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토론회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 초청 관훈토론회

초청자 :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
개최일 :
2012-07-09
조회수 :
6,335
첨부파일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 초청 관훈토론회

 

일시:2012년 7월 9일(월) 오전 10시

장소: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사회:김형민 55대 관훈클럽 총무, SBS 논설위원

토론:김이택 한겨레 논설위원

         유인경 경향신문 문화부 선임기자

         윤정호 TV조선 정치부장

         진경호 서울신문 정치부장

 

김민배(관훈클럽 총무):안녕하십니까? 관훈클럽 총무 김민배입니다. 오늘 토론에 모신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은 2012년이 두 번째 시도하는 대통령선거 도전입니다. 손 고문은 절체절명의 승부를 앞에 두고 여의도 정치판과 전국의 시장과 들판을 누볐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국민 속으로 뛰어든 셈입니다. 서울로 돌아온 손 고문은 대선 출정식에서 ‘저녁이 있는 삶’이란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우리 이웃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질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손 고문의 이 슬로건은 지금 대선 예비주자들이 내세우는 슬로건 중에서 인기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민생의 바닥에서 정치지도자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관훈클럽이 자신의 정치인생에서 어쩌면 마지막 큰 승부처가 될 수 있는 장면을 맞고 있는 손 고문을 초청해 토론회를 갖게 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더구나 오늘 토론회는 그가 야당대표이던 시절 현직 관훈클럽 총무 신분으로 그를 초청해 관훈토론회를 연 바 있던 김형민 SBS 논설위원이 사회가 되어 이끕니다. 현역 방송토론 사회자 중 최고의 성가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관훈토론회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관훈클럽 총무로서 오늘 토론회에 응해주신 손 고문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 토론회 참석자 여러분께 한 가지만 고지하고 물러갈까 합니다. 손 고문에 이어서 내일 10일 오전 새누리당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모셔서 토론을 갖기로 여러분께 고지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토론회는 17일 오후 2시로 일주일 연기되어 열릴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아마 마지막 순간까지 김문수 지사께서 고민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그 최종일정이 결정되면 다시 한 번 고지해 올리겠습니다. 이것으로 인사말을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

 

김형민(55대 관훈클럽 총무, SBS 논설위원, 사회):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관훈클럽 초청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민주통합당 손학규 후보를 모셨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이 복지국가의 출발이라면서 국민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리겠다는 손학규 후보님과 함께 앞으로 90분 동안 왜 다시 대권에 도전하려 하시는지, 국민들에게 들려주고 호소하고 싶은 얘기는 무엇인지 함께 얘기를 나눠보고 대권후보로서의 비전과 리더십을 검증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사회를 맡은 제 소개를 드리죠. 저는 2008년도 55대 총무를 지낸 SBS 김형민 논설위원입니다. 손학규 후보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오늘 토론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손 후보는 기조연설을 위해서 연단 앞으로 나가 주시죠. 저쪽에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손 후보 기조연설 시작하시기 전에 오늘 토론 규칙을 간단히 설명드립니다. 손 후보의 3분 기조연설 들으신 이후에 손 후보와 패널들 간 질문-답변이 이어지겠습니다. 시간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서 질문은 1분 이내에, 답변은 3분 이내에 해주시기 바랍니다. 손 후보, 준비되셨으면 기조연설 시작해 주십시오.

 

손학규(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안녕하십니까? 민주통합당 대통령 예비후보 손학규입니다. 저는 지난 6월 14일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민생과 통합으로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제 세상이 바뀌어야 합니다. 경제성장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던 대한민국 국민,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압축성장을 이룩했지만 그 속에서 인간은 경제도구로 전락했습니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전태일 열사가 몸을 불사른 지 4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의 은행 여직원들은 셔터 문을 내리고도 서너 시간 더 일해야 퇴근합니다. 같은 회사, 같은 공장에서 같은 일을 해도 하청회사 직원이라는 이유로 임금도, 복지도, 인간적 대우도 차별받고 있습니다.

바꾸겠습니다. 정권교체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복지국가를 열어가고 경제민주화를 이룩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도록 적극 육성하겠습니다. 정의를 세워서 재벌과 대기업의 횡포와 반칙을 막겠습니다. 그리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완전고용국가를 만들겠습니다.

정치를 복원해야 합니다. 한 줌의 특권층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대다수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유럽발 경제위기가 가뜩이나 침체된 대한민국 경제에 검은 먹구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IMF 위기보다 더 힘든 앞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능히 이겨내고 미래를 볼 수 있는 통합의 지도자, 유능한 선장이 필요합니다. 감히 제가 맡아서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민주주의와 민생과 통합의 정치로, 세종대왕의 정신으로 이 어려움을 국민과 함께 헤쳐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함께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사 회:민주통합당 손학규 예비후보의 기조연설을 들으셨습니다. 이제부터 패널들과의 질문-응답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 함께해주실 네 분 패널을 소개해 드리죠. 여러분이 보시기에 왼쪽부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윤정호 TV조선 정치부장 나오셨습니다. 그 왼쪽에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십니다. 제 왼쪽에는 김이택 한겨레 논설위원이 자리 함께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진경호 서울신문 정치부장 소개합니다. 질문-응답은 모두에 말씀드린 대로 질문은 1분, 답변은 3분, 이것을 지켜주셔야 효율적인 시간 이용이 되겠습니다. 패널들과의 질문-응답이 끝난 뒤 오늘 토론에 함께해 주시는 언론계 선배님들의 질문도 받아 보겠습니다. 플로어에서 질문이 취합되면 저한테 전달이 될 텐데 이것을 토론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갈 때 제가 취합해서 대신 질문드리는 형식으로 손 후보께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손 후보와의 질문-응답은 4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손 후보의 대선출마 이후와 정치역정에 대한 검증, 대선을 함께 뛸 다른 주자들에 대한 평가, 대권주자로서의 비전과 리더십, 그리고 다양한 정치현안과 정책에 대한 손 후보의 대안 및 복안을 들어보는 순서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손 후보의 대선출마 이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유인경 기자 시작해 주시죠.

 

유인경(경향신문 문화부 선임기자):손 고문에 대해서는 다른 정치인들이 갖고 있는 오염된 면, 예컨대 돈 문제라든가 여자 문제라든가 사생활에 대해서는 흠을 잡을 게 없었어요. 요즘 스펙의 시대라고 해서 다 스펙 쌓기에 열중인데 손 후보의 스펙을 보면 이렇게 완벽한 스펙이 없습니다.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옥스퍼드 박사, 교수, 국회의원, 장관, 당대표, 심지어 대통령까지 꿈꾸고 계시는데 그 화려한 스펙 가운데서 하나 의문사항이 있어요. 외부에서 폄하하려는 건지 아니면 음해성인지 모르지만 왜 그 무렵에 옥스퍼드에 유학을 가셨는가, 옥스퍼드에 유학 가셨을 무렵 본인이 뭔가 자원해서 했다든가 유학자금 자체가 국가정보기관에서 줬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소문이긴 하지만. 그런데 왜 그 무렵에 옥스퍼드로 떠나셨으며 또 어떤 경위로 유학을 가게 됐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손학규:세상을 크게 보기 위해서 세계로 나간 거죠. 민주화운동을 하던 사람 중에 제가 제일 먼저 세상을 보러 나간 것입니다. 저는 민주화운동 말기에, 유신 말기에 특히 국제관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인식했습니다. 외국의 도움이 없었으면 또 인권관련해서 외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없었으면 우리나라 민주화운동 되지 않았습니다. 그 역할을 제가 했습니다. ‘아, 이제 유신정권이 무너지고 서울의 봄이 왔을 때 이제는 세계를 널리 알아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해서 나갔습니다. 친구들은 말렸습니다. ‘야, 우리 세상이 왔는데 너 어디 나가느냐.’ ‘그래, 우리 세상이 왔으니까 나는 그동안 고생했으니까 너희들이 일 좀 해라.’ 그러고 나갔습니다. 유학자금, 관훈토론회에서 그런 얘기가 나올 줄 저는 몰랐습니다. 관훈토론회는 격조가 높은 토론회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것이 이를테면 신문에라도 객관적인 사실로 보도된 일이 있다든지 그러면 질문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설마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말하자면 찌라시… 저는 실망했습니다. 그런 사실 없습니다.

 

유인경:없으면 다행인 거고요, 대통령후보가 되시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질문을 받으셔야 될 텐데….

 

손학규:아니죠. 그런데 제가 말씀 좀 드리겠습니다. 그런 얘기를 여기 관훈토론회에서 한다는 자체가 근거 없는 음해를 퍼뜨린다는 것입니다.

 

유인경:음해로 인정하시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청년시대, 아까 전태일 열사 얘기도 하셨지만 한전 폭파를 하고 싶었다 할 정도로 굉장히 열혈적인 빈민 노동운동을 하셨고요, 또 그러다가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가장 해외기업 유치에 앞장서는 세련된 도시, 차도맨이라고 그러나요? 차가운 도시 남성 면모도 보이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변신에 대해서 어떤 분들은 굉장히 변화와 융통성이 있다는 분들도 있지만 가끔은 민심이 안 좋아지면 민생 또 나가셔서 수염도 갑자기 기르셨다가 양복 입으셨다가 이런 모습 때문에 기회주의자라고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2가지 양면성이 있겠지만 융통성과 기회주의자, 이미지의 정치이기 때문에 묻는 겁니다.

 

손학규:기회주의자라는 표현은 질문에서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삶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됩니다. 생각해보세요. 청년시절에 온통 민주주의를 위해서 몸을 바치고, 심지어는 금방 말씀하신 대로 ‘나는 혁명가가 되겠다. 한전에 취직해서 어느 날 서울시내 불을 다 꺼버리겠다. 그러면 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청계천 판자촌에 들어가면서 사진을 전부 불태웠습니다. ‘혁명가는 사진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그랬던 손학규, 이제 세상을 보고 우리 경제를 보고, 우리 사회 삶을 보고, 경제도 또 필요하다. 복지를 위해서도 경제가 필요하다. 첨단산업이 우리의 살 길이다. 그렇게 해서 첨단산업 유치를 위해서 전 세계를, 외국 비행장에서 김밥도시락을 먹어가면서 유치했습니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그게 어떻게 기회주의입니까?

 

진경호(서울신문 정치부장):지난해 손 고문님께서 민주당 대표 시절에 야권통합을 먼저 이루셨습니다. 그래서 패적이라고 불렸던, 자칭 패적이라고 했던 친노 진영 인사들이 대거 민주당에 합류하게 되고 민주통합당으로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 당시 문재인 고문도 들어오시고 하셨는데, 그러고 몇 달 지내놓고 보니까 지금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 같은 걸 보면 문재인 상임고문이 야권 민주당 주자 중에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계시고, 거기에 비해서 손 고문님이나 김두관 경남지사나 여타 분들은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당내 패적이라고 했던 분들과 당 밖에 있던 분들을 모두 통합했더니 결국은 그분들만 좋은 일 시켜준 것 아닌가. 그렇다면 이게 왜 그럴까. 손 고문님께서 5년 전에 한나라당을 탈당하셔서 야권에 몸담으시게 되면서 당내 지지지반이 없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 이런 부분이 야권 내에서 지지율 상승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손학규:그게 통합 아닙니까? 통합하면서 내 것만 챙기겠다, 통합하면서 내 지분만 크게 하겠다, 그게 통합의 정신이겠습니까? 통합은 그분들이 패적이라고 스스로를 낮추건 어쩌건 간에 우리나라에 특히 야당의 여러 세력들을 다 함께 모아서 정권교체의 힘을 키우자고 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그분들이 패적이라고 해서 소외되어 있었다면, 그것이 사실이면 노무현 대통령과 뜻을 함께하는 그 세력과 많은 국민들, 이분들을 그러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함께 끌어들여야죠. 또 그렇게 끌어들였을 때는 내가 모든 기득권을 다 갖춰놓고 당신들은 여기 와서 들러리만 해라, 그게 통합이겠습니까? 손학규의 통합정신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말씀드린 대로 한나라당에 있었던 전력, 이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바와 같이 저는 젊어서 민주화운동을 하고 그 뒤에 세계를 보고 그러면서 1997년 당시 YS정부 들어섰을 때 개혁의 열풍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개혁에 참여하고 개혁을 더 활성화시키고 개혁에 대한 저항을 미리 막는 데 한 기여를 하겠다. 실제로 보십시오. YS가 힘이 빠지면서 당시 YS가 3당 합당했을 때 민주당이 구 민정계를 점령했었던 것은 무너지고 구세력이 다시 등장했어요. 거기서부터 제가 제 역할을 찾을 수 없었던 것, 그것과 지금 이 통합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번 통합과정에서 설사 제가 소위 민주당의 중심권력을 장악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러나 우리 야권세력을 전부 다 함께 통합해서 수권정당으로서 이제 정권교체의 힘을 갖춘 데 대해서 무한한 자부심을 갖습니다.

 

사 회:토론 초반부터 분위기가 뜨겁습니다. 제가 오늘 질문을 준비하신 패널들과 오늘 토론회를 위해서 몇 차례 모임을 가졌는데 손 후보에게 들을 얘기가 있으면 다 끌어내서 들어보겠다, 검증할 게 있으면 검증해 보겠다는 그런 열의가 반영된 독한 질문이 많이 들어 있다고 양해해 주시고, 손 후보께서 토론의 품격을 지적해 주셨는데 당장에 토론의 품격을 지적해 주시는 것도 손 후보님의 품위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독한 질문이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관훈토론회가 원래 그렇습니다.

 

손학규:제가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독한 질문 좋습니다. 까칠한 질문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가 관훈토론회인 만큼 길거리에 근거 없이, 신문에 기사 한 줄 쓸 수 없는 이런 말씀은 삼가 달라는 말씀입니다.

 

사 회:네, 알겠습니다. 윤정호 부장.

 

윤정호(TV조선 정치부장):네, 한나라당 관련 질문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손 후보님 지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나라당에 몸담으셨던 것도 나름대로 열정이 있으셨던 것이고 이유가 있었는데, 최근에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서 죗값을 받겠다, 치르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그런 부분들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한나라당에 몸담았던 부분이 그렇게 손 후보님의 정치인생에서 나빴던 건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왜냐하면 93년에 민자당에 몸담으시고 14년을 한 당에 계시다가 그 이후 2007년에 민주당에 오셔서 5년째 되신 건데요, 그렇다면 과거 3당 합당이 원죄가 됐다면 김영삼 대통령이나 이런 분들을 비롯한, 김대중 대통령은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와 공동정권을 만드셨고요, 노무현 대통령은 색깔이 다른 정몽준 의원님과 힘을 합치셨던 적도 있는데 그렇다면 그분들도 다 죗값을 치러야 하는 건지요?

 

손학규:제가 죗값을 치르겠다고 했던 그 표현이 나온 사정을 좀 얘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윤정호:김근태 고문과 관련됐죠.

 

손학규:예, 그렇습니다. 김근태 의장이 내 친구로서 내가 자기하고 다른 길을 간 것, 한나라당으로 간 것, 이것에 대해서 못내 아쉬워하고 김근태로서는 김근태 의장대로 아주 분명한 주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제가 그때 김근태 의장과 YS가 민주주의자냐 아니냐에 대해 심한 토론을 했었습니다. 김근태 의장이 갖고 있는 자기 생각을 속 시원히 털지 못하고 내가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김근태는 못내 아쉬운 채로 눈을 감았을 것이라고 하는 차원에서 말씀했습니다.

 

윤정호:한나라당을 탈당하신 것에 대해서 후회하시거나 그때 그냥 있을걸, 이렇게 생각하신 적은 없으십니까?

 

손학규:전혀요. 제가 말씀드렸죠. 저의 민주주의에 대한 삶, 또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 삶, 노동자와 빈민을 위한 삶, 이것은 제가 청년 때나 영국에 있을 때나 교수로 있을 때나 한나라당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다 똑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한나라당에 있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개혁세력의 대표적 인물로 인식이 되었고, 또 남북관계만 하더라도 당시 저는 야당으로 있으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실천했습니다. 경기도지사 현직에 있으면서 국가균형발전의 뜻에 찬동해서 세종시 건설에 찬성했습니다. 저의 일관된 삶을 저는 자부하고 있습니다.

 

사 회:네, 김이택 논설위원 질문 이어주시죠.

 

김이택(한겨레 논설위원):어제 김두관 전 지사께서 출마선언을 하셨고요, 그래서 민주당에서 이른바 빅3라고 하신 분들을 포함해 예비후보로 되실 분들은 전부 다 선언을 끝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정동영 전 의원이 출마 안 하신다고 선언하셨기 때문에 출마하실 분들은 다 정리가 되었다고 봅니다. 출마를 선언할 때마다 언론에서 지지하는 의원들, 어떠어떠한 분들이 지지를 한다는 것을 소개하고 하는데 문재인 후보 같은 경우에도 보니까 20분 내지 30분 정도의 현역의원들이 지지하신다고 보도가 되고 있고, 오늘 아침 보니까 김두관 후보도 11분, 한 분이 안 한다고 해서 10분으로 줄었다고 하기는 하는데 그 정도 되는 것 같고, 정세균 후보도 한 30분 이상이 지지하신다고 주장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손 후보께서는 다른 후보들, 이른바 빅3 후보 중에서도 대통령선거 경선에 두 번째로 출마하시고 대표까지 지내신 분인데 그런 경력에 비춰보면 지금 지지하신 분이 한 10분 정도로 좀 적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손학규:제가 아직 부족한 게 많겠죠. 그러나 저는 지금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의원이 몇 명이냐, 이런 것이 큰 의미가 있나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도 저와 뜻을 함께하는 의원님들이 여러 분 나와 계십니다만 저는 이분들에 대해서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고, 의원들을 서로 평가를 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가장 내실 있는 분들이, 신용과 실력이 있는 분들이 저와 함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원들이 몇 명 공식적으로 옆에 있느냐 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 옆에 국회의원들이 많이 있어서 대통령이 됐습니까? 그리고 지금 어느 진영에 소위 지지를 했다, 어디 참여를 했다고 해도 국회의원들은 사실 국회의원을 해보면 다 속이 깊어집니다. 국회의원 되는 날부터 속이 깊어집니다. 그렇게 표현 안 합니다.

 

김이택:관련해서 보충질문 한 말씀, 한나라당 탈당하실 때 그때도 그렇고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중간에 경선 룰 문제로 선거운동 불참을 선언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알려지기는 중대한 결단을 하는 순간에 주변에 있는 분들, 측근이라고 그럴까 이런 분들을 배제하고 혼자서 고민하고 결정하신 게 아니냐, 그래서 이런 문제들이 혹시 쌓여가지고 결국은 주변에 적극적인 지지 의원이랄까 그런 분들이 부족한 게 아닌가, 이런 지적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손학규:그런 지적 또 충고의 말씀은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다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치지도자의 중요한 결단은 물론 주변과 함께 의논하고 함께 가야 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하늘과 대화하면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더군다나 그것이 주변에 어려움을 주거나 할 때 이럴 때 주변을 끌고 들어가는 것보다는 내가 모든 책임을 진다,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해오고 있습니다.

 

사 회:네, 지지하는 의원들의 숫자가 몇이냐? 의원들 지지율을 질문하고 답변을 해주셨는데 사실 대권을 생각하는 주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 국민들의 지지 의사겠죠. 그래서 지지율 조사를 각 언론매체에서 수시로 합니다. 어찌 보면 수시로 발표하는 여론조사 지지율 결과가 대권주자들에 대한 중간 성적표라고 할 수 있겠죠. 언론이 다퉈서 양자 간 대결, 다자간 대결을 상정해서 지지율 결과를 발표하는데 대선 레이스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지지율 얘기 좀 더 이어가도록 해보겠습니다. 김이택 논설위원이 해주시죠.

 

김이택:민주당 예비후보분들 지지도가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고 있는데요, 대체적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예비후보에 비해서 최소한 10~20%, 30%까지 뒤지는 조사도 있습니다만 처지는 걸로 나오고 있고, 문재인 후보가 상대적으로 낫긴 하지만 많이 처지는 걸로 나오고 있습니다. 손 후보께서는 수도권 유권자가 부산ㆍ경남 유권자에 비해서 3배 정도 많고 부동층도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수도권 후보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말씀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손 후보 지지율이 얼마나 높은가 보면 지난번에 2일인가요, 한겨레신문 조사에서 2.4%로 나왔고 오늘 아침 중앙일보에서 조사한 것은 1.9% 정도에 머무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도권 지지율은 높게 나오는가 하는 차원에서 보면 수도권 지지율이 다른 권역에 비해서 특별히 높다거나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수도권 후보론 자체가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 어떠신지요?

 

손학규:저는 수도권 후보론을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수도권이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말씀은 제 기억으로는 한 일이 없습니다. 수도권을 얘기한 것은 오히려 지역구도가 이번 대통령선거가 아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굳이 따지자면 계층구도가 될 것이다. 사회적인 격차가 심해지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그런 상황에서 중산층과 중간층, 이 사람들의 표의 향배가 대통령선거를 가름할 것이다. 지금 현재 지지율이 어떻든 간에 결국 양자구도가 되면 이번 선거 49대51 선거가 될 것입니다. 그랬을 때 그 중간층의 핵심적인 표가 어디로 가는가 하는 것이 승패의 향방을 가르게 되고, 그것은 지난번 분당선거 구도와 같은 것이 될 것이다. 그랬을 때 중산층, 정치적인 중간층이 광범위하게 포진하고 있는 수도권의 표의 향배가 중요한 결정요소가 될 것이다. 그런 것을 말씀드리고, 저는 지난번 분당선거에서 보았듯이 중간층, 특히 당 소속이나 지지경향은 새누리당일지라도 글쎄 과연 지금 이 정권 갖고 될까, 이 정권의 연장이 박근혜 갖고 될까, 박근혜로써 과연 소통하는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있는 많은 중간층, 중산층이 저 손학규라면 안심하고 찍을 수 있다, 그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사 회:네, 윤정호 부장 질문해 주시죠.

 

윤정호:지지율이 부족하신 것은 인정하는 부분이고 박근혜 대표 같은 경우에는 소통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다들 느끼시는 바가 있으실 텐데요, 그런데 소통이 안 되시는 분의 지지율은 40%가 넘고 소통을 잘하신다는 손 고문님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그 점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하셔야 되는 것 아닌 가 싶은 생각이 들고요, 그 외에 당내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하셨던데 그 부분 좀 여쭤보겠습니다. 최근에 문재인 고문에 대해서는 같은 방법으로 두 번 이길 수 없다, 영남후보론은 안 된다는 말씀을 하신 것 같고, 대통령과 비서는 다르다, 비서실장 역할을 하셨던 분이 지도자로서 나서기는 부족함이 있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그래도 당내 지지율에서 아까 말씀하셨지만 10%대와 1%대 그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문 고문을 평가하시고 장단점을 어떻게 보시는지, 어떻게 이기실 것인지요?

 

손학규:저는 이제 당내 다른 후보에 대한 평가는 안 하는 게 좋겠습니다. 사실 직접적인 평가는 하지 않고 예를 들면 저 자신을 얘기하면서 저는 이를테면 성공한 경험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상대방은 아니냐는 얘기냐, 이렇게 해서 그것이 더더군다나 신문 제목으로 올라가고 이런 경우들이 있는데 어차피 대선에 들어가면 다 함께 가야 될 분들입니다, 누가 후보가 되든. 그래서 저에게 문재인 후보든지 다른 사람을 평가해달라, 그것은 제가 이 자리에서 받기는 좀 어렵습니다.

 

사 회:네, 진 기자.

 

진경호:평가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민에게 내가 대통령이 되겠다, 표를 달라는 입장이라면 나 손학규는 아무개다, 이런 사람이다, 다른 후보와는 이것이 다르다, 이런 차원에서 다른 주자들과의 비교평가 부분은 어느 분이시든 짊어지고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점에서 다른 후보에 대한 입장표명이 결과적으로 내게 그렇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 별로 이미지 형성하는 데 좋지 않더라, 이런 차원에서 평가를 유보하신다는 부분은 제가 볼 때는 그것은 일종의 회피다, 그렇게도 생각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질문은 일단 예정대로 다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김두관 전 지사시죠. 관련해서 질문드리면 어제 김두관 전 지사가 다 아시는 대로 공식적으로 대선출마를 선언했고, 며칠 전에는 경남지사직까지 사퇴했습니다. 비난도 물론 있었고 우려도 있었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새누리당에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나 아니면 민주당에 있는 박준영 전남지사는 대선출마 의사를 갖고 계신데도 불구하고 지사직은 현재 유지하고 있는 상태로, 김두관 전 지사의 대권의지나 권력의지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손 고문이 아니고 김두관 전 지사에 대해서 문재인 고문이 가장 위협적인 후보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손 고문님 입장에서는 섭섭하다고 그러실지 모르겠는데, 반면에 손 고문께서는 김 전 지사를 향해서 나라를 위해서 충분한 재목이다,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충분히 할 만한 재목이고 그러나 숙성과정이 필요하다고 일전에 말씀하셨더라고요. 그것은 당신은 차차기다, 내가 차기다, 이렇게 들리기도 하고요. 지금 김 전 지사나 손 고문 두 분 모두 문재인 고문에 비해서는 지지율이 상당히 뒤져 있는 게 현실입니다. 앞으로 지역순회 경선도 실시하게 되고 거기에 뛰셔야 되는데 그 과정에서 김 전 지사와 예비후보 단일화를 위한 연대 의지가 있으신지, 어떻습니까?

 

손학규:방금 말씀드렸죠. 문재인 고문이나 김두관 지사나 다 같이 정권교체를 함께 할 우리의 우군이고 훌륭한 자원입니다. 지금 후보들 사이에서 연대를 얘기하고 이런 것은 더더군다나 맞지 않는 얘기고요, 또 설사 이 선거가 한창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지금 새누리당 정권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을 우리가 펼쳐나가고 사회적인 차별을 없애고 또 남북이 단절돼 있는 것을 타개하는 데 온힘을 모아서 정권교체를 하고 그런 나라를 만들어가야 된다고 하는 차원에서 연대하는 것이지, 어떤 사람을 위해 연대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이분들이 우리 당의 정권교체를 위해서 결국은 힘을 합쳐야 될 분들이고 다 훌륭한 재목이니까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서고 하는 분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결국은 우리 당원들이나 국민들이 판단하고 평가할 것입니다. 누가 이 난국을 제대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인가. IMF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데 어떻게 국민을 한데 모아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경제에서 분배와 복지정책을 펼쳐나감에 있어서 어떻게 사회를 안정되게, 복지정책도 안정되게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성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결국은 국민들이 미래를 보면서 그 미래를 위해서 각 후보자들, 정치지도자들의 삶의 역정을 보게 될 것입니다. 누가 민주주의를 위해서 치열하게 싸워왔는가, 누가 민생을 위해서 하나라도 일자리를 더 만들려고 몸을 바쳐왔는가, 사회통합과 우리 정치의 통합을 위해서 누가 어떠한 역할을 해왔던가, 자기희생을 누가 했던가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손학규를 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 회:토론 시작한 지 벌써 35분이 지났습니다. 패널들이 준비한 질문이 아직 상당히 많은데 토론의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서 질문 1분, 답변 3분 토론규칙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드립니다. 유인경 기자 질문해 주시죠.

 

유인경:민주당 내 경선 룰과 관련해서 질문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경선 룰과 관련해서 각 후보 진영이 이런 식의 모바일로 된다면 문재인 후보가 될 게 뻔하다는 자괴감에 많이들 빠져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표적 진보학자인 최장집 교수님도 여러 차례 민주당에서 제일 폐해가 모바일 투표라고 이야기하셨거든요. 손학규 후보께서 문제의 이 모바일 투표가 채택될 경우, 아니면 채택되기 전에 어떻게 다른 후보들끼리라도 대안을 마련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아니면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 대책을 갖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손학규:저는 우리 당 지도부의 집권의지를 믿습니다. 정권교체 의지를 믿습니다. 우리 당 지도부와 특히 경선 룰을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경선관리위원회에서 어떠한 룰이 국민의 뜻에 가장 가까운 후보자를 만들어서 당선에 가깝게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자를 선택하도록 할 것인가라는 점을 기준으로 해서 열심히 경선 룰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모바일 경선에 대해서 많은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위한 보완대책도 당에서 함께 마련할 것이라 그렇게 믿습니다.

 

유인경:모바일투표제를 하건 당의 뜻에 따르겠다는 것입니까? 불만이 전혀 없으십니까?

 

손학규:당에서 대선 본선 승리에 가장 가까운 후보를 뽑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입니다.

 

유인경:사실 많은 민주당 후보들 모두가 5%의 지지율이었던 박원순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만든 안철수 씨에 대해서 굉장한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만나보면 결국 그분이 저와 손을 잡을 것이다, 제 손을 들어줄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너무나 늦어져서 국민들도 안철수 피로증을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 같은데요, 손학규 후보께서는 인생 선배이시기도 하고 또 서울대 선배이시기도 하니까 개별적으로 안철수 씨를 만나신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십니까?

 

손학규:안철수 교수는 우리 사회에 아주 소중한 자원입니다. 컴퓨터에서 백신 역할을 하고 지금 정치적으로 백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정치에 대한 불신, 그 병리현상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 안철수 현상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자원을 아주 소중하게 앞으로 우리 사회를 위한 백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적절한 역할을 맡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안철수 교수 본인이 이렇다 저렇다 결정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래라 저래라 재단하는 것이 안철수 교수에 대한, 우리 사회 소중한 자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주당이 해야 될 일은 제1야당, 더더군다나 작년 말에 야권 대통합을 해서 금년 초에는 국민들이 새누리당보다 10% 이상 높은 지지까지 보여주면서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를 보여줬는데 우리가 제대로 국민을 살리겠습니다, 민생 우리가 살리겠습니다, 남북평화 우리가 하겠습니다, 사회통합 우리가 이루겠습니다, 중소기업 우리가 육성하겠습니다, 우리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안철수 같은 사람을 10명 만들어서 우리나라 혁신성장을 이루겠습니다, 이렇게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우리에게 맡겨주십시오, 해야죠. 우리는 힘이 없습니다, 우리 혼자는 못 합니다, 우리 후보와 손을 잡아야 되겠습니다. 그런 정당과 그런 지도자들에게 왜 국민들이 지지를 해줘야 됩니까? 자기 자신이 얼굴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국민들에게 더욱더 성실하고 겸허한 자세로 다가가되, 분명한 자신을 보여줘야 됩니다. 정치라는 것은 국민들이 힘을 볼 때 지지를 합니다. 자신을 볼 때 지지합니다. 제가 항상 말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국민은 자신을 존중하는 정당을 지지한다. 저는 그러고 싶습니다.

 

사 회:네, 손 후보께서 당내 정권교체를 위해서 함께 갈 수밖에 없는 당내 후보들에 대한 언급은 좀 피하시겠다는, 자제하시겠다는 뜻을 피력하셨는데 그렇다면 타당 후보들에 대해서는 편한 마음으로 평가, 얘기를 해주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질문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윤정호:네, 좀 편하게 해주십시오, 이번에는. 당내 주자들이야 경쟁자고 같이 힘을 합치셔야 된다니까 말을 잘 못 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예전에 많이 하셨어요. 조금 하시다가 지금 안 하시는 것 같은데. 그러면 좀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박근혜 의원이 아무래도 새누리당에서는 유력한 후보가 되지 않겠습니까?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박근혜 대표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가지시는 것은 여러 차례 피력하셨는데 표의 확장성에 문제가 있다는 말씀도 하셨고 그렇거든요. 그렇지만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40%가 넘고 있어 그 사람한테도 뭔가 배울 점이 있지 않겠습니까? 한 가지 박근혜 의원에게서 가져왔으면 좋겠다, 그런 게 뭐가 있는지 밝혀주시고요, 그리고 왜 박근혜 의원은 대통령이 될 수 없는지 그 논점을 한번 말씀해주십시오.

 

손학규:박근혜 대표가 40%의 지지, 국민 지지를 받고 있는 것 저는 아주 높이 인정합니다. 그걸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죠. 우선 최소한도 40% 국민이 박근혜 대표에게 지지를 보이고 있는데 그 국민을 무시한다는 건 있을 수 없죠. 그런데 과연 박근혜 대표의 그 지지가 50%를 넘어갈 것인가 하는 데 대해서는 저는 강한 의문을 갖고 있고,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저는 개인적으로는 박근혜 대표를 보면 연민의 정을 느낍니다. 저분도 나와 같이 유신의 피해자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저는 유신 때 감옥 가고 고문당하고 그랬지만 저분은 그 유신 때 섬에 갇혀 있어서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것이 지금까지 지속되어서 국민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됐습니다. 박근혜 대표, 분명 장점 있습니다. 특히 절제된 언어를 쓰고 있습니다. 또 정치적인 스킬이라 그럴까요, 어떤 면에서 이런 것들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권위주의 정치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권위주의 정치가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그렇습니다. 회사에서도 아주 강압적인 권위주의적인 사장들이 갖고 있는 강한 리더십도 있습니다. 뭐든 민주적이고 소통하고 같이 어울리는 것이 다 유능하고 효율적인 리더십만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렇기는 하지만 결국 그러나 민주주의까지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이런 리더십이 과연 앞으로 다가올 어려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김대중 대통령이 IMF위기, 난국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어쨌거나 국민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금 모으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리더십입니다. 국민들과 함께하는 리더십, 소통을 할 수 있었던 리더십입니다. 바로 그런 면에서 박근혜 후보의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 부족, 또 국민과 함께 생활해보지 못한 그 자체는 연민의 대상입니다.

 

진경호:그것 관련해서 2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박근혜 전 위원장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더라고요. 유신독재권력의 핵심에 있었다. 김두관 전 지사 같은 경우는 유신정권의 상속자다. 얼마 전 박근혜 전 위원장 4대 불가론을 얘기하면서 전략 중에 과거 유신독재 이 부분에 대해서 결코 무관하고 완전히 별개로 보기는 어렵지 않으냐. 박근혜 불가론 중에 그 부분을 집어넣는 당내 후보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지금도 말씀해주셨지만 손 고문께서는 피해자다, 섬에 갇혀 있던 피해자다, 다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민주주의에 대한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한 리더십이다,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손 고문께서 박근혜 전 위원장을 피해자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결국 손 고문님의 과거 전력 문제를 박근혜 전 위원장과 같이 물고 들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거기에 대한 입장을 우선 좀 말씀해주시면 좋겠고요, 두 번째는 만약에, 이건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이 되겠습니다만, 대선이 끝나고 손 고문께서 집권하셨다는 전제로 하겠습니다. 사회통합 많이 강조하셨는데 한나라당 시절에 손 고문도 그렇고 박 전 위원장도 그렇고 두 분 다 비주류로 계셨습니다. 결국 같이할 수 있는 정치세력으로 보는 건지, 아니면 대척점에 있는 세력으로 보시는지요?

 

손학규:우선 저는 박근혜 대표를 독재자의 딸이다, 그래서 안 된다, 유신독재 핵심에 있었다, 그래서 안 된다, 여기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독재자의 딸이기 때문에 안 된다면 우리 자신이 젊었을 때부터 그 연좌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습니까? 삼촌이 인민군이었다고, 아버지가 월북했다고 그것 때문에 취직도 못 하고 고생했던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기본적인 발상을 우리 스스로가 민주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유신독재 핵심이라고, 물론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퍼스트레이디 역할이라고 하는 것이 권력의 방향을, 권력의 성격을 규정짓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그야 말마따나 한창 젊은 나이에 남자랑 교제도 못 하고 결혼도 할 수 없었던, 섬에 갇혀 있었던 희생자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다만 그러나 민주주의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분에게는 불행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분도 그분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우리 아버지도 복지국가가 최종적인 목표였다, 복지국가 하고 싶을 겁니다. 그러나 실제로 보십시오. 그런 바람 때문에 아마 김종인 교수 같은 분을 영입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김종인 씨를 영입하면서 동시에 정책위 의장은 누구입니까? 이한구 씨, 아주 대표적인 소위 신자유주의자 아닙니까? 물과 기름을 함께 섞어놓고 있습니다. 제대로 되겠습니까? 저는 이것은 위선이라고 봅니다. 복지다, 경제민주화다, 결국은 위선이고 위장이고 또는 기회주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4년 동안 여의도 권력을 행사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가장 대표적으로 잘못된 4대강 정책이 국민들의 혈세를 빨아먹으면서 자행되고 있을 때 여의도 권력의 핵심이 무슨 일을 했습니까? 그리고 지금 이명박한테서 박근혜로 넘어오는 것이 정권의 교체다? 정권의 이양이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죠. 바로 이 점을 저는 비판하는 것입니다. 저는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박근혜 대표가 앞으로 이번 선거에서 저의 상대가 되겠습니다만 그러면 치열하게 싸우겠죠. 그러나 제가 보는 것은 박근혜를 넘어서 그 뒤에 있는 국민을 보겠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도 다 함께 안고 가겠다. 통합의 정치라고 하는 것이, 물론 여야가 갈려서 대립하지만 여야관계가 완전히 불구대천의 원수같이 걸핏하면 빨갱이냐, 좌익이냐, 종북이냐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는, 색깔론같이 밀어붙이는 이런 정치를 해서는 안 되겠다, 집권을 해서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 이 생각을 합니다.

 

사 회:상대 후보에 대한 평가는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손 후보께서 ‘결국은 박근혜 후보와 경쟁하게 되겠지만’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셔야 되고요, 또 그렇게 해서 잘되신다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벌이질 텐데 단점은 줄이고 장점은 부각시키는 것, 그래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 이것이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지지율 견인의 열쇠는 결국은 스스로를 잘 아는 것, 그래서 이것이 각 후보들에게 가장 중요한 미덕이 될 텐데, 손 후보께 자신을 PR하실 시간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의 관점에서 본인의 가장 큰 장점, 강점은 뭔지, 상대 후보들과 비교해서 말씀해주셔도 되겠습니다.

 

손학규:제 자랑을 하라 그러니까, 별안간에, 제가 공격받을 때보다 훨씬 더 어렵네요. 저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살아온 저에 대해서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이 주인이다 하는 생각을 저는 어려서부터 저도 모르게 체득해오고 산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특히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연민과 애정, 이것이 제 생활의 기본이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부터 저녁 먹고 틈틈이 남대문시장 가서, 요즘은 노숙자라고 하지만 그때는 지게꾼이라고 하는 분들이 지게에 기대서 잠을 자고 했습니다만 가서 말을 붙이고 포장도 없는 포장마차 막소주를 낱잔으로 마시고 낱담배를 피우면서 해삼, 멍게를 핀을 펴서 찍어 먹었으며 항상 같이 어울렸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 데모를 또 해서 무기정학을 받았을 때 이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내자며 강원도 한백탄광에 가서 광부들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도망 다닐 때도 그냥 집에 숨어서 다닌 게 아니라 원주에 가서 사과농장 과수원에서 일했고, 합정동 철공소에서 일하면서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민심대장정 100일, 경기도지사를 마치고 다녔습니다. 저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일이 그렇게 즐거웠습니다. 노동의 가치, 이것이 아주 고귀했습니다. 함께 일하는 공동체의 가치가 소중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것을 우리나라를 경영해 나가는 모든 정치, 경제, 사회 활동의 바탕으로 삼고자 합니다. 그것이 제가 어떤 다른 누구보다도 앞장서 있다고 하는 자부심입니다. 바로 그래서 저는 항상 어려운 백성들과 마음을 함께하고 실제 민정을 살폈던 세종대왕, 노비를 발탁해서 최고의 과학기술자로 만들고, 자신의 세자 책봉을 반대했던 황희를 정승으로 발탁한 이런 사회통합의 리더십이야말로 지금 절실하게 요구된다, 거기에 대해서 지난 야권 대통합에서 보여주었듯이 그 어려움 중에도 뚝심을 갖고 끝까지 이뤄낸 것은 확고한 철학이 없으면 안 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 회:손학규 후보가 최근에 출판기념회를 가졌습니다. 그것도 화제고요, 또 그 책의 제목 ‘저녁이 있는 삶’, 상당히 감성적인 제목인데 그것도 화제입니다. 관련해서 유인경 기자가 질문해 주시겠습니다.

 

유인경:예, ‘저녁이 있는 삶’만이 아니라 마음 편한 세상 얘기가 특히 여성들한테 가슴을 울린다, 너무 로맨틱해서 광고문안으로 알았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에 받아들일 때는 그랬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제 나이가 되면 ‘저녁이 있는 삶’이 참 공포스럽습니다. 남편 안 들어와주면 훨씬 고맙고요. 청년들은 ‘저녁이 있는 삶’만 문제가 아니라 아침, 점심, 저녁을 하루 종일 집에서 먹어야 되기 때문에 끼니를 집에서 해결하는 삶이 오히려 과로하다는 얘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요즘 보면 독신가구가 전체 가구의 20%입니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도 ‘저녁이 있는 삶’이란 것이 조금 공허한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손학규 후보께서는 항상 이렇게 멋진 말씀도 많이 하시고 민생 탐방도 열심히 하셨는데 제대로 된 민생 탐방에서 나온 건가, 아니면 진짜 어떤 아파트 광고문안같이 느껴져서 혹시 카피라이터에게 나온 게 아닌가라는 얘기도 합니다. 어떤가요? 맘 편한 세상과 저녁이 있는 삶을 좀 구체적으로, 아니 저녁이 있으려면 일자리가 있어야 되는데 일자리가 보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녁이 있는 삶이란 건 마치 초등학생에게 중ㆍ고등학교 과정을 생략하고 대학생 공부를 하라는 얘기와 같은 거거든요. 일자리 문제부터 시작해서 그 안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손학규:바로 일자리 문제부터 토론을 시작한 것이 ‘저녁이 있는 삶’까지 갔습니다. 일자리는 모든 경제활동의 최종적인 목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이 모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전부 다 할 수 있다면 그러면 복지국가가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복지가 다 스스로 해결되니까 말이죠. 물론 일자리를 가장 크게 만드는 것은 경제가 발전해야 됩니다. 또 그것을 위해서 혁신경제, 혁신성장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또한 우리 경제체제를 또 바꿔야 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이 1년에 2,193시간입니다. OECD 평균이 1,750시간인데 가장 짧은 네덜란드가 1,300시간입니다. 네덜란드보다 우리 노동자들이 연평균 4.5개월 더 일을 합니다. 그런데 그 일자리 중에는 많은 일자리가 그것을 나눌 수 있는 일자리가 있습니다. 노동시간을 줄이면 그 나머지 필요한 노동력을 새로운 사람으로 충원해서 그렇게 해서 지금 2,193시간을 200시간만 줄여서 2,000시간대로만 줄여도 연 73만 개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집니다.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니까 ‘저녁이 있는 삶’이란 것이 그냥 놀자는 얘기가 아니고 우리 국민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주자. 이것과 관련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이제 회사에만 맡길 게 아니라 국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자. 중소기업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한 사람당 50만 원씩 지원한다고 했을 때 회사에 50만 원을 지원하고, 그러면 1년에 100만 개 일자리가, 20만 개씩 해서 5년 동안 100만 개를 그걸로 더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예산이 1조 3,000억 됩니다. 5년 동안 6조 5,000억 충분히 쓸 만합니다. 바로 그렇게 우리 사회 기본적인 틀을 이제 사람이 좀 사람다운 생활도 하면서 일자리도 더 만들어가고 그것을 통해서 개인의 생산력, 개인의 일의 효율성도 높이고 또 회사의 산업생산력도 높여가면서 삶의 구조를 바꿔보자. 이제는 지난 50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는 인간이 중심이 된 복지사회를 만들어가자. 유럽의 경우 그렇게 되지 않았느냐는 얘기입니다.

 

사 회:김이택 논설위원.

 

김이택:요즘 손 후보께서 긍정적인 말씀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내가 될 것 같다는 인터뷰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분당에서 당선되실 때, 그리고 대표로서 시민사회와 통합을 이뤄낼 때 지지도가 상당히 높게 올라간 적이 있었죠. 10대 후반까지 올라간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그 이후에는 사실상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내 경선이 한두 달 남짓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계신데도 불구하고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고 있는데, 이것을 뒤엎을 비장의 카드를 갖고 계신지 한번 좀 듣고 싶습니다.

 

손학규:제일 답답한 질문이 그겁니다. 그런데 불과 1년 반 전에 제가 당대표 경선에 나왔을 때 어떤 누구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때 지구당 위원장이 저에게 많이 확보가 되었습니까? 지지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았습니까? 제가 조직이 있었습니까? 돈이 있었습니까? 뿌리가 있었습니까? 그런데 되더라고요. 저는 물론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나섰지만, 또 안 돼도 내가 이번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왜? 그때 민주당은 집권의지가 없는 민주당이었습니다. 지난 대선패배 이후에 그 좌절의 늪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이렇게 실정을 하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 있는데도 민주당이 우리가 집권하겠소, 이렇게 나서지 못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내가 나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시대정신입니다. 결국 우리 국민과 당원들이 원하고 있었던 것, ‘아, 이 정도 되면 민주당이 나서야지’라고 하는 바람이 있었던 것, 그것을 제가 충족시켜 줬던 것입니다. 지금 제가 나서는 것, 물론 지지율이 낮고 합니다만 지금 현재로는 이미지 싸움의 결과라고 봅니다. 그러나 대선이 가까울수록 당내에서는 누가 박근혜를 이길 것인가 하는 아주 구체적인 실질적인 판단이 들어설수록 이제는 콘텐츠 싸움이 될 것입니다. 이미지와 콘텐츠 싸움에서는 당연히 콘텐츠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제가 일어나서 저희 집사람한테 ‘여보, 아무래도 내가 될 것 같아. 당신 준비 좀 더 해야 되겠어’라고 말했습니다.

 

유인경:사모님의 반응은 어떠셨나요?

 

손학규:저희 집사람은 세상에 다 알려져 있는 거지만, 겉으로 나서지는 않지만 저의 모든 것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사 회:손 후보께서 콘텐츠에 강점이 있다고 본인 스스로 말씀하셨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콘텐츠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큰 틀에서 리더십, 그리고 그것들과 연관된 정책들에 대해서 질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진경호 부장부터 시작해 보실까요?

 

진경호:손학규의 시대정신이 뭐냐는 질문을 사실은 드리려고 했습니다. 많은 답변 중에 사회통합이라든지 경제민주화, 복지, 여러 부분에 있어서 콘텐츠를 갖춘 후보다, 준비되어 있는 후보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얼추 시대정신이 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저 개인적으로는 답변을 들었다고 생각됩니다. 간단하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사회통합 말씀하셨는데요, 새누리당 쪽에서는 여러 가지 국회의원들 특권 폐지, 민주당도 물론 마찬가지입니다만, 대통령사면권 제한 얘기가 좀 나오더라고요. 여러 가지 성격이 있습니다. 대통령사면권이라는 것은 통치행위이기도 하고 그래서 사회통합에 일정부분 기여한 측면도 있습니다만 그러나 부정부패 비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해이하게 만드는 그런 요소로 지난 역사에서 작용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손 고문님은 집권하신다면 대통령이 갖고 있는 사면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손학규:저는 대통령의 사면권은 그 자체가 제도적으로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정치학을 조금 공부한 사람인데 세계 각국에는 아주 다양한 제도가 있습니다. 권력구조는 더 다양합니다. 그런데 마치 우리가, 조금 얘기가 빗나갑니다만, 권력의 집중이 심하다, 대통령제도에 문제가 있다, 그렇게 쉽게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말이죠, 길을 가다가 차가 앞에 막혀 있으면 오른쪽에 빈 길이 있으면 오른쪽으로 돕니다. 그러다 또 막히면 빈 길로 갑니다. 그렇게 가면 결국은 제대로 가는 것보다 훨씬 더 늦게 가는, 그러니까 지금 우리 제도가 좀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것을 그냥 무조건 바꾸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치문화입니다. 저는 사면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우리가 제한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제한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도를 통해서 바꾼다는 것보다 우리가 어떠한 리더를 제대로 뽑고 그러한 정치문화를 만들어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몸을 싸우고 역사와 부딪쳐온 그런 삶의 리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사면권 결코 함부로 남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더군다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남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경호:어느 대통령도 사면권을 남용하겠다고 얘기하는 분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결국엔 제도적인 부분에 있어서 이 부분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으면 정말 점잖지 못한 표현입니다만, 엿장수 마음대로 사면을 하고 말고, 그게 결국 뭐겠습니까? 법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인치가 되고 있다는, 역대 정부에서 많은 비판을 받은 대목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손 고문님 말씀도 뒤집어서 보면 함부로 남용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시지만 비판적인 세력 입장에서 보면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제도적으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안 하십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도적으로 고칠 필요 없는지요?

 

손학규:대통령의 사면권이라는 것은 국민이 대통령을 믿고 맡긴 대통령의 권한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권한을 인위적으로 제한, 아니 제가 어떤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제한할지 그것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것은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대통령이라고 하는 것은 불신의 대상이다, 그렇게 생각해서는 우리나라 정치발전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 회:최근에 불거진 구체적인 현안들에 대한 질문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유인경 기자.

 

유인경:네, 일단 손학규 후보님 하면 많은 분들이 ‘합리적이다, 균형감각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십니다. 시오노 나나미라는 ‘로마인 이야기’를 쓴 작가가 이야기했듯이 균형감각이라는 게 중간에 있는 회색층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극과 극 양극을 다 오갔던 사람이 체험에서 나오는 게 균형감각이라고 하는데 요새 신문도 보수언론, 진보언론으로 나누어져서 정체성을 이야기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2000년에 손학규 후보께서 출간한 책 제목이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책이었어요. ‘진보적 자유주의’ 책 제목이 손학규 후보님이 뜻하는 이념이신지, 그리고 이게 미국의 민주당 주류세력인 현대적 자유주의인지, 아니면 영국의 뉴리버럴리즘(New Liberalism)인지 이런 것을 밝혀주셔서 우리가 정체성을 좀 제대로 확립해야 손학규 후보님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갈 것 같습니다.

 

손학규:의식이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회적인 상황이 개인과 그 사회의 이념과 정치적인 사조를 결정하는 면이 있습니다. 제가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책을 쓴 것이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입니다. 그때 회상을 해보시면 영국에는 토니 블레어, 미국에는 빌 클린턴이 한창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민주당이 시장경제적인 요소를 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을 그런 때입니다. 저의 진보적 자유주의라고 하는 것도 당시 앤서니 기든스(Antony Giddens)의 ‘제3의 길’에 상당히 모델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자유주의 시장경제라는 것이 동구 사회주의가 무너지고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나서 우리 사회의 대세였습니다. 그런데 그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그렇다고 해서 자유방임주의, 시장만능주의가 돼서는 안 된다, 진보적 가치, 공동체적 가치가 지켜져야 된다, 그러한 생각에서 ‘진보적 자유주의’ 책을 펴냈고 그 개념을 우리나라에서는 아마 제가 제일 먼저 명명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진보적 자유주의는 어찌 보면 ‘제3의 길’적인 요소가 강했다고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지금 이 시점에서도 진보적 자유주의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만 진보적 자유주의가 새로운 길을 가야 된다. 신자유주의 10년에 우리 사회가 사회적인 격차가 심해지고 빈곤층이 심해지고 중산층이 무너지고, 이런 상황에서 복지국가의 요소가 좀 더 강력하게 개입이 되고 경제민주화가 좀 더 강력하게 이루어져야 되겠다. 그것이 진보적 자유주의의 2012년의 새로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 회:네, 유 기자 질문 이어주시죠.

 

유인경:민주당에서 서울대 폐지론을 내놨습니다, 하루 이틀 된 얘기는 아닙니다만. 그런데 서울대 출신 손 후보께서는 거점 지방 국공립대학원 네트워크 제도를 제안하셨어요. ‘저녁이 있는 삶’ 책에도 나와 있는데 그래서 서울대학교와 더불어서 공동학위수여제를 하자고 얘기하셨습니다. 충청도에서 다니든, 경상도에서 다니든 간에 결국 학위는 서울대로 받자는 얘기인가요? 그렇게 되면 졸업장만 서울대로 받자는 얘기지, 학벌주의에 대한 병폐를 고칠 수 있는 대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손 후보께서 말씀하시는 공동학위수여제가 과연 대안일 수가 있겠습니까?

 

손학규:예, 대학교육은 2가지 목표를 함께 추구하고 달성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대학교육의 경쟁력, 또 하나는 대학교육의 사회적 평준화입니다. 그것을 통해서 사회적인 위화감을 줄여야 되는 게 중요한 과제입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부가적으로 반드시 이루어져야 될 것이 지방대학 교육의 육성입니다. 거점 지방 국공립대학에 공동학위제를 만들자고 한 것은 서울대학교가 갖고 있는 경쟁력을 그나마 죽이고 없애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방국립대학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동학위제나 네트워크를 통해서 공동학점제 이런 것을 통해서 지방국공립대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인데 물론 이것을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어려운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단숨에 내가 집권해서 내년에 모든 걸 다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제도의 실패가 바로 그런 데 있었습니다.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해서 지방대학을 육성하는 일은 이것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지방대학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포함해서 반드시 이루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 회:네, 다음에 윤정호 부장 질문해 주시고요, 그 전에 모두에 약속드린 대로 플로어로부터 질문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취합된 게 있으면 저한테 전달해 주시고요, 윤정호 부장 질문해 주시죠.

 

윤정호:네, 아까 말씀하셨던 시장경제에 연관된 질문입니다. 한미FTA 문제인데요, 손 고문께서는 한나라당에 계실 때 한미FTA가 되면 8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 시대정신이 개방과 통합인데 무슨 소리냐, 그렇게 말씀하셨다가 민주당에 오셔서 한동안은 민주당이 왜 한미FTA를 비판 안 하느냐, 잘못된 거다, 이렇게 말씀하셨거든요. 그러다가 대표가 되신 2010년 이후에는 전면 재검토를 말씀하셨습니다. 입장이 달라지신 건지, 아니면 내용이 달라져서 그런 건지 사람들이 혼돈스러운 부분이 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손학규: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한나라당에 있을 때나, 대표가 되기 전에나, 대표가 된 후에나 일관된 입장, 첫 번째 대표가 됐을 때나, 두 번째 대표가 됐을 때나 이렇게 수정을 해야 되겠네요. 우리가 통상국가로 먹고사는 한 세계적인 추세인 쌍방 자유무역협정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우리만 벗어나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게 기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와 민주당은 한미FTA 그 자체를 반대한 적은 없습니다. 당의 공식 입장입니다. 개별 국회의원은 그런 경우가 있었습니다만. 다만 이명박 대통령이 씻을 수 없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집권하자마자 미국에 건너가서 쇠고기 협상을 졸속으로, 국민들과의 아무런 논의 없이 한 겁니다. 그것 때문에 촛불시위가 일어났고, 그 상황에서 있는 대로 한미FTA를 체결, 비준하자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다음에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압니까? 한미FTA 비준되고 나서 바로 쇠고기를 전부 다 개방한다, 여기에 대한 대책도 없이. 그런 상황이 1998년 상황이었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4년 동안 질질 끌다가 일방적으로 재협상을 당하지 않았습니까? 제약 부문에 있어서의 허가-특허 연계, 약간 얻어냈다고 하지만 그거야말로 새 발의 피고 자동차 부문에서 대폭 양보하지 않았습니까? 한미FTA의 2개 균형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쪽에서 봤을 때는 자동차 부문이었습니다. 이걸 내줬으면 그럼 좋다. 그건 불가피하게 내줄 수밖에 없었다면 다른 걸 얻어서 균형을 맞춰야 될 것 아니냐. 그렇게 내놓은 것이 우리도 양보하고 양보하고 그러면서 ISD 부분은 철회해야 제약에 있어서 허가-특허 연계 부분 다시 협의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을 못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집권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 재협상을 하겠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자신도 그 부분은 다시 협상하겠다고 이미 공언한 바 있습니다.

 

윤정호:그런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논란거리가 있었던 부분이고요, 일부 언론에서는 노무현 정부 때의 FTA와 이명박 정부의 FTA라는 게 10개 중 1개 정도 차이가 나는 걸 가지고 왜 그렇게 확대해석하느냐. 결국은 한미FTA가 문제가 아니라 한미관계를 고리로 삼아서 민주당이 여권을, 여당 정부를 공격하는, 그리고 이게 표가 된다 싶었을 때 그걸 국민적 감정에 호소해서 거기서 표를 이끌어내려고 했다가 결국 총선에서는 역풍을 맞은 게 아니냐, 이런 결과도 나왔거든요. 그래서 당내에 존재하고 있는 반미에 관한, 한미관계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성 이런 부분에 대해서 손 고문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손학규:혹시 일부 그런 이념적인 성향 때문에 한미FTA를 반대하는 개인이 있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거꾸로 생각해봅시다. 미국에서는 한미FTA 체결하고 4년이나 끌면서 결국 그쪽의 자동차업계 이익을 결과적으로 들어줬습니다. 그게 우리가 비준을 안 해줘서가 아닙니다. 그쪽이 질질 끌고 있었습니다. 그쪽은 자기네 이익을 끝까지 관철하고 왜 우리는 그걸 못 한다는 얘기입니까? 그렇기 때문에 불균형 협정이라고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재협상 과정이 잘못됐다. 재협상이 잘못됐으면 당연히 잘못된 것을 고치는 것이 국가의 일이죠. 그것이 당연히 야당의 몫이고, 야당이 요구할 일입니다.

 

사 회:다음 질문은 진경호 부장 해주시죠.

 

진경호: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19대 국회 개원을 전후해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 의원이 정치권에서 많은 논란을 빚었습니다. 비례대표 경선과정에서, 후보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자체적 잘못, 이런 부분도 있었고, 이 두 의원이 종북 발언에 대한 논란도 많이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어느 신문에서는 민주통합당에서 ‘통합’ 자를 빼고 민주당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손 고문 입장에서는 아니 될 말씀인데요, 민주통합당을 만든 입장에서 보면, 야권통합을 통해서 말이죠. 물론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는 추후에 이뤄진 것이지만, 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의 문제가 뭐라고 보십니까? 그리고 지금 국회에서 새누리당하고 민주통합당이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를 진행하겠다, 결과에 따라서는 제명까지도 가능하게 하겠다고 합니다만 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 문제는 대선 전에 정리가 되어야 된다고 보십니까? 어떻습니까?

 

손학규:우선 민주통합당에서 ‘통합’ 자를 빼는 것을 손 대표는 섭섭하게 생각할지 모른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지 않고요, 저는 처음에 통합할 때 당명을 민주통합당으로 하고 약칭 민주당으로 한다고 분명히 명기했습니다. 그것이 우리 민주당 측 당원들의 마음을 상당히 안심시켜준 것도 사실이고요. 저는 그때 약칭 민주당이라고 괄호 안에 넣을 때 앞으로 당의 명칭을 다시 민주당으로 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저는 진보는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진보의 기본은 민주주의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진보고, 국민이 함께 갈 수 있도록 함께 잘사는 삶의 질과 수준을 개선하는 것이 진보의 길입니다. 바로 그런 차원에서 진보야말로 민주주의를 철저히 지켜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우습게 아는 진보, 그것은 결코 진짜 진보가 아닙니다. 가짜 진보입니다. 그 가짜 진보 껍데기는 벗겨내야 된다. 그래서 진짜 진보, 제대로 된 사회적 약자와 국민과 함께 가는 진보, 이렇게 자기 쇄신을 해야 된다. 그 자기 쇄신 과정에서, 더더군다나 민주적인 절차가 현저하게 잘못된 것이 드러난 마당에 그 두 분은 진정한 진보를 원한다면 스스로 물러나서 진보당이 자기 쇄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하고, 바로 그러한 과정에서 민주세력이 함께 손을 잡고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 회:토론을 마무리할 시간이 다 됐습니다. 그래서 플로어로부터 받은 질문 몇 개가 있습니다만 하나만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치지도자, 더군다나 대통령이 된다면 한반도 문제, 남북통일에 대한 비전과 구상, 이것이 분명히 있어야 될 텐데 손학규 후보의 통일에 대한 비전은 뭔지, 통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있는 것인지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답변해 주시죠.

 

손학규:통일해야죠. 통일의 기반을 열어나가는 것이 남북화해협력정책이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 한반도평화체제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언제까지 남북이 이렇게 갈려서 싸우는 가운데 아직까지도 색깔론이라고 하는 그런 구시대적인 폐습이 남아 있고, 그 속에서 더욱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북한을 경제적으로 잃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진ㆍ선봉이 중국의 실질적인 영향권 안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지하자원이 중국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 이명박 정부에서 남북단절정책을 쓰지 않고 화해협력정책을 계속했다면 개성공단이 지금보다 2배, 3배 더 커졌을 것입니다. 내륙지방에도 많이 진출했을 것입니다. 남북이 경제협력을 통해서 우리 중소기업이 훨씬 더 많은 경제적인 기회를 갖게 됐을 것이고, 우리에게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경제를 위해서도 평화가 필요합니다. 그 평화를 이루고 교류협력을 통해서 북한사회의 개혁과 개방을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통일의 기반을 이루어냅니다.

 

사 회:어느덧 90분이라는 시간이 다 돼갑니다. 오늘 장시간 패널들의 거칠거나 독한 질문들까지 성의 있게 답변해주신 손학규 후보께 감사의 말씀드리고, 알찬 내용으로 준비해주신 패널 네 분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손학규 후보가 국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 호소, 이것을 마무리 발언에 담아서 해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1분의 시간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손학규: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입니다. 그래도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어서 이렇게 나섰습니다.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하고자 이렇게 나섰습니다. 분열로, 갈등으로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는 우리나라,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절실한 생각에서 나왔습니다. 정치를 복원해야 합니다. 이 난국을 수습할 수 있는 경험이 있고 국민과 함께 손잡고 갈 수 있는, 그렇게 해서 새로운 세상을 열어나갈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제가 감히 자임하고 나섰습니다. 부족함이 많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저의 손을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함께 잘사는 나라, 함께 만들고자 합니다. 힘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사 회:손학규 후보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리고, 저희 관훈클럽이 감사의 마음을 모아서 패를 하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나가 주시죠. 김민배 관훈클럽 총무가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께 기념패를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창순(관훈클럽 사무국장):제가 기념패 내용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기념패.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

                 관훈클럽은 귀하를 초청연사로 모신 가운데 유익한 대화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귀하와 함께한 소중한 이 자리는 55년을 이어온 관훈클럽의 전통과 더불어 길이 기억될 것입니다.

                                                                     2012년 7월 9일

                                                              관훈클럽 총무 김민배.

 

사 회:오늘 대표적으로 악역을 맡은 유인경 기자가 오늘 마무리를 훈훈하게 하고 싶다고 질문을 요청해 왔습니다. 질문을 좀 짧게 해주세요.

 

유인경:많은 미래학자들이 21세기의 상류층은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문화체험이 많은 사람, 인문학적인 콘텐츠가 많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좀 아부의 말씀 같습니다만 그런 식으로 하면 손학규 후보가 가장 상류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유난히 문화계 인맥이 많으시고 후원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조영남 씨, 조용필 씨 등. 21세기의 가장 큰 힘은 네트워킹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이 되신다면 국격을 높이기 위해 해야 할 대표적인 문화 활성화 방안을 하나만 말씀해 주십시오.

 

손학규:제일 어려운 질문을 마지막에 하시네요. 문화정책요? 글쎄, 그건 아주 기본이 되어서요. 그러나 우리 문화를 다시 찾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지사 때 얘기를 또 해서 죄송합니다만 경기도지사 때 제일 역점을 들여서 했던 것 하나는 실학이고, 하나는 평화였습니다. 실학축전을 열고 실학박물관을 만들고, 다산 실학사상 실천선양운동을 하고 우리 것을 찾는 데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제가 세종대왕을 롤모델로 삼는 것, 다름이 아닙니다. 우리 것을 찾는 것, 우리 백성들에게 우리글을 만들어주고, 우리 백성들에게 우리 체질에 맞는 약을 개발해주고, 우리 백성들에게 우리에게 맞는 아악, 우리 음악을 만들어주는 것, 그래서 우리 것을 다시 찾는 데서부터 문화정책을 시작하려고 생각합니다.

 

사 회:감사합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빛내기 위해 참석해주신 관훈클럽 선배 여러분, 그리고 후배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오늘 토론, 바쁜 시간, 귀한 시간에 좋은 말씀 해주시고 국민들에게 자기의 호소를 해주신 손학규 후보께도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손학규 대선 예비후보 관훈클럽 토론회를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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