적인 게 징가입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3년 만에 매출 1조를 달성한 그런 회사들이 페이스북 덕분에 새롭게 나타났고요, 그리고 페이스북이 거기에 있는 자기 친구관계들을 다른 회사들도 쓸 수 있게 공개했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의 친구관계를 이용해서 새롭게 창업하는 회사가 수천 개에 이릅니다. 그러니까 한 기업이 자기 기업으로만 국한되지 않고 주위에 생태계를 만들면 얼마나 많은 새로운 창업이 이루어지고 고용창출이 되는지를 나타내는 굉장히 좋은 예인 것 같습니다.

 

사 회:서두원 국장 질문하시죠.

 

서두원:안 교수님 강연의 주제가 기업가정신인데요, 여러 가지 잘못된 구체적인 현상들을 짚어주시고 거기에 대한 구조적인 원인을 여러 가지 들어주셨는데 좀 더 근본적인 데로 들어가 보면 한국의 자본주의 단계와 수준에 대해서도 우리가 짚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제대로 된 주주자본주의냐, 아니면 주주자본주의를 넘어서 이해관계자가 모두 혜택을 받고 참여하는 stakeholder capitalism(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이냐? 제가 보기에는 지금 오너자본주의에서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않으냐, 이런 기본적인 구조가 좀 더 근본적으로 해결되어야만 다른 것들이 풀리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철수:예, 사실 저도 100% 공감하는 내용이고요, 지금 우리가 너무 빠른 시간에 이렇게 발전하다 보니까 실제로 논의되어야 할 중요한 사항에 대한 논의 없이 그냥 이렇게 미국적인 사고방식을 그대로 다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보면 자본주의의 정답이 미국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예를 들면 이런 논의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기업을 경영할 때 수익이라는 게 그 기업의 목적이냐? 대부분의 국민상식이 ‘기업의 목적은 수익창출이다’라는 것이 되고 있는데요, 사실은 그렇지가 않고요,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여러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고 경영학 교과서를 보면 거기에는 오히려 그런 말이 안 나오고 ‘기업활동의 결과가 수익창출이다’라는 게 정설입니다. 그러니까 그것조차도 굉장히 와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기업에서의 수익이라는 게 과연 목적인지, 아니면 열심히 본연의 활동을 한 결과인지에 대한 논의들이 일어나야 되고요, 또 말씀하셨듯이 주주자본주의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주주뿐만 아니라 종업원이라든지 소비자라든지 공급업체라든지 여러 가지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의 혜택이 필요하고, 이게 발전하면 결국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될 것 같고요,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 이야기가 거기에서 좀 더 발전된 형태가 되는데요, 그래서 이런 것에 대한 논의, 또 이사회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오너라는 표현을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데요, 대주주가 있는 거고 그 대주주는 자기의 몫만큼 거기에서 자기 지분이 있는 건데 그것을 가지고 오너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으냐는 게 제 생각이고요, 그러한 여러 가지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 논의과정 이런 것들이 필요한데 지금 그게 완전히 빠진 채 여기까지 왔는데 이것을 그대로 이야기 안 하고 계속 가다가는 문제의 소지가 많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우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논의를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두원:네, 어떤 현상을 개선할 때 편법을 쓴다거나 이럴 경우에 오히려 현상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고 장기적으로 문제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아까 대학이 우리 사회와 기업에 인재공급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측면을 잠깐 지적해 주셨고요, 그리고 대기업 위주로 인재를 육성하는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요즘 무슨 문제가 발생하느냐 하면 대학들이 기업을 위한 인재를 공급하기 위해서 거의 학원같이 학제를 개편하는 시도를 한다거나 비즈니스 스쿨이나 기술자 양성하는 쪽으로 가서 기초학문들이 상당히 위축되는 현상이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은 아까 말씀하신 것과 같은 평생교육에서 해야 되고 대학 본연의 기초적인 게 흔들리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런 균형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안철수:대학을 크게 나누면 2가지 대학이 있는데요, 하나가 아카데믹 스쿨이 있고요, 또 하나가 프로페셔널 스쿨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프로페셔널 스쿨은 의대, 법대, 경영대 같은 것인데요, 의학 이론만 많은데 사람 못 고치는 의사는 의사라고 부를 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프로페셔널 스쿨들의 목적은 철저하게 현장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사회에 공헌하고 실제로 역할을 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의대 나오면 의대 졸업하는 그 순간부터 응급실에서 일할 수 있어야 되고, 법대를 나오면 그 순간부터 법정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고, MBA를 받으면 바로 회사에 들어가서 그에 상응하는 회사를 위한 공헌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게 교육의 목표인데요, 그에 반해서 아카데믹 스쿨은 특히 대학 학부가 그런데요, 거기서는 기본적인 소양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요즘은 워낙 전문분야들이 다양하고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상이 너무 세분화되어서 거기에 정확하게 맞는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고요, 어떻게 보면 기본적으로 어느 분야든 자기 스스로 어떤 학습능력을 가지고 모험심과 도전심으로 협업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인재들을 기르는 게 아카데믹 스쿨 쪽의 목표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2개가 혼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전혀 교육목표가 다른데 어떻게 보면 대학에서 프로페셔널 스쿨 나오신 분들은 대학 전체를 프로페셔널 스쿨 개념으로만 생각하시고요, 거기 출신의 총장님들이 그렇고요, 또 반대로 아카데믹 스쿨만 경험하신 분들은 대학은 전부 그쪽으로만 가야 된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대학이라는 게 이런 다른 2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혼합해서 교육목표에 맞는 인재를 길러야 하는데 그 둘을 하나의 틀로 가두려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쪽을 좀 고쳐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추가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지금 대학에서 그렇게 인재들을 못 기르다 보니까 교육의 몫이 기업들에게 맡겨지는데요, 원래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대학에서는 소양 있는 인재를 기르고 대기업에서 그 사람들을 가지고 기업에 맞는 인재로 교육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몇 년 지난 다음에 경력직이 되면 그 사람들이 나와서 다른 창업을 새로 한다든지, 아니면 중소기업 가서 경쟁력을 가져다준다든지 하는 게 인력의 선순환구조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기업도 사람들을 기르기보다는 오히려 교육비에 투자하지 않고 중소기업 경력직들을 뽑습니다. 요즘 인력의 역조현상이 일어나는데요, 그러니까 장기간 인력을 기르는 데 교육비를 투자하지 않고 중소기업이 그 어려운 형편에서 겨우겨우 길러놓은 인력을 연봉을 얼마 더 주고 다 빼앗아 가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까 중소기업은 인력이 없고 경쟁력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더 이상 교육 여력이 없다 보니까 대학에서 인재들을 못 키운다고 불평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지금 빠져 있어요. 그리고 아까 그래프에서도 보여드렸듯이 지금 대기업에서 고용이 줄고 있는데 사실은 그 내용 중에 중소기업에서 경력직원들을 빼내 간 인력이 거기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중소기업에서 경력직 사람들을 대기업에서 스카우트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 아닙니다. 그냥 제로섬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빼버리면 사실은 대기업에서 일자리 창출 공헌도는 더 떨어집니다. 더 심각하게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오히려 대기업에서는 그 반대의 일을 해야 되는데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아직은 관심들이 많이 없으신 것 같은데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대학이 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서 소양 있는 인재들을 기르는 쪽으로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두원: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아까 실리콘밸리가 실패의 요람이고 이런 것을 통해서 한국도 진정한 창의성 있는 산업발전의 틀을 갖춰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지난 오랜 세월 한국은 성장동력이라는 단어를 써가면서 드라이브를 하고 엊그제도 몇 가지 나왔는데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또 지금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대기업들이 정말 패스트 폴로어(fast follower, 추격자)로 IT산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안철수:예, 2가지 말씀하신 것 같은데요, 우선은 정부의 성장동력과 관련되는 말씀인데요, 앤디 그로브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전의 인텔 CEO였는데 이 사람을 얼마 전에 블룸버그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 주장이 흥미가 있었는데요, 보신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 그 사람이 지금 미국 정부가 전체적인 성장률 목표를 가지고 계속 가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옛날에야 정부가 모든 것들을 컨트롤하고 더 큰 규모로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각 사회분야별로 다들 굉장히 크고 자생력 있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가장 규모가 큰 산업계 쪽은 정부가 기업과 친화적이지 않은 정책을 펴더라도 기업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이익을 많이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경영할 것이라는 겁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옛날에는 정부를 포함해서 사회 각 분야가 모두 한 방향으로 가서 목표를 달성하는 게 맞았는데 지금은 자생력 있는 분야는 그냥 놔둬도 되고, 정부에서 할 일은 다른 쪽에 집중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기업은 정부가 도와주든, 안 도와주든 혼자서 생산성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발전하는 쪽으로 갈 테니까 정부가 할 일은 고용 쪽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랍니다. 그러니까 정부는 모든 제도를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이라도 더 고용할 수 있게 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대기업들이 해외 중소기업과 많이 협력하는데 그것을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여러 가지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국가의 정책목표를 고용창출에다 두면 기업은 자기 스스로 생산성 쪽으로 가고 국가는 고용을 창출하는 쪽으로 가서 2개가 합쳐서 굉장히 바람직한 결과가 나올 거라는 겁니다.

저는 거기에 사실 100% 동의하는 바고요, 제가 신문에서 보니까 내년에 성장률 목표가 가장 위에 나와 있고요, 그 아래쪽에 고용목표가 있는데 그게 작년보다 줍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그냥 놔둬도 글로벌 기업이니까 열심히 생산성 목표를 향해서 갈 거고 대부분의 생산성은 거기에서 나오는 것 같고요, 정부는 오히려 국정의 최우선 과제를 고용목표에 맞춰서 모든 활동을 하다 보면 사회양극화 해결도 거기에서 나올 수 있고 중산층 건실화도 거기에서 나올 수 있고 또 모든 사회갈등도 많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기업은 기업대로 우리나라 생산성 목표를 달성하는 첨병에 서고, 정부는 정부대로 고용창출의 첨병에 서게 되는데 사실은 그게 맞는 방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아까 둘째 질문이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서두원:지금 IT업계에서 잘하고 있는 우리 대기업이 계속 더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데 우리가 창의적인 벤처 분야에서 5년, 10년 뒤에 완전히 뒤처질 것으로 보시는지요?

 

안철수:사실 뒤처질 것으로 봅니다. 왜 그러냐 하면 아이폰 예를 들어서 말씀드리면 될 것 같은데요, 아이폰이 무서운 것이 하드웨어 제조기술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거기에 지원하는 운영체제, 그러니까 핵심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이 굉장히 무섭고요, 그리고 그 주위를 둘러싼 생태계, 즉 애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서 애플사에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공급하는 세계의 수많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무서운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하드웨어 위주입니다. 하드웨어만 만드는 것 위주로 되어 있고요, 그리고 더욱 불행하게도 하드웨어 위주이긴 하지만 하드웨어의 가장 기반기술은 전부 외국에 로열티를 줍니다. 우리나라는 또 소프트웨어 기술이 없고요, 그리고 인력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계속 갈 수 있을까 지금 굉장한 위기감이 드는데요, 지금 나타나는 그런 현상들을 보시면 IT 수출은 사상 최대 아닙니까? 이게 좋아 보이지만 이제부터 사실은 굉장히 위기의 시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는 삼성이 구글 덕분에 살아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구글에서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를 만들어서 공개를 안 했으면 지금 삼성은 정말로 대책 없습니다. 못 이깁니다. 구글이 살려줬습니다. 그런데 구글이 자선사업체도 아니고 상장된 주식회사가 왜 저렇게 무료로 공급하느냐 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구글이 처음에 무료로 공급해서 기반을 다진 다음에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나면 그 가치사슬에서 많은 것들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플랫폼 장악이 그래서 무섭거든요. 구글이 플랫폼 장악을 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버전 업이 될 때마다 이익들을 조금씩 요구하게 되면 말단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끌려가는 수밖에 없고요, 저렇게 계속 가다 보면 5년, 10년 뒤 글로벌 기업의 하청업체, 제조 하청업체가 될 수밖에 없는, 사실은 그게 무서운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플랫폼에 관심을 많이 두어야 되는데 그게 아쉽습니다.

짐 콜린스라고 아실 겁니다. 경영학 쪽에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좋은 책들을 썼는데요, 최근에 쓴 책 중에서 How the Mighty Fall’(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기업이 망하는 과정을 잘 그린 책인데요, 거기에서 정말로 엄청나게 거대한 기업이 망하는 단계를 5가지로 들었습니다. 처음 1단계부터 진행해서 5단계까지 진입하면서 완전히 망하게 되는데 3단계 특징이 뭐냐 하면 그 기업의 성과가 최대입니다. 최고로 좋습니다. 외부 지표들은 다 좋습니다. 그런데 이제 내부의 문제 때문에 4단계로 진행하면서 급속도로 무너집니다. 우리가 지금 혹시 3단계가 아닌가? 지금까지 모든 효율성을 동원해서 옛날에 투자했던 것뿐만 아니라 미래에 우리가 벌 것까지도 다 긁어서 지금 현재 실적이 좋은 것 아닌가? 그런 시각을 가지고 한번 바라볼 필요가 있고, 만에 하나 그게 맞는 시각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세울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행스러운 건, 짐 콜린스도 이야기했는데요, 3단계가 굉장히 위험한 시기인데 리버서블(reversible)하답니다. 지금이라도 문제인식을 제대로 바꾸면 다시 돌이킬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돌이킬 수 있는 그런 단계라서 이런 문제를 공동 인식해야 하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 같습니다.

 

사 회:대기업 관계자분들이 와서 좀 듣고 그랬어야 하는데 하여튼 어떤 형태로든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문소영 차장이 간단한 질문 하나만 더 하시고 플로어에 계신 분들의 질문을 받겠습니다.

 

문소영:우리나라 싸이월드가 세계 최초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뻗어나가지 못했고, 그보다 한 2, 3년 뒤에 나타난 페이스북이 세계를 장악하고 소셜 네트워크 비즈니스를 크게 확산시켜 나가고 있는데요, 왜 싸이월드는 페이스북 같은 길을 가지 못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안철수:한마디로 우리나라 기업환경이 기득권을 과보호하는 환경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로마가 망한 이유도 사실은 기득권이 과보호되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경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등을 하고 있는 업체라도 치열하게 경쟁에 노출되어서 자기 스스로 계속 실력으로 1위를 유지한다면 그 기업에게도 좋고 전체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 같고요, 지금 구글이 편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구글이 나름대로 잘해 왔지만 끊임없이 도전받고 있고요, 요즘은 가장 대표적인 게 ‘빙’이라는 서치 엔진인데 그 빙 때문에 구글이 다시 내부 알고리즘을 다 바꾸는 식으로 지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마켓 셰어가 1% 줄어드는 것을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거기에 따라서 열심히 반응하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위를 유지할 만한 가치가 있는 회사가 1위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계속 발전하고 있고요, 소셜 네트워크 쪽도 보면 미국에서 처음 나온 소셜 네트워크 대표적인 게 프렌스터입니다. 그런데 프렌스터가 나와서 잘하고 있다가 그다음에 마이스페이스라는 소셜 네트워크 업체가 나와서 더 잘했기 때문에 1, 2위가 뒤집혔습니다. 마이스페이스가 잘나갈 때는 아무도 거기에 경쟁을 못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다음에 나온 페이스북이 다시 뒤집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실력 있는 회사가 1위를 할 수밖에 없고, 1위를 하면 1위를 하는 이유가 있는 게 그쪽 시장 논리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떠냐 하면 사실은 그렇지가 않고요, 오히려 새로운 싹들이 나오면 이 싹들이 다 죽습니다. 이렇게 싹들이 나와서 어느 정도 건강하게 자라나서 큰 업체에 위협이 될 만한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어느 정도 자라나야지 1, 2위도 뒤바뀔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그렇지가 않아요. 우리나라 기업구조를 동물원 구조라고 하지 않습니까? 삼성동물원이 있고요, LG동물원이 있고 SK동물원이 있습니다. 처음에 신생업체들은 자기가 만든 것을 납품하거나 어느 정도 입증하기 위해서 대기업과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때 보면 불공정계약이 맺어집니다. 즉, 우리 그룹에만 그 물건을 납품하고 다른 데는 일절 못한다고 막습니다. 그러면 처음에야 본인도 확신이 없고 해서 그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이거라도 해야 살아남으니까 계약을 한 다음에는 동물원에 갇힙니다. 그래서 다시는 다른 기업에 어떤 위협적인 존재도 되지 못하고 불공정계약 관계에서 거기에만 납품할 수밖에 없다 보니까 결국은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요, 그러면 새롭게 R&D 투자도 할 수 없고 사람들 못 뽑아서 그냥 말라죽습니다. 다 이렇게 미라가 되는 겁니다. 동물원에서 다 죽어 나가는 구조가 되어 있으니까 새로운 싹들이 못 자라는 굉장히 척박한 토양인데 그게 결국은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구조에 독이 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새로운 가능성 있는 싹들을 다 밟아 죽이는 구조가 한국 구조인 것입니다. 미국처럼 프렌스터를 뒤집어서 마이스페이스가 나오고, 마이스페이스를 뒤집고 페이스북이 나오는 그런 구조였으면 어쩌면 한국 내에서 가장 많은 한국사람들이 쓰는 소셜 네트워크가 싸이월드 말고 다른 게 있을 수 있는데요, 그러지 못하고 싸이월드가 계속 존재하다 보니까 사람들은 거기에 만족을 못 해서 요즘 페이스북 가입자가 놀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안타깝게 결국 한국 고객들을 전부 미국 회사에 내준 이런 구조가 된 것 같습니다.

 

사 회:질문하시는 분들은 돌아가면서 하는데 안 교수께서 질문 나올 때마다 혼자서 이런저런 답변하시느라고 수고가 많습니다. 이제 토론자들은 나중에 시간상황 봐서 추가질문을 하도록 하고 오늘 여기 오신 분들께 안 교수님 강의나 다른 관련된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하지만 질문이 있으시면 손을 들어 신청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성함을 밝혀주시고 질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의 관훈포럼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관훈저널에도 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진서(회원):관훈클럽의 박진서입니다. 먼저 안 교수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얘기부터 한 가지 하고 질문드리겠습니다. 5년 동안 꾸준히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응책을 발표하고 또 설득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안 교수님이 소위 대학사회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대학교수들과의 사이가 인간관계로 볼 때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안철수:제가 처음에 카이스트 갔을 때 tenure(정년보장)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새로운 연구보다는 학생교육과 사회활동 쪽으로 집중해서 논문 걱정 말고 편하게 하라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여건을 마련해 주셨어요. 그렇다 보니까 제가 상대적으로 다른 교수님들에 비해서 사회활동을 굉장히 많이 하는 편입니다. 최소한 제가 속해 있는 커뮤니티인 카이스트에서는 제 활동에 대해서 이해하고 서포트해 주시고, 저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진서:잘 알겠습니다. 문제는 모든 경제적인 문제가 정치적인 이해관계의 벽에 부딪혀서 하나도 변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정치인들이 모든 이해관계에 앞서 지나치게 자기들의 이해관계만 따지기 때문에 경제적인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세계은행 유럽담당 부총재를 지낸 J. F. 리처드라는 분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의 저서 ‘하이눈’을 통해서 “앞으로 20년 후에는 전대미문의 대변화가 세계의 모든 것을 뿌리째 변화시킨다. 그래서 여기에 대응 못 하는 국가와 기업은 지구상에서 사라진다.” 안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여러 가지 문제점은 여기에 다 포함되리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긴박한 변화의 고비에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아직도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건 지식인들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모든 지식인들이 정치인들을 설득하고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해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봅니다.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전공을 했기 때문에 여러 대학에서 그런 문제를 강의했었습니다만 하나도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무슨 문제가 있었냐 하면 취업한다는 개념을 바꿔야 합니다. 취업이 아닙니다.

 

사 회: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 지금 질문하시는 분의 얘기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안 교수님의 생각을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니까 질문을 간단히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박진서: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해서 죽 말씀하셨는데 일자리는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자기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서 자기의 가치를 파는 그러한 취업으로 콘셉트가 바뀌기 전에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이 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안철수:사실 그래서 ‘창직’이라는 개념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젊은 사람들이 더 이상 대기업에서 갖춰진 정형화된 일자리를 찾기보다는 ‘창직’,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 직업을 만드는 일을 하라는 것이죠. 그러려면 우선 자기가 다른 사람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도전해야 하고… 이런 것이 기업가정신 아니겠습니까? 제가 항상 언론 인터뷰에서 ‘기업가정신’을 말씀드릴 때 바랄 기(企) 자, 업(業) 자가 아니라 일으킬 기(起) 자, 업(業) 자다. 즉 그냥 경영자 마인드가 아니라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위험에도 불구하고 뛰어들어서 그런 것을 창조해내는 그런 마음가짐, 그게 기업가정신이라고 하는데요, 그게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 아닌가 싶고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창직’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사 회:또 다른 질문 해주시죠. 이번에는 저 뒤쪽에 계신 분.

 

권영국(회원):관훈클럽 회원 권영국입니다. 안 박사님께서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서 정부에 건의도 하고 제안도 하고 충고도 하셨다는데 정부에서는 거의 안 듣는다고 하셨습니다. 박사님 생각에 왜 정부에서는 이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지 설명해 주시고요, 또 한 가지는 만약 기회가 된다면 박사님께서 직접 정부에 들어가셔서 지금까지 해왔던 생각이라든지 의지 이런 것들을 직접 한번 펴볼 의향이랄까, 의향이라기보다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안철수:정부에 건의는 많이 했었는데요, 보니까 우선은 현장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저도 대학교수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아닌 대학교수님들 모여서 의견 듣고 정책을 만든다면 사실은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 같은데요, 그런 면도 있고요, 더 중요한 건 우선순위 문제 같습니다. 여러 가지 현안이 있는데 그중에서 우선순위가 떨어지면 거기에 대해서 빨리 반응하지 않는 쪽이 많은데요, 우리나라가 떨어지는 여러 가지 부분 중에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가장 모자라는 부분 중 하나가 리스크 매니지먼트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일이 생겼을 때만 임시대응책을 만들고 그 일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어떤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거기에 대해서 선행투자하는 일들이 필요한데 그런 일을 하면 속된 표현으로 일한 티가 나지 않다 보니까 사실은 그런 쪽이 자꾸 등한시되고 있습니다. 지금 기업이 초단기 목표를 가지고 운영되는데 국가도 초단기 목표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자꾸 그렇게 하다가는 계속 같은 사고가 재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옛날처럼 조그만 규모가 아니라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다 보니까 한번 사고가 나면 그 피해가 너무나 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당장 사고가 안 나더라도 여러 가지 국가가 져야 할 리스크에 대해서 리스크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만들고 그런 일들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은데요, 우선순위에서 리스크 매니지먼트 관련된 분야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문제도 또는 벤처기업 문제도, IT문제도 굉장히 떨어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국회의원을 제안받은 게 30대 후반이니까 10년 좀 넘은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거의 해마다 여러 가지 형태로 제안은 받았었는데 우선은 제가 잘 모릅니다. 정치가 뭔지 사실 제가 공부해본 적도 없고 잘 몰라요. 제가 생각해볼 때 제 나름대로는 여러 새로운 분야를 하기는 했습니다. 의사였고,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했었고, 경영자였고, 교수도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하면 할수록 제가 모르는 분야가 더 많이 눈에 띕니다. 그렇다 보니 다른 것은 몰라도 최소한 40대 정도의 사람이면 넓게 보는 건 힘들 것 같고요, 전문성을 계속 열심히 키워서 다른 사람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제가 지금 만 49세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고민 안 하고 있고요, 40대는 전문성 기르는 데 투자하자고 40대 초반에 결심한 다음에 한눈팔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한 지금 하고 있고요, 또 한 가지는 혼자서는 변화를 만들 수 없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일 바람직하지 않은 게 높은 자리에 올라서 아무런 변화도 가져올 수 없는 것이며, 그렇게 되면 그것은 정말로 제 인생을 낭비하는 것 같습니다. 제 인생을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make a difference’가 제 인생 신조인데요, 제가 살아 있을 때와 죽고 나서 어떤 흔적이라도 조그마하게 사회에 남아 있으면 그게 제가 제일 바라는 삶이라는 생각을 정말 진심으로 믿으면서 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직업도 바꾸고 했는데 혼자 들어가서 아무런 변화도 못 일으키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사 회:다음은 저 뒤에 계신 분 질문하시죠.

 

김기만(회원):동아일보에서 일했던 김기만 교수입니다. 자료 11쪽 관련해서 호리병 구조를 말씀하셨는데요, 최근에 국회에서 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크게 있었습니다. 내용은 중견기업의 개념과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었는데 중견기업이 커지면 오히려 그 이하의 작은 중소기업이 피해를 본다는 일부 의원들의 논리가 있었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문제인데 지금 전경련과 중소기업중앙회 사이에 중견기업 연합회라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단체들이 있습니다. 중견기업과 그 이하의 중소기업은 상충적인 관계인지, 보완적인 관계인지 말씀을 듣고 싶고요, 15쪽에서 IPO 마켓의 불투명성을 말씀하셨는데 실제 기업하는 분들은 코스닥 상장에 굉장한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IPO 마켓의 불투명성이 어느 정도이고, 개선책은 무엇인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안철수:사실 중견기업이 없다 보니까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직접 상대합니다. 그렇다 보니 워낙 규모의 차이가 있어 거의 아무런 목소리도 못 내고 일방적으로 끌려다닙니다. 사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바로 붙게 되다 보니까 결국은 거기에서 여러 가지 불공정이 생길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점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견기업이 생겨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직접 거래를 하고, 그다음에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거래를 한다면 그런 태생적인 문제들은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대로 놓아두면 불공정거래 관행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견기업들이 건실하게 존재하는 와중에서도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거래관행에 대해서도 계속 감시라든지 처벌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제대로 감시기능을 발휘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중견기업이 오히려 범퍼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기업도 지금처럼 너무나 작은 중소기업과 만만하게 거래하는 것도 없을 거고요, 중견기업 정도 되면 만만하게 볼 수는 없을 테니까요. 마찬가지로 벤처기업들 입장에서도 대기업보다는 중견기업과 상대하는 게 어느 정도 할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둘째로 IPO 불투명성은 사실 굉장히 부끄러운 일인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처벌권 강화가 저는 굉장히 시급한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punitive damage 그런 징벌적 배상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도 감시기능이 제대로 되어 있다고 볼 수 없지 않잖습니까? 그래서 나름대로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감시기능 강화에 최선을 다하고, 제도적인 면에서 붙잡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이고, 그다음에 제도적인 부분에서도 punitive damage 같은 것을 도입하면 지금 상황보다는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 회:예, 앞에 계신 분 질문하시죠.

 

현소환(회원):관훈클럽에 오신 만큼 안 교수님께서 우리 여론 형성의 첨병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언론의 역할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종편이 금년 말까지 4개, 또 24시간 보도채널이 하나 생긴다고 하는데 많은 분들이 과다경쟁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쁘신데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안철수:사실 제가 이쪽 분야는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 말씀드릴 자격이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요, 단지 조금 연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옛날 인터넷 시절 이전에는 컴퓨터 프로그램 하나하나를 구동해서 글들을 썼지 않습니까? 그러다가 인터넷이 보급되고 익스플로러 웹페이지가 등장하면서 나타났던 현상이 NHN 같은 거대한 포털들이 중심을 장악하고 오히려 정말 소중한 콘텐츠를 만드는 언론사들이 콘텐츠 프로바이더가 되어 버리는, 그래서 대부분의 이익을 실제로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쪽보다 오히려 그것을 장악하는 쪽이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요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한 예로 저는 아이패드를 들고 싶은데요,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다시 웹페이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하나하나의 앱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니까요. 그러면 콘텐츠 프로바이더인 언론 입장에서는 정말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겁니다. 예전에는 모든 컴퓨터를 쓸 때 웹페이지를 띄우다 보니까 NHN을 통해서 다들 언론사에 접속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사라지고 개별 프로그램, 앱을 쓰는 시대가 되니까 이제는 뉴스리더 역할을 하는 앱만 하나 제대로 장악해서 그것이 표준화되면 더 이상 NHN 같은 업체에 종속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렇게 패러다임이 급속하게 작년 말부터 아니, 올해 초부터 바뀌고 있는데 빨리 대응하시는 언론사가 많지 않더라고요. 이게 좋은 기회인데 왜 빨리 대응을 안 하시는지에 대해 IT전문가로서 언론을 볼 때 굉장히 아쉽습니다. 만약 언론사들이 어려우면 정말 신뢰할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곳이 아무 곳도 없게 되고, 그러면 무정부 상태에 빠질까 봐 저는 굉장히 두렵거든요. 그래서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한번 해보시면 어떨까 싶고요, 그리고 한 회사만 또는 한 언론매체만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서로 시너지가 날 수 있게 여러 매체끼리 연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보수 성향의 언론사들 또는 진보 성향의 언론사들끼리의 연합도 좋겠고요, 아니면 어떤 수직적인 분야의 연합들, 그래서 기술 쪽만 묶는다든지 그런 것들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소셜 뉴스가 많이 뜨고 있습니다. 즉 친구들이 추천하는 뉴스만 모아서 자동으로 편집하는 것들도 점점 영향력을 많이 가지게 되었어요. 요즘은 트위터로 뉴스를 더 많이 보는 시대가 됐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기능들까지 포함하고요, 요즘 뉴스들을 보면 외국언론사들은 상대적으로 굉장히 다양하게 실험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USA투데이 같은 곳도 최근에 합병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보완적인 콘텐츠 프로바이더들을 합병한다든지 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예를 들면 소셜 쇼핑 중에서 연결되는 쪽을 합병한다든지 아니면 타깃 광고하는 플랫폼을 만든다든지 하는 쪽으로 언론사들이 진출해서 이제는 더 이상 콘텐츠 프로바이더에 머물지 않고 거기에 유관된 시너지가 날 만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시도들이, 저는 IT 쪽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눈에 많이 들어오고 올 상반기 들어서 굉장히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언론사들도 지금 굉장히 다양한 실험을 시작하시면 훨씬 더 기회가 많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건강관리에 대해 말씀드리면, 제가 강연요청을 1년에 3천 건 받습니다. 저도 사실 놀랐는데요, 매일 평균 10건씩 받고요, 강연이 필요한 데가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지 사실은 놀랐는데 제가 카이스트의 풀타임 교수입니다. 카이스트는 풀타임 정교수로 tenure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석좌교수라는 타이틀을 추가로 줍니다. 저는 풀타임 교수로 대전에서 살고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까 외부 강의를 할 수 있는 게 80회 정도, 3천 건 중에 80회 정도로 100건 중에서 2, 3% 정도 할 겁니다. 그렇다 보니까 사실 건강에 대해서 신경을 쓸 만한 다른 일을 할 여력은 좀 없는 상황이고요, 그나마 제가 술을 전혀 안 마시니까 저녁시간 약속은 없고요, 골프도 제가 못 배웠습니다. 골프를 안 치니까 주말에 나름대로 책을 쓴다든지 하고 있어요. 다만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하고 있는데요, 집에서 사이클이나 트램폴린 같은 거 하고 있습니다.

 

사 회:오늘 교수님께서 대전에서 여기까지 올라오셨고, 우리가 여러 가지 질문할 게 많지만 한 분만 더 질문 받겠습니다.

 

홍선희(회원):얼마 전에 외국 보험사 후원으로 서울대학교 모 기관에서 한국 ‘베이비 부머’에 대한 사회지표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세미나에 제가 갔었습니다. 제가 그때 느낀 것이 국가기관에서 해야 될 일을 어떤 외국계 기업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자기네 마켓 개발로서 했겠지만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사회적인 역할을 보면 아까 얘기한 것처럼 퓨너티브 액션으로 갑자기 수천억을 낸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즉흥적으로 시작되고 또 분야도 즉흥적으로 결정되는 등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에 대해서 안 교수님은 평소 어떻게 생각하셨고,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한국적인 기업의 사회적 공헌은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안철수:사실 기업의 사회적인 공헌 하면 이제 CSR 용어 자체가 기업의 사회적인 responsibility(책임)거든요. 그렇다 보면 기업에서는 어떻게 보면 responsibility니까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해야 되는, 이런 식의 개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동전의 반대편에 뭐가 있느냐 하면 sustainability management가 있습니다. 즉, ‘지속가능 경영’이 있는데요, 2개가 사실은 내용을 보면 거의 비슷합니다. 옛날에는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기업의 수익만 좇았지만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기업이 속해 있는 사회도 계속 건전한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지구라는 환경에 대해서도 우리 자손들이 오랫동안 계속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기업이 혼자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사회와 환경에 대한 것까지 3가지 밸런스를 가지고 경영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sustainability management인데요, 지속가능 경영과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은 내용이 같습니다. 그런데 어감 차이로 경영자분들한테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라고 하면 굉장히 저항감을 느끼고요, 그것을 다른 말로 지금 일하고 있는 기업이 100년, 200년 계속 지속적으로 잘되기 위해서는 이런 쪽도 신경 써야 된다고 하는 게 어감이 다르지 않습니까? 저 같은 경우는 저도 경영자 출신이기는 하지만 CSR 이야기는 안 하고요, 지속가능 쪽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러면 기업 입장에서는 자기의 이익에 맞으니까 그쪽으로 설득이 잘되는 것 같은데요, CSR 쪽으로 자꾸 말하면 그냥 하나의 세금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제안들도 바꾸고, 설득하는 방법도 바꾸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입니다.

추가적으로 아까 어떤 외국기업이 여러 가지 자료를 조사했다고 하는데요, 참으로 부러운 것 중에 하나가 외국의 정보공개입니다. 미국 정부를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미국은 공공데이터가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 국가안보와 직결되지 않은 데이터가 사실은 대다수이고, 그걸 일반에게 투명하게 모두 다 공개합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기느냐 하면 그런 데이터를 가지고 나름대로 가공해서 그것으로 사업을 하는 비즈니스들이 융성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부 스스로가 어떤 아이폰 앱도 많이 만드는데 제가 아쉬운 게 그런 것들을 만드는 노력을 하지 말고 그런 데이터를 다 공개하면 그것을 활용해서 여러 업체들이 오히려 산업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좋은 예 중 하나가 이런 겁니다. 서울시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주차문제 아니겠습니까? 주차문제 중 하나를 보면 틀림없이 어디에는 비어 있는 곳이 있는데 그걸 모르고 계속 돌아다니면서 시간낭비하고 공해문제도 유발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생각을 좀 바꿔서요, 주차 스페이스마다 센서를 장착해놓고 그 데이터를 일반에게 공개한다고 생각해 보시면 그런 데이터를 활용해서 주차할 수 있는 위치를 찾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해도 줄어들고 사람들도 굉장히 편리해지고 우리가 주차장을 더 안 만들어도 효율성이 현재보다 더 높아지고요, 또 산업도 일으킬 수 있고, 여러 가지로 할 수 있는 게 많거든요. 센서는 그렇게 안 비쌉니다. 공공데이터를 적절한 형태로 일반에게 공개한다면 좋을 텐데 그러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사 회:질문하실 게 많으시겠지만 정해진 시간이 다 되어 토론자로 나오신 두 분께서 마무리 질문이 있으면 한 번씩 하고 오늘 포럼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 관훈포럼 내용은 관훈클럽 홈페이지에 올려놓을 겁니다. 그럼 문소영 차장 질문하시죠.

 

문소영:서울시 주차문제는 제가 서울시청에 출입하고 있기 때문에 잘 건의해서 꼭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하고요, 그다음에 아까 대기업 은퇴인력을 재활용해서 중소기업 쪽으로 가게 하면 굉장히 인력을 잘 활용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여기에서 약간 문제되는 게 뭐냐 하면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보면 청년실업과 상충되는 것 아니냐, 이게 어떻게 병존할 수 있느냐, 이런 문제가 있거든요. 그런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안철수:제가 약간 포커스가 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 청년실업 문제는 창업이라든지 기존의 중소기업들이 발전하면서 자연적으로 취업이 늘어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고요, 그런데 기존의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경영자들은 보고 배울 만한 일종의 대기업 같은 사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계속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을 실제로 현업에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의 역할은 대졸 신입직원들이 풀 수 없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게 서로 상충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대기업 임원분들을 굳이 2가지로 나누자면 어떤 분은 사실은 본인의 실력보다 조직의 힘으로 성과를 내신 분이 있고, 어떤 분은 실제로 실무에서 전투를 하면서 없는 것에서 쌓아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소기업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분은 백업조직 없는 데서 자기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 가신 분입니다. 그냥 기업의 하나의 부분으로서 전체 결과를 내는 마지막 부분에서 역할을 하셨던 분들, 즉 조직의 힘으로 성과를 냈던 분들은 중소기업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아마 그런 대기업 출신분들은 오히려 상실감을 느낄 가능성이 많습니다. 내가 이것밖에 안됐었냐고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매칭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선별적으로 매칭할 수 있는 부분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 회:서두원 국장 얘기하실 것 있으면 하시죠.

 

서두원:미국과 한국을 비교하면 한국의 1인당 생산성이 3분의 1이 조금 안 됩니다. 그리고 일자리 종류를 보면 한국이 1만 가지 약간 넘는데요, 미국은 3만 가지가 넘습니다. 이 2가지를 놓고 볼 때 국가경제나 기업경영 측면에서 뭐가 가장 핵심적이고 시급하다고 보십니까?

 

안철수: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제가 미국에 갔을 때 어떤 벤처캐피털 투자금융에 갔었는데요, 어느 정도 자금을 운용하느냐고 물어봤더니 3조원을 운용한답니다. 정말 엄청났고요,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벤처캐피털이 3천억 정도였거든요. 10배 정도 차이가 났고, 일하는 사람이 몇 명이냐고 하니까 20명이래요. 그런데 그 당시 3천억 운용하던 회사는 인력이 200명이었거든요. 그러면 효율로 따지면 100 대 1인데요, 어떻게 우리나라가 100분의 1밖에 효율성이 없는지 그게 궁금했습니다. 물어보다 하나 깨달았던 게 한마디로 전문가가 decision power(의사결정 파워)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무슨 뜻이냐 하면 거기 20명밖에 없지만 이 사람은 거기 파트너였는데요, 이 사람 자체가 나노테크놀로지 전문가이고 특허도 몇 개 가지고 있고요, 스탠퍼드 석사 출신이고요, 그렇다 보니까 누구한테 물어볼 필요도 없고 자기 밑에서 보고서 만들 사람도 필요 없습니다. 혼자서 돌아다니면서 혼자서 바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되고 있었어요. 반대로 효율이 100분의 1인 회사의 경우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당시의 예를 들면 결정하시는 분들이 전문성이 없습니다. 금융국에서 오셨어요. 그래서 혼자서는 결정을 못 하니까 할 수 없이 나노테크 쪽의 전문가를 10명쯤 고용해서 그 사람들이 보고서를 쓰게 만들고요, 그 보고서를 바탕으로 결정하지만 다 안 읽어보고 executive summary 한 장만 즉흥적으로 보고 결정합니다. 거기서 나오는 차이가 엄청납니다. 그래서 그때 보고 ‘전문가가 decision power가 있어야지, 전문성과 decision power가 분리되면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그런 것을 깨달았는데요, 아마 한국 사회가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거쳐야 될 여러 가지 문제 중 하나가 그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 회:오늘 안 교수님 여러 가지 얘기 고맙고요, 특히 강연요청 당첨확률이 2, 3%인데 그것도 대전도 아니고 서울까지 와서 시간 내준 것에 대해서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다 알다시피 안 교수는 의사에서 컴퓨터 전문가로, CEO로, 교수로 변하는 주기가 대충 있는데 조만간 변하는 주기가 오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관심을 갖고 안 교수님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많이 고맙고요, 오늘 오신 분들을 위한 오찬이 마련돼 있습니다. 같이 식사하시면서 질문이 있으면 식사 도중에 간간이 하시길 바라며 오늘 포럼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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